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비존-2 기관단총
북한군 98식 보총에 영향을 준 AK 계열의 신개념 기관단총
  • 양욱
  • 입력 : 2021.04.20 08:30
    비존-2 기관단총


    개발의 역사

    소련군에게 2차대전 이후 기관단총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무기였다. AK-47 돌격소총의 등장으로 더 이상 보병에게 파파샤 같은 기관단총을 무장할 필요가 없었기도 했거니와, 장갑차나 항공기 승무원용의 개인방어무기(PDW)로는 권총에 기반한 스테치킨 APS나 AKS-74U와 같은 대안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까지 소련군/러시아군의 표준권총탄은 다소 살상력이 떨어지는 9x18mm 마카로프탄이었다는 점도 기관단총 개발에 별다른 장점이 없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스테치킨 APS(좌)와 AKS-74U(우)는 냉전 후반 소련군의 PDW로 활약해왔다. <출처 : Public Domain>
    스테치킨 APS(좌)와 AKS-74U(우)는 냉전 후반 소련군의 PDW로 활약해왔다. <출처 : Public Domain>

    1991년말 소련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 내부의 치안마저 붕괴함에 따라 상황은 달라졌다. 마피아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 치안을 담당하는 러시아 내무부 소속의 치안군이나 FSB(국가안보국)의 특수부대들에게는 다양한 총기가 요구되었다. 그 중에 가장 절실한 무기체계 중의 하나가 바로 기관단총이었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다양한 기관단총들이 개발되었는데, 우선은 1970년대 설계되었다가 채용되지 않았던 총기들이 만들어졌다. 드라구노프의 설계를 바탕으로 했던 PP-91케드르(ПП-91 Кедр)와 툴라 조병창에서 1970년대에 설계되었던 OTs-02 키파리스(ОЦ-02 Кипарис) 기관단총이 신속하게 생산되었다.

    러시아 군경의 긴급한 소요에 따라 70년대 개발되었던 PP-91케드르(좌)와 OTs-02 키파리스(우) 기관단총이 제등장했다. <출처 : Public Domain>
    러시아 군경의 긴급한 소요에 따라 70년대 개발되었던 PP-91케드르(좌)와 OTs-02 키파리스(우) 기관단총이 제등장했다. <출처 : Public Domain>

    새로운 총기로는 우선 KBP 설계국에서 독특한 기관단총을 개발하여 PP-90(ПП-90)과 PP-93(ПП-93)이 등장했다. PP-90은 접어놓았을 때는 직사각형의 쇳덩이로 총기처럼 보이지 않지만, 펼쳤을 때는 제대로 된 총기로 사격이 가능했던 은닉형 접철식 기관단총이었다. PP-93은 PP-90과 유사한 작동구조이지만 이를 일반적인 기관단총으로 만든 모델이었다. PP-90은 경호 등 특별임무에만 사용되는 한계가 있었지만, PP-93은 휴대가 간편한 저렴한 기관단총으로 여러 러시아 법집행기관들에 의해 채용되었다.

    KBP 설계국의 PP-90(좌)과 PP-93(우) 기관단총 <출처 : Public Domain>
    KBP 설계국의 PP-90(좌)과 PP-93(우) 기관단총 <출처 : Public Domain>

    한편 이러한 시기에 AK-47의 제작사였던 이즈마쉬 콘체른(현 칼라시니코프 그룹)에서도 새로운 기관단총의 개발에 나섰다. 당시 러시아 내무부나 군 특수부대에서 요구했던 것은 100~150m의 교전을 상정한 기관단총이었다. PP-91이나 PP-93 등 단순하고 간단한 기관단총이 등장한 것도 상대적으로 작전요구성능의 조건이 낮았던 덕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즈마쉬는 기존의 AK 설계를 활용하되 좀 더 창의적인 총기를 만들고자 했다.

    AK 소총의 설계자인 미하일 카라시니코프(우)의 막내아들 빅토르 칼라시니코프(좌)가 신형 기관단총의 설계를 주도했다. <출처 : Public Domain>
    AK 소총의 설계자인 미하일 카라시니코프(우)의 막내아들 빅토르 칼라시니코프(좌)가 신형 기관단총의 설계를 주도했다. <출처 : Public Domain>

    새로운 기관단총의 설계는 소련군 총기설계 거장들의 2세들이 맡았다. 설계수석은 칼라시니코프의 아들인 빅토르 칼라시니코프(Виктор Михайлович Калашников)가 맡았고, 드라구노프의 막내아들인 알렉세이 드라구노프도 설계팀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단순히 잘나가는 아버지의 2세가 아니라 총기설계자로서 자기만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AK 소총의 작동구조를 활용하되, 치열한 기관단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대용량 탄창을 채용했다. 그리하여 1993년 등장한 것이 PP-19 비존 기관단총이었다.

    AK 소총의 설계자인 미하일 카라시니코프(우)의 막내아들 빅토르 칼라시니코프(좌)가 신형 기관단총의 설계를 주도했다. <출처 : Public Domain>

    PP-19 비존은 1993년 개발시제총기가 공개된 후 내무부의 기관단총 선정사업의 후보로 참여했다. 비존는 다른 수많은 후보총기들과 함께 특수장비연구소에서 시험평가를 거쳤으며, 다른 후보총기들보다 월등한 성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도 64발 들이 헬리컬탄창을 채용함으로써 가장 우수한 화력을 자랑하면서 결국 1996년 기관단총 사업의 승자로 선정되었다. 실제 내무부가 채용한 것은 시험평가 과정에서의 피드백과 그 간의 개선사항을 반영한 개량형인 비존-2였다.


    특징

    PP-19 비존-2 기관단총은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AK의 설계를 답습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PP-19 비존-2 기관단총은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AK의 설계를 답습하고 있다.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는 AKS-74U를 기본으로 개발된 클로즈드 볼트(closed bolt) 블로백(blowback) 작동방식의 기관단총이다. 9x18mm 마카로프탄을 사용하여 별도의 브리치 락(Breech Lock)이 필요없고, 기존의 AK소총에서 사용되던 롱스트로크 작동방식도 필요없어, 노리쇠는 피스톤 로드가 없이 단순화되었다. 또한 AK소총의 회전식 노리쇠도 필요없이 노리쇠 뭉치도 통째로 깎아 만들어졌다. 게다가 비존-2는 AKS-74U를 기본으로 하여 기존의 부품 가운데 60% 가량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존-2는 이렇듯 단순한 설계로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하다.

    비존-2는 전반적으로 AK-47 소총의 구조를 가져왔지만, 블로백 방식이므로 피스톤로드가 없다.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는 전반적으로 AK-47 소총의 구조를 가져왔지만, 블로백 방식이므로 피스톤로드가 없다. <출처 : Public Domain>

    그러나 비존-2 기관단총의 최대의 특징은 바로 헬리컬 탄창에 있다. 통상적인 탄창은 상자형 구조물 안에 탄환을 넣고 스프링의 힘으로 밀어올리는 단순한 방식인데, 헬리컬 탄창도 본질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통상 상자형 탄창은 스프링이 일직선으로 밀어올리는 방식이지만, 헬리컬은 그 직선을 원통을 따라 나선처럼 배열한다. 일렬로 탄환을 나열하여 탄창을 만들 경우에는 높이가 끝도 없이 길어지지만, 이렇게 나선형으로 배열을 바꾸면 길이는 길어질지언정 높이는 낮출 수 있다.

    헬리컬 탄창의 개념 <출처: oelund/imgur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필자 재편집>
    헬리컬 탄창의 개념 <출처: oelund/imgur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필자 재편집>

    물론 헬리컬 탄창은 일반탄창과는 달리 스프링의 힘으로 직접 밀어내는 것은 아니고, 테엽식으로 스프링을 돌려서 그 감긴 힘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라 다소 구조가 복잡하다. 한편 헬리컬 탄창은 그 위치를 어디로 놓아야할까가 문제된다. 헬리컬 탄창을 최초로 대중화시켰던 캘리코(Calico) 기관단총의 경우 탄창을 노리쇠 위쪽에서 급탄하여 약실 뒤쪽에 위치하도록 했다. 이로 인하여 다소 균형감 있게 총기 전체의 무게를 배분할 수 있어 사격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그러나 탄창이 총기 위쪽에 크게 자리잡음으로써 탄창의 윗부분에 가늠자를 장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캘리코 기관단총(좌)은 헬리컬탄창을 위로 올린 반면, 비존-2는 아래에 위치한다. <출처 : Public Domain>
    캘리코 기관단총(좌)은 헬리컬탄창을 위로 올린 반면, 비존-2는 아래에 위치한다. <출처 : Public Domain>

    반면 비존-2에서는 기존의 AK-47 소총 구조를 그대로 활용해야 하므로 통상의 소총처럼 약실의 아래쪽에서 탄창을 장착해야만 했다. 이에 따라 탄창을 마치 유탄발사기처럼 총열 아래로 길게 장착하여, 총기의 전반적인 프로파일이 운용에 지장이 없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비존-2의 초기형 알루미늄 탄창은 최대 67발까지 장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산체제로 바뀌면서 탄창의 재질로는 유리섬유강화 폴리아미드를 채용했으며, 장탄수는 64발로 줄어들었다.

    비존-2는 1990년대 초반 개발된 기관단총으로써는 그다지 혁신적이지는 못했다. 아직 피카티니 레일이 일반화되기 전에 개발되었으므로 총몸 왼쪽에 장착된 마운트가 부가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 유일한 포인트이다. AK에서 우측으로 접히던 개머리판과는 달리 비존-2는 좌측으로 접히도록 하여, 개머리판을 접을 상태에서도 장전 손잡이를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9mm 파라블럼 버전인 비존-2-01부터는 상부로 접을 수 있는 개머리판을 채용했다.

    상부로 접히는 형식의 신형 개머리판. 북한도 98식 보총에서 유사한 설계를 채용하였다. <출처 : Public Domain>
    상부로 접히는 형식의 신형 개머리판. 북한도 98식 보총에서 유사한 설계를 채용하였다. <출처 : Public Domain>

    소염기는 9mm 권총탄의 약한 화력을 반영하여 기존의 AK-74와는 달리 짧은 케이지 형태로 만들어졌다. 또한 소음기는 2가지 형태로 개발되었는데, 하나는 내장형으로 총열과 결합된 형태로 비존-2B로 분류된다. 나머지는 기타 다른 총기에도 장착될 수 있는 탈착형이다.

    상부로 접히는 형식의 신형 개머리판. 북한도 98식 보총에서 유사한 설계를 채용하였다.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 기관단총



    운용 현황

    PP-19 비존-2는 시제모델이 1993년 공개된 이후 1996년에서야 경찰특공대 등 러시아 내무부를 위한 총기로 채용되었다. 탄종은 당연히 러시아 제식권총탄인 9x18mm 마카로프탄을 채용했으나, 실제 주력화기로 사용하기에는 화력이 약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에 따라 9x19mm 버전인 비존-2-01도 개발되었으며, 러시아 내무부는 2001년 비존-2-01을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비존-2는 대용량 탄창으로 러시아 특수부대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한동안 주력 기관단총으로 사용되었다.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는 대용량 탄창으로 러시아 특수부대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한동안 주력 기관단총으로 사용되었다. <출처 : Public Domain>

    내무부 이외에도 FSB의 알파나 VSR의 빔펠 등 특수부대에서도 기관단총으로 비존-2를 채택하면서, 비존-2는 독특한 프로파일과 대용량 탄창으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대용량 헬리컬 탄창이 막상 문제였다. 복잡한 구조로 인하여 작동불량과 탄걸림이 빈번히 발생했으며, 비상사태가 발생할 시에 응급조치도 불가능하여 기껏 장탄해놓은 탄창을 쓸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총구가 앞쪽으로 무거워져 사격시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비존-2는 대용량 탄창으로 러시아 특수부대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한동안 주력 기관단총으로 사용되었다. <출처 : Public Domain>

    이렇듯 헬리컬 탄창을 놓고 문제가 끊이지 않자 결국 칼라시니코프 그룹은 비존-2의 개량형으로 2005년 비탸즈를 선보였다. 비존-2가 원래 총기 자체로서는 준수했기 때문에, 급탄방식을 헬리컬 탄창에서 일반적인 형태로 바꾸어 재출시했던 것이다. 비탸즈는 일선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 군경의 기관단총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존-2는 북한의 98식 보총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는 북한의 98식 보총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출처 : Public Domain>

    한편 비존-2는 북한의 제식소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북한은 AK-74의 카피판은 88식 보총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비존-2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98식 보총을 선보였다. 98식 보총은 기본적으로 AK-74와 유사하지만, 개머리판을 비존-2-01의 신형 접철식 모델과 유사한 형태로 바꾸었으며, 헬리컬 탄창을 채용하여 장탄수를 극단적으로 늘려 75발 이상의 장탄수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헬리컬 탄창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으며, 실전에서 얼마만큼 효율적일지 역시 미지수이다.


    파생형

    비존-1: PP-19 기관단총의 초기형. SVD 드라구노프 소총의 가늠쇠와 민자형의 플라스틱 탄창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비존-1 <출처 : Public Domain>
    비존-1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 PP-19 기관단총의 양산형. 러시아 내무부에서 1996년 최초로 채용했다. 9x18mm 마카로프 탄을 채용했으며, 가늠쇠는 AK 소총의 것을 채용했다. 검은색 폴리아라미드 계열의 탄창을 채용하였다.

    비존-2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B: 비존-2의 소음기 장착형

    비존-2B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B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1: 9x19mm 파라블럼탄 모델

    비존-2-01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1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2: 9x17mm(.380 ACP) 모델

    비존-2-03: 소음기 내장형 9x18mm 모델

    비존-2-03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3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4: 9x18mm 반자동 카빈

    비존-2-05: 9x19mm 반자동 카빈

    비존-2-06: 9x17mm 반자동 카빈

    비존-2-07: 7.62x25mm 마카로프탄 전용 기관단총. 원형 탄창을 대신하여 일반적인 형태의 35발들이 복열탄창을 채용했다. 

    비존-2-07 <출처 : Public Domain>
    비존-2-07 <출처 : Public Domain>



    제원

    모델명

    2

    2-01

    2-03**

    2-03

    2-04

    2-05

    2-06

    2-07

    구경

    (mm)

    9x18

    9x19

    9x17

    9x18

    9x18

    9x19

    9x17

    7.62x25

    중량

    (kg, 탄창 제외)

    2.8

    3.0

    2.7

    3.2

    2.8

    3.0

    2.7

    3.0

    접철 시 전장

    460

    460

    460

    570

    460

    460

    460

    530

    확장 시 전장

    690

    690

    690

    790

    690

    690

    690

    665

    총구 초속

    (m/s)

    340/460 *

    380

    330

    290

    340

    380

    330

    530

    발사 모드

    /연발

    /연발

    /연발

    단발

    단발

    단발

    단발

    /연발

    발사율

    (/)

    680

    700

    680

    680

    -

    -

    -

    750

    조준기 거리

    100/150 *

    200

    100

    100

    100

    200

    100

    200

    탄창 용량

    ()

    64

    53

    64

    64

    64

    53

    64

    35


    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비존-2 기관단총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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