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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미사일 공식화… 요격 어려워 비상
앰풀화 연료 첫 도입 '화성-8형' 고체연료처럼 언제든 즉각 발사
지그재그로 변칙적인 활강 비행… 美항모 전단까지 타격할 수도

입력 : 2021.09.30 03:55
북한이 29일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 장면.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완성할 경우 우리의 방어막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 장면.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완성할 경우 우리의 방어막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공식 확인돼 한·미 미사일 방어망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까지는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시험이 초기 단계로 한·미 연합 자산으로 탐지·요격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정은 특명에 따라 신형 무기 체계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등 개발에 성공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8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8형'이라는 이름의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확인했다. 통신은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풀·ampoule)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고도 했다. '암풀(앰풀)화'는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한 후 장기 보관 및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액체연료의 단점을 보완해 고체연료처럼 미사일을 언제든지 즉각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또 미사일 추진 로켓에서 분리된 탄두부가 지그재그로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활공(滑空)비행 전투부'의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했다고 했다. 보통 활공비행체를 활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고도 100㎞ 이상까지 올라간 뒤 활공비행체가 분리,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글라이더처럼 비행한다.

북 극초음속 미사일은 28일 시험 발사에서 마하 3의 속도로 최대 고도 30여㎞, 비행거리 200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상당히 낮은 고도이고 비행거리도 짧아 초기 단계 시험으로 평가된다. 최대 사거리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지만 한 소식통은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增援) 전력을 지원하는 주일 유엔사 후방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1500~2000㎞쯤까지 사거리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중국·러시아가 1~2년 전쯤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했고 미국도 현재 개발 중일 정도로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북한이 대북 제재 국면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진전을 보인 것은 중·러의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국이 실전 배치 중인 '미 항모 킬러' DF-17 극초음속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상 목표물은 물론 움직이는 함정까지 타격할 수 있어 유사시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서 출동하는 미 항모 전단 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물론 미 항모 전단을 타격하려면 인공위성, 무인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미사일에 표적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태다.

현재로선 탐지·요격에 문제가 없다는 군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현재 마하 3 수준의 초음속 활공체도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초음속 활공체가 KN-23보다 더 변칙적인 활강 비행을 하기 때문이다. 한·미 미사일 방어망은 KN-23 미사일과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초음속·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강적'과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난 1월 개발을 공언했던 무기들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시험발사를 참관한 박정천 노동당 비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개발에 대해 "8차 (노동당)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 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이라고 했다.

전략 무기 최우선 5대 과업에는 극초음속 무기를 비롯, 장거리 순항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다탄두·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공언한 신무기들이 시차를 두고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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