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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20비행단장 등 9명 보직해임”
국방부 검찰단, 성추행 수사 발표
“늑장·부실보고 16명 형사 처분”
초동수사 부실 책임자인 준장 한 달만에 출석 ‘제식구 봐주기’
입력 : 2021.07.10 04:14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 추모소에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우린 기억해, 사랑해. 앞으로도 사랑할거야’라는 글귀가 적힌 국화꽃 화분이 놓여 있다. 이날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 사망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날까지 관련자 22명을 입건해 10명을 재판에 넘겼으며, 제20전투비행단장 등 9명을 추가로 보직 해임 의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가 피해 직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사와 보고, 피해자 보호 등 전 과정에 걸쳐 군의 대응이 부실했던 것으로 국방부 합동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국방부 검찰단은 9일 이 중사 사망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성추행 및 2차 가해가 발생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장을 보직 해임하기로 하는 등 관련자 38명을 수사 중이거나 보직 해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넘는 합동 수사기간 동안 공군 검찰의 초동 수사 부실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공군 준장)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국방부 검찰단 소환에 불응하다 9일에야 비공개로 출석해 조사를 받아 ‘제 식구 봐주기’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현재까지 관련자 22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10명을 재판에 넘겼으며, 제20전투비행단장 등 9명을 추가로 보직 해임 의뢰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사망 후 성폭력 피해 사실을 빠뜨린 채 국방부에 보고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대령)과 늑장 보고를 한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등 16명은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형사 처분과 별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 검찰단 수사 결과 강제 추행 사건 발생 이후 처리 과정과 관련해 제기된 부실 수사, 사건 은폐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 또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 직후 성추행 가해자 및 피해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회유와 압박을 한 2차 가해자들과 한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지내는 등 즉각적인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검찰단은 공군 검찰을 지휘하는 전익수 법무실장에 대해 지난달 16일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 수색했지만, 전 실장이 거부해 한 달 가까이 압수물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 산하 ‘성폭력 예방대응국’(SAPRO)을 모델로 한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전담 조직’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재민 국방차관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으로 군인으로서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고인과 유족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삼가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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