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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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레베데프 권총

글록을 대체하려는 칼라시니코프의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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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데프 권총의 최신모델인 MPL <출처: 네이버 무기백과사전>


개발의 역사

러시아군이 현재 사용중인 제식권총은 MP-443 '쁘야' 권총이다. 소련의 해체까지만 해도 여전히 PM 마카로프 권총을 사용해왔지만 그라치 사업을 통하여 2003년 쁘야를 제식권총으로 채용했다. 그러나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러시아군은 201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했다. 9x19mm 탄을 채용하여 마카로프의 빈약한 화력을 채용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쁘야 권총은 장점 만큼이나 단점도 많았다. 우선 전체 중량이 950g에 이르러 마카로프 권총에 비하여 200g 가깝게 무거웠으며,  작동상의 신뢰성도 낮은 편이었다.

MP-443 '쁘야' 권총은 러시아군이 최초로 채용한 현대적인 9mm 대용량 자동권총이었지만, 낮은 신뢰성으로 야전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출처: Vitaly M. Kuzmin>
한편 이러한 불만을 접수한 이젭스크 기계공장에서는 또다시 새로운 권총의 개발에 나섰다. 당연히 군과 경찰용으로 개발될 것이지만 이번에는 좀더 일반적인 시장을 겨냥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매우 독특한 인물이 설계를 맡았다. 드미트리 레베데프(Дмитрий Лебедев)는 예핌 카이두로프(Ефим Хайдуров)의 제자로, 카이두로프는 러시아의 존 브라우닝이라고 불리기 까지 하는 인물이다. 물론 카이두로프는 군용 총기가 아니라 경기용 총기의 개발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TOZ-35 22구경 경기용 권총 등을 만들어냈으며, 본인 스스로도 챔피언급 사격선수로 전세계 경기사격 분야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레베데프는 1987년부터 카이두로프의 제자로서 연구실에 들어가서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본인도 총기설계자이자 사격선수로서 활발히 활약해왔다.
러시아 스포츠 사격계의 거장인 예핌 카이두로프(좌)의 수제자이자 총기설계자인 드미트리 레베데프(우)가 신형 권총의 개발을 맡았다. <출처: (좌) Вымпел-В / (우) Kalashnikov Media>
특히 국가근위대가 새로운 권총을 요구하면서 '리스(Рысь, 영어로 lynx, '스라소니'라는 뜻)' 요구조건을 발행함에 따라 개발은 가속화되었다. 새로운 권총의 개발목표는 단순하고 간편하면서도 신뢰성이 높은 총기였다. 또한 충분히 저지력도 높으며, 속사에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탄환을 많이 장전할 수 있어야만 했다. 레베데프와 함께 러시아 사격계의 거물인 안드레이 키리쉔코(Андрей Кирисенко)도 개발에 참여했다. 또한 실전 경험이 풍부한 FSB 특수부대 교관들도 개발에 참여하여 새로운 총기의 개념을 정립하는데 기여했다.
레베데프가 그렸던 권총설계안의 첫번째 스케치 <출처: Дмитрий Лебедев>
개발은 2014년에 시작되었으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레베데프의 설계팀은 최초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새로운 권총은 PL-14로 불렸는데, PL(ПЛ)은 Пистолет Лебедева(레베데프 권총) 2014년 모델의 약자로 풀이된다. PL-14는 2015년 6월 "육군-2015(Армия-2015)" 전시회를 통하여 최초로 공개되었다.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쁘야' 권총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레베데프 권총의 개발과 홍보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형 권총인 PL-14를 시연중인 키리쉔코(좌)와 레베데프(우) <출처: Защищать Россию>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PL-14의 개량형인 PL-15가 개발되어 육군-2016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또한 PL-15의 컴팩트모델인 PL-15K도 출시되어 육군-2017에서 공개되었다. 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IDEX 2019 전시회에서는 PL-15의 경기용 버전인 SP1도 공개되었다. 그러나 PL-15의 양산은 실제로는 2019년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이 시기까지도 레베데프 권총은 국가인증의 시험평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델타포스 출신의 총기전문가 래리 비커스의 PL-14 사격리뷰 <출처: 유튜브 Vickers Tactical 채널>
그러나 2019년 5월 러시아 국가근위대의 놉스키 훈련센터에서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MPL이라는 레베데프 권총의 최신개량형을 선보이면서 군경 권총모델을 최종형을 제시했다. MPL(МПЛ)은 레베데프 모듈러 권총(Модульный Пистолет Лебедева)의 준말로, PL-15의 개량형으로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던 모델이었다. 결국 MPL이 2021년초 국가시험평가에 통과함에 따라, 국가근위대는 2021년 5월 드디어 MPL을 제식 총기로 채용했다.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레베데프 권총의 최종형인 MPL을 국가근위대에 채용시키는데 성공했다. <출처: Kalashnikov Media>


특징

레베데프 권총은 기본적으로 글록과 같은 현대적인 권총을 참조하여 단순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9mm 대용량 자동권총이다. 글록을 목표로 하여 격발방식은 스트라이커 격발식을 채용했지만, 프레임은 폴리머 플라스틱이 아니라 알루미늄을 채용하고 있다. 애초에 시제권총에서만 알루미늄 프레임을 채용하고 양산형에서는 폴리머 프레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졌지만, 결국 양산형도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만들어졌다. 쇼트리코일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방식은 브라우닝 하이파워의 캠 방식과 유사하다.

PL-14 자동권총의 구조와 특징 <출처: Public Domain>
레베데프 권총의 가장 큰 특징은 권총그립의 각도가 여태까지 러시아에서 만들어졌던 권총치고는 과격할 정도로 각도가 크다는 점이다. 이는 연사시 반동 제어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최근 총기 가운데는 카라칼 권총 같은 것이 비슷한 개념으로 설계되었다. 또한 권총손잡이의 제일 윗부분도 최대한 슬라이드에 가깝도록 파지가 가능하도록 하여, 역시 반동을 최대한 받아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PL-15 레베데프 권총의 파지모습. 총기를 최대한 위로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Михаил Михин>
이외에도 총기는 인체공학적인 양손 조작에 최적화 되도록 설계되었다. 우선 슬라이드 멈치가 좌우 양쪽에 모두 장착되었으며, 안전장치도 역시 좌우에 모두 장착되었다. 안전장치는 파지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프로파일을 작게 만들었다. PL-14와 PL-15까지는 안전장치가 권총손잡이의 맨 뒤쪽 윗부분에 장착되어 파지를 한 상태에서는 조작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MPL부터는 위치를 앞으로 이동시켜 최대한 편의성을 보장했다.
MPL은 조금더 유려한 외관에 안전장치의 위치가 바뀌는 등 사용자 의견이 적극반영되어 개선된 모델이다. <출처: Kalashnikov Media>
방아쇠의 격발은 스트라이커 방식답게 싱글액션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러시아의 사격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부분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방아쇠의 당김길이가 7mm이며 당김무게는 약 8파운드 정도로, DAO 치고는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글록(5.6파운드) 등의 총기에 비하면 약간 무거운 편이다. 따라서 방아쇠 당김길이가 길고 당김무게도 약간 무겁기 때문에 연사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그러나 방아쇠 감각 자체는 상당히 뛰어나다는 호평도 많다.
레베데프 권총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시험평가의 영상. 시험된 총기는 PLK이다. <출처: 유튜브 Kalashnikov Group 채널>
총열길이는 PL-14에서는 5인치(127mm)로 만들어졌지만, PL-15부터 길이가 4.4인치(112mm)로 줄어들어 MPL까지도 이어졌다. 한편 컴팩트 모델인  PL-15K와 PLK에서는 3.6인치(92mm)로 다소 줄어들었다. 한편 PL-15에서부터는 소음기를 장착한 버전도 만들어졌는데, MPL로 개량되면서 소음기 장착형은 MPL1이라는 별도의 모델로 분리되어 발매되고 있다. 소음기 장착형은 소음기와 연결하기 위하여 총구가 약 15mm 정도 돌출되어 나사산이 깎여 있으며, 이로 인하여 약 15g 정도 무게가 증가했다.
PLK는 러시아판 글록19 자리를 노리는 컴팩트 권총으로 3.6인치 총열에 장탄수는 14발이다. <출처: Public Domain>
레베데프 권총은 현대적 총기답게 당연히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하고 있다. 최초에 PL-14에서는 5칸, 총열이 짧아진 PL-15에서는 3칸의 레일 장착부가 달려있었는데, MPL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1개로 줄어들었다. 사실 권총의 프레임 하부에 장착하는 악세사리들은 대부분 레일 1개 칸만에 연결되도록 만들어지므로 이러한 선택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MPL1은 소음기 장착을 위해 총열을 약간 늘리고 가늠자/가늠쇠를 높인 소음권총이다. <출처: Public Domain>


운용 현황

레베데프 권총은 군경용과 민수용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자동권총으로 계획되었다. 애초에 총기의 사양 자체는 러시아 국가근위대의 암호명 '리스' 신형권총의 요구조건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지만, 최대한 민간사격계의 전문성을 포함시키고자 했다. 칼라시니코프 그룹이 민간 사격계에서 유명했던 드미트리 레베데프를 설계주임으로 불러들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서였다.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민간사격전문가 드미트리 레베데프를 전격영입하여 신형 권총을 개발했다. <출처: Kalashnikov Concern>
특히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구의 금수조치로 인하여, 러시아 군과 경찰의 특수부대들은 기존에 도입하여 사용하던 글록 권총의 수리부속 등을 더 이상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신형 권총의 개발에 열중했던 것은 레베데프 권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탓도 있다.
PL-15의 사격 장면. PL-15는 초기 시제품인 PL-14의 양산형이다. <출처: Михаил Михин>
레베데프 권총은 최초 모델인 PL-14가 2015년에 처음 등장했지만 이는 시제총기였다. 실제 발매될 모델인 PL-15의 양산이 시작된 것은 2019년부터였다. 짧은 개발기간으로 인해 총기 자체에 대한 데이터나 많이 쌓인 것이 아니었기에 PL-15가 군과 경찰에서 본격적으로 대량채용되지 못했다. 이미 2000년 초·중반에 MP-443 쁘야 권총이나 GSh-18 등이 군과 경찰에 보급되기 시작했으므로, PL-15는 극히 소량만이 일부 부대들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개발자인 레베데프가 최신모델인 MPL 권총으로 시연사격 중이다. <출처: Kalashnikov Media>
그러나 최신형인 MPL이 이미 2020년경에 국가시험평가에서 통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애초에 '리스' ROC를 발행했던 국가근위대는 2021년 5월 MPL을 제식권총으로 채용했음을 공식발표했기 때문이다. 국가근위대의 채용 이후 상황에 따라서는 러시아의 군과 경찰이 기존의 권총을 대신하여 MPL을 채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컴팩트 모델인 PLK는 사복경찰 등을 겨냥하여 만들어져,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팩트 모델인 PLK의 소개영상 <출처: 유튜브 Kalashnikov Group 채널>


파생형

PL-14: 레베데프 권총의 최초 시제모델. 2014년에 설계되었으며, 2015년에 공개되었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목재 손잡이를 채용했으며, 총열은 5인치를 기본으로 제작되었다. 장탄수는 15발이다.

PL-14 레베데프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PL-15: PL-14의 개량형. 2015년에 설계되어 2016년에 공개되었다. 프로파일은 PL-14와 거의 유사하지만 총열이 4.4인치로 짧아졌고, 이에 따라 피카티니 레일 장착부도 다소 줄어들었다. 권총손잡이의 그립부분은 플라스틱재질로 바뀌었고, 탄창의 장탄수는 1발이 늘어난 16발이다. PL-15부터는 소음기 장착형도 동시에 출시되었다.
PL-15 레베데프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MPL: 레베데프 권총의 최신형으로 MPL은 레베데프 모듈러 권총의 준말이다. 총열은 PL-15의 4.4인치를 그대로 유지했고, 장탄수도 그대로 16발이다. 피카티니 레일 장착부를 개선하여 이전의 돌출한 형태에서 프로파일을 좀 더 줄였으며, 레일칸도 1칸으로 간소화했다. 탄창삽입부에 좌우에 홈을 내어 탄창불량시에 손가락으로 잡아당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안전장치 위치를 약간 앞으로 당겨서 파지 중에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러시아 국가근위대에서 채용되어 '엠뻬엘 리스(МПЛ Рысь)'로 불리지만 서구에서는 영문 발음인 'MPL 링스(Lynx)'로 부르기도 한다.
MPL 레베데프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MPL1: MPL의 소음기 장착형 모델. 소음기 장착을 위해 총열을 15mm 정도 연장하여 나사산을 만들었으며, 가늠자/가늠쇠도 약 5mm 정도 높이가 높아졌다.
MPL1 레베데프 소음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PL-15K: PL-15의 컴팩트 모델. 사복경찰 등 은닉의 편리함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2017년에 공개되었다. 총열 길이는 3.6인치로 줄어들었고, 장탄수도 13발로 더욱 줄었다.
PL-15K 레베데프 컴팩트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PLK: MPL의 컴팩트버전. 사실상 PL-15K와 의 동일하지만 장탄수가 1발 더 늘어난 점이 차이이다. 안전장치의 위치가 앞쪽으로 옮겨진 것은 사실은 PL-15K가 시작이었으며, 이는 MPL과 PLK에서도 이어졌다.
PLK 레베데프 컴팩트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SP1: MPL의 민수용 경기사격용 모델. 목재 손잡이로 바꾼 것이 특징으로, 2019년 UAE 아부다비의 IDEX 전시회를 통하여 처음 공개되었다. 원래 레베데프 권총은 알루미늄 프레임을 특징으로 하지만, SP1은 강철제 프레임 모델도 출시되었는데, 무게는 무려 1.1kg에 이른다.
SP1 레베데프 스포츠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레베데프 권총의 민수용 모델인 SP1의 소개영상 <출처: 유튜브 Kalashnikov Group 채널>
PLK-T: PLK를 기반으로한 트라우마 피스톨. 고무탄환인 10x28T 충격탄을 발사하는 저살상용 권총으로 2021년 상반기에 출시계획을 알렸으며, 2021년말에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PLK-T 레베데프 충격용 권총 <출처: Kalashnikov Concern>


제원

 

PL-14

PL-15

MPL

MPL1

PL-15K

PLC

구경

9 x 19 mm 파라블럼 (7N21 · 7N31)

무게(g)

*탄창 제거 시

800

815

(소음기 장착시

1,150)

720

730

전체(mm)

220

207

205

220

180

185

높이(mm)

136

138

140

145

131

130

(mm)

28

-

-

28

-

총열(mm)

127

112

127

92

장탄 수

15

16

13

14


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