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시멜 & 프첼라 무인정찰기
북한도 도입했다는 야코블레프 설계국의 무인정찰기
  • 최현호
  • 입력 : 2021.08.19 08:47
    프첼라-1T 무인정찰기 <출처 : zen.yandex.ru>
    프첼라-1T 무인정찰기 <출처 : zen.yandex.ru>


    개발의 역사

    구소련은 미국과 달리 민간 항공기 제작업체 사이의 경쟁 대신 여러 설계국(design bureau) 간 경쟁을 통해 항공기 설계를 선정해왔다. 구소련이 설립한 설계국은 KB-1 NPO 알마즈(Almaz) 설계국 그리고 OKB-1 코로레프(Korolev)부터 OKB-938 카모프(Komov) 설계국까지 48개가 있다. 현재는 이들 모두 국영 지주회사 UAC(United Aircraft Corporation) 산하로 합쳐졌고, 일부 설계국은 브랜드만 유지되고 있다.

    독소전쟁과 6.25전쟁에서 사용된 Yak-9 전투기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독소전쟁과 6.25전쟁에서 사용된 Yak-9 전투기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구소련 시절 설립된 설계국들 가운데 고정익기로 유명한 곳은 OKB-155 미코얀-구레비치(Mikoyan Gurevich) 설계국, OKB-51 수호이(Sukhoi) 설계국, OKB-156 투폴레프(Tupolev) 설계국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OKB-115 야코블레프(Yakovlev) 설계국도 뛰어난 고정익기들을 설계했다.

    야코블레프 설계국은 1934년 1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야코블레프(Alexander Sergeyevich Yakovlev, 1906~1989)를 수석 설계사로 하면서 탄생했다. 야코블레프 설계국은 설립 초기에는 주로 훈련기와 민간 여객기를 개발해왔다. 수석 설계사의 이름 약자를 따 야크(Yak)기라는 명칭이 붙은 기체들은 1940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Yak-1, 3, 7, 9 전투기, Yak-2 폭격기 등을 생산하여 독소전쟁과 6.25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시멜-1의 개발 초기 시제품 <출처 : airwar.ru>
    시멜-1의 개발 초기 시제품 <출처 : airwar.ru>

    야코블레프 설계국은 제트 시대에도 개발 능력을 꾸준하게 확장했다. 1946년에는 구소련 최초의 성공적인 제트 전투기로 평가되는 Yak-15 피더(Feather)를 개발했고, 1958년에는 Yak-28 브류어(Brewer) 폭격기를 개발했다. 1960년에는 Yak-40 코드링(Codling) 여객기를 개발하는 등 민수용 항공 분야에서도 활약했다. 무엇보다 다른 많은 설계국과 달리 설계 포트폴리오에 고정익기와 함께 회전익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항공기 포트폴리오를 가진 야코블레프 설계국이 1970년대 말까지 보유하지 못했던 것이 무인항공기였다. 1970년대 말까지 무인항공기, 특히 무인정찰기를 개발한 곳은 La-17R을 개발한 OKB-301 라보치킨(Lavochkin) 설계국과 Tu-123, Tu-141, Tu-143을 개발한 OKB-156 투폴레프(Tupolev) 설계국에 그쳤다.

    양산형 시멜-1 <출처 : airwar.ru>
    양산형 시멜-1 <출처 : airwar.ru>

    참고로, 당시에는 현재 많이 사용되는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 대신 원격조종항공기(RPV, Remotely Piloted Vehicle)로 불렸고, 러시아어로 ДПЛА(ДИСТАНЦИО́ННО ПИЛОТИ́РУЕМЫЙ ЛЕТА́ТЕЛЬНЫЙ АППАРА́Т)로 표시되었다.

    1980년대 초반, 야코블레프 설계국에도 무인정찰기 개발의 기회가 찾아왔다. 소련 내각은 1982년 레바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무인정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에 자극받았다. 이에 같은 해 말에 실시간 영상 정보 전송이 가능한 연대와 사단급 부대에서 사용할 소형 전술 무인정찰기 개발을 지시했다.

    프첼라-1T의 시제품. 센서 위치를 제외하고는 프첼라-1M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출처 : airwar.ru>
    프첼라-1T의 시제품. 센서 위치를 제외하고는 프첼라-1M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출처 : airwar.ru>

    개발을 담당한 야코블레프 설계국은 1983년 소형 무인정찰기 시제품을 비행시킬 정도로 빠르게 개발을 진행했다. 비행 시험을 거친 시제품은 정찰, 전자전 그리고 통신 중계 등의 임무를 시험하기 위해 50대가 만들어졌다.

    1985년에는 시제기를 약간 키운 양산형 무인정찰기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무인정찰기는 미사일포병총국(GRAU)으로부터 호박벌을 뜻하는 시멜(ШМЕЛЬ, 영어 Bumblebee)-1으로 명명되었고, 발사 차량 등 전체 시스템은 스테르흐(Стерх)로 명명되었다. 1989년에는 텔레비전과 적외선 장비를 장착하고 비행 시험을 시작했고, 1992년에는 표적기로 개조되어 비행 시험이 이루어졌다.

    시멜 & 프첼라 무인정찰기

    시멜-1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던 1989년부터 유사한 설계를 기반으로 한 프첼라(Пчела)-1T라는 모델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유사한 설계를 가진 기체의 후속 모델은 성능 개량형인 경우가 많지만, 시멜-1과 프첼라-1T는 개별 모델로 분류된다.

    1990년 처음 비행한 프첼라-1T는 광학 장비를 담당한 쿠론(Kulon) 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했다. 발사 차량 등 전체 시스템은 스트로이(Stroy)-P로 명명되었다. 프첼라-1T는 1997년 러시아 육군이 도입했고, 일부가 시리아 등에 수출되었다.

    시멜 & 프첼라 무인정찰기


    특징

    시멜-1과 프첼라-1T는 지상군 연대와 사단급 부대를 위한 단거리 전술 정찰을 위해 개발되었다. 두 기체 모두 발진 후 복귀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기체로 개발되었다. 두 모델의 설계는 매우 유사하지만, 운영 방식에서 일부 차이를 보인다.

    시멜-1 삼면도 <출처 : globalsecurity.org>
    시멜-1 삼면도 <출처 : globalsecurity.org>

    두 기체 모두 동체는 동그란 파이프형이며, 날개가 동체 위에 있는 고익기(High-Wing)다. 주익에는 기체 방향 조정을 위한 에일러론이 달려 있다. 주익은 넓은 직선형이며, 지상에서 이동이나 보관 시, 앞쪽으로 접혀 포개진다.

    프첼라-1T 삼면도 <출처 : airwar.ru>
    프첼라-1T 삼면도 <출처 : airwar.ru>

    동체 뒤에는 3개의 지지대로 떠받힌 둥근 모양의 덕트가 있고, 그 안에 푸셔 프로펠러가 달려 있다. 덕트를 떠받치는 판이 수직과 수평 미익 역할을 하면서 러더를 움직여 방향을 조절한다. 동체는 복합재로 만들어졌으며, 기수 아래 탈착이 가능한 정찰 장비가 붙어있다.

    주익을 앞으로 접고, 낙하산 박스를 제거한 상태의 시멜-1 <출처 : airwar.ru>
    주익을 앞으로 접고, 낙하산 박스를 제거한 상태의 시멜-1 <출처 : airwar.ru>

    시멜-1은 동체 길이 2.78m, 날개 폭 3.25m, 높이 1.1m, 이륙 중량 130kg이며, 프첼라-1T는 동체 길이 2.88m, 날개 폭 3.35m, 높이 1.12m, 이륙 중량 138kg으로 제원도 유사하다. 프첼라-1T의 개량형인 프첼라-1M은 주익과 덕트 사이에 위로 2개, 아래로 2개의 조종면이 더해졌고, 낙하산 수납부가 주익 앞으로 옮겨졌다는 설계상 차이를 보인다.

    분해된 상태의 프첼라-1T <출처 : defencetalk.com>
    분해된 상태의 프첼라-1T <출처 : defencetalk.com>

    착륙은 주익 위에 달린 케이스에 담긴 낙하산을 사용한다. 동체에는 착륙에 사용되는 네 개의 다리가 있으며, 다시 충격을 흡수할 목적으로 얇은 철사로 된 다리가 붙어 있다. 주익 위에 달린 케이스에 담긴 낙하산을 사용한다. 프첼라-1M은 낙하산에 더해 동체 아래에 에어백을 추가로 달았다.

    두 개의 로켓부스터로 이륙 중인 프첼라-1T <출처 : airwar.ru>
    두 개의 로켓부스터로 이륙 중인 프첼라-1T <출처 : airwar.ru>

    시멜-1과 프첼라-1T 모두 32마력의 P-032 피스톤 엔진 1개를 장착했다. 시멜-1은 순항 속도 140km, 비행시간 2시간, 비행 고도 최소 100m, 최대 3,000m, 항속 거리 140km이며, 프첼라-1T는 순항 속도 120~160km, 비행시간 2시간, 비행 고도 최소 100m, 최대 3,000m, 항속 거리 60km다.

    시멜과 프첼라에 모두 달리는 P-032 피스톤 엔진 <출처 : post1.su>
    시멜과 프첼라에 모두 달리는 P-032 피스톤 엔진 <출처 : post1.su>

    두 기체 모두 기수 아래에 자이로로 안정화된 텔레비전 카메라와 열영상 카메라를 포함한 교체 가능한 정찰 장비 세트를 달 수 있다. 텔레비전 카메라는 시야각이 3~30도로 가변적이나, 열영상 카메라는 3.4배 고정되었다. 열영상 카메라 해상도는 가로세로 3m다.

    시멜-1 운용 차량으로 보관과 발사를 동시에 한다. <출처 : airwar.ru>
    시멜-1 운용 차량으로 보관과 발사를 동시에 한다. <출처 : airwar.ru>

    내장된 비행 컴퓨터에는 나침반, 수직 자이로, 각속도 센서가 포함되며, 비행을 위해 에일러론과 방향타를 제어하는 오토파일럿 장비도 장착되어 있다.

    시멜-1과 프첼라-1T/M은 설계상 유사하지만, 운용 차량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시멜-1은 BTR-D 장갑차를 크게 개조한 전용 차량을 사용한다. 이 차량은 전방에 기체 수납용 케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케이스에 발사용 레일로 옮겨진 뒤, 레일이 유압으로 뒤로 이동하고 위로 들어 올려진다.

    BTR-D 장갑차를 기반으로 하는 발사차량, 발사 레일을 접은 상태(좌)와 발사 준비 중인 상태(우) <출처 : airwar.ru>
    BTR-D 장갑차를 기반으로 하는 발사차량, 발사 레일을 접은 상태(좌)와 발사 준비 중인 상태(우) <출처 : airwar.ru>

    이에 비해 프첼라-1T/M은 BTR-D 장갑차의 개조를 최소화했고, 전방 우측에 커닝타워를 달았다. 발사차량에는 레일이 달려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혀 있다. 기체는 별도의 카마즈(Kamaz) 트럭에 실려 운반되며, 발사 위치에서 크레인을 사용하여 발사차량에 탑재된다. BTR-D 장갑차 외에도 카마즈의 8X8 트럭에 기체 격납용 케이스와 레일을 같이 운용하기도 한다.

    현대화된 프첼라 계열을 발사하는 카마즈 트럭 기반 운반 및 발사차량 <출처 : airwar.ru>
    현대화된 프첼라 계열을 발사하는 카마즈 트럭 기반 운반 및 발사차량 <출처 : airwar.ru>

    하나의 스트로이-P 시스템은 프첼라-1T/M 무인정찰기 10대와 발사차량, 지상 통제차량, 기술지원차량, 기체 운반차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통제차량은 발사전 제어, 발사, 무인항공기 제어, 영상 수신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통제차량의 콘솔에는 무인정찰기가 보내온 지형과 비행경로와 좌표 등이 함께 표시된다. 60km 떨어진 무인정찰기로부터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두 대를 제어할 수 있다.

    현대화된 후의 프첼라-1(위), 통제차량(아래 좌측), 운반 및 발사차량 (아래 우측) <출처 : bastion-opk.ru>
    현대화된 후의 프첼라-1(위), 통제차량(아래 좌측), 운반 및 발사차량 (아래 우측) <출처 : bastion-opk.ru>

    프첼라-1T/M은 정찰 장비 외에 반경 15km 이내의 무선통신을 방해할 수 있는 재밍포드를 탑재할 수 있다.

    현대화된 후의 프첼라-1(위), 통제차량(아래 좌측), 운반 및 발사차량 (아래 우측) <출처 : bastion-opk.ru>


    운용 현황

    시멜-1은 199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군에 수량 미상이 배치되었고, 말라키(Malakhit)라는 이름으로 시리아 등에 수출되었다. 북한도 약 10여 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입국이나 시기는 불확실하다.

    프첼라-1T는 1997년부터 러시아 육군이 도입했고, 시리아에도 수출되었다. 북한도 소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프첼라-1T 운용 장면 <출처 : defencetalk.com>
    러시아군의 프첼라-1T 운용 장면 <출처 : defencetalk.com>

    시멜-1은 1994년 12월부터 1996년 8월까지 벌어진 제1차 체첸전쟁에서 쓰였지만, 평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프첼라-1T는 2008년 벌어진 조지아(구 그루지야)와의 전쟁에서 러시아 육군이 사용했지만, 당시 조지아가 운용하던 이스라엘제 무인정찰기에 비해 시끄럽고, 정찰 능력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첼라-1T는 시리아 내전에서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5년 이드리브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운용했다는 보고가 있다.


    변형 및 파생형

    시멜-1: 야코블레프 설계국이 처음 개발한 무인정찰기. 전체 시스템은 스테르흐(Стерх)로 명명.

    야코블레프 설계국의 첫 무인정찰기 시멜-1 <출처 : airwar.ru>
    야코블레프 설계국의 첫 무인정찰기 시멜-1 <출처 : airwar.ru>

    프첼라-1T: 시멜-1 설계를 활용한 기본 모델. 전체 시스템은 스트로이(Stroy)-P로 명명.

    시멜-1 설계 기반의 프첼라-1T <출처 : airwar.ru>
    시멜-1 설계 기반의 프첼라-1T <출처 : airwar.ru>

    프첼라-1M: 개량형 모델로 주익과 엔진부 사이에 4개의 조종면이 특징

    프첼라-1M <출처 : airwar.ru>
    프첼라-1M <출처 : airwar.ru>

    프첼라-1K: 고고도 운용을 위해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버전
    프첼라-1TV: 프첼라-1T의 성능 개량형
    프첼라-1PP: 통신 재밍 장치를 장착한 버전


    제원

    모델

    시멜-1

    프첼라-1T

    구분

    무인정찰기

    개발

    야코블레프 설계국

    동체 길이

    2.78m

    2.88m

    날개 폭

    3.25m

    3.35m

    높이

    1.1m

    1.12m

    이륙 중량

    130kg

    138kg

    엔진

    32마력 피스톤 엔진

    순항 속도

    140km/h

    120~160km/h

    비행 고도

    100m ~ 3,000m

    항속 거리

    140km

    60km

    비행시간

    2시간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시멜 & 프첼라 무인정찰기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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