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C-390 밀레니엄 수송기
C-130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브라질의 수송기
  • 윤상용
  • 입력 : 2021.02.05 09:00
    C-390 밀레니엄 수송기


    개발의 역사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에 협력한 브라질은 제툴리우 바르가스(Getúlio Dornelles Vargas, 1882~1954) 정권 시절인 1940년~1950년대에 걸쳐 항공 산업 육성을 위해 집중 투자를 했으며, 이후 항공 산업의 기틀이 될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항공 산업에 불이 붙은 것은 1960년대 군사 정권 시절로, 카스텔루 브랑쿠(Humberto de Alencar Castelo Branco, 1897~1967) 원수가 1964년 군사 쿠데타에 성공하면서 군사 정권이 성립하자 이 시기부터 방산물자 국산화가 시작됐다. 군사 정부는 1969년 항공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면서 브라질 항공 주식회사(Empresa Brasileira de Aeronáutica), 줄여서 엠브라에르(Embraer) 항공사를 국영 기업으로 설립했다. 엠브라에르는 우선 이탈리아 아에르마끼(Aermacchi, 現 레오나르도)사의 MB-326 고등훈련기 면허 생산을 시작하면서 항공기 제작 기술 확보에 들어갔으며, 1973년에는 민수 사업에도 진출해 18인승 터보프롭 여객기인 EMB-110 반데이란치(Bandeirante) 항공기를 자체 개발했다. 이후 브라질 정부는 엠브라에르의 기술 육성을 위해 1975년까지 엠브라에르의 항공기를 다량 구매했으며, 초기작인 AT-26 샤반테(Xavante) 제트추진 고등훈련기와 EMB-312 투카노(Tucano) 기본 훈련기 등을 도입했다.

    엠브라에르는 EMB-110등 독자적인 항공기를 개발하여 성공을 거둬온 브라질 항공제작사이다. <출처: 브라질 공군>
    엠브라에르는 EMB-110등 독자적인 항공기를 개발하여 성공을 거둬온 브라질 항공제작사이다. <출처: 브라질 공군>

    1975년부터 주변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한 수출 시장에도 뛰어든 엠브라에르는 1980년대부터 인수 합병을 거듭하면서 사세를 키우다가 1992년 경제자유주의를 표방한 기독교 노동당(PRN)의 이타마르 프랑쿠(Itamar Franco, 1930~2011) 정권이 성립되자 1994년 12월 7일 자로 민간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팔아 민영화되었으나, 브라질 정부는 황금주(黃金株: golden shares)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회사 경영권을 일부 유지했다. 엠브라에르는 이후 8,000대가 넘는 항공기를 양산하면서 민항기 시장까지 진출해 150석 규모의 민수용 여객기를 개발했다. 한편 군수 분야를 책임진 엠브라에르 디펜스 앤 세큐리티(Embraer Defense and Security) 사업본부는 기본 훈련기 성격으로 EMB-312 투카노(Tucano)를 개발해 1980년 초도 비행을 성공시켰으며, 남미 지역의 경공격기 소요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투카노를 기반으로 한 경공격기 겸 반군 작전(COIN: Counter-insurgency) 전투기인 EMB-314 슈퍼 투카노(Super Tucano)를 개발했다. 슈퍼 투카노는 이후 15개국 공군이 채택했으며, 미 공군도 도입하면서 A-29로 명명했다.

    엠브라에르의 슈퍼 투카노는 미군에 의해 A-29 공격기로 도입되어 아프간에 투입되기도 했다. <출처: 미 공군>
    엠브라에르의 슈퍼 투카노는 미군에 의해 A-29 공격기로 도입되어 아프간에 투입되기도 했다. <출처: 미 공군>

    엠브라에르는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브라질 공군의 C-130E 수송기 등이 도태 시기에 다다랐고, 마찬가지로 보유 중인 C-130의 수명 주기가 도래해 교체 소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남미 지역에서만도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이 C-130을 운용 중이었으므로 유사 등급의 수송기가 개발되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엠브라에르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C-130과 유사한 등급의 수송기 선행 연구를 시작했고, 기본적으로 C-130의 17,000~22,000 파운드 급 P&W PW6000 엔진과 유사한 출력의 엔진을 채택하기로 했다. 엠브라에르는 2007년 4월에 중형 수송기 개발 사실을 공개하면서 “C-390”으로 제식 번호를 지정했으며, 그동안 민수 분야에서 판매해 온 엠브라에르의 E-시리즈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대거 응용하기로 했다.

    엠브라에르는 C-130 수송기를 대체하는 중형 수송기로 C-390을 개발하였다. <출처: NLR>
    엠브라에르는 C-130 수송기를 대체하는 중형 수송기로 C-390을 개발하였다. <출처: NLR>

    브라질 정부는 2008년 3월에 브라질 공군용 중형 수송기 개발 사업에 6천만 헤알(미화 3,3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해당 항공기를 약 22대~30대가량 구매하기로 약정했다. 또한 5월에는 브라질 의회가 8억 헤알(미화 4억 4천만 달러)을 수송기 개발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브라질 공군뿐 아니라 해군과 육군 및 일부 정부 기관까지 도입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더했다. 본격적인 개발은 2009년 4월 14일, 엠브라에르가 브라질 공군과 두 대의 시제기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시작됐으며, 엔진으로는 미국 IAE(International Aero Engines)사의 25,000 파운드(111kN) 급 엔진인 IAE V2500 터보팬 엔진을 채택했다. 엠브라에르는 2010년 3월 개발 일정을 확정하면서 2014년 말까지 첫 시제기를 인도하기로 했으며, 브라질 공군은 2010년 영국 판보로 에어쇼(Farnborough Airshow) 중 28대의 C-390를 구매할 예정임을 발표했으며, 엠브라에르는 탑재 중량을 최대 21톤까지 늘리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C-390 밀레니엄 수송기

    C-390의 첫 시제기는 2014년 10월 21일, 상파울루(Sao Paolo)에 위치한 엠브라에르 공장에서 출고식을 가졌으며, 2015년 2월 3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하지만 엠브라에르는 2015년 7월 항공기 시험 일정이 2년가량 밀릴 것으로 발표했는데, 직접적인 이유는 브라질 화폐 하락 때문에 정부 예산 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시험 비행은 2015년 10월 26일에 성공적으로 실시됐으며, 2016년 2월까지 전반적인 시험 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총 100시간 비행을 달성했다. 이후 엠브라에르 측은 항공기 지상 시험 위주로 진행해 지상 진동 시험이나 항전, 임무 장비, 랜딩기어, 전기 및 유압식 비행 통제체계(FCS: Flight Control System) 테스트를 실시했다. 2번 기는 2016년 3월에 출고되어 4월 28일 자로 시험 비행을 실시했으며, 시제기 1, 2번 기는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총 1,500 비행시간을 기록해 초도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ng Capability) 선언 조건을 달성했다.

    2018년 5월에는 1번 기가 이륙 중 활주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있었고, 2017년 10월에는 같은 기체가 비행 중 이상 현상으로 고도가 떨어지는 사건도 있었지만 계속 개발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잡혀 양산 1번 기가 2018년 10월 6일 자로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양산 1번 기는 2019년 전반기에 브라질 공군에 인도 예정이었으나 업체 측에서 인증 절차가 모두 끝나면 인도하기로 일정을 변경해 2019년 9월 4일에 인도됐으며, 이후 브라질 공군 제1 병력수송단(1st Troop Transport Group, GTT)에 배치되어 아나폴리스(Anapolis) 기지에 전개됐다.

    2018년 영국 판보로 에어쇼에서 이륙 중인 KC-390 수송기 (출처: Steve Lynes)
    2018년 영국 판보로 에어쇼에서 이륙 중인 KC-390 수송기 (출처: Steve Lynes)

    엠브라에르는 2011년 4월경 향후 C-390가 10년간 판매 가능한 수량을 예측하면서 세계 군수 시장에서 최대 695대가량이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방산 전문 컨설팅 업체인 틸 그룹(Teal Group)은 시제기 2번 기가 출고된 2016년에 C-390의 예상 가격을 추산하면서 C-130J보다 1,500만 달러가량 낮은 약 5,000만~5,5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엠브라에르는 저렴한 가격과 제트엔진을 장점으로 중형수송기 시장에서 C-130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출처: Embraer>
    엠브라에르는 저렴한 가격과 제트엔진을 장점으로 중형수송기 시장에서 C-130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출처: Embraer>



    특징

    먼저 “밀레니엄(Millennium)”이라는 별칭이 부여된 C-390은 C-390과 KC-390으로 나뉘는데, KC-390은 기본 형상인 C-390에 공중 급유 능력이 부여된 사양을 말한다.

    C-390은 기동성과 빠른 구성 변경, 높은 확장성, 기체 안전성에 중점을 둔 중형수송기이다. <출처: Public Domain>
    C-390은 기동성과 빠른 구성 변경, 높은 확장성, 기체 안전성에 중점을 둔 중형수송기이다. <출처: Public Domain>

    C-390은 다목적 수송기로 설계했으며, 기본적인 설계 철학은 기동성과 빠른 구성 변경, 높은 확장성, 기체 안전성에 두고 있다. 또한 낮은 수명 주기 비용, 높은 작전 효과, 유지 관리의 용이성이 C-390의 장점이다. C-390은 병력 및 물자 수송, 긴급의무후송(MEDIEVAC), 수색구조, 인도적 지원 작전, 재난 수색 및 구조, 공중 급유 지원, 항공 소방 작업 등 민·군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용이 가능하다.

    C-390은 C-141 스타리프터나 C-17글로브마스터III처럼 고익의 주익에 T자형 꼬리날개를 채용하였다. <출처: 브라질 공군>
    C-390은 C-141 스타리프터나 C-17글로브마스터III처럼 고익의 주익에 T자형 꼬리날개를 채용하였다. <출처: 브라질 공군>

    C-390은 후방 램프를 채택했으며, 주익은 고익(高翼)으로 채택했으며 하반 각이 약 40도 정도 적용됐다. 엔진은 IAE사의 V2500-E5 터보팬 엔진이 채택되어 주익 양쪽에 한 기씩 설치됐으며, 랜딩기어는 저압 타이어가 장착되어 기수 쪽 랜딩 기어는 5.9 바(85psi), 동체 양옆 하단 랜딩 기어는 총 4개의 타이어에 7.2바 (105psi) 압력이 적용되어 비포장 활주로나 파손된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8년 RIAT 전시회에 출품된 KC-390의 IAE V2500 엔진 (출처: Airwolfhound)
    2018년 RIAT 전시회에 출품된 KC-390의 IAE V2500 엔진 (출처: Airwolfhound)

    C-390은 기본적으로 전면 디지털 조종석으로 설계됐으며, 디지털 비행 통제 시스템, 일명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가 채택되어 컴퓨터가 자동으로 항공기의 민감한 조종을 지원하며, 조종간은 사이드스틱(sidestick)으로 설계해 조종석 공간을 넓혔다. 또한 기체 외부에 설치된 4개의 카메라를 락웰-콜린스(Rockwell-Collins)사의 프로 라인 퓨전(Pro Line Fusion) 민수용 항전 장비와 통합시켜 HUD 창에 시현되도록 했다.

    KC-390 조종석에서 포즈를 취한 브라질의 자이르 보르소나우(Jair Bolsonaro) 대통령 (출처: Alan Santos/PR)
    KC-390 조종석에서 포즈를 취한 브라질의 자이르 보르소나우(Jair Bolsonaro) 대통령 (출처: Alan Santos/PR)

    C-390은 탑재 공간에 최대 26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으며, M113 장갑차 두 대나 박서(Boxer) 장갑차 한 대, 혹은 H-60 헬리콥터 한 대를 탑재할 수 있다. 병력은 80명의 병사나 66명의 완전무장 공수부대원이 탑승 가능하며, 화물은 19톤 중량까지 탑재 후 공중 투하가 가능하다. 공중 급유 장비가 장착된 KC-390은 양쪽 주익에 설치된 급유 파이프를 통해 타 항공기에 버디(buddy) 급유가 가능하다. 특히 C-390에는 콥햄(Cobham)사의 912 시리즈 계열의 고급 급유 포드가 설치되어 있고, 관측 창과 야간 시계(視界)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주야간 모두 공중 급유를 할 수 있다. 각각의 포드는 분당 400갤런(1,514 리터)을 급유할 수 있으며, 장거리 비행이 필요할 경우 탈착이 가능한 외장 연료 탱크도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 급유 파이프는 NATO 스탠더드에 맞추어져 있으며, 헝가리 공군 같은 경우 KC-390이 JAS-39 그리펜(Gripen)에게 공중 급유를 실시해오고 있다.

    KC-390은 19톤까지의 화물을 적재하여 공중투하할 수 있다. <출처: 브라질 공군>
    KC-390은 19톤까지의 화물을 적재하여 공중투하할 수 있다. <출처: 브라질 공군>

    화물 공간에는 자동 화물처리체계(CHS)가 설치되어 있어 한 명의 로드마스터(loadmaster)만 있어도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수납공간은 완전히 비운 상태일 때 7개의 463리터 팔레트(pallets)가 들어갈 수 있으며, 일반 화물은 23톤, 차량의 경우 26톤까지 수납 가능하다. 비행갑판에는 최첨단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승무원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했으며, 임무 수행을 위해 전자광학/적외선(EO/IR) 정찰 센서, 임무 전술 레이더, 보안 음성 및 데이터 통신 장비, 자체 방어 시스템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항법은 정밀 항법을 위해 관성항법장치(INS)와 GPS를 중복 채택한 비행관리시스템(FMS: Flight Management System)이 채택되어 있어 화물의 정확한 공중 투하나 효율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KC-390의 화물 캐빈 구조 <출처: Embraer>
    KC-390의 화물 캐빈 구조 <출처: Embraer>

    C-390이 적지 내로 비행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장갑 또한 두텁게 적용되었다. 기본적으로 C-390의 외피는 7.62mm나 12.7mm 탄을 견딜 수 있으며, 레이더 경고 수신기(RWR: Radar Warning Receiver), 미사일 접근 경고 체계(MAWS: Missile Approach Warning System), 레이저 경고 수신기(LWS: Laser Warning System), 채프(chaff: 금속 가루) 및 전광탄(電光彈) 살포기, 지향성 적외선 대응체계(DICM: Directional Infrared Counter Measures System), 그리고 연료 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채워 넣어 산소 농도를 낮춰 폭발을 막는 불활성 가스발생장치(OBBIGS: On-board Inert Gas Generation System)가 통합된 자체 방어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KC-390의 화물 캐빈 구조 <출처: Embraer>


    운용 현황

    엠브라에르는 주로 노후화한 미국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의 C-130 허큘리스(Hercules) 수송기 보유 국가를 대상으로 C-390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C-390은 브라질, 포르투갈, 헝가리 세 국가에 총 35대가 판매 계약이 체결됐으며, 현재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체코 공화국과도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2019년 파리 에어쇼에서 촬영된 K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Matti Blume)
    2019년 파리 에어쇼에서 촬영된 K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Matti Blume)

    C-390의 첫 수출국은 포르투갈로, 포르투갈 국방부가 C-130 노후화에 따라 대체 항공기 도입 사업을 개시하자 2010년 2월 자로 엠브라에르가 C-390 제안서를 제출했다. 포르투갈 공군은 제안서 평가 후 2011년 12월 자로 C-390을 8,700만 유로로 소량 양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7년에 5대 도입 및 옵션 6대 추가를 승인했다. 포르투갈은 선 물량인 5대 분 및 비행 시뮬레이터를 8억 2,700만 유로로 계약했으며, 양산 초도기는 2023년 2월, 마지막 기체는 2027년 2월에 인도를 완료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도 기존에 운영 중이던 C-130 수송기와 교체하기 위해 2014년 총 28대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첫 C-390은 2019년 9월 4일 자로 브라질 공군에 인도되었으며, 해당 기체는 아나폴리스 공군기지에 위치한 제1 병력 수송단에 전개됐다. 브라질 공군이 주문한 C-390에는 모두 다 공중 급유 능력을 추가했으므로 KC-390 밀레니엄 수송기로 명명됐다. 브라질 공군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후로 브라질 곳곳에 대량의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동원되어 인도적 구호 작전을 실시한 바 있으며, 2020년 8월에는 레바논에 전개되어 구호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향후 브라질 공군은 이들 기체를 지속적으로 인도적 구호 성격을 띤 수송 임무에 주기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KC-390과 함께 포즈를 취한 승무원들 <출처: Embraer>
    KC-390과 함께 포즈를 취한 승무원들 <출처: Embraer>

    헝가리 역시 기존에 운용 중이던 소련제 안토노프(Antonov) AN-26 수송기가 모두 퇴역한 지 6개월 후인 2020년 11월 17일부로 엠브라에르와 KC-390 2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며, 초도기는 2023년, 2번 기는 2024년에 인도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방위군은 KC-390에 집중치료장비(ICU: Intensive Care Unit)를 설치해 향후 의무 후송(MEDIEVAC) 용도나 인도적 구호 작전 용도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헝가리 군이 운용할 KC-390은 헝가리 공군의 JAS-39 그리펜 전투기에 대해 공중 급유도 실시하게 될 예정이다.

    엠브라에르 공장 앞에 주기 중인 KC-390의 측면 <출처: Embraer>
    엠브라에르 공장 앞에 주기 중인 KC-390의 측면 <출처: Embraer>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Lula da Silva, 1945~) 대통령 시절인 2008년에 추진된 제2차 차세대 전투기 교체 사업(F-X 2) 중에는 다수의 F-X 사업 입찰 국가가 C-390의 바터(barter: 교환) 거래를 제안했었다. 우선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은 2009년 9월 라팔(Rafale)의 맞교환 거래로 C-390 10대 도입을 제안했고, 한 달 뒤에는 스웨덴의 사브(Saab)사가 JAS-39 그리펜 전투기의 맞거래 조건으로 C-390 도입을 검토했다. 이 사업은 복잡한 정치 문제에 얽혀 사업 지연이 계속되다가 결국 2013년 12월에 사브가 승리했으나, C-390 도입까지 성사되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 외에도 2010년엔 칠레 공군이 6대, 콜롬비아 공군이 12대 도입을 검토했으며, 아르헨티나 공군 역시 6대의 C-390 도입을 추진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2년에는 페루도 관심을 보였지만 수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체코에 방문한 KC-390 수송기의 모습 <출처: Embraer>
    체코에 방문한 KC-390 수송기의 모습 <출처: Embraer>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이 브라질과 군사 협력 강화를 제안하면서 C-390 개발 및 판매 협의를 진행했고, 2013년 6월에는 미국의 보잉(Boeing)사가 엠브라에르와 미국, 영국, 중동 시장에 대한 마케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에는 콜롬비아 공군이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며, 2018년 2월에는 항공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테크(SkyTech)사가 6대 도입에 대한 구매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발행해 계약이 거의 성사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교적 최근인 2019년 10월에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1955~) 브라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C-390 도입 희망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엠브라에르는 조만간 대한민국 공군에서 추진할 2차 대형 수송기 도입 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국이 이전과 달리 반드시 미제 무기 위주로만 도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상되는 참여 경쟁 업체 기종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KC-390의 브라질 공군 도입행사 당시 모습 <출처: 브라질 공군>
    KC-390의 브라질 공군 도입행사 당시 모습 <출처: 브라질 공군>

    지금까지 밀레니엄은 2016년 판보로 에어쇼에서 첫 공개된 이후 지속적으로 판보로 에어쇼에 참가 중이며, 파리 르부르제 에어쇼(Paris LeBourget Airshow), 두바이 에어쇼(Dubai Airshow),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개최되는 LAAD 전시회 등에 꾸준히 참가해왔다. 브라질 공군의 C-390은 2021년 1월에 최초로 미-브라질 연합 연습인 ‘컬미네이팅’ 작전(Operation Culminating)에 참가할 예정에 있다.

    KAI 는 C-390의 동체 하부패널을 납품하고 있어 C-390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기종이다. <출처: 브라질 공군>
    KAI 는 C-390의 동체 하부패널을 납품하고 있어 C-390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기종이다. <출처: 브라질 공군>

    브라질은 그동안 지리적인 문제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낮았으나, 최근 들어 방산 및 항공 분야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간 거리 때문에 두 나라는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었으나, 브라질은 대한민국과 여덟 번째로 수교한 국가인 동시에 남미의 첫 수교 국가로 올해가 수교 62주년이다. 브라질 내에는 5만 명이 넘는 한국 교민이 있을 뿐 아니라 한류 및 스마트폰, 가전제품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항공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일례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엠브라에르의 협력 업체일 뿐 아니라 당장 이 C-390 항공기의 동체 하부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수송기 도입이나 교체 사업이 진행된다면 엠브라에르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 는 C-390의 동체 하부패널을 납품하고 있어 C-390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기종이다. <출처: 브라질 공군>


    파생형

    C-390 밀레니엄(Millennium) 수송기: 브라질 엠브라에르가 개발한 중형 제트추진 군용 수송기

    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Embraer>
    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Embraer>

    KC-390 밀레니엄 수송기: C-390과 동일 형상이나, 공중 급유나 버디 급유가 가능한 급유 파이프가 설치되어 있는 항공기

    K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Embraer>
    KC-390 밀레니엄 수송기 <출처: Embraer>


    제원

    제조사: 엠브라에르 국방보안 주식회사(Embaraer Defense and Security)
    용도: 중형 수송기
    승무원: 2명
    탑승 정원: 병력만 80명 혹은 들것 74개 및 의료 인원 8명 혹은 공수병력 66명
    전장: 35.2m
    날개 길이: 35.05m
    전고: 11.84m
    최대 이륙 중량: 86,999kg
    최대 탑재 중량: 26톤
    최대 연료량: 23,900kg 혹은 35,000kg(외장 연료 x3 추가 시)
    이용 부력: 26,000kg
    탑재 공간 면적: 18.5m(길이) x 2.95m(높이) x 3.45m(폭)
    추력체계: 31,330 파운드(139.4kN) 급 IAE V2500-E5 터보팬 엔진 x 2
    최고 속도: 988km/h
    순항 속도: 870km/h
    실속 속도: 193km/h
    항속 거리: 5,820km(14,000kg 탑재 시)
    페리 범위: 6,130km(내장 연료)
    최대 페리 범위: 8,500km(외장 탱크 완충 시)
    실용 상승 한도: 11,000m
    최소 이륙 거리: 1,524m(23톤 적재 시) / 1,165m(16m 적재 시)
    통상 착륙 거리: 1,000m
    무장: 하드포인트 총 3개
    센서: 광학 POD, 라파엘(Rafael) 라이트닝 II 전자광학 표적획득 포드/콥햄 900E 주익 공중 급유 포드, 레이더 경고수신기(RWR), 자체방어체계(채프/전광탄), 지향성 적외선 대응체계(DIRCM), 공중급유체계, 듀얼 전방상향시현체계(HUD), 정밀 화물투하 계산 시스템, RAT(램 에어 터빈) 타입 비상 전력 발전체계(EEPGS)
    항전체계: 락웰-콜린스(Rockwell-Collins) 프로 라인 퓨전(Pro Line Fusion) 항전체계, 셀렉스 갈릴레오(Selex Galileo) 가비아노(Gabbiano) 전술 레이더 T-20
    대당 가격: 약 5,500만 달러(2016년 기준)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C-390 밀레니엄 수송기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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