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쇼트 씨뮤 대잠초계기
주문된 수량도 생산 못하고 취소된 비운의 항공기
  • 최현호
  • 입력 : 2021.08.31 08:32
    쇼트에서 개발한 씨뮤 대잠초계기 <출처 : diseno-art.com>
    쇼트에서 개발한 씨뮤 대잠초계기 <출처 : diseno-art.com>


    개발의 역사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세계 최대 해군국이었다. 영국 해군(Royal Navy)은 전쟁이 시작될 당시 전함과 전투순양함 15척, 항공모함 7척, 순양함 66척, 구축함 164척, 그리고 잠수함 66척의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전쟁 동안에도 많은 수의 각종 함정을 생산했다.

    1944년 12월 취역하고 1954년 퇴역한 영국 해군의 HMS 임플래커플 항공모함 <출처 : Public Domain>
    1944년 12월 취역하고 1954년 퇴역한 영국 해군의 HMS 임플래커플 항공모함 <출처 : Public Domain>

    그러나, 손실도 컸다. 거함거포주의를 대표하는 전함을 대신하여 새로운 주력이 된 항공모함도 HMS 커레이지어스(Courageous) 등 5척이 침몰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항공모함의 중요함을 알고 있었기에 전쟁 중에도 유니콘(Unicorn)급, 일러스트리어스(Illustrious)급, 임플래커블(HMS Implacable)급, 콜로서스(Colossu)급 항공모함을 생산해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이전에 건조된 낡은 설계의 항공모함들을 대거 퇴역시켰지만, 곧 소련과 냉전이 시작되면서 1950년대 말까지 18,000톤급 마제스틱(Majestic class)급 6척, 49,950톤급 오디셔스(Audacious)급 3척, 26,200톤급 센타우로(Centaur)급 6척을 건조하면서 나토 해군의 핵심적인 해상 전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

    영국 해군이 1950년대까지 운용한 어벤저 AS.4 ASW기 <출처 (cc) RuthAS at wikimedia.org>
    영국 해군이 1950년대까지 운용한 어벤저 AS.4 ASW기 <출처 (cc) RuthAS at wikimedia.org>

    해군항공대(Fleet Air Arm)의 함재기들도 새로운 전장 환경에 맞는 신형 기체들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협으로 부상한 소련 해군의 잠수함을 상대할 대잠수함전(ASW) 항공기, 특히, 지상에서 발진한 항공기가 지원할 수 없을 정도로 먼바다에서 활동하는 항모전투단을 위해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는 ASW 기체 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은 1945년 해군성 요구 사항 GR.17/45에 따라 함재 대잠항공기로 페어리(Fairey)사의 가넷(Gannet)이 1949년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배치를 앞둔 상황이었다. 가넷이 있음에도 해군성은 중형과 소형 등 모든 항공모함에서 운용이 가능한 단순하고 가벼운 대잠기를 요구하는 요구 조건 M.123D을 발표했다. 경량 대잠기는 지상을 기지로 하는 영국 공군에서도 운용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

    씨뮤에 앞서 ASW 임무용으로 개발되던 가넷. 사진은 호주군 기체. <출처 : navy.gov.au>
    씨뮤에 앞서 ASW 임무용으로 개발되던 가넷. 사진은 호주군 기체. <출처 : navy.gov.au>

    또한, 예비군에 해당하는 왕립해군 지원예비대(RNVR, Royal Naval Volunteer Reserve) 항공 부서에서 대량 운용과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판매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페어리 가넷이 개발 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잠기를 요구한 것은 소련의 잠수함 전력 강화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체로 그루만(Grumman)의 어벤저(Avenger) 뇌격기의 AS.4 변형을 대체하기로 했다.

    개발을 담당한 업체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수상기 및 비행정 전문 회사였던 쇼트 브라더스(Short Brothers)였다. 쇼트 브라더스는 1908년 라이트 형제의 모델(Model) A를 면허 생산할 권리를 얻으면서 비행기 제작을 시작했다.

    첫 시제기 XA209 <출처 (cc) RuthAS at wikimedia.org>
    첫 시제기 XA209 <출처 (cc) RuthAS at wikimedia.org>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세계 최초의 뇌격기 타입(Type) 184를 해군에 납품했고, 유틀란드 해전 등에서 활약했다. 1938년에는 S.25 선덜랜드(Sunderland) 비행정을 개발, 해군에 납품했고, 이 설계를 바탕으로 S.29 스털링(Stirling) 폭격기를 개발하여 납품하는 등 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전시 긴급 소요로 돌아가던 공장이 전쟁이 끝난 후 폐쇄되면서 회사는 어려움에 빠졌다. 특히 신형 폭격기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하면서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형 대잠기 개발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XA209의 첫 비행을 위해 기체에 오르는 시험 조종사 <출처 : Public Domain>
    XA209의 첫 비행을 위해 기체에 오르는 시험 조종사 <출처 : Public Domain>

    1952년 4월, 3대의 시제품이 주문되었다. SB.6 씨뮤(Seamew)라는 이름이 붙은 신형기 개발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설계 당시에는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멀린(Merlin) 피스톤 엔진을 장착하려 했지만, 인화성이 강한 고옥탄가의 항공유를 선박에 대량으로 실을 경우 위험하다는 판단에 인화성이 낮은 연료를 사용하는 암스트롱 시들레이(Armstrong Siddeley) 맘바(Mamba)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하기로 했다.

    1953년 8월 23일 시험 비행사인 월터 J 월리 룬시만(Walter J. "Wally" Runciman)이 탑승하여 첫 시제기인 기체 번호 XA209가 비행에 성공했지만, 착륙 중 사고로 파손되었다. 기체는 단순한 구조 덕분에 빠르게 수리되었고, 3주 후인 1953년 9월에 열린 판보로(Farnborough) 에어쇼에 전시되었다.

    1955년 7월 HMS 불워크에 착함하려 접근 중인 씨뮤 <출처 : iwm.org.uk>
    1955년 7월 HMS 불워크에 착함하려 접근 중인 씨뮤 <출처 : iwm.org.uk>

    1955년 2월에는 해군항공대와 공군이 60대를 주문했는데, 해군형은 SB.6 씨뮤 AS.1, 공군형은 SC.2 씨뮤 MR.2로 명명되었다. 1955년 7월~12월에는 두 번째 시제기인 XA213이 항모 HMS 불워크(Bulwark)에서 이착함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군형 기체의 경우 1956년 11월에 2대의 씨뮤 기체를 사용하여 HMS 워리어(Warrior)에서 사출기를 이용한 이함 등을 포함하여 약 200여 차례의 시험이 이루어졌다.

    수출을 위한 프로모션도 이루어졌다. 시험 조종사 룬시만은 공군용 MR2의 네 번째 시제기인 XE175를 타고 1956년 3월 이탈리아, 4월 유고슬라비아, 5월에는 서독에서 시범 비행을 했다. 룬시만은 1956년 6월 9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시덴함(Sydenham)에서 시범 비행을 하던 중 기체가 추락, 사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기체 결함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사고 조사위원회는 결함으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

    1955년 에어쇼에서 해군과 공군용 시제기 네 대의 편대 비행 <출처 : diseno-art.com>
    1955년 에어쇼에서 해군과 공군용 시제기 네 대의 편대 비행 <출처 : diseno-art.com>

    시험 조종사의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기체가 조종이 어렵고 성능도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여기에 더해 함대 대잠 방어에 대한 교리가 고정익 항공기와 함께 회전익 항공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씨뮤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1956년 영국 공군이 주문을 취소했고, 이듬해에는 예산 삭감의 폭풍을 맞은 영국 해군도 주문을 취소하면서 사업이 종료되었다.

    1955년 에어쇼에서 해군과 공군용 시제기 네 대의 편대 비행 <출처 : diseno-art.com>


    특징

    SB.6 씨뮤 삼면도 <출처 : the-blueprints.com>
    SB.6 씨뮤 삼면도 <출처 : the-blueprints.com>

    SB.6 씨뮤는 항공모함에서 운용되는 고정익 대잠항공기로 개발되었다. 엔진 1개를 갖춘 단발기이며, 조종사와 관측관이 1명씩 탑승한다. 일반적으로 단발기는 엔진이 앞에 있고 그 뒤로 조종석이 위치하는 것과 달리, 씨뮤는 엔진 위쪽에 조종석과 관측실이 자리한다. 기체는 길이 12.5m, 날개 길이 16.75m, 높이 4.08m였고, 공허 중량 4,443kg, 최대 이륙 중량 6,804kg이었다.

    씨뮤 내부 구조도 <출처 : ww2aircraft.net>
    씨뮤 내부 구조도 <출처 : ww2aircraft.net>

    엔진은 출력 1,700마력의 암스트롱 시들레이(Armstrong Siddeley) 맘바(Mamba) 터보프롭 엔진을 사용했다. 프로펠러는 4엽이다. 피스톤 엔진보다 진동이 적은 터보프롭 엔진의 채택으로 엔진 아래 위치한 레이더에 주는 영향도 줄어들었다. 최고 속도 378km/h, 항속 거리 1,210km, 비행시간 4시간이 가능했다.

    조종사와 관측관은 동체 앞쪽에 위치한다. <출처 : diseno-art.com>
    조종사와 관측관은 동체 앞쪽에 위치한다. <출처 : diseno-art.com>

    저속 비행 시 안정성을 위해 넓은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항공모함의 좁은 공간을 감안하여 주익은 뒤로 접힌다. 1개의 수직 미익이 있고, 동체와 연결부 바로 위에 수평 미익이 위치한다. 주익에 붙은 랜딩기어는 고정식이며, 바다에 착수하게 될 경우 분리가 가능했다. 동체 끝에도 바퀴가 있다.

    씨뮤에 장착된 맘바 터보프롭 엔진 <출처 (cc) Gingster18 at wikimedia.org>
    씨뮤에 장착된 맘바 터보프롭 엔진 <출처 (cc) Gingster18 at wikimedia.org>

    배면은 잠수함의 잠망경 등을 찾기 위한 ASV Mk. 19B 수상 레이더를 탑재할 수 있으며, 주익 후방부터 개폐식 무장창이 위치한다.

    날개를 접은 씨뮤. 기체는 두 번째 시제기 XA213이다. <출처 : diseno-art.com>
    날개를 접은 씨뮤. 기체는 두 번째 시제기 XA213이다. <출처 : diseno-art.com>

    무장실은 길이 4.27m, 폭 0.9m이며, 레이더를 생략할 경우 5.18m까지 늘릴 수 있어 더 긴 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었다. 무장실에는 최대 836kg 정도를 장착할 수 있었는데, 어뢰 1발 또는 폭뢰 4발을 장착할 수 있었고, 개당 27kg 정도인 소노부이(Sonobuoys) 20개도 탑재할 수 있었다. 날개 아래에는 로켓탄과 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시뮤의 플랩을 펼친 모습(좌)과 동체 하부 무장창을 연 상태(우) <출처 : diseno-art.com>
    시뮤의 플랩을 펼친 모습(좌)과 동체 하부 무장창을 연 상태(우) <출처 : diseno-art.com>



    운용 현황

    씨뮤는 원래 영국 해군 항공대와 영국 공군이 항공모함과 육상 기지에서 운용하기 위해 개발했다. 영국 해군 항공대용 기체는 SB.6 씨뮤 AS.1이라는 형식명이 부여되었고, 초기 계획은 60대가 주문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955년 첫 주문이 이루어질 때 30대로 줄었다. 영국 공군용은 SC.2 씨뮤 MR.2라는 형식명을 부여받았고, 1955년 주문 당시 30대가 주문되었다.

    1955년 7월 HMS 불워크에 착함한 씨뮤. 배면에 레이돔이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1955년 7월 HMS 불워크에 착함한 씨뮤. 배면에 레이돔이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처음 사업을 취소한 것은 영국 공군이며, 취소될 당시 만들어진 네 대는 해군형으로 개조되었다. 이 개조 기체를 포함하여 SB.6도 24대가 만들어진 후 영국 해군마저 주문을 취소하면서 양산이 중단되었다. 결국 1957년 최종적으로 사업이 취소되었다. 정식 배치 선언이 이루어지기 전에 취소되었기 때문에 운용 기록은 없다.

    1955년 HMS 불워크에 착함 중인 SB.6 씨뮤 AS.1 <출처 : navtechlife.com>
    1955년 HMS 불워크에 착함 중인 SB.6 씨뮤 AS.1 <출처 : navtechlife.com>



    변형 및 파생형

    씨뮤(Seamew): 프로토타입 기체

    SB.6 씨뮤 첫 시제기인 XA209 기체 <출처 : fdra-naval.blogspot.com>
    SB.6 씨뮤 첫 시제기인 XA209 기체 <출처 : fdra-naval.blogspot.com>

    SB.6 씨뮤 AS.1: 영국 해군용 기체

    SB.6 씨뮤 AS.1 해군 함상초계기 <출처 : alchetron.com>
    SB.6 씨뮤 AS.1 해군 함상초계기 <출처 : alchetron.com>

    SC.2 씨뮤 MR.2: 영국 공군용 기체


    제원(SB.6 씨뮤 기준)

    구분: 함상용 대잠수함 초계기
    제작: 쇼트 브라더스
    승무원: 2명(조종사+관측원)
    엔진: 암스트롱 시들레이 맘바 터보프롭 엔진(1,590마력)
    프로펠러: 4엽(직경 3.05m)
    동체 길이: 12.5m
    날개 길이: 16.75m(접었을 때 7.01m)
    높이: 4.08m(주익 접었을 때는 4.76m)
    최고 속도: 378km
    공허 중량: 4,443kg
    총중량: 6,532kg
    최대 이륙 중량: 6,804kg
    항속 거리 : 650nm(1,210km)
    비행시간: 4시간(230km/h로 1,500m 상공 비행 시)
    레이더: ASV Mk. 19B 대수상레이더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쇼트 씨뮤 대잠초계기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