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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강대강”… 미국에 핵잠수함까지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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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11 03:22

바이든 당선 뒤 첫 강경 메시지 “누가 집권하든 미국은 안 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7일 진행된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對)조선 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최대의 주적(主敵)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는 조 바이든 차기 미 대통령을 향한 북의 첫 직접적 메시지다. ‘핵강국 건설’ 목표에 매진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향후 주도적 위치에서 미·북 협상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지난 8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2021.1.9/연합뉴스

김정은은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며 “강대강(强對强), 선대선(善對善)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미 측의 태도 변화만큼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김정은이 언급한 적대정책 철회는 체제 안전 보장과 대북 제재 완화,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뜻한다.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자제해온 만큼 ‘미국이 먼저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트럼프·바이든 행정부 모두 북한의 선(先)비핵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은 핵 추진 잠수함, 극초음속 활공 비행 탄두,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ICBM 등 신무기 개발이 임박했음을 공식화했다. 미국을 겨냥한 전략 무기이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들이다. 특히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고 밝힌 핵잠수함의 경우 건조되면 미국의 대(對)잠수함 전력에 탐지되지 않고 미 본토 근처까지 잠항(潛航)한 뒤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기습적인 미 본토 타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또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무기는 사드 등 기존 무기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대미 전략무기 3종 세트를 바탕으로 김정은은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화면서 향후 미·북 협상의 프레임을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북이 신형 ICBM을 발사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2017년 11월 29일' 이후에도 “핵무력 고도화를 위한 투쟁을 멈춤 없이 영도해 새로운 승리를 쟁취했다”고 했다. 미국, 한국을 상대로 ‘비핵화 쇼’를 벌이던 2018년에도 핵 개발은 계속되고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비핵화 의지는 전혀 안 보이고 오히려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은 이번 보고에서 미국을 향한 직접적이거나 도발적인 언사는 자제했다. 향후 외교를 위한 공간은 열어두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과거에는 미 행정부 교체기 때마다 핵실험 같은 도발을 반복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이 내부 문제로 바로 북한 문제에 신경 쓸 여력이 없고, 바이든의 대북 정책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도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