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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말한 무기 2개 현실화… 열차서 ICBM 쏘는 날 온다?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프리미엄][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입력 : 2021.09.20 00:00
북한이 철도미사일 기동연대를 조직한 뒤 검열사격훈련을 통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2021년9월 1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북한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TV


안녕하세요, 최근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열차에서 발사하는 등 북한의 새로운 군사적 위협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북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 우려

북한은 지난 13일 최대 사거리 1500㎞에 달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기존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기존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은 수십㎞ 이상 비교적 높은 고도까지 상승한 뒤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체계로 돼있습니다.

50~100m 이하의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요격체계는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지요. 이에 따라 북한은 유사시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는 물론 주일미군 기지의 사드레이더, 주일 미 해·공군 기지 등을 파괴할 수 있게 됐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020년10월 열병식에 첫 등장한 바퀴가 22개나 달린 북한의 신형 '괴물 ICBM'(가칭 화성-16형). 너무 크고 둔중해 열악한 북한의 도로에선 운용상 제한이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선중앙TV


사거리 1500㎞면 일본 본토의 요코스카 미 7함대 기지, 사세보 해군기지는 물론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도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이들 주일미군 기지는 유사시 미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출동하는 핵심기지(유엔사 후방기지)지요. 때문에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개입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특히 서욱 국방장관도 인정했지만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그 위협의 수준은 차원이 달라질 것입니다.

◇도로 중심 한미 미사일 감시체계 허점 노린 열차 발사 미사일

북한은 이어 지난 1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쐈는데 이 미사일들이 열차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은 올들어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를 창설해 이번에 처음으로 열차에서 미사일을 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도로 중심으로 북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기존 한·미 미사일 감시·타격 체계의 허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철도기동 미사일 체계는 3량의 기차로 구성돼 있는데 평상시 열차 격납고에 미사일을 싣고 다니다가 정차한 뒤 미사일을 쏘는 형태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바퀴 또는 무한궤도(캐터필러)를 사용하는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를 개발해 운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년11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최대 사거리 1만3000㎞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경우 바퀴가 18개, 지난해 10월 열병식에 첫 등장한 ‘괴물 ICBM’(가칭 화성-16형)의 경우 바퀴가 22개나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실려 있습니다.

북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미 토마호크 미사일, 한국군 현무-3 미사일(사진 위에서부터). 엔진 공기흡입구 위치 등을 볼때 북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현무-3보다는 미 토마호크와 더 흡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아시다시피 북한의 도로 사정은 우리보다 훨씬 열악한데요. 이렇게 큰 차량이 다닐 만한 도로가 북한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반면 북한 전역에 뻗어 있는 철도망을 활용하면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훨씬 폭넓게 운용할 수 있겠지요. 열차에 여러 발의 미사일을 싣고 다니다가 쏘거나, 수많은 터널에 숨어 있다가 기습적으로 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중엔 터널 입구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도 있습니다. 여객용 열차로 위장하면 유사시 한·미 양국군이 탐지하기도, 타격하기도 어렵겠지요.

◇북 열차 발사 미사일이 디젤 기관차 운용하는 이유

하지만 열차 발사 미사일 시스템은 태생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습니다. 한·미 양국군이 우세한 공군력이나 정밀 유도탄으로 철로 곳곳을 끊어놓으면 미사일 탑재 열차의 기동은 상당히 제한되겠지요. 터널에 숨어있더라도 터널 입구를 폭격해 파괴하면 말 그대로 꼼짝 못하고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지요. 이런 한계 때문에 구 소련과 러시아에선 열차 탑재 ICBM 시스템을 운용하다 결국 폐기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북한의 열차 발사 미사일을 우습게 봐선 곤란하다고 봅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탑재 열차는 전철이 아니라 디젤 기관차라고 합니다. 북한 철로는 대부분 전철로 돼있는데 유사시 한미 양국군이 전력망을 파괴할 경우에 대비해 디젤 기관차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나름 치밀하게 고민하고 준비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향후 중거리 미사일과 ICBM도 열차에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2020년10월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6연장 600mm 초대형 방사포. 북한이 변칙기동을 하는 KN-23 미사일과 600mm 초대형 방사포 등을 '섞어쏘기'하면 한미 미사일 방어망이 무력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선중앙TV


문제는 북한이 우리 군이나 한·미 양국군의 허점을 노리는 비대칭 무기와 전략·전술들을 끊이 없이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해킹 등 사이버전 능력도 북한의 대표적 비대칭 군사위협입니다. 김정은은 일찍이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우리 인민군대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寶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당 8차대회 언급 신무기 속속 출현 대비해야

전략·전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북한 신무기체계·전술 결합의 하이라이트는 이른바 ‘신종 무기 4종 세트’일 것입니다. 기존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이 어려운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미사일과 600㎜급 초대형 방사포를 결합해 ‘섞어쏘기’를 하면 속수무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당 8차대회 보고를 통해 전술핵과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극초음속 무기, 고체연료·다탄두 ICBM 등의 개발을 언급했습니다. 이 같은 김정은의 언급 중 올들어 벌써 2개(전술핵, 장거리 순항미사일)가 현실화했습니다. 북한의 끊임없는 비대칭 군사위협에 대해 우리가 절박감을 갖고 심각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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