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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최강 ‘가상 북한군’… 육군 소위 3200명, 4일 밤낮 전투 벌였다
입력 : 2021.08.29 11:17


갓 임관한 육군 소위 3200여명이 4일간 밤낮으로 강원도 산간에서 걷고 뛰며 ‘가상 북한군’(일명 전갈부대)과 실전적인 전투 훈련을 벌인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5월 창군 이래 처음으로 새내기 육군 소위 3200여명이 강원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Korea Combat Training Center)에서 무박 4일간 훈련을 실시해 화제가 됐지만 그동안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KCTC는 국내 기술로 여단급 과학화전투훈련 체계를 구축해 첨단화된 훈련을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과학화전투훈련 전문 부대다. KCTC에선 보통 여단급 일선부대 장병들이 참가해 훈련을 실시해왔으며, 수천명의 장교들이 단체로 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CTC는 특히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되는 등 훈련이 부족한 한국군의 약점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 창군 이래 첫 육군 새내기 소위 3200여명의 과학화전투훈련 실시

본지가 최근 육군 등을 통해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신임 소위들은 적 화학탄 투하, 야간 기습공격 등 다양한 실전 상황에 맞춰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엔 지난 3월 임관한 보병,포병,기갑,공병,통신,화학,정보 등 전 병과 소위들이 참가했다. 무인항공기(UAV)와 공격·정찰 드론, K1전차, K200장갑차, K55자주포, 제독차 등 18종류의 전투 장비 총 145대와 함께 드론 공격·방어용 발사기 및 감지기로 구성된 ‘마일즈(MILES) 드론 체계’ 등도 투입됐다.

2021년8월 강원도 인제 육군 KCTC(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여단급 쌍방훈련에 참가한 K1전차들이 기동하고 있다. /육군 KCTC


육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갓 임관한 초임 장교들이 야전부대에 부임하기 전에 모든 전장과 유사한 상황을 체험하고 소부대 지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보통 3월에 임관한 신임 장교들은 전남 장성 상무대에서 6월까지 교육을 받았다.

육군 소위 3200여명은 ‘신임장교 여단전투단’을 꾸려 지난 5월10일부터 21일까지 KCTC에서 훈련을 실시했으며, 15일부터 18일까지는 무박 4일간 주야간 연속으로 쌍방 교전훈련을 벌였다. 이들은 각 병과학교에서 배운 전투기술과 지휘능력을 발휘해 전문대항군(일명 전갈부대)과 공격·방어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 북한군보다 강하다는 ‘무패’ 기록의 전문대항군 ‘전갈부대’

‘전갈부대’는 KCTC가 자랑하는 최정예 부대로, 훈련에 참가한 부대들과 가상적군(북한군)으로 다양한 상황을 상정해 전투를 치른다. 훈련 참가 부대를 단련시키는 ‘스파링 파트너’인 셈이다. 평상시 북한군과 유사한 복장을 입고, 무기도 K-2 개조형 등 북한군과 비슷한 것을 사용한다. 북한 육군식 편제를 갖추고 북한군의 전략·전술도 구사한다. 부대 슬로건을 ‘적보다 강한 적’으로 할 만큼 교육과 훈련량이 높은 수준이다. 대대급으로 출발해 연대급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금까지 훈련 참가부대들과의 전투에서 ‘무패’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진 KCTC에서 육군 3사단 혜산진여단 전투단과 5사단 독수리여단 전투단 소속 5400여 명이 무박 4일 주야간 쌍방 교전훈련을 벌였다. 2개 여단이 레이저를 활용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서로 교전하는 방식으로 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KCTC에서 한번의 훈련에 더 많은 병력을 참가시켜 더 많은 부대에 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KCTC는 여단급 훈련부대가 입소 뒤 2주 동안 전문 대항군을 상대로 실전 같은 전투를 경험하는 훈련장이다. 실제 실탄을 쏘는 사격 대신 레이저를 쏘는 마일즈(MILES) 장비를 개인화기와 대전차 무기, 전차, 자주포 등에 부착해 장병들이 실제와 같은 전장 상황을 경험한다는 게 특징이다. 각종 실탄사격 훈련에 대해 주민들의 민원이 확대되면서 민원 소지를 줄이고 다양한 실전 상황에 걸맞은 훈련을 하기 위해 KCTC가 만들어졌다.

육군 KCTC(과학화전투훈련단)의 전문대항군 부대인 '전갈부대'. '북한군보다 강한 가상 북한군'으로 알려져 있고, 훈련 참가부대들과의 전투에서 '무패' 기록을 갖고 있다. /강원대 김상훈교수


◇ 미국, 이스라엘 이어 세계 3번째 여단급 과학화전투훈련장

훈련에 참가한 개인·차량 등은 피격되면 전송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상·중상·사망 또는 파괴 등의 판정을 실시간으로 통보받는다. 병력이나 장비의 상황은 실시간으로 훈련통제본부에서 모니터된다. 훈련에 참가한 장병들은 한마디로 ‘꼼짝 마라’ 상황이 되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창설된 KCTC는 중대급으로 시작해 대대급(2005년), 여단급(2018년)으로 확대됐다.

특히 우리 KCTC는 규모 면에서 세계 톱(TOP) 3, 질적인 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세계에서 과학화 전투훈련장을 갖고 있는 나라는 13개국이다. 이 중 여단급 과학화 훈련장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우리나라밖에 없다. 독일·영국·스웨덴 등 6개국은 대대급 훈련장을, 일본·호주·프랑스 등 4개국은 중대급 훈련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단급 3개국 내에서 미국·이스라엘도 갖지 못한 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KCTC 관계자는 “우리 KCTC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곡사화기 자동 모의와 수류탄 모의가 가능하다”며 “공군 ACMI(공중기동훈련) 체계와 연동해 통합화력도 운용할 수 있고, 육군 항공 및 방공무기 교전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경우 곡사화기는 수동 모의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경우 우리 같은 과학화 전투훈련장이 없어 KCTC는 북한군에 대해 우리가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주한미군 등 외국군도 우리 KCTC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대급이 참가해 한미 KCTC 연합훈련을 벌였던 주한미군은 “매우 유익하다”며 참가 규모를 중대급으로 확대했고, 영국군은 올 가을 소대급이 처음으로 참가해 한영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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