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메가시티작전(Mega-city Operations)
미 육군이 집단지성 플랫폼(Mad Scientist Conference)을 활용하여준비하고 있는 미래 지상작전
  • 조상근
  • 입력 : 2021.03.15 08:34
    제2회 MSC 참가자들이 메가시티와 관련하여 민간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를 워드 클라우드로 가시화한 결과. 언급된 주요 키워드는 ‘training’, ‘human’, ‘hybrid’, ‘change’, ‘cultural’, ‘tech’, ‘terrain’ 등이다.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제2회 MSC 참가자들이 메가시티와 관련하여 민간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를 워드 클라우드로 가시화한 결과. 언급된 주요 키워드는 ‘training’, ‘human’, ‘hybrid’, ‘change’, ‘cultural’, ‘tech’, ‘terrain’ 등이다.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등장 배경

    21세기 들어 미군이 참전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 이라크 전쟁(2003∼2011), IS 격퇴전(2015∼) 등의 주요 작전이나 전투는 도시에서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도시는 새로운 전장으로 급부상하게 되었고, 전쟁에서 도시지역작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미군에게 있어서 도시는 콘크리트 정글과 같았다. 미군은 도시지형에 익숙하지 않아 적에게 기습공격 당하기가 일수였고, 무엇보다도 오폭이나 과잉대응으로 발생한 민간피해는 곧바로 정치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 인터넷, SNS 등과 같은 실시간 정보공유 플랫폼을 활용하는 도시 게릴라들의 여론전은 미군의 작전 자체를 멈추게 할 정도였다.

    2017년 3월, IS격퇴전에서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의 오폭으로 모술 서쪽 도심지에서 최소 2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였다. 이로 인해, 모술 탈환작전의 템포는 늦혀지게 되었다. <출처: nbcnews>
    2017년 3월, IS격퇴전에서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의 오폭으로 모술 서쪽 도심지에서 최소 2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였다. 이로 인해, 모술 탈환작전의 템포는 늦혀지게 되었다. <출처: nbcnews>

    더욱이, 미군이 중동에서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러시아는 도시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갔다. 러시아는 민족적 동질성이 높은 舊 소비에트 연방국가의 도시로 정보요원들을 침투시켰다. 이들은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親러시아 세력의 확장을 위해 선전・선동 활동을 전개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2014년 이와 같은 활동을 전개하여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곧바로 도네츠크(Donetsk) 공업지대를 침공하여 돈바스(Donbass) 전쟁을 일으켰다. 두 지역 곳곳에는 도심지가 형성되어 있었고, 상당수의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고 있어서 러시아 정보요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활동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민족 분포도.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북쪽의 크림반도와 동쪽의 돈바스 지역에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민족적 동질성을 이용하여 2014년 초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이어서 돈바스 지역을 침공하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우크라이나의 민족 분포도.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북쪽의 크림반도와 동쪽의 돈바스 지역에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민족적 동질성을 이용하여 2014년 초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이어서 돈바스 지역을 침공하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이처럼 21세기 전쟁이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자, 미 육군은 미래 전장이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율이 급상승하여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의 수가 현재 38개에서 2050년에는 그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미래예측 때문이었다. 특히, 미・중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급격한 도시화는 미 육군의 예측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2050년 전 세계의 도시인구를 나타낸 지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율과 지역발전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50년경에는 현재보다 많은 메가시티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InfrastructureUSA>
    2050년 전 세계의 도시인구를 나타낸 지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율과 지역발전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50년경에는 현재보다 많은 메가시티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InfrastructureUSA>

    이와 관련하여, 당시 미 육군참모총장이었던 밀리(Mark A. Milley) 장군은 사람이 거주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속성상 미래 전쟁은 사람이 밀집된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였다.

    메가시티는 PMESII 요소가 얽히고설킨 복합체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출처: Lockheed Martin>
    메가시티는 PMESII 요소가 얽히고설킨 복합체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출처: Lockheed Martin>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 육군은 2016년부터 미래 메가시티작전 준비에 착수했다. 하지만 미 육군 자체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메가시티는 PMESII(Politics, Military, Economy, Society, Information, Infrastructure) 요소가 얽히고 설킨 복합체(System of Systems)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미 육군은 이와 같은 한계를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극복하려 했고, 이를 위해 교육사령부에서 2015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민・관・군・산・학・연이 연계된 집단지성 플랫폼인 「Mad Scientist Conference(MSC)」를 활용했다.


    전통적 안보위협에 대비한 핵심과제 도출

    제1회 MSC는 ‘Human Dimension 2025 and Beyond’라는 주제로 2015년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포트 레븐워스(Fort Leavenworth, Kansas)에서 열렸다. 미 육군은 탐색적 차원에서 메가시티작전에 필요한 소요를 도출하기 위해 제2회 MSC의 주제를 ‘Megacities and Dense Urban Areas in 2025 and Beyond’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2016년 8월 아리조나(Arizona) 주립대학 및 「Small Wars Journal」과 공동으로 조지타운(Georgetwon) 대학에서 제2회 MSC를 개최하였다.

    2016년, 미 육군 교육사령부가 개최한 MSC 슬로건 및 개최 기관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2016년, 미 육군 교육사령부가 개최한 MSC 슬로건 및 개최 기관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내실있는 진행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절차를 다음과 같이 적용하였다. 우선,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MSC 세부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63개의 학계(14), 정부(38), 산업계(8), 기타(3) 집단을 대상으로 메가시티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민간요소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이와 동시에, 인터넷 스트리밍(Streaming), 채팅, 트위터(#madsci16) 등을 통해 가상 참가자들(500명)로부터 동일한 내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수렴하였다.

    또한,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사전 설문과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주제를 선정했다. 이때 주요 키워드를 융・복합하는 작업을 거쳐 초밀집된 거대도시 환경, 메가시티에서의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과 사이버전(Cyber Warfare), 메가시티에 적합한 정보분석체계의 발전 방향 등의 세부 주제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민·관·군·산·학·연의의 전문가들은 8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세부 주제에 대한 열띤 토의를 진행했다.

    제2회 MSC 세부 주제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제2회 MSC 세부 주제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다음으로,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MSC에서 논의되었던 주요 내용을 정리하여 “US Army TRADOC G-2 Mad Scientist Megacities and Dense Urban Areas Initiatives: Data Collection and Analysis”를 발간하였다. 이 문서에는 MSC 참가자들의 집단지성으로 발현된 아이디어들을 융복합하여 미래 메가시티에서 미 육군이 직면하게 될 도전(Challenges)을 초밀집성, 초연결성, 위협의 다양성 차원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초밀집성

      - 빠른 도시화율로 도시 인프라 증가, 통신・전력・에너지・상하수도・운송・교통망과 같은 생명선(Life Lines) 확장, 폐기물 증가 등 도시 내부 밀도가 증가할 것이다.
      - 거대도시로부터 발생하는 도전과제는 밀집된 데이터, 사람, 기반시설로부터 발생할 것이다.
      - 거대한 도시지역에 분산된 수많은 기반시설, 지하 공간이나 차폐(遮蔽)된 지역 등에 대한 자료 수집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 고층빌딩과 지하에서의 전투는 육군의 작전, 자유로운 이동, 부대 방호 등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Deep Shanghai Project’ 단면도. 메가시티의 기반시설은 지하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메가시티는 복잡한 구조를 띠게 된다. <출처: ScienceDirect.com>
    ‘Deep Shanghai Project’ 단면도. 메가시티의 기반시설은 지하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메가시티는 복잡한 구조를 띠게 된다. <출처: ScienceDirect.com>

    ∙초연결성

      -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초연결된 거대도시에서 명확한 작전지역 선정은 곤란할 것이다.
      -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이데올로기, 첨단무기의 확산은 거대도시의 불안정성을 증폭할 것이다.
      - 거대도시에서 발생한 질병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난이고, 군사작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뉴욕 전역으로 COVID-19가 확산하자 사망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영안 시설이 부족하여 냉동 트럭을 임시 시체안치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초밀집된 메가시티는 감염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Live Science>
    뉴욕 전역으로 COVID-19가 확산하자 사망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영안 시설이 부족하여 냉동 트럭을 임시 시체안치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초밀집된 메가시티는 감염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Live Science>

    ∙위협의 다양성

      - 거대도시가 수변(水邊)에 형성되어 있다면, 홍수, 허리케인, 태풍,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고, 이로 인해 거대도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것이다.
      - 개발도상국의 빠른 도시화로 인해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감염병에 노출될 것이다.
      - 미래 메가시티에서 활동하는 군은 공포, 거짓 정보, 오염물, 폐기물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메가시티는 점차 스마트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메가시티 내・외부에 거대한 사이버・전자기 영역이 형성되고 있고, 이와 관련된 비물리적 위협(사이버 테러, 전자기 위협 등)이 증대되고 있다. <출처: Smart Cities World>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메가시티는 점차 스마트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메가시티 내・외부에 거대한 사이버・전자기 영역이 형성되고 있고, 이와 관련된 비물리적 위협(사이버 테러, 전자기 위협 등)이 증대되고 있다. <출처: Smart Cities World>

    마지막으로,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앞서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총 20개의 도전과제(Army War-fighting Challenges)를 도출했고, 이중 상황이해, 이동의 자유 및 방호, 원정 작전, 미래 훈련 등 4가지를 미래 메가시티작전 수행에 필요한 핵심과제로 선정하였다.

    ∙상황이해

    거대도시에서는 수많은 인간영역, 물리적 영역, 사이버 영역 등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전장정보분석(Intelligence Preparation of the Battlefield), 정보-감시-정찰, 임무형 지휘 등이 제한될 것이다.

    ∙이동의 자유 및 방호

    지상, 지하, 고층 등 복잡한 거대도시의 물리적 구조는 교외에서 거대도시로의 접근과 거대도시 내부에서의 자유로운 이동 및 작전지속지원을 방해하고, 거대도시 내부에서 발생하는 환경 위협(물, 공기, 위생 등)은 아군의 부대 방호를 어렵게 만든다. 또한, 비전투원에 대한 인도적 지원 소요를 발생시킬 것이다.

    ∙원정작전

    외국 거대도시의 초밀집 환경은 근접전투로 인한 전투 손실뿐만 아니라, 대기·수질 오염, 전염병, 독성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비전투손실도 발생시켜 아군이 예상치 못한 의무지원 소요가 급증할 것이다.

    ∙미래훈련

    거대도시는 초밀집 도심지역, 인간영역과 물리적 공간이 상호작용하는 공간, 보이지 않는 지리(다문화, 종교나 이데올로기의 영향력, 양극화 등) 등이 얽히고설켜 모호성, 궁핍, 혼돈 등이 가득 찬 복잡한 작전환경이다. 이로 인해, 개인과 부대는 거대도시에 익숙해지기 위해 실제와 유사한 훈련환경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미 육군 메가시티를 3D로 가시화하여 계획수립과 전투원의 상황인식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출처: 미 육군>
    미 육군 메가시티를 3D로 가시화하여 계획수립과 전투원의 상황인식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출처: 미 육군>

    이처럼 미 육군은 민・관・군・산・학・연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래 메가시티에서 직면하게 될 도전을 식별했다. 이와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융・복합하여 핵심과제를 도출했다. 미래 메가시티작전을 대비하기 위해 미 육군과 민간 부문의 융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비전통적 안보위협 대응 방안 탐색

    미 육군은 미래 메가시티작전의 관점을 전통적 안보위협에서 비전통적 안보위협으로 전환하였다. 메가시티에서 감염병, 자연재해, 사회재난 등 초국가적이고 비군사적인 위협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메가시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탐색하기 위해 다시 한번 MSC를 활용했다.

    미 육군 교육사령부는 ‘Current and Future Operations in Megacities’라는 주제로 2019년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제12회 MSC를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인 도쿄에서 개최하였다. 당시 MSC에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호주 육군, 주일 미 육군, 일본 육상 자위대 등 쿼드(Quad) 동맹군도 참가했고, ‘재난 발생 시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Humanitarian Assistance & Disaster Relief)’에 대한 열띤 토의가 진행되었다.

    제12회 MSC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인 도쿄에서 개최되었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호주 육군, 주일 미 육군, 일본 육상 자위대 등 쿼드(Quad) 동맹군이 참가하였다.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제12회 MSC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인 도쿄에서 개최되었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호주 육군, 주일 미 육군, 일본 육상 자위대 등 쿼드(Quad) 동맹군이 참가하였다.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미 육군 교육사령부가 도쿄에서 MSC를 개최한 이유는 명확했다. 도쿄는 지진, 해일, 태풍 등으로부터 촉발된 다양한 복합재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즉, 미 육군은 실제 사례로부터 교훈을 도출하기 위해 도쿄에서 MSC를 개최한 것이다.

    일본 측은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1일 차에는 참가자들이 도쿄의 거리, 기후, 교통량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3차원 가상공간을 활용하여 도쿄 지형 답사(Tokyo Virtual Terrain Walk)를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2020년 도쿄 올림픽 기간 중 진도 7.3 규모의 지진 발생 시 도쿄에 미치는 영향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하였다.

    2일 차에는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테러(1995년), 도쿄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등 주요 재난을 분석한 후, 당시 일본의 정부-비정부 요소의 융합 사례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민·관·군 전문가들이 경험한 다양한 복합재난의 실증적인 사례연구(Case Study) 결과를 발표하였고, 미군을 비롯한 동맹군 관계자들은 이들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제12회 MSC 1∼2일차 일정표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제12회 MSC 1∼2일차 일정표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미 육군은 2019년 도쿄 MSC를 통해 메가시티에서 발생하는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메가시티에 가해지는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고, 이때 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교훈을 도출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군의 대응 방안도 다음과 같이 탐색할 수 있었다.

    ∙정부-비정부 요소의 융합: 메가시티에는 지자체, 소방, 경찰, 군, IGO, NGO, 종교단체 등 다양한 정부 및 비정부 요소가 존재한다. 복합재난으로부터 메가시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노력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합동’, ‘조정’, ‘동시통합’ 등의 기존 개념을 뛰어넘어 다양한 정부-비정부 요소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융합’ 개념이 적용되어야 한다.

    ∙구호 자산 증가보다 민·관·군 요소 통합: 일본의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볼 때, 미래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구호 자산을 증가하는 것보다 구호에 투입되는 민·관·군 요소에 대한 사전교육, 통합훈련, 재난계획수립 등이 더 중요하다.

    ∙지역 커뮤니티의 초동조치: 일본의 사례에서 복합재난 발생 시 지역 커뮤니티 구성원이 응급조치한 인원의 생존율은 80%인데 반해, 다른 지역에서 전환된 긴급전환인력이 조치한 인원의 생존율은 50%였다. 재난으로 단절된 통신이 복구되기까지 해당 지역 통신회사의 지원역할이 매우 중요하였다. 이처럼 지역 커뮤니티는 메가시티의 피해 최소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의 가상 메가시티 활용: 도쿄는 복합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가상공간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방재 지도를 준비했다. 이러한 가상공간은 미래 메가시티 문제 해결을 위한 집단지성 플랫폼이 될 것이다.

    제12회 MSC 1∼2일차 일정표 <출처: 미 육군 교육사령부>

    ∙사회 안정을 위한 치안 유지: 복합재난 발생 시 피해 규모에 따라 메가시티 라이프 라인(Life Line)이 붕괴 또는 약화 되면, 사회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 신속한 대응과 복구를 위해서는 사회질서가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치안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네트워크 단절에 필요한 다차원 통신 방안: 메가시티에는 광범위한 지상, 지하, 고층 공간 등이 형성되어 있다. 복합재난 발생 시 기존의 통신 채널이 차단되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과 복구를 위해서는 메가시티에 형성된 모든 공간에 대한 통신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군의 역할 증대: 군은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식별할 수 있도록 레드팀(Red Team)을 통해 워게임(War-game)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군이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에 투입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안보 공백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이에 대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처럼 미 육군은 도쿄의 경험으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특히, 미 육군은 인구와 인공구조물이 즐비한 메가시티에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가해질 때 메가시티 자체가 치명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 기후변화, 사회변화, 과학기술 발전 등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메가시티에 가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메가시티 이슈를 비전통적 안보위협까지 확장한 미 육군의 노력은 선제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시사점과 향후 발전 방향

    미 육군은 미래 메가시티작전을 준비하기 위해 민・관・군・산・학・연이 연계된 집단지성 플랫폼인 MSC를 활용하였다. 전쟁에서 민간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대되기 때문이다. 미 육군에 아무리 우수한 인재가 모여있어도 모든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맥크리스탈(Stanley Allen McChrystal) 장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군이 급변하는 전략환경에 즉응하기 위해서는 수직적인 구조보다는 ‘Team of Teams’를 구현하는 애자일(Agile) 구조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이 민・관・군・산・학・연과 연계된 집단지성 플랫폼인 MSC 운용, 미래사령부 창설 등을 통해 애자일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출처: Forbes>
    맥크리스탈(Stanley Allen McChrystal) 장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군이 급변하는 전략환경에 즉응하기 위해서는 수직적인 구조보다는 ‘Team of Teams’를 구현하는 애자일(Agile) 구조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이 민・관・군・산・학・연과 연계된 집단지성 플랫폼인 MSC 운용, 미래사령부 창설 등을 통해 애자일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출처: Forbes>

    미 육군이 MSC를 활용하는 것을 보면 이런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른 도전요소가 이슈화되었을 때 미 육군은 지체하지 않고 MSC를 활용할 것이다. 국내에서 동맹국으로 MSC의 범위를 확장한 것에서 알 수 있다. 향후, MSC는 범정부 차원을 넘어 범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진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은 Big Question을 던지고, MSC로부터 답을 찾는 애자일(Agile) 조직으로 변모하여 급변하는 전략환경에 즉응하게 될 것이다.

    미 육군은 MSC를 통해 전통적 안보위협에 대비한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비한 대응 방향을 탐색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미 육군은 미래 메가시티작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메가시티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동안 감염병, 자연재해, 사회재난과 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발생할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 아니면 비전통적 안보위협으로 전쟁 수행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전쟁 패러다임과 배치되는 것이다. 대부분 전쟁 중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발생하거나, 비전통적 안보위협으로 전쟁 수행이 제한된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COVID-19 상황을 경험함으로써 기존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과거 전쟁 중 전염병이 창궐한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확산속도가 빠른 COVID-19는 언제든지 전쟁의 불청객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메가시티에서 운용되는 전투드론 모습 <출처: Defence Blog>
    미래 메가시티에서 운용되는 전투드론 모습 <출처: Defence Blog>

    특히, 미 육군은 원정작전을 주로 수행한다. 이로 인해, 전통・비전통적 안보위협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위협 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비전통적 안보위협 발생에 대비한 태세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미 육군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 메가시티에 가해질 수 있는 복합위협에 대비한 개념, 무기체계 및 구조를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미 육군은 제12회 도쿄 MSC처럼 동맹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고, 미래 메가시티 복합위협에 대비한 연합훈련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메가시티작전(Mega-city Operations)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단법인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고,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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