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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군과 경찰의 권총 사업은 혼란을 거듭해왔다. PM 마카로프를 교체하기 위하여 시작된 "그라치" 9x19mm 권총사업에서 MP-443 "쁘야(ПЯ)" 권총이 채용되었지만, 이외에도 군경 특수부대는 GSh-18 권총을 채용했다. 심지어는 더욱 특수한 권총탄인 9x21mm탄을 사용하는 SR-1 "벡터(вектор)" 권총을 FSB와 FSO의 특수부대들이 채용하면서 이를 군경 특수부대에서 일부 도입하며 혼란은 더해졌다. 그러나 한가지 만큼은 명백했다. 러시아군은 '쁘야' 권총에 만족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2014년 3월 러시아군에서는 "우다프(Удав, '보아뱀'이란 뜻)"라는 암호명으로 신형 권총을 탐색하기 위한 사업이 시작되었다. 신형 권총은 러시아군에서 제식탄환이 아닌 9x21mm 구경의 7N42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성이 정해졌다. 우다프 ROC의 상세내역은 2021년까지도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FSB가 개발했던 SR-1을 현대화하여 9x21mm 자동권총의 새로운 기준을 러시아군 나름대로 제시한 것이 아닐까 추정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크림 반도 병합 이후 서구권의 경제제재로 인하여 러시아는 더더욱 국산 권총에 대한 강한 집착을 하게 되었고, 국가근위대에서 '리스' ROC를 발행하며 독자적인 권총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우다프 ROC에 따른 권총을 온전히 개발할 수 있는 총기제조사는 사실 중앙정밀기계공학연구소(TsNIITochmash, 現 JSC 토치마쉬) 뿐이었다. 애초에 9x21mm탄을 개발했던 것이 토치마쉬(ЦНИИТОЧМАШ)였을 뿐만 아니라 SR-1 벡터 권총이나 SR-2 베레스크 기관단총 등 총기로 해당탄환을 구현했던 것도 토치마쉬 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SR-1 이외에 9x21mm 탄을 쏠 수 있도록 개발되었던 권총은 2008년 개발되었던 "쁘야"의 변형모델인 6P35-03 시제권총 뿐이었다. 토치마쉬는 젊은 설계자인 이반 코즐로프(Иван Козлов)를 설계주임으로 선임하게 개발을 시작했다.

2014년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약 2년 만에 드디어 첫 시제 총기가 등장했다. 시제총기는 2018년 8월부터 12월까지 러시아군 서부 및 중부 군관구의 시험평가시설에서 국가시험평가인증을 거쳤으며, 까다로운 시험평가 항목들을 모두 통과했다. 그리하여 2019년 1월 러시아 육군은 우다프 권총을 제식으로 채용할 것을 권고했으며, 동년 6월 육군에서의 시범운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동년 10월 국방부는 우다프 권총(GRU 분류명 6P72)의 채용을 결정했다. 6P72는 아직도 일부 남아 있는 마카로프 권총과 함께 쁘야 권총까지 교체할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와함께 특수부대용으로 소음기가 장착가능한 모델은 6P72-1로 채용되었다.

한편 우다프 권총이 성공적으로 채용되면서 또다른 소요가 생겨났다. 우다프 권총의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여 9x19mm 탄을 발사하는 모델을 만들어 민수시장의 수요를 가져오자는 접근이었다. 우다프의 민수화 계획에는 아스피드(Аспид, '이집트 코브라'라는 뜻)라는 암호명이 붙으면서 우선 우다프를 9x19mm용으로 바꾼 RG120이 개발되었다. RG120이 택티컬 모델이라면, 이를 더 민수용에 가깝게 만든 RG120-1도 등장했다. 아스피드 권총은 2021년 4월 중순 국가시험평가를 통과했다. 

한편 사복경찰이나 기타 은닉이 필요한 경우를 위한 컴팩트 권총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암호명 "뽈로즈(Полоз, '채찍뱀'이라는 뜻)"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총열과 탄창의 길이를 줄인 아스피드의 컴팩트 모델로 RG120-2가 개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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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6P72 우다프 자동권총은 현대적인 더블액션 자동권총의 전형을 갖추었다. 쇼트리코일 방식으로 브라우닝의 틸트 배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더블액션 방식이므로 당연히 해머는 슬라이드 뒤쪽으로 노출되어 있다. 약실에 탄환을 장전후 디코킹하면 초탄을 더블액션으로, 이후 차탄을 싱글액션으로 방아쇠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안전장치 겸 디콕킹레버는 권총의 슬라이드에 달려 있으며, 양손에서 모두 조작이 가능하도록 슬라이드 좌우측에 모두 레버가 달렸다.

우다프 권총은 폴리머 프레임을 채용하였다. 프레임에는 슬라이드 멈치와 탄창멈치가 장착되며, 그 이외에는 조작할 것이 없으므로 단순한 디자인에 권총손잡이 부분을 최대한 손 모양에 따라 인체공학적으로 구성하여 확실한 파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피카티니 레일을 채용하고 있는데, 레일을 2칸 적용하여 레이저 조준기나 전술조명을 필요에 따라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슬라이드의 서레이션은 뒷쪽의 좌우 뿐만 아니라 앞쪽의 좌우에도 있어서 장전의 편의성을 더했다. 한편 가늠자와 가늠쇠는 글록과 같은 규격으로 글록용 악세사리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9x21mm탄을 사용하므로 총기의 강도는 상당히 높여야 했는데, 이에 따라 슬라이드와 프레임이 다소 두터워 총기의 폭은 36mm에 이른다. 총열은 4.7인치(120mm)이며, 9x21mm탄의 강력한 에너지로 인하여 우다프 권총의 최대 사거리는 100m  정도에 이른다고 토치마쉬는 밝히고 있다. 장탄수는 18발에 이르는데, 다소 커진 프레임의 크기를 생각하면 적절한 배열이다.

한편 우다프 권총에 9x19mm 탄을 발사하도록 하는 '아스피드' 권총도 있다. 애초에 엄청난 에너지를 감당해야하는 9x21mm탄 권총에서 더욱 약한 탄환을 사용하므로, 아스피드의 내구성능은 무려 2만5천 발에 이른다. 특히 8천발 연속 발사시험에서는 오직 5회만의 작동불량을 일으켜, 20회 이하를 요구하는 시험평가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신뢰성을 과시했다. 아스피드 권총은 RG120과 RG120-1의 2가지 모델로 생산되고 있다.

우선 RG120은 우다프 권총과 똑같은 외양을 갖춘 택티컬 모델로 탄환만 9x19mm로 위력을 낮췄다. RG120은 18발 탄창 이외에도 22발 탄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RG120-1은 외부에 안전장치/디코킹레버가 없는 모델이다. 이에 따라 장전 후에도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휴대하다가 곧바로 사격할 수 있다. 슬라이드 부분의 서레이션도 애초에 직각이었던 것과는 달리 사선으로 처리되었다. 또한 RG120-1은 최근의 트렌드에 따라 마이크로 도트사이트를 장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RG120-1의 작동방식을 제작사에서는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으나, 스트라이커 격발방식이 아니고 해머가 존재함에도 디코킹레버 조차 없는 것으로 추정할 때 더블액션온리 작동방식으로 추정된다.

아스피드의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는 컴팩트 모델인 '뽈로즈' 권총도 만들어졌다. 뽈로즈는 총열 길이가 0.9인치가 줄어든 3.8인치(96mm)이며, 장탄수도 15발로 줄어들었다. 발매된 뽈로즈 권총의 모델명은 RG120-2로, 흥미롭게도 RG120-1 민수형 모델이 아니라 RG120 택티컬 모델의 컴팩트형이라는 점이 독특한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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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우다프 권총은 러시아군 권총사업의 암울한 현실은 반영한다. 소련 붕괴후 러시아는 거의 30년 가깝게 마카로프 권총의 후계기종을 찾아 헤맸고, 우선 쁘야 권총을 중심으로 기타 특수한 총기 몇 종류가 더해지는 것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쁘야가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줬고, 예비로 채택했던 GSh-18이나 SR-1조차도 이를 대체할 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러시아 국방부가 2014년 "우다프" ROC를 발행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실패의 반증이었다.

게다가 우다프 ROC에서 9x21mm탄을 요구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군이 마카로프를 바꾸려고 했던 이유는 9x18mm탄의 빈약한 화력도 중요한 이유였다. 탄자의 힘도 약했고 장탄수도 현대적 권총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7N21이나 7N31 같은 강철심 탄자로 만들어진 9x19mm탄으로 교체했었다. 그러나 9x19mm탄 만으로는 화력이 충분하지 않기에 더욱 강력한 9x21mm 탄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SP10과 같은 특수탄환을 사용하면 30겹의 케블라나 4mm 두께의 강철탄을 50m에서도 관통할 수 있어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러시아는 이 탄을 놓고 .45ACP탄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2014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우다프 권총은 2018년말에 국가시험평가를 마치고 이듬해 10월 27일 국방부에 의해 차기권총으로 선정되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초도분으로 수만 정(정확한 수치는 미상)을 도입하기로 하고 4백만 루블을 책정했다. 이미 수많은 권총들이 개발된 가운데 우다프 권총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엇갈렸다. GSh-18이나 SR-1의 경우처럼 우다프 권총도 본격적인 도입대상이 아니라 특수부대나 기타 제한도 용도로만 도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우다프는 PM 마카로프는 물론이고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는 쁘야 권총까지 교체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의 미래보병체계인 라트니크(Ратник, '전사'라는 뜻) 사업 가운데 제3단계 사업의 무기체계에 우다프 권총이 포함되어 있어, 러시아군의 진정한 차기 제식권총은 우다프로 볼 수 있다는 관측들이 이어진다.

한편 우다프보다 다소 화력이 떨어지는 아스피드 권총은 애초에 민수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점차 경찰이나 국가근위대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가근위대에서는 레베데프 권총과 같은 현대적인 총기를 이미 채용했지만 , 우다프가 군에 채용되면서 우다프의 9x19mm탄 버전인 아스피드의 성능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피드의 컴팩트 버전인 볼로프도 개발되어 사복경관이나 경호관 등이 사용할 용도로 주목받고 있다. 아스피드와 볼로프는 2021년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므로 이후에 채용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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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우다프" 9 x 21 mm 자동권총

6P72: 2019년 러시아군이 제식으로 채용한 우다프 자동권총의 기본모델. 6P72는 GRAU(미사일포병총국)의 무기체계분류번호이다. 폴리머 프레임을 채용했으며, 4.7인치 총열에 18발 들이 탄창을 채용했다.

6P72-1: 우다프 자동권총의 소음기 장착형. 6Ch62 소음기와 1K242 레이저 조준장치와 함께 구성된다. 소음기로 인하여 조준기구가 가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늠자와 가늠쇠의 높이를 약 4mm 정도 높였다.

"아스피드/뽈로즈" 9 x 19 mm 자동권총

아스피드 RG120: 6P72 우다프 권총의 9x19mm 구경 모델로 'RG120'은 제작사인 토치마쉬에서 편의상 분류한 모델분류명이다. 군용사양인 우다프 권총의 외양을 유지하고 있어 군경용 '택티컬' 모델로 분류하기도 한다. RG120은 6P72와 대부분의 부속이 호환되며 오직 탄창과 총열만이 다르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우다프 권총을 가지고 있는 경우, 탄창과 총열 교환만으로 9x19mm 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듈러 구성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탄창은 우다프처럼 18발들이이며, 옵션으로 22발 들이의 탄창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아스피드 RG120-1: 아스피드의 '민수용' 모델로 'RG120-1'은 제작사의 모델분류명이다. RG120과는 달리 외부의 안전장치 겸 디코킹레버를 제거하여, 그야말로 탄환을 장전하고 있다가 곧바로 발사할 수 있게끔 하였다. 스트라이커 격발이 아니라 RG120 처럼 해머격발 방식이므로 더블액션온리 방식으로 변환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RG120-1은 RG120과는 달리 슬라이드의 형태가 유려하게 바뀌었으며, 서레이션도 각도를 주었고, 조준기구로 마이크로 도트 사이트를 슬라이드에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아랫총몸은 RG120과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

뽈로즈 RG120-2: 아스피드 RG120을 바탕으로 만든 컴팩트 모델. 총열이 3.8인치로 줄어들었으며, 손잡이 부분이 1.5cm 짧아진 만큼 장탄수도 15발로 줄어들었다. 또한 아랫총몸에서 피카티니 레일이 유지되면서 레일칸이 우다프/아스피드의 2칸에서 3칸으로 늘어났고 손잡이 부위도 더욱 파지가 편리하게 바뀌었다. 탄창은 아스피드와 호환되어 아스피드용 기본형 탄창인 18발들이 탄창을 장착할 수도 있다.

RG124 훈련용 권총: 우다프/아스피드 권총의 훈련용 모델. 7.62mm 구경의 UP-M 페인트탄을 사용하는 훈련 전용 총기로, 마치 서구권의 시뮤니션 권총과 유사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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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모델명	우다프		아스피드		뽈로즈
	6P72	6P72-1	RG120	RG120-1	RG120-2
구경	9 x 21 mm		9 x 19 mm
전체(mm)	206	210 / 416 *	206		180
총열(mm)	120	124	120		96
높이(mm)	145	153	145	146	130
폭(mm)	36		n / a	n / a	n / a
중량(g) (탄창 제거)	780	800 / 1130 *	800	800-1100	690
장탄 수(발)	18		18/22		15/18
사거리(m)	100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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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