입력 : 2021.10.0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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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FAMAS 돌격소총

난산 끝에 탄생했으나 만족을 주지 못했던 주력 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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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주력 제식 소총이었던 FAMAS.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제2차 대전이 끝났을 때 국제 역학 관계는 완전히 바뀌었다. 20세기 초까지 세계를 이끌어 오던 전통의 강국들이 일거에 몰락하고 그 자리를 미국과 소련이 차지한 것이다. 이후 양국은 1980년대까지 정치부터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했다. 그중에서 군사 부문은 절대적이었는데 특히 무기가 그러했다. 이미 제2차 대전 도중에 미국과 소련에서 만든 무기들이 주류가 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그래도 일거에 소련제 무기로 통일한 동구권과 달리 서방은 상황이 복잡했다. 국산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서독, 영국, 프랑스는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제2차 대전 초기에 독일에 항복하며 4년 동안 지배당한 굴욕을 겪은 프랑스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 조속히 군비 재건에 나섰는데 일단 가장 기초적인 소총부터 국산화에 나섰다.

1979년까지 프랑스군의 주력으로 사용된 MAS-49 반자동소총. 프랑스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시대에 뒤진 소총이었다. < 출처 : (cc) Michel Huhardeaux at Wikimedia.org >

그렇게 서둘러 개발한 MAS-49 반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당시 제식 총기는 자동소총이 대세가 되어가던 시점이었다. 19세기 말에 탄생한 르벨(Lebel) 소총 등을 계속해서 주력으로 사용하다가 패전을 당했던 아픔이 반복된 것이었다. 제2차 대전 초기에 패전하며 5년 가까이 아무런 역할도 담당하지 못하고 멈춰있었던 여파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종전 직후인 1946년에 소화기 전문 업체인 AME(뮐루즈 공업사)에서 시험 삼아 자동소총을 제작해 본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1952년부터 MAS(생테티엔 조병창)은 AME의 연구 결과와 MAS-49의 운용 사례 등을 참조해서 향후 주력으로 사용할 새로운 자동소총 개발에 착수했다. 때마침 한창 논쟁 중이던 NATO의 소총용 표준 탄환으로 7.62×51mm탄이 결정되었다.

FA-MAS 62식 전투소총. 성능이 실망스러워 단 60정만 제작된 실패작이다. < 출처 : (cc) Forgottenweapons.com >

그렇게 해서 1962년 FA-MAS 62식 전투소총이 탄생했는데 자동소총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뒤에 소개할 FAMAS 돌격소총과 완전히 다른 소총이다. FA-MAS 62식은 반동 제어에 실패하고 정확도도 떨어져 불과 60정만 제작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FN FAL, H&K G3는 물론 조기에 퇴출된 M14와 비교해도 기대 이하였다. 그래서 G3의 면허 생산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이때 다시 커다란 변화가 벌어졌다. 베트남 전쟁을 경험하며 미국이 AK-47처럼 단소탄을 사용하는 M16 돌격소총을 새로운 제식 소총으로 선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5.56×45mm탄도 NATO의 표준으로 선정되었다. 그동안 반동 제어에 골머리를 앓던 MAS는 1967년에 자동소총 개발을 재개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시대에 뒤진 MAS-36, 49, 56을 계속 사용하던 프랑스군도 불만이 많았던 상태였다.

FAMAS F1은 NATO탄보다 낮은 사양의 구형 5.56mm 탄환인 M193탄을 사용한다. 이는 동맹국과의 합동 작전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였다. < 출처 : (cc) 2005 David Monniaux at Wikimedia.org >

1971년 마침내 초기형 FAMAS F1이 완성되었다. 각종 실험을 거친 후 1978년 프랑스군의 제식 소총으로 채택되고 보급도 시작되었다. 사실 무기사에 길이 남을 만큼 뛰어난 소총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타 첨단 무기처럼 차원이 다른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더구나 프랑스라는 나라를 고려했을 때 개발부터 실전 배치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는 것은 상당히 늦은 행보였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채택한 불펍 구조는 최첨단 기술 같지만 이미 19세기 말에 탄생한 테크닉이다. 그럼에도 FAMAS 이전까지 실용화된 불펍 소총이 없다시피 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문제점이 많다는 의미다. 당연히 개발 중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그렇게 시간이 지체되면서 발생한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스위스의 SIG SG540 돌격소총을 면허 생산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총검을 장착한 후기형 FAMAS G2. NATO탄을 사용할 수 있지만 15,000여 정도만 제작되었을 뿐이다. < 출처 : (cc) Rama at Wikimedia.org >
이처럼 온갖 시련을 겪고 배치가 이루어졌지만 일선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구조가 복잡해서 고장이 자주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작동 불량이 빈번히 발생하는 데다 내구성이 나빠 쉽게 파손되고는 했던 것이다. 그래서 배치와 동시에 개량을 시작해야 했고 1994년에 후기형인 FAMAS G2가 등장한 이후에서야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때문에 개발부터 목표대로 전력화되기까지 거의 30여 년이 소요된 셈이라 할 수 있다.


특징

FAMAS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휴대가 쉽도록 채택한 불펍 구조다. 덕분에 총신을 단축하지 않고도 전장(全長)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취한 대가로 잃은 것이 많았다. 일단 개발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무게 중심이 뒤에 있어서 보기와 달리 휴대가 편리하지 않았다. 또한 가늠쇠와 가늠자 간의 간격이 짧아서 조준 사격이 힘들고 조준경 같은 부가 장비를 부착할 공간도 부족했다.

FAMAS로 무장한 프랑스 외인부대원. 크기는 작지만 보기와 달리 휴대가 편하지 않다. < 출처 : Public Domain >
FAMAS는 독특한 레버 지연식 블로우백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는 G3 등에서 사용하는 롤러 지연식 블로우백 방식에 수신기, 볼트, 볼트 캐리어가 2개의 돌출부를 가진 레버로 연결된 구조다. 불펍에다 이러한 여러 특이한 기술을 접목하면서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필연적으로 구조도 복잡해졌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서 현존하는 일반 제식 소총 중 가장 비싸다는 오명을 얻었다. 당연히 판매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F1(상)과 G2(하). 총열의 모양과 탄창의 구조, 방아쇠 틀의 크기 등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 출처 : (cc) Author at Wikimedia.org >
초기형인 F1은 M193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되었기에 5.56×45mm NATO탄을 사용할 수 없다. 급하면 O형 혈액으로 수혈할 수는 있지만 동일 혈액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인 것처럼 F1은 NATO탄으로도 사격은 할 수 있으나 정확도가 떨어지고 작동 불량이 발생한다. 후기형인 G2에 와서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여전히 많은 수량의 F1을 사용 중이기에 M193탄을 계속 사용하고 있고 당연히 보급에 애로가 많다.


운용 현황

FAMAS는 F1이 1975년부터 2000년까지 40만여 정, 후속한 G2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15,000여 정이 생산되었다. 냉전 시기에 프랑스군의 상비군이 50만 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체 무장 정도의 수준만 생산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프랑스의 위상에 걸맞게 실전 경험은 많다. 1980년대 초에 있었던 차드 내전에 프랑스가 참전한 것을 시작으로 걸프 전쟁을 비롯한 많은 전쟁, 분쟁에서 사용되었다.

FAMAS로 무장한 카메룬 특수부대원. < 출처 : Public Domain >
흥미로운 점은 G2가 개발되었음에도 문제가 많은 F1을 끝까지 같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가격 때문이다. 2021년 물가로 환산해서 F1의 약 200만원도 경쟁 소총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수준이지만 G2는 그보다 2배인 약 400만원인 데다 냉전 종식 후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프랑스군도 조달이 쉽지 않았다. 15개국에 수출되었으나 비싼 가격으로 인해 특수전용 등으로 소량 판매에 그쳤다.
FAMAS로 무장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을 펼치는 프랑스군. < 출처 : (cc) Sebastiennogier >
생산 라인은 2002년 폐쇄되었고 2017년에 프랑스군이 독일제 H&K 416을 차기 주력 소총으로 선정하면서 2선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는데 2028년까지 예비군이나 경찰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동시대에 활약한 여타 주력 소총들과 비교하면 생애가 짧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총은 용도가 한정된 무기여서 성능이 충분하다면 100년 넘게도 계속 생산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FAMAS는 성공한 소총이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변형 및 파생형

F1: 초기 양산형. 사격 시 밸런스를 잡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양각대가 장착되어 있다.

FAMAS F1 < 출처 : Public Domain >
FAMAS Infantry: F1 상단에 레일을 추가한 개량형.
FAMAS Infantry < 출처 : (cc) davric at Wikimedia.org >
MAS .223: 미국 민수 판매형.
MAS .223 < 출처 : (cc) Bobbobarebob at Wikimedia.org >
FÉLIN: 랜드워리어 플랫폼 결합형.
FAMAS FÉLIN < 출처 : (cc) Daniel Steger at Wikimedia.org >
F1 Valorisé: FÉLIN 체계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보병을 위한 개량형.
F1 Valorisé < 출처 : Public Domain >
G2: NATO 규격에 맞춘 후기 양산형.
FAMAS G2 < 출처 : Public Domain >
FAMAS Commando: G2 기반 카빈형 프로토타입.
FAMAS Commando < 출처 : Forgotten Weapons >


제원

제작사: GIAT
구경: 5.56mm
탄약: M193(F1), 5.56×45mm NATO(G2)
급탄: 25발 박스형 탄창(F1), 30발 STANAG(G2)
전장: 757mm
총열: 488mm
중량: 3.61kg(F1), 3.8kg(G2)
발사 속도: 분당 900~1,100발
유효 사거리: 300m(F1), 450m(G2)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