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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文정부 군수뇌부의 잇딴 야당 대선캠프행
입력 : 2021.09.06 00:00
지난 8월13일 서울시내 한정식집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 과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오른쪽) ,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오찬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안녕하세요,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참모총장 등 전직 군 수뇌부가 잇따라 야당 대선캠프행(行)을 택하고 있어 화제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문의 남자’ 윤건영 의원 “별값이 똥값 됐다” 발언 파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내 ‘文의 남자’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일부 전직 군 수뇌부에 대해 강도 높은 ‘직격탄’을 날려 파장이 일었습니다. 윤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정부에서 과실이란 과실은 다 따먹었던 분들이 그럴 일은 없지만, 혹시 어떤 자리를 바라고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면 장군답지 못하다”며 “참 쪽팔리는 일로 속되게 말해 별값이 똥값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신의나 이런 진지한 얘기는 다 접어두고 별까지 다신 분들이 하는 모습들이 참 쪽팔린다”고까지 했습니다. 진행자가 “쪽팔리다는 표현은 방송용어가 아니다”고 자제를 당부하자 윤 의원은 “부끄럽다로 정정하겠다”고 했다는군요.

2017년8월 문재인 정부 첫 군수뇌부로 임명된 고위장성들이 청와대 신고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 옆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오른쪽이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다. 문 대통령 양 옆에 있었던 김 전 총장과 이 전 총장 모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캠프 합류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의원이 이렇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군 수뇌부가 잇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육사 39기)과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공사 31기)이 지난달 윤석열 캠프에서 곧 발족될 ‘국방혁신 4.0 특별위원회’(가칭)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안보특보 성격으로 윤 캠프에 합류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광화문 인근 한정식집에서 윤 전 총장과 점심을 함께 하며 4차산업혁명 기술 등을 활용한 국방혁신 방안 등에 대해 ‘의기투합’했다고 하는군요.

◇ 문재인 정부 초대 육-공군 참모총장의 윤석열 캠프행

김 전 총장과 이 전 총장은 모두 문재인정부 들어 초대 육·공군 참모총장으로 발탁됐던 분들입니다. 특히 김 전 총장은 임명 당시 대장이 아닌 중장이었던데다 전임 장준규(육사 36기) 총장보다 3기나 후배인 육사 39기여서 ‘기수파괴’의 대표 사례로 꼽혀왔습니다. 그는 참모총장에 임명된 뒤 드론봇(드론+로봇), 개인 첨단 전투체계(워리어 플랫폼) 등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책과 육군 미래 비전을 함께 제시하는 ‘5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등을 주창해 군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지난해 개각 때엔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탁되지 않아 의아해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쪽에서도 김 전 총장 영입을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그의 야당 캠프행은 문 대통령은 물론 여당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7월 청와대에서 전·현직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3군 총장 등 주요 군 지휘부를 초청해 함께한 오찬에서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오른쪽)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달 들어선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을 지낸 최병혁 예비역 대장과, 해병대 사령관을 지낸 전진구 예비역 중장이 역시 안보특보 자격으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육사 41기인 최 전사령관은 지난 2019년4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취임했는데요, 한미동맹, 특히 전작권(전시 작전통제권)과 유엔사 문제 등에 있어 현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해 청와대 등과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문정부 연합사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도 윤석열 캠프로

해사 39기인 전 전 사령관은 문 정부 출범 꼭 한 달 전인2017년 4월 해병대 사령관에 임명돼 2019년 4월까지 재임한 뒤 전역했습니다. 그는 사령관 재임 시절인 2017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함박도를 북한군이 군사 기지화하는 정황이 포착되자 ‘초토화 작전’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남북 9·19 군사합의 이후엔 NLL 비행금지구역 설정 가능성에 대해 군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합니다.

물론 과거에도 대선 정국 때마다 많은 예비역 장성들이 여야 대선 캠프에 들어가며 ‘줄서기 경쟁’을 벌이곤 했습니다. 생체 연령은 길어지는 반면, 전역 후 일자리는 줄어들다보니 그런 경향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전직 군 수뇌부가 대거 야당 캠프행을 택한 경우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듯합니다. 때문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상처를 주고 안보관 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참석 지휘관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심승섭 해군 참모총장, 정경두 합참의장, 문 대통령,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 이왕근 공군 참모총장. /연합뉴스


김 전 총장과 이 전 총장 측은 윤건영 의원의 원색적인 비판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선 “지금은 봉건시대도 아니고 군인들은 주군을 섬기는 가신도 아니며, 대한민국 군대는 특정 정당의 군대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군은 오롯이 국민의 군대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군에서의 진급과 보직은 사사로운 관계에서 이뤄진 시혜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것은 공직자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이것을 시혜를 줬는데 배신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는 사실에 황당할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군인들을 통제할 수는 있어도 군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이들은 “이렇게 군대의 속성과 군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무시하고 명예를 짓밟는 정부는 결코 군인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군인들을 통제할 수는 있어도 군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들은 또 “왜 많은 군심이 이 정권에 등을 돌리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아주 기본적인 마음살핌도 못하는 사람(윤 의원)이 대통령 최측근이었다는 것이 문제이고 안타까울 뿐”이라며 “민주당에 동조하면 ‘좋은 별(장성)’이고 뜻이 다르면 ‘나쁜 별(장성)’이라는 발상 자체가 민주주의 기본조차 모르는 염치 없는 발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전직 군수뇌부의 야당 캠프행에는 통수권자와 집권 여당 등에 대한 불만과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가인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그의 저서 ‘강군의 꿈’에서 ‘군 통수권자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편향된 시각으로 국가안보 문제를 다루게 되면 국가의 안위가 위태롭게 됨은 물론, 국론이 분열되고 혼란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정권 수뇌부가 전직 군 수뇌부들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지만 ‘우이독경(牛耳讀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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