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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술핵 탑재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韓美 동시에 노렸다
비거리 450㎞, 한국 전역 사정권… 바이든 취임 후 첫 탄도미사일

북한이 25일 오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고 지난해 3월 강원도 원산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 약 1년 만이다.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한 뒤 이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쏜 것도 처음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 정책 발표를 하기 하루 전날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을 발사체로 부르면서 "비행 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됐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발사 4시간이나 지나서야 미사일임을 인정하고 비행 거리와 고도를 늑장 공개해 비판을 받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미사일들이 지난 1월 북한군 열병식 때 처음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인 만큼 신형 미사일로 강한 대미(對美) 메시지를 전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전용기가 최근 원산 인근을 향해 김정은 참관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 발사지 함남에서 직선거리로 450㎞ 지점에는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가 있다. KN-23 개량형의 최대 사거리는 600㎞ 이상으로 추정되고 전술핵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전 배치될 경우 사드 기지 등 남한 전역은 물론 사세보(佐世保) 등 일부 주일 미군 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비행 거리와 고도 등을 감안하면 KN-23 개량형이 아니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KN-24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KN-24 비행 거리 및 고도 패턴을 분석해봤을 때 거리를 450㎞로 늘릴 경우 비행 고도는 60㎞ 안팎이라는 수치가 나온다"며 "KN-24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N-23 개량형이든 KN-24든 모두 전술핵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특히 북한이 KN-23·24 미사일과 600㎜급 초대형 방사포를 '섞어 쏘기'할 경우 기존 한·미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것은 대남 위협뿐 아니라 대미 압박용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후로 외부 도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태세를 전환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을 지켜본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선(先)철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익숙한 '벼랑 끝 외교'를 구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최근 중국과 구두 친서 교환을 통해 '대미 공동 전선' 형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판단하고 대미 압박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미국이 인권을 고리로 전체 서방 진영과 함께 북·중·러 '반(反)인권 패거리'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중·러가 뒷배임을 확인한 북한이 도발해도 추가 제재는 없을 거란 계산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오는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신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단계적인 고강도 대형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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