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2B1 오카 자주박격포
미국과 핵 경쟁을 위해 개발했지만, 포기된 전술핵 포병 체계
  • 최현호
  • 입력 : 2021.02.15 08:42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quora.com>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quora.com>


    개발의 역사

    무기 개발에서 상대보다 뒤지는 것은 전쟁 수행 능력에 큰 지장을 줄 수 있기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이 1945년 7월 16일, 세계 최초의 핵 실험에 성공했고, 곧 일본에 사용하면서 세계에 핵무기의 위력이 알려졌다.

    1949년 8월 29일 실험에 성공한 소련의 첫 핵무기인 RDS-1 핵폭탄 <출처 : militaryrussia.ru>
    1949년 8월 29일 실험에 성공한 소련의 첫 핵무기인 RDS-1 핵폭탄 <출처 : militaryrussia.ru>

    소련은 미국이 핵무기 실험에 성공하기 전인 1942년 4월부터 핵무기 개발에 나선 상태였고, 핵물리학자 이고르 바실리예비치 쿠르차토프(1903~1960)를 중심으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여기에 영국과 미국 등에서 스파이 활동을 통해 입수한 정보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 1949년 8월 29일 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 실험장에서 РДС(영어 RDS)-1이라는 핵무기의 시험에 성공한다.

    소련이 핵무기 시험에 성공하자, 미소 양국은 각자 경쟁적으로 다양한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였다. 미국은 1949년부터 육군이 공군 등의 핵무기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도록 전술 핵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야포 개발을 시작했고, 1951년 봄에 T131이라는 280mm 포를 개발했다. 이 포는 운반 트랙터들과 결합하여 M65로 불렸고, 총 20문이 생산되어 1963년까지 운용되었다.

    미 육군이 1950년대 초반 배치한 M65 원자포 <출처 : 미 육군>
    미 육군이 1950년대 초반 배치한 M65 원자포 <출처 : 미 육군>

    미국의 M65 원자포에 자극받은 소련은 미국보다 더 강력한 핵포탄을 더 멀리 쏠 수 있기를 바랐다. 1955년 11월 18일, 소련 내각 훈령에 따라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는 자주화 포병 무기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때 훈령에 따라 420mm 구경의 자주박격포와 406mm 구경의 자주포가 함께 개발이 시작되었다.

    420mm 구경의 자주박격포는 1940년대 말 240mm 박격포 M240을 개발한 포병 무기 기술자 보리스 이바노비치 샤비린(Boris Ivanovich Shavyrin, 1902~1965)이 속한 모스크바 외곽의 콜롬나 기계설계국(현 KB 마시노트로예니야(Mashinostroyeniya), 줄여 KBM)에서 박격포 체계를, 레닌그라드의 키로프(Kirov) 공장이 차체 개발을 담당했다.

    전술핵 운용을 위해 개발되었던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topwar.ru>
    전술핵 운용을 위해 개발되었던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topwar.ru>

    자주박격포는 1960년에 미사일 포병총국(GRAU)으로 변경된 당시 포병총국(GAU) 색인 번호 2B1(2Б1) 오카(Ока, 영어 Oka)를 부여받았다. 오카는 볼가강의 가장 큰 지류인 오카강에서 따왔다. 소련군 기갑 차량을 관리하던 기갑기계화총국(GABTU)의 색인 번호는 오비옉트(Объект, 영어 Object) 273이다.

    2B1은 내부에 강선이 없는 활강식 포미장전식 박격포를 차체 위에 얹은 형태이며, 차체는 대구경 화포의 강력한 반동을 이겨내기 위해서 특별히 개발되었다. 2B1은 함께 개발된 GAU 색인 번호 2A3 콘텐사토르(Конденсатор, 영어 Condenser)-2P 자주포와 함께 1957년 11월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하면서 서방에 처음 알려졌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 중인 2B1(앞)과 2A3(뒤) <출처 : topwar.ru>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 중인 2B1(앞)과 2A3(뒤) <출처 : topwar.ru>

    소련 군부는 2B1을 자신 있게 대중에 공개했지만, 아직 군에서 운용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1960년 4월, 소련 최고사령부 예비대(RVGK) 산하 제2 포병연대가 모스크바에서 열릴 노동절 군사 퍼레이드 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4대의 2B1을 인수했고, 그해 7월부터 정식으로 RVGK 제2 포병연대에 배속되었다.

    연대에 배속된 후 몇 차례 운용 시험이 진행되었지만, 문제점은 해결되지 못했다. 1961년 5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후, 그해 7월 제2 포병연대가 해산되면서 2A3 자주포와 함께 퇴역하게 되었다.

    2A3 자주포(위)와 2B1 자주박격포(아래) 외형 비교 <출처 : topwar.ru>
    2A3 자주포(위)와 2B1 자주박격포(아래) 외형 비교 <출처 : topwar.ru>

    2B1의 퇴역은 자체 문제도 있었지만, 그 시기 2K6 루나(Luna, 나토 코드명 Frog 프로그) 전술로켓 같은 더 효율적인 핵 투발 수단이 개발된 것도 한몫했다.


    특징

    2B1 오카 자주박격포는 420mm 구경의 전술핵과 재래식 박격포탄을 운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전시 중인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globalsecurity.org>
    전시 중인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globalsecurity.org>

    개발 당시 오비옉트 273으로 명명된 차체는 무거운 박격포와 관련 장비의 중량을 지탱하기 위해 8개의 주행륜과 4개의 지지륜으로 구성된 무한궤도를 채택했다. 일반적인 자주포가 포신이 향하는 방향으로 주행하는데 반해, 2B1은 반대로 조종석 캐빈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엔진이 주행 방향 뒤에 위치한 관계로 후방에 구동륜, 전방에 유도륜이 위치한다. 전방의 유도륜은 포 발사 위치에서 낮아져 접지 면적을 넓혔다.

    2B1 오카는 420mm 47.5 구경장으로 포신의 길이가 약 20m에 달했다. <출처: Public Domain>
    2B1 오카는 420mm 47.5 구경장으로 포신의 길이가 약 20m에 달했다. <출처: Public Domain>

    서스펜션은 포탄 발사 충격을 받아내기 위해 지지롤러 1개와 주행륜 2개를 역 V자로 연결한 유압식 충격흡수기를 장착한 토션 빔 방식을 채택했다. 앞쪽 절반은 내부에만 장착했지만, 뒤쪽 절반은 내부와 외부에 장착하여 높은 포각에서 받는 충격량을 감당하도록 만들었다.

    차체 후방에 위치하는 구동륜과 주행륜 <출처 : svsm.org>
    차체 후방에 위치하는 구동륜과 주행륜 <출처 : svsm.org>

    하지만, 포에서 전달되는 충격이 너무 커 구동계 등 차체의 많은 부분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험 발사 중 발사 충격으로 차체가 5m가량 밀려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서스펜션이 보강된 전방 주행륜과 사격 위치에서 접지 면적을 넓히는 유도륜 <출처 : svsm.org>
    서스펜션이 보강된 전방 주행륜과 사격 위치에서 접지 면적을 넓히는 유도륜 <출처 : svsm.org>

    엔진은 194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T-10 중(重)전차에 탑재된 750마력의 V12-6B 수랭식 디젤 엔진을 사용하였다. 무거운 중량으로 인해 최고 속도는 30km/h에 불과했고, 내부 연료로 220km 정도만 움직일 수 있었다.

    도로 이동시 앞이 되는 조종용 캐빈과 그 위에 중간에 있는 장전용 레일 <출처 : svsm.org>
    도로 이동시 앞이 되는 조종용 캐빈과 그 위에 중간에 있는 장전용 레일 <출처 : svsm.org>

    차량은 이동 중에는 조종수 1명만 차량 맨 후방에 있는 캐빈에 탑승한다. 포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7명이 필요한데, 나머지 6명은 별도의 장갑차량이나 트럭을 사용하여 움직인다.

    20m 길이의 포신을 움직이는 유압 시스템 <출처 : svsm.org>
    20m 길이의 포신을 움직이는 유압 시스템 <출처 : svsm.org>

    주 무기는 2B2로 명명된 420mm 활강식 포미장전식 박격포다. 장전은 포가 수평으로 누운 상태에서 포미가 열린 후, 차량 왼쪽에 위치한 크레인을 사용하여 포 후미의 장전 레일에 포탄을 올려놓으면, 레일을 따라 박격포탄이 장전되는 방식이다. 포탄 장전이 이루어지면 유압 장치에 의해 50~75도 사이의 발사 각도로 다시 조준된다.

    2B1에 사용되는 420mm 구경의 박격포탄 <출처 : srimathumitha.com>
    2B1에 사용되는 420mm 구경의 박격포탄 <출처 : srimathumitha.com>

    2B1 내부에 박격포탄을 탑재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수동으로 장전해야 한다. 무거운 중량, 수동 크레인 사용 등으로 인해 5분당 1발의 느린 속도로 장전이 가능했다. 탄은 핵탄두를 장착한 750kg 중량의 핵 박격포탄이나 그 이하 중량의 재래식 박격포탄을 사용했다. 사거리는 탄 종류에 따라 25km에서 최대 50km까지로 알려졌다.

    2B1에 사용되는 420mm 구경의 박격포탄 <출처 : srimathumitha.com>


    운용 현황

    2B1 오카 자주박격포는 단 4대만 시제품으로 제작되었다. 1957년 11월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하면서 서방에 처음 알려졌다. 1960년 4월, 소련 최고사령부 예비대(RVGK) 산하 제2 포병연대가 모스크바에서 열릴 노동절 군사 퍼레이드 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4대의 2B1을 인수하면서 운용 준비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2B1은 2A3와 함께 소련 최고사령부 예비대 제2 포병연대가 운용했다. <출처 : tostpost.com>
    2B1은 2A3와 함께 소련 최고사령부 예비대 제2 포병연대가 운용했다. <출처 : tostpost.com>

    그해 7월 19일 지상군 사령관 지시와 7월 31일 육군 포병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그때까지 생산된 2B1 4대와 2A3 4대가 소련 최고사령부 예비대(RVGK) 산하에 새로 창설된 제2 포병연대에 배속되었다. 제2 포병연대는 배속된 2B1과 2A3를 상업 물자로 위장하여 운반하는 등 매우 조심스럽게 운용했다.

    퍼레이드 이후 연대로 옮겨진 2B1은 전술 훈련을 통해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B1은 차량 중량만 55톤에 이르기 때문에 무한궤도가 20~25km 주행 후 끊어지는 일이 빈번했다. 길이가 20m에 이르는 포신에서 발사되는 박격포탄의 충격이 너무 강해 차량 구동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2B1 오카는 결국 운용상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2A3와 함께 1961년 퇴역하였다. <출처: Public Domain>
    2B1 오카는 결국 운용상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2A3와 함께 1961년 퇴역하였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1년 2월 레닌그라드 군구에서 2A3와 2B1을 사용한 첫 연대 훈련이 실시되는 등 몇 차례 훈련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드러난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고, 1961년 5월 2B1 3대와 2A3 3대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후, 그해 7월 연대의 제2 포병연대가 해산되면서 2A3 자주포와 함께 퇴역하게 되었다.

    2B1과 2A3의 퇴역은 자체의 문제도 있었지만, 그 시기 2K6 루나(Luna, 나토 코드명 Frog 프로그) 전술로켓 같은 더 효율적인 핵투발 수단이 개발된 것도 한몫했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의 포병 박물관에 1대가 전시 중이다.


    변형 및 파생형

    2B1 오카(Oka): 전선에 전술핵을 투발하기 위해 개발된 420mm 자주박격포

    상페테르부르크 포병박물관에 전시된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globalsecurity.org>
    상페테르부르크 포병박물관에 전시된 2B1 오카 자주박격포 <출처 : globalsecurity.org>



    제원

    구분 : 자주박격포
    개발: 레닌그라드 키로프 공장
    높이: 5.72m(이동 시)
    폭: 3.08m
    길이: 27.85m(포신 포함)
    중량: 55,300kg
    조작요원: 7명
    엔진: V12-6B 수랭식 디젤엔진(750마력)
    최고 속도: 30km/h
    주행 거리: 220km
    무장: 2B2 420mm 활강식 포미장전식 박격포(47.5 구경장)
    고각: +50~75도
    사거리: 25~50km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2B1 오카 자주박격포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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