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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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A-1 공격기

미국의 마지막 피스톤 엔진 공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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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스카이레이더는 미군이 운용한 마지막 피스톤 엔진 공격기다. < Public Domain >
당연한 이야기지만 항공모함에서 함재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미 해군은 현재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수송기, 헬기 정도를 제외하면 가장 중요한 제공, 제해, 폭격 임무는 F/A-18가 모두 담당하고 있고 곧이어 배치될 F-35C도 그럴 예정이다. 이처럼 작전기의 종류가 축소되면 유지 보수가 편리하다. 특히 공간이 협소한 항공모함에서 이는 대단한 이점을 제공해 준다.

그래서 미 해군은 현존 전자전기인 EA-18G도 플랫폼을 F/A-18F에 기반으로 하고 있을 정도다. 작전 목적에 특화된 전용기가 해당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는 하나 냉전 종식 후 군비 감축이 이루어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목적기가 대세가 되었다. 그런데 함재기의 종류를 줄일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항공모함 등장 당시부터 알고 있었기에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다만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아 작전 목적에 특화된 기종을 각각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2차 대전 발발 당시의 항공모함에는 폭탄으로 해상이나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폭격기, 어뢰를 이용해 적함을 타격하는 뇌격기, 그리고 함대 방공이나 공격 부대의 엄호를 담당하는 전투기가 탑재되었다. 그러다가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고 실전 경험이 쌓이자 미국은 폭격기와 뇌격기의 일원화를 검토했다.

기존 함상용 폭격기와 뇌격기를 동시에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XBT2D-1 < Public Domain >

폭탄과 어뢰는 공중에서 투하하므로 하나의 기종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다만 기존 폭격기는 탑재량이 부족한 반면 뇌격기는 비행 능력이 뒤졌다. 따라서 폭장량이 늘어나고 운동성도 좋은 기종이면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1943년 미 해군은 기존 폭격기와 뇌격기를 동시에 대체할 새로운 함재기 사업을 실시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더글러스(Douglas)가 제출한 XBT2D-1이 승자가 되었다.

그런데 해당 기종은 지난 1941년에 실시되었던 폭격기 사업에서 승리한 XSB2D-1을 개량한 것이다. XSB2D-1은 새로운 기술을 많이 적용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전작들처럼 2인승 구조였다. 태평양전쟁을 통해 후방 사수의 효용성이 그다지 많지 않음이 밝혀진 상태였기에 미 해군은 1인승으로 바꾸는 대신 확보된 공간에 추가 연료 탱크를 설치해 항속 거리와 폭장량을 늘려 줄 것을 요청했다.

A-1의 기반이 되었던 BTD-1 디스트로이어(Destroyer) < Public Domain >

이런저런 간섭을 거친 후 1944년 BTD-1라는 이름으로 양산에 들어갔으나 앞서 소개한 다목적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더글러스의 수석 엔지니어 하이네만(Edward H. Heinemann)이 당국에게 'BTD-1 양산을 취소하고 예산을 넘겨주면 좋은 기종을 공급하겠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미 해군이 다음날 아침까지 설계도를 보내달라고 요구하자 설계팀이 BTD-1을 기반으로 하룻밤 만에 XBT2D-1 설계도를 그려내 제출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쳐 완성된 XBT2D-1 프로토타입이 1945년 3월 18일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각종 실험을 거친 후 미 해군은 BT2D-1 돈트레스(Dauntless) II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500기를 주문했고 BTD-1은 28기로 생산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8월 15일 제2차 대전이 끝나면서 운명이 불투명해졌다. 다행히도 277기로 수량은 축소되었지만 양산이 시작되었고 1946년에 이름이 AD-1 스카이레이더(Skyraider)로 변경되었다.

A-1는 15개소 하드포인트에 최대 3,600kg의 폭장이 가능하다. 이런 능력 때문에 제트 시대에도 활약할 수 있었다. < (cc)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
이때는 제트기가 본격 도입되던 전환기였으나 초창기 제트 엔진은 성능이 부족해서 함재기의 제트화를 놓고 많은 갑론을박이 오고 갔다. 그러나 공격기는 속도보다 무장 탑재량, 저공비행 능력 등이 중시되었기에 AD-1은 양산이 결정되었고 덕분에 미군이 운용한 마지막 피스톤 엔진 공격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1962년 군용기 제식 번호 통합 정책에 따라 A-1으로 재명명 되었다.


특징

A-1의 가장 큰 특징은 단발 레시프로기로는 유례없는 엄청난 무장 능력이다. 일단 심장이 너무나도 유명한 B-29 폭격기에 사용된 라이트 R-3350 듀플렉스-사이클론 엔진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2,30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15개소 하드포인트에 3,600kg 폭장이 가능했는데 이는 유럽 하늘을 수놓던 B-17 폭격기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이후 전술 핵폭탄을 운용할 수 있는 파생형까지 등장할 수 있었다.

출격 준비 중인 A-1J. 주기된 A-4 공격기보다 훨씬 크고 F-4 전투기와 견주어도 결코 작지 않은 크기임을 알 수 있다. < Public Domain >
커다란 엔진을 탑재하고 많은 폭탄을 달 수 있다 보니 기체도 대형이다. 출현 당시 모두를 놀라게 만든 커다란 함재기였던 F-4 팬텀 못지않은 크기이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그래서 A-6 공격기가 본격 배치된 후에도 대전형 항공모함인 에식스급(Essex class)에서 주력 공격기로 활약했다. 미 해군이 운용한 최후의 프로펠러 전투기인 F4U보다 속도는 시속 200km 정도 떨어졌지만 공격기여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에어쇼에 등장한 A-1E. 병렬복좌기라서 기수 전면이 넓다. < (cc) Airwolfhound at Wikimedia.org >
기체가 기본적으로 튼튼한 데다 주요 부위에 장갑판을 둘러 방어력도 훌륭한 편이다. 때문에 저속에서 뛰어난 기동 능력, 어지간한 소화기의 공격을 튕겨낼 수 있는 방어력 그리고 엄청난 폭장 능력을 바탕으로 적진 상공을 장시간 선회하며 공격을 가해 지상군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는 후속한 공격기들과의 상당한 차별점이기도 해서 CAS 전용기인 A-10의 탄생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운용 현황

A-1은 1945년부터 1957년까지 총 3,180기가 생산되었다. 앞의 개발 과정에서도 언급했지만 양산 시기가 제2차 대전이 끝나 대대적인 군축이 시작되고 급속도로 제트기의 도입이 이루어지던 시대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생산량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미국제 피스톤 엔진 공격기로 가장 마지막까지 생산되고 사용되었다는 타이틀만으로도 A-1의 가치를 알 수 있다.

1951년 6·25전쟁 당시 항공모함 CV-37 프린스턴에서 출격 준비 중인 AD-4 < Public Domain >
A-1은 비록 제2차 대전에 투입되지 못했음에도 전쟁사에 상당히 인상적인 흔적들을 남겼다. 최초의 실전은 6·25전쟁에서 이루어졌다. 엄청난 폭장량을 발판으로 지상군 지원에 뛰어난 전과를 보였다. 특히 1951년 5월 2일에 공산군의 수공을 막기 위해서 어뢰로 화천댐 수문을 격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현재까지 공중 투하 어뢰가 지상 목표 공격에 사용된 마지막 사례로 남아 있다.
1965년 베트남 전쟁 당시 출격 중인 A-1E 편대 < Public Domain >
베트남 전쟁에서도 활약했는데 지상 목표 공격뿐 아니라 적진에 고립된 조난자 구조팀 엄호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MiG-17을 공중전으로 2기나 잡은 특이한 전과도 기록했다. 더글러스가 후속 개발한 A2D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계속 사용되다가 뛰어난 제트 공격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미군에서는 1968년 퇴역했다. 미국 이외 8개국에서 사용해 알제리 독립전쟁, 차드 내전에서도 활약했다.


변형 및 파생형

XBT2D-1: 프로토타입.

XBT2D-1 < Public Domain >
XBT2D-1N: 야간공격기 프로토타입. 3기.
 
XBT2D-1P: 사진정찰기 프로토타입. 1기.
 
XBT2D-1Q: 전자전기 프로토타입. 1기.
 
BT2D-2(XAD-2): 개량형 프로토타입. 1기.
 
AD-1: 초기 양산기. 242기.
AD-1Q: AD-1 기반 전자전기. 35기.
AD-1Q < Public Domain >
AD-1U: AD-1 기반 표적견인기.
 
XAD-1W: AD-1 기반 조기경보기 프로토타입. 1기.
 
AD-2: 라이트 R-3350-26W 엔진 장착 양산기. 156기.
 
AD-2D: AD-2 기반 방사성 물질 수집기.
 
AD-2N: AD-2 기반 야간공격기.
 
AD-2Q: AD-2 기반 전자전기. 21기.
AD-2Q < Public Domain >
AD-2QU: AD-2 기반 표적견인기. 1기.
 
AD-2W: AD-2 기반 조기경보기.
 
XAD-2: XBT2D-1 기반 연료 탱크 증가형 프로토타입.
 
AD-3: 연료 탱크, 기체 구조 개량 양산기. 125기.
 
AD-3S: AD-3 기반 대잠공격기 프로토타입. 2기.
 
AD-3N: AD-3 기반 야간공격기. 15기.
 
AD-3Q: AD-3 기반 조기경보기. 31기.
 
AD-3QU: AD-3 기반 표적견인기.
 
AD-3W: AD-3Q 개량형.
AD-3W < Public Domain >
XAD-3E: AD-3 기반 대잠초계기.
 
AD-4: 랜딩기어, 레이더 개량 양산기. 344기.
AD-4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AD-4B: AD-4 기반 전술핵 공격기. 194기.
 
AD-4L: AD-4 기반 한랭지 공격기. 63기.
 
AD-4N(A-1D): AD-4 기반 야간공격기. 370기.
A-1D < (cc) Tom Key at Wikimedia.org >
AD-4NA: 야간용 장비를 제거하고 화력을 강화한 개량형.
AD-4NA < Public Domain >
AD-4NL: AD-4N 개량형.
 
AD-4Q: AD-4 기반 전자전기. 39기.
 
AD-4W: AD-4 기반 조기경보기. 168기.
AD-4W < Public Domain >
AD-5(A-1E): 병렬 복좌기. 212기.
A-1E < Public Domain >
AD-5N(A-1G): AD-5 기반 야간공격기. 239기.
 
AD-5Q(EA-1F): AD-5 기반 전자전기. 54기.
EA-1F < Public Domain >
AD-5W(EA-1E): AD-5 기반 조기경보기. 156기.
EA-1E < Public Domain >
UA-1E: AD-5 기반 유틸리티기.
 
AD-6(A-1H): 저공침투형 양산기. 713기.
A-1H < Public Domain >
AD-7(A-1J): 라이트 R3350-26WB 엔진 장착 양산기. 72기.
A-1J < Public Domain >


제원(A-1H)

전폭 : 15.25m
전장: 11.84m
전고: 4.78m
주익 면적: 37.19㎡
최대 이륙 중량: 8,213kg
엔진: 라이트 R-3350-26WA 듀플렉스-사이클론 18기통 공랭식 성형 엔진, 2,700hp(2,000kW)×1
최고 속도: 518km/h
실용 상승 한도: 8,700m
전투 행동반경: 2,118km
무장: 20mm AN/M3 기관포×4
        15개소 하드포인트에 3,600kg 폭장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