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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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Tu-123 무인정찰기

투폴레프 설계국 초음속 무인정찰기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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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폴레프 설계국의 첫 무인항공기가 된 Tu-123 무인정찰기 <출처 : airwar.ru>


개발의 역사

군사 작전에서 적의 동향을 파악하는 정찰은 매우 중요하다. 공중에서는 지상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어서 오래전부터 공중에서 정찰하기 위해 노력했다. 군사적 목적의 공중 정찰은 혁명기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1794년 4월 2일에 수소 기구를 이용한 기구 중대(la Compagnie d'Aerostiers)를 창설했다. 그해 6월 2일에 벨기에와 인접한 모베르쥬(Mauberge) 지역에서 적의 포병 사격 지점을 관측하는 임무를 처음으로 수행했고, 6월 26일 벌어진 플뢰뤼스(Fleurus) 전투에서는 10시간 동안 떠 있으면서 적의 동태를 지상의 아군에게 전달하면서 첫 실전 경험을 치렀다. 이후에는 마인츠(Mainz) 전투 및 만하임(Mannheim) 전투에서도 활약했다. 기구는 미국 남북전쟁에서도 활약했다.

1794년 6월 26일 플뢰뤼스 전투를 묘사한 그림에 등장한 기구 <출처 : topwar.ru>

기구의 역할은 곧 비행기가 넘겨받았다. 비행기는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없던 기구와 달리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수 있었기에 정찰에 더 적합했다. 처음에는 망원경을 사용한 육안 관측에서 시작하여 카메라가 장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공포는 항공기를 이용한 정찰에 큰 위협이었고, 이어 등장한 대공미사일은 더 큰 위협이었다.

대공미사일의 위협으로 양성에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조종사의 피해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정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소련의 첫 번째 무인정찰기는 1950년대 초반 OKB-301, 일명 라보치킨(Lavochkin) 설계국(현 JSC NPO Lavochkina)이 개발한 La-17 무인표적기를 개조한 La-17R로 1964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

소련의 첫 무인정찰기인 라보치킨 설계국의 La-17R <출처 : missiles.ru>

하지만, 단거리 전술 정찰기로 서방측 깊숙한 곳에 대한 전략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웠다. 고고도에서 빠르게 비행하며 전선 깊은 곳까지 정찰하는 전략 무인정찰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을 도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구소련의 OKB-156 일명 투폴레프(Tupolev) 설계국은 1956년부터 사거리 4,000km의 중거리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투폴레프 설계국은 '항공기 제품 C'라고 명명된 '중거리 무인항공기 121'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이 기체는 Tu-121로 불렸다. Tu-121은 단거리 이륙을 위해 고체 로켓 부스터 2개를 사용하여 이륙하지만, 재연소기(afterbuner)를 갖춘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여 아음속과 초음속 비행이 모두 가능했다.

투폴레프 설계국이 중거리 순항미사일로 개발하던 Tu-121 삼면도 <출처 : airwar.ru>

Tu-121은 1958년부터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고, 같은 해 12월 31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시험 되었다. 1대만 만들어진 시제기로 목표 순항 속도에 도달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군사-산업문제 위원회(MIC)의 취소 제안을 받아들인 소련 내각이 1960년 2월 개발 종료를 지시하면서 Tu-121 개발은 막을 내렸다. 이것은 소련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정부의 취소 결정 이전에, 투폴레프 설계국은 더 긴 사정거리를 가진 Tu-121의 개량형도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개량형은 내부적으로 항공기-123로 불렸는데, Tu-121과는 더 큰 동체, 날개의 추가 연료 탱크, 더 강력한 NK-6 터보팬 엔진 그리고 천문-관성 항법장치(Astro Inertial Guidance System)를 장착한 것이 달랐다.

Tu-121의 설계를 이어받은 Tu-123 무인정찰기 <출처 : russianarms.ru>

Tu-121과 달리 항공기-123의 설계는 다른 길을 찾았다. 1960년 8월 16일, 소련 내각은 무인정찰기로 구성된 ДБР(DBR)-1 야스트레프(Ястреб, Yastreb) 시스템 개발을 명령했다. DBR-1은 카메라와 신호정찰장비를 장착하고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 정찰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복귀하여 촬영한 정보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이를 위해 기체의 사용 가능성도 검토해야 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투폴레프 설계국은 항공기-123을 Tu-123으로 명명했다. 엔진이 원래 예정했던 것에서 투만스키 R-15K-300 터보제트 엔진으로 교체되었지만, 이미 마련된 설계를 사용했기 때문에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Tu-123 발사 장면 등 개발 초기 영상

DBR-1의 공장 시험은 1961년 9월까지 완료되었고, 국가시험은 1963년 12월부터 시작되었다. 1964년 5월 DBR-1이 소련 공군에 정식 채택되었고, Tu-123으로 명명되면서 투폴레프 설계국의 첫 번째 무인정찰기가 완성되었다.

투폴레프 설계국은 Tu-123의 성공에 힘입어 몇 가지 변형을 개발하려 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복귀 후 재사용 가능한 무인정찰기 개발이 있었다. 설계국 내부에서 항공기-139(Tu-139)를 부여받은, 재사용 가능한 정찰기는 13,500kg의 비행 중량으로 임무를 마치고 지상에 착륙해야 했다. Tu-139는 소련군으로부터 DBR-2 야스트레프-2라는 시스템 명칭을 부여받았다.


Tu-123을 개량하여 착륙 및 재사용하도록 개발되던 Tu-139 무인정찰기 <출처 : airwar.ru>

Tu-139는 준비되지 않은 활주로에서 최소 10번 정도 착륙하여 회수된 후 다시 발사될 것을 고려하여 개발되었다. 1960년대 말에 Tu-139의 시제기가 완성되었고, 1970년대 초반까지 비행 시험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몇 차례 비행 시험을 진행한 후 개발 작업이 축소되면서 시제품 몇 개만 남기고 취소되었다.

이 외에 미국의 폭격기를 상정한 무인표적기인 Tu-123M을 개발하려 했으나 시제기만 만들고 취소되었다. 조종사가 탑승하는 유인 정찰기인 항공기-141, 설계국 정식 명칭 Tu-123P도 개발을 준비했지만 취소되었다.

Tu-123은 MiG-25R 정찰기의 등장이전까지 NATO에 대한 정찰임무를 수행했다. <출처 : airwar.ru>
Tu-123 무인정찰기는 1979년까지 유럽에 인접한 서부 군관구에 배치되어 유럽의 나토를 지켜볼 준비를 했었다. Tu-123은 소련 공군이 MiG-25R 정찰기를 채용하면서 차차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이후 등장하는 투폴레프 설계국의 제트 추진 무인항공기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징
수직 미익 아래 낙하산 수납부와 엔진 아래 안정핀으로 Tu-121과 구별되는 Tu-123의 삼면도 <출처 : airwar.ru>

Tu-123 무인정찰기 동체 아래 터보제트 엔진이 달린 초음속 항공기이며, 비행 후 낙하산으로 지상에 내릴 수 있지만, 재사용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동체는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조종면이 없는 67도의 각도를 가진 델타익 주익과 기체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1개의 수직 미익과 사다리꼴 형태의 미익을 가졌다. 이런 구성은 설계를 가져온 Tu-121과 유사하다. 외형적으로도 비슷하지만, 구분점은 동체 하단 엔진부에 1개의 안정판이 더해졌다. Tu-123은 길이 27.84m, 날개 폭 8.41m, 높이 4.78m, 공허 중량 11,450kg, 이륙 중량 35,610kg이다.

Tu-123의 각부 구성도 <출처 : airwar.ru>

Tu-123의 동체는 구조적으로 6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기수부에 있는 첫 번째 부분은 정찰과 항법 그리고 조종 관련 장비 일부가 들어간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부분은 19,000리터의 연료가 들어가는 일체형 연료 탱크로 되어있다.

연료 탱크 뒤의 다섯 번째와 마지막 여섯 번째 부분은 터보제트 엔진, 전기 장비, 항법 장비, 기체 조종을 위한 스티어링 액추에이터, 감속 낙하산, 그리고 냉각 시스템이 설치되었다. 첫 번째 부분에 들어간 장비들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컨테이너에 들어있지만, 나머지 부문의 장비들은 모두 일회용이다.

Tu-123 동체에서 정찰 장비 등이 적재되는 첫 번째 부분의 구성품들 <출처 : airwar.ru>

Tu-123 무인정찰기에는 AFA/41/20M 카메라 1개, AFA-54/100M 카메라 3개, SU3-RE 광전계, SRS-6RD "Romb-4A" 전자정찰장비의 정찰 장비가 탑재된다. 이 외에 비행에 필요한 도플러 항법 장비, 무선 신호기, 자동전원공급장치, 낙하산 착륙 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Tu-123의 제어 시스템은 비행 전에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항법과 무선 조종 복합 시스템이다. 비행의 마지막 단계인 복귀 단계에서는 지상통제소의 무선주파수로 조종된다. 복귀 지점 부근에서 지상 통제소가 레이더로 무인항공기를 탐지하면, 유도 신호를 발신하여 예정된 장소로 유도한다.

착륙에서 복귀까지 과정 <출처 : airwar.ru>
엔진이 정지하고, 안전을 위해 남은 연료가 공중에서 버려진다. 엔진이 멈추며 속도가 느려지면 수직 미익 아래 있는 감속 낙하산이 전개되어 속도를 더 낮춘다. 회수 지점 인근에서 동체에서 첫 번째 부분이 분리된다. 첫 번째 부분에서 착륙용 낙하산이 펴지며 하강하고, 네 개의 작은 발판이 전개되어 지면과 충돌하는 것을 막는다. 착륙 후, 자동으로 무선 비컨(Beacon)이 켜져 지상 요원들이 계기 모듈을 쉽게 회수하도록 돕는다.
ST-30 운반 차량과 Tu-123 무인정찰기의 이동 및 발사 준비 상태도 <출처 : airwar.ru>
Tu-123은 지상에서 PRD-52 고체로켓 부스터 2개를 사용하여 이륙한다. PRD-52 부스터는 5초 간 연소하고, 9초 후 기체에서 분리된다. 엔진은 투만스키의 R-15K-300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R-15K-300 엔진은 애프터버너 시 15,000kg의 추력을 낼 수 있으며, 수명은 50시간이다. 순항 속도는 2,700km/h, 마하 2.5이며, 비행 고도는 19,000~22,800m, 비행 거리는 3,200km다.
발사 준비를 마친 Tu-123 무인정찰기 <출처 : airwar.ru>
DBR-1 시스템은 SURD-1(ST-30) 세미 트레일러에 실린 Tu-123 무인정찰기, 세미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MAZ-537 기반의 SARD-1(또는 STA-30) 발사 차량, KARD-15(KSM-123) 통제 차량으로 구성된다. Tu-123은 차량에 탑재되어 운반될 때 Tu-121처럼 주익, 미익, 그리고 로켓 부스터가 분리된 채로 이동하며, 발사 장소에서 조립된다.

운용 현황
Tu-123 소개 러시아 프로그램
Tu-123 무인정찰기는 1964년 5월 23일 소련 공군 정찰부대에 정식 배치되었다. 생산은 현재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보로네시(Voronezh)에 위치한 제64 공장에서 1964년부터 1972년까지 총 52대가 생산되었다. 1979년까지 유럽 대부분을 비행 거리 안에 둘 수 있는 소련 서부군관부에 배치되었다. 이후, 일부가 위치를 옮겨 1980년대 초반까지 운용되었다. Tu-123은 빠른 속도로 잠재적인 적의 대공 방어망에 의한 요격 시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련 공군 정찰부대에서 운용한 Tu-123 <출처 : airwar.ru>
Tu-123은 소련 공군이 MiG-25R 정찰기를 채용하면서 차차 현역에서 물러났다.


변형 및 파생형

DBR-1 야스테레프-1: Tu-123 무인정찰기와 운반/발사 차량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명칭

Tu-123: Tu-121 기반으로 제작된 무인정찰기.

Tu-123 무인정찰기 <출처 : airwar.ru>

Tu-123M: Tu-123 기반 무인표적기. 시제기만 개발된 후 중단.

Tu-123P: Tu-123의 유인 정찰기 버전. 계획만 세워짐.

Tu-139: Tu-123 기반의 복귀 후 재사용 가능한 무인정찰기. 시제품 개발 및 시험 후 중단.

착륙 및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고안된 Tu-139 무인정찰기 <출처 : airwar.ru>


제원

구분: 장거리 초음속 무인정찰기
개발 및 생산: 투폴레프 설계국 / 제64 공장
길이: 27.84m
날개 폭: 8.41m
높이: 4.78m
공허 중량: 11,450kg
이륙 중량: 35,610kg
엔진: R-15K-300 터보제트 엔진 X 1
부스터: PRD-52 고체로켓부스터 X 2
순항 속도: 2,700km/h(마하 2.5)
비행시간: 50시간
비행 고도: 19,000 ~ 22,800m
비행 거리 : 3,200km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