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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시크릿] ‘교도소보다 못하다’는 군 부실급식 5대 해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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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00:00

군 부실급식의 첫 '폭로' 사례였던 육군 51사단 예하 부대의 부실 급식 제보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최근 군의 부실급식 문제가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키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이어 군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정리한 5대 해법 중 나머지 3개 해법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③쌀·우유 등 정부 통제형 급식정책 바꿔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관여하는 ‘통제형’의 급식 정책을 일선 부대에 융통성을 부여하는 자율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장병 1인당 연간 우유 435개씩 무조건 소비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통제형 정책 사례로 꼽힙니다. 그러다보니 햄버거(군대리아)가 나오는 날에도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줍니다.
군 관계자들은 “체질적으로 우유를 먹지 못하는 장병들에게 두유나 주스류를 제공해야 하지만 연간 정해진 우유 소비량을 충족하려면 어쩔 수 없이 햄버거가 나올 때도 우유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 장병 1인당 연간 우유 435개씩 무조건 소비해야
군내 쌀 음식물도 대표적 통제형 정책 사례로 지적됩니다. 일선 부대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장병 생일 축하 케이크로 쌀 케이크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떡은 매달, 쌀국수는 연간 6회 각각 제공되고 있습니다. 쌀 케이크도 MZ 장병들 입맛에 잘 맞지 않아 다 먹지 않고 버리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군 관계자들은 “생일 쌀 케이크 대신 ‘모바일 상품권’으로 주는 것이 현실적이고 장병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대식·이채익·한기호·신원식 등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5월26일 부실급식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경기 화성의 육군 51사단을 현장점검 하며 예하 부대 병영식당 및 취사 시설 등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는 물론 필요합니다만, ‘전국민의 아들, 딸’인 장병들에게 이를 강요하듯이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중소기업 육성 시책에 따라 생소한 기업의 돈가스, 햄, 소시지, 짜장, 카레소스, 장류 등이 급식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장병들이 입대전 즐겨 먹던 만두, 떡갈비 등 일부 대기업 제품은 PX(군마트)에서 살 수는 있지만 군 급식으로는 조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④ 단계적 급식 외주화 등 정부 차원 급식 정책 추진하라
전문가들은 급식 외주화를 장병 급식문제의 중장기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물류 시스템을 감안하면 수도권과 후방 부대 급식은 물론, 경기·강원 지역 최전방 부대의 급식까지 대기업 등에 맡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DMZ(비무장지대) 철책선 부대 등 격오지 지역에 대한 음식 배송이 문제가 될 텐데요, 경기 포천, 강원 춘천·원주 등에 급식 거점 센터를 설립한 뒤 DMZ 철책선 부대까지 ‘반조리 케이터링’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부실급식 첫 폭로 한달여전인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 군 급식 단기간 전면적 외주화는 위험, 단계적 접근 필요
육군은 육군부사관학교를 대상으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외주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반기에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식자재 구성과 만족도, 영양학·경제학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입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전체 교육기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육군은 이와 별개로 규모가 큰 부대를 중심으로 간부식당은 외주를 줘 위탁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장병 급식의 단기간내 전면적 외주화는 위험부담이 큰 사안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대기업 등을 통한 외주화는 평상시엔 가동에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여러 장애에 봉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전시엔 대규모 조리병 운용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 평상시에도 일정 수준의 조리병은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성우회 등 예비역 단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종옥 성우회장은 “위탁급식을 하겠다는 발상은 전투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군인들의 의식으로 볼 수 없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특히 전시와 평시 비상상황 발생 시 위탁급식 취사가 지원 가능한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5월27일 군 급식상황 점검을 위해 경기도 양주 육군 72사단을 방문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여당 의원들에게 부대측에서 공개한 급식 메뉴 /뉴스1

또 민간 업체에 급식을 맡기려면 유통 마진과 인건비 등을 고려해 급식비를 1만5000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하는데 예산 추가부담도 과제입니다. 또 군부대가 있는 지역의 농수산물을 구매하기 어려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급식 외주화와 정부 통제형 급식정책 개선 등은 국방부 단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므로 정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⑤ “배식 실패는 무관용” 군 리더십 다잡으라
“작전 실패는 용서해도 배식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는 얘기는 군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급식 등 보급에 실패한 군대가 패전한 사례는 전사에 수 없이 많습니다. 이번 급식 논란 사태가 불거진 뒤 일부 예비역 장성들은 “배식 실패는 결국 지휘관의 책임으로 경계 실패 이상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일선부대 연대장급 이하 지휘관들과 초급 간부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현정부 들어 ‘병사 중심주의’가 심화되면서 과도한 업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초급간부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 “역사적으로 우수한 지휘관일수록 부하들 배 곯고 있지 않은지 살펴”
하지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배식 실패 논란은 군 리더십 측면이나, 국민정서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는 ‘시오노 나나미의 리더 이야기’에서 일본 방위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던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물자 보급처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용감한 병사라도 배가 고프면 힘을 쓰지 못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우수한 지휘관일수록 부하들이 배를 곯고 있지 않은지를 살폈습니다. 식량 보급이 다가 아닙니다. 파견지에서 병사 한명 한명이 한껏 힘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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