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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위력 비슷한 美어뢰 1발, 천안함 3배 함정 두동강 냈다 [영상]
입력 : 2021.09.05 10:58


미 해군 원자력(핵)추진 공격용 잠수함에서 발사한 어뢰 1발로 4000t급 호위함(프리깃함) 함체가 순식간에 두동강 나면서 격침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격침된 호위함은 2010년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의 3배 크기(만재배수량 기준)다. 정부와 군 당국의 천안함 어뢰 피격 조사 결과를 부정해온 이른바 천안함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불식시킬 수 있는 근거의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어뢰 1발로 4000톤급 미 호위함 두 동강 나며 침몰

미 국방부는 지난달 실시된 미 해군 ‘LSE 2021(Large Scale Global Exercise 2021)’ 훈련에 참가한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 시카고함(SSN 721)에서 어뢰 1발 등을 발사해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호위함을 격침하는 영상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훈련에 참가한 시카고함은 먼저 하푼 잠대함 미사일 2발을 호위함을 향해 쏜 뒤 MK48 중(重)어뢰 1발을 발사했다.

2021년8월 미 해군 'LSE 2021'훈련에서 미 핵추진 잠수함이 발사한 MK48 어뢰가 페리급 호위함에 명중한 뒤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페리급 호위함은 폭발 직후 선체가 두동강 나면서 침몰했다. /미 국방부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된 하푼 미사일 2발 모두 페리급 호위함에 명중했지만 배를 격침시키지는 못했다. 이어 MK48 어뢰가 ‘명중’한 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함체는 두동강 났고 곧바로 침몰했다. 하푼 등 대함미사일은 보통 함정 상부에 명중해 각종 장비를 무력화(불능화)하지만 대형 함정의 경우 침몰시키기는 쉽지 않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하푼 미사일 2발에 피격된 호위함 상부 구조물이 파괴되고 불이 났지만 침몰하지는 않았다. 잠수함장 출신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유선유도 방식인 MK48 어뢰 2발이 아닌 1발이 호위함 바로 밑 수중에서 폭발해 파괴하는 전형적인 어뢰 폭발 모습을 보이며 격침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미 중어뢰, 천안함 공격에 사용된 북 어뢰와 비슷한 위력

어뢰를 발사한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은 길이 110m, 폭 10m, 수중 배수량 6900t으로 미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중 가장 숫자가 많다. 호위함 공격에 사용된 MK48 중어뢰는 미 핵추진 잠수함의 대표적인 공격 무기다. 길이 5.8m, 직경 533㎜로 최대 사정거리는 38~50㎞다. 최대속력은 시속 100㎞, 탄두중량은 290㎏에 달한다. 이번 훈련의 표적이 된 페리급 호위함은 길이 138m, 폭 14m, 만재 배수량 4100t급으로 승조원은 215명이다. 한때 미 주력 호위함이었지만 현재 모두 퇴역한 상태다.

2021년8월 실시된 미 해군의 LSE 2021 대규모 훈련에 참가한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시카고함에 MK48 중어뢰가 탑재되고 있다. /미 해군


지난 2010년3월 북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은 만재 배수량 1220t으로 길이 88m, 폭 10m다. 승조원은 104명으로 폭침 당시 46명의 승조원이 전사했다. 당시 민군 합동조사단은 회수된 어뢰 추진체 등을 근거로 북한이 천안함 공격에 CHT-02D 중어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CHT-02D 중어뢰의 위력은 고성능 폭약 250kg 또는 TNT 250~360kg으로 추정돼 미 MK48 중어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해군 잠수함, 어뢰 1발로 미 1만t급 퇴역 순양함 격침하기도

전문가들은 이번 미 해군의 어뢰 실사격 훈련이 1만t급 대형 함정도 단발에 격침할 수 있는 ‘버블 제트’(Bubble Jet)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버블 제트는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했을 때 발생하는 강력한 폭압(爆壓)이 팽창과 수축, 재팽창하는 과정에서 선체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 허리를 부러뜨리듯이 선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어뢰가 직접 함정에 명중하지 않고 함정 바닥 밑 수중에서 폭발하는 게 특징이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어뢰에 피격된 페리급 호위함에서 두차례 폭발이 일어난 것도 팽창과 재팽창하는, 전형적인 버블 제트 현상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호주 해군 퇴역 구축함인 토렌스함이 MK48 어뢰 1발 공격으로 선체가 두동강 나며 침몰하고 있다. 호주 해군이 어뢰 버블제트의 위력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이 실험에서 침몰한 토렌스함은 만재배수량 2700톤급으로 천안함 만재배수량의 2배 규모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지난 1999년 우리 해군 잠수함 이천함이 서태평양 잠수함 구조 훈련에서 미 해군의 1만2000톤급 퇴역 순양함을 독일제 SUT 중어뢰 한 발로 두동강내 격침하기도 했다. 호주 해군이 2700t급 퇴역 구축함 토렌스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뢰 발사 실험도 대표적인 버블 제트 시험 사례로 꼽힌다. 호주 해군 잠수함은 이번에 미 핵추진 잠수함이 발사한 것과 같은 MK48 어뢰 1발로 토렌스함을 두동강 내 격침했다.

◇ 천안함 사건과 비슷했던 호주 퇴역 구축함 어뢰 ‘버블 제트’ 실험

지난 2015년 윤덕용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 조사단장은 천안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토렌스함 격침 실험 사진들을 제시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폭발실험을 한 영상 자료로 천안함 보다 좀더 큰 배인 토렌스함”이라며 “(어뢰 폭발로 침몰했다고) 상상할 수 있는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전 단장은 “(토렌스함도 천안함처럼) 함미가 먼저 침몰하고 함수만 남아있는 사진”이라며 “손상상태가 천안함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2010년3월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두동강 나 침몰한 천안함 단면도. 아래 그림은 어뢰 버블제트 효과로 천안함 함체가 두동강 난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조선일보 DB


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선 좌초설, 선체피로설 등 정부 및 군 당국의 발표를 믿지 않는 ‘천안함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엔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좌초설을 주장해온 신상철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재조사를 추진하다 파문이 일자 재조사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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