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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대규모 장갑차 첫 수출, 청신호 켜졌다
한화디펜스, 미래형 장갑차 '레드백'
지난해 호주에 시제품 3대 생산·납품
최종 선정땐 5조원… 지상장비 최대 규모
입력 : 2021.03.24 16:02
5조원 규모 호주 장갑차 사업의 최종 2개 후보에 오른 한화디펜스 레드백 장갑차. 
/한화디펜스제공
5조원 규모 호주 장갑차 사업의 최종 2개 후보에 오른 한화디펜스 레드백 장갑차. /한화디펜스제공

지난 1월 호주 멜버른에선 한화디펜스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2월부터 시작된 호주 육군 시험평가에 앞서 열린 것으로, 포탑과 각종 무장체계, 센서 등을 모두 장착한 레드백 장갑차 실물이 공개된 건 처음이었다.

한화디펜스 호주법인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엔 호주법인 관계자들을 비롯, 빅토리아주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협력사 대표단, 주호주 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레드백은 지난 2019년 9월 독일제 '링스' 장갑차와 함께 호주 'LAND 400 3단계 사업'의 최종 2개 후보 장비로 선정됐으며, 이후 호주 정부와 시험평가에 사용될 시제품 3대를 생산 및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호주군의 'LAND 400 3단계 사업'은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와 계열차량 8종 400여 대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총 8조~12조원의 사업비 중 장비 획득에만 약 5조원이 편성돼 있는 지상장비 최대 규모의 도입 사업이다. 호주 육군은 올 하반기까지 레드백과 링스에 대한 시험평가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말레이시아 등에 장갑차를 수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수주전에서 최종 승리하면 선진국에 대규모로 최신형 장갑차를 납품하는 첫 사례가 된다. 레드백은 내년 초 시작되는 50조원 규모의 미 육군 M2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 사업에도 경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레드백이 호주 장갑차 사업 기종으로 최종 선정될 경우 미국 장갑차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가량을 석권한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가량을 석권한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중동 지역 수출이 기대되는 LIG넥스원 천궁 대공미사일. 
/LIG넥스원 제공
중동 지역 수출이 기대되는 LIG넥스원 천궁 대공미사일. /LIG넥스원 제공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레드백은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한화디펜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동급 최강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라며 "현지 시험평가에서 압도적인 기술과 성능을 입증해 K-방산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호주 사업 최종 경쟁에서 승전보를 전해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는 인도, 핀란드, 터키, 노르웨이 등 6국에 600여 문이 수출,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 지역 최대 방산 전시회인 UAE IDEX에 우리나라 18개 방산업체가 참가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한화·LIG넥스원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참가, 수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세주엔지니어링은 UAE 라하브사와 2000만달러 규모의 40㎜ 전자식 자폭신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KSC는 인도 T-72/90 전차 성능개량 사업에 필수적인 보조전원장치(APU) 시제품 4세트 납품 일정을 확정했다고 한다. 대지정공은 전시회에 전시돼 있던 드론방어 장갑차 샘플 공급 요청을 받기도 했다. 나상웅 방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이에 대해 언론 기고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필요로 할 만한 제품을 적시에 제시하고, 중동 국가들이 자국의 미래를 위해 강조하는 기술이전 및 현지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LIG넥스원 현궁 대전차미사일. /LIG넥스원 제공
중동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LIG넥스원 현궁 대전차미사일. /LIG넥스원 제공

선진국에 대규모 장갑차 첫 수출, 청신호 켜졌다

방위산업은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름에 따라 여러 해 전부터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자세로 수출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방산 수출은 답보 상태를 보이며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방산 수출은 한때 3조원을 크게 상회했지만 지난 5년간 방산 수출은 1조7000억~2조7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 방산수출 지원체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 방산수출 지원체계는 방위사업청의 국제협력관 및 방산수출진흥센터, 국방기술품질원의 방산수출지원센터, KOTRA의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0월 '방위산업 수출 지원체계 현황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현행 지원체계를 유지하면서 수출지원 체계를 재정립하는 방안과 새로운 단일 방산수출 지원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두 경우 모두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방산수출지원 거버넌스의 정립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ODA(공적원조개발)를 통한 방산수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 전차, 함정, 항공기 등 불용 군수품들을 공적원조개발 대상국들에 무상양도 및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방사청에서 개선방안으로 진행 중인 무기체계 개조개발, 군 시범운용 제도, 방산전시회 및 시장개척활동 지원, 유망 수출품목 발굴·지원 사업 등도 지금보다 예산을 증액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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