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1.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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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감시통제 항공기

C4ISR을 완성시키는 하늘의 감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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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장감시통제기체인 센티넬 R1 <출처: CCSA 3.0>
현대 전쟁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2차산업 시대까지의 전쟁이 거대한 병력으로 적 병력을 섬멸하여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 목표로 삼았다면, 정보화 시대의 전쟁은 달라졌다. 최소한의 폭력으로 적을 효율적으로 무력화함으로써 불필요한 희생을 줄이고 전쟁을 신속히 종결하는 것이 전쟁의 핵심이 되었다. 이러한 효율성을 달성하려면,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하기에 앞서 우선 목표를 정확히 식별하고 적절한 판단을 빨리 내릴 수 있어야만 한다.


항공, ISR에 날개를 달다

지휘관이 자신의 눈으로 전장의 상황을 조망하며 지휘하는 것은 이미 나폴레옹 전쟁 시대에 끝나갔다. 강선총열의 후장식 소총에 다양한 야포, 기관총까지 자리잡은 1차대전에서는, 대량생산능력과 맞물리면서 전투영역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다. 확장된 전장을 조망하기 위해 기구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때마침 확산되기 시작한 항공기는 더욱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지휘부에 전달할 수 있었다. ISR(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 정보감시정찰) 혁명은 항공기의 등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항공기가 전장에 투입되면서 제일 먼저 수행한 임무는 정찰이었다. <출처: Public Domain>
항공 ISR은 이미 1차대전 당시부터 단순히 전투의 일선에서 전장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의 약점을 찾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1차 마른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포위하기 위해서 독일군이 기동하면서 주력부대 간에 무려 50km나 간격이 생겼는데, 이를 찾아낸 것은 항공정찰이었다. 그 간극으로 연합군이 병력을 보내자 고립을 우려한 독일군이 후퇴하면서 1차대전의 지리멸렬할 참호전이 시작되었다. 프랑스가 순식간에 패배로 끝날 수도 있었던 전쟁의 흐름을 항공 ISR이 바꾼 셈이다.
항공정찰은 정확한 포격유도 등 전장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적의 약점을 찾아내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출처: Public Domain>
1차대전이후 항공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항공기의 운용고도와 항속거리, 그리고 최고속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나자, 항공기가 제공하는 정보의 질과 양도 급격히 향상되었다. 2차대전부터 항공 ISR 활동은 단순히 IMINT(Imagery Intelligence; 영상정보)의 수집에 그치지 않고 COMINT(communications intelligence; 통신정보)와 ELINT(electronic intelligence; 전자정보) 등 SIGINT(signal intelligence; 신호정보)까지 수집하면서 발전해나갔다. 일례로 1942년 영국은 웰링턴 ELINT 정찰기를 파견하여 독일군의 레이더 탐지범위를 확인하면서 적의 제공능력을 감시하기도 했다.
2차 대전 당시 미군은 B-17 폭격기를 개조한 전자전 기체를 투입하여 적 대공레이더를 탐색하기도 했다.<출처: Public Domain>
2차대전 말에 이르자 정찰기는 더욱 적진 깊숙히 들어가 정보를 수집하는 전략정보활동까지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미 육군항공대(미 공군의 전신)는 전략항공정찰(strategic aerial reconnaissance)과 전술항공정찰(tactical aerial reconnaissance)의 개념을 구분하여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항공력을 활용하여 전략정보를 획득하면서 전쟁을 방지하거나 전시에 정보우위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전쟁과 함께 진화해온 ISR

냉전의 시작과 함께 미소의 핵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ISR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갔다. 냉전 초기 미국은 C-47 수송기나 B-17, B-24 폭격기를 개조한 기체로 소련군 점령지역에 대한 IMINT 활동을 실시했다. 일례로 “케이시 존스(Casey Jones)” 프로젝트를 통해 미 공군은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2백만 평방마일에 대한 지형촬영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북극에서는 B-29 폭격기를 개조한 항공기로 전략사령부 소속 폭격기들이 사진정찰을 실시하면서 피해야할 지형을 파악했다. 또한 ELINT 수집활동으로 소련의 레이더 사이트를 파악하면서 북극폭격루트를 점검하는 임무를 실행하기도 했다.

미 공군은 케이시 존스 프로젝트를 통해 RB-17 등 정찰기로 유럽전역에 대한 지형촬영임무를 실시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기존의 ISR 항공기들은 소련의 대공미사일에 격추당할 우려가 있어 소련의 영토에 대한 ISR활동은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CIA의 주도하에 1950년대초 개발이 시작된 것이 고고도 정찰기인 U-2였다. U-2의 정찰활동은 초기에는 성공적이었지만, 1960년 5월 프랜시스 게리 파워즈가 몰던 U-2 정찰기가 소련 대공미사일에 격추되는 등 잇단 피해가 발생하면서 또 다른 위협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R 항공기는 소련의 군사력을 파악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전략정보 수집자산이었다.
미국은 U-2나 SR-71 등 고고도 정찰기를 운용했지만 이는 전장정보보다는 전략정보에 특화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냉전시기의 ISR은 대게 신속한 전장정보의 수집보다는 적 군사력의 전체적 규모나 핵무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즉 적의 전략적 태세나 ICBM이나 전략원잠 등 전략무기체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전체적인 대응전략을 구상하는데 그 역량을 집중해왔다. 신속한 정보수집과 처리가 어려웠던 것은 당시 통신기술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간단한 음성정보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통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ISR도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나갔다.


C4I와 ISR이 만나다

정보혁명(Information Revolution)에 따라 데이터 통신 기술이 등장하자, ISR 활동으로 수집된 정보는 실시간 전파가 가능하게 되었다. 미국은 이미 1969년 인터넷의 시초인 ARPANET을 처음 시연했고, 1971년에는 WWMCCS(World Wide Military Command and Control System) 정보망을 구축하여 실시간 정보전파와 처리를 실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1975년 JTIDS(Joint Tactical Information Distribution System)가 구축되면서 미군은 드디어 보안성을 갖춘 디지털통신망으로 실시간 정보우위를 실현시키기 시작했다.

미국은 1975년 JTIDS 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실시간 정보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출처: 미 국방부>
베트남전이 끝난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최대의 안보위협은 서유럽을 위협하는 소련군과 바르샤바조약군의 엄청난 기갑전력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실패로 인하여 미군은 국방예산 삭감과 모병제라는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었다. 더 이상 적에 대하여 수적 우위 뿐만 아니라 화력 우위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된 미국은, 이제 화력의 양적 우위보다 정밀도의 질적 향상을 추구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B-1 폭격기, F-117 스텔스 공격기 등이 개발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베트남전쟁 이후 유럽의 전력열세에 대응하여 해롤드 브라운 국방장관(사진 왼쪽)은 상쇄전략을 제시하면서 전장감시와 정밀타격이 가능한 첨단전력으로 수적 열세를 상쇄하고자 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적 지상군의 이동을 원거리에서 탐지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DARPA와 공군이 공동으로 암호명 “페이브무버(PAVE MOVER)”라는 지상탐지용 합성개구레이더를 개발했고, 육군은 UH-60 헬기 기반의 전장감시체계인 SOTAS(Stand-Off Target Acquisition System, 원격표적획득체계)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미 육군은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SOTAS 사업을 포기했고, 미 국방부는 육군과 공군의 두 사업을 합쳐 통합된 항공지상감시항공기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바로 E-8 조인트스타즈(Joint STARS, Joint Surveillance and Target Attack Radar System,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였다.
페이브무버 레이더를 탑재한 택싯 블루 시연기(좌)와 YEH-60 SOTAS 전장감시 헬기(우) <출처: Public Domain>
E-8 조인트스타즈는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되어 이라크군의 기계화 부대를 정확히 탐지하면서 적 지상군을 괴멸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조인트스타즈는 단순히 항공탐지센서 자체에 그치지 않고, 전장 전체의 모습을 조망하여 지상군 부대와 지휘관에게 연결하는 핵심 노드로서 그 역할을 발휘했다. ISR을 지휘통제기능과 실시간으로 연결함으로써 빠른 결심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혁명적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 바로 조인트 스타즈였다.
<출처: Public Domain>
현대적인 군대의 역량은 긴급표적을 얼마만큼 잘 대처하느냐하는 소위 ‘킬체인(Kill Chain)’ 능력으로 판가름 할 수 있다. 철저한 작전계획으로도 그 위치나 숫자를 파악하지 못한 핵심적인 표적이 긴급히 등장했을 때 얼마만큼 빨리 탐지하고 추적하여 무력화할 수 있느냐는, 현대 신속결정전의 정수로 여겨졌다. 미 공군에서는 F2T2EA(Find-Fix-Track-Target-Engage-Access)로 불리는 킬체인은 결국 얼마만큼 ISR과 C4I, 그리고 타격무기들이 통합적으로 운용될 수 있느냐에 그 역량이 좌우되었다. 미군은 대테러전쟁의 초기 대규모 군사작전에 E-8 조인트스타즈를 투입하면서 그 역량을 활용했지만, 점차 무인·원격제어 체계를 대신 투입해왔다.
9·11 테러 이후 프레데터 무인공격기는 전장감시와 타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체로서 각광받았다. <출처 : 미 공군>
1991년 걸프전에서는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리비아를 겨냥했던 스커드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킬체인의 대상이었고,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대테러전쟁에서는 테러집단 간부들이 그 대상이 되었다. 걸프전에서는 무려 한나절 이상이 걸리던 킬체인의 수행시간은 대테러전쟁에 이르러서는 30분 이내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교전시간이 줄어들 수 있었던 것은 MQ-1 프레데터나 MQ-9 리퍼 등 ISR과 타격을 동시에 실시할 수 있는 무인공격기가 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레데터를 이어 MQ-9 리퍼(좌)가 등장했지만, 반군조차 대공미사일을 보유한 현대 전장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예멘 반군에 의해 격추된 MQ-9 리퍼의 모습이다. <출처 : (좌) 미 공군, (우) Babak Taghvaee/Twitter>
그러나 킬체인이 신속히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적 공역이 제압된 상태에서 무인공격기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을 때 뿐이다. 탈레반이나 ISIS처럼 제대로 된 공군력을 가지지 못한 적에 대해서는 무인·원격제어 체계 기반의 킬체인이 가능하지만, 현대적인 군사력을 보유한 적을 상대할 경우에는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심지어 최근에는 반군조차 대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저속 중저고도 무인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 군사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킨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고민하면서 다영역전투(Multi-Domain Operations, MDO)나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과 같은 개념을 제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한계 때문이다.


상황인식과 지휘통제의 융합이 핵심

미국은 MDO를 통하여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적대국이 이상징후를 보일 때에, 경쟁단계에서 사전에 압도하고,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구축한 적대국의 A2AD 방어체계로 침투하여 분리하며,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적 중심부로 기동하여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줄어든 전력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장을 영역별로 나누어 육·해·공·해병대에 무관하게 해당영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주체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MDO(다영역작전)의 수행개념 <출처: 필자, 미 국방부 자료수정>
모자이크 전은 이런 MDO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 작전구역 내의 다양한 각군 자산들을 위계별로 구분하지 않고 기능과 작전영역에 따라 가장 최적의 조합만을 뽑아서 “탐지-결심-행동(Sensor-Decision-Action)”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과거 킬체인에서는 체인상에서 한가지 요소만 기능을 하지 못해도 실패할 수 밖에 없었지만, 모자이크 전에서는 킬체인 대신 킬웹(Kill-web)을 구성하여 한가지 요소가 실패하더라도 곧바로 대체가능한 다른 ‘모자이크 조각’으로 대체하여 임무를 완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킬체인에서 모자이크 전까지의 발전과정 <출처: 필자, 미 국방부 자료수정>
문제는 이러한 조합을 어떻게 이뤄내느냐 하는 것이다. 조합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지휘부가 현장상황에 대한 실시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자산에게 임무를 부여해야 하며, 그런 맥락에서 MDO/모자이크 전은 결심위주의 전쟁수행형식인 결심중심전(decision-centric warfare)가 된다. 이러한 결심중심전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을 놓고 DARPA는 최신 군용 인공지능(military artificial intelligence)이나 자율적 군수지원체계(autonomous logistical system), 전자전 작전요원 등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실행여부는 아직 요원하다.


킬체인에서 킬웹/모자이크전으로 진화

결론적으로 적의 능력이 향상되고 아군의 규모가 줄어들수록 더욱 스마트한 전력구성과 임무부여가 핵심이 된다. 따라서 과거 화력중심전이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바뀌었듯이, 이제 네트워크 중심전은 결심중심전으로 변경되어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센서-결심-행동을 한 데 묶어 가장 효율적으로 임무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적군과 아군이 모두 첨단무기를 보유한 시대에서 적에게 이길 수 있는 상쇄전력이 된다.

미국은 다영역 전투를 준비하면서 지휘통제 역량의 중요성을 깨닫고 JADC2 사업을 진행했다. <출처: Public Domain>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이나 자율체계 등을 통해서 해답이 나올 수 있지만, 그러한 차기시스템이 없는 현재에도 이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국은 현재 전영역 합동지휘통제(JADC2, 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마치 카카오 택시로 최적의 차량을 선택하듯이 JADC2도 현존하는 최적의 부대를 연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또한 당장 눈앞의 현실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를 배차하는 것과는 달리, 전장의 선택지는 고려해야할 변수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미 중고기체를 가지고 만들어진 E-8 조인트스타즈는 벌써 40년 가깝게 운용되어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출처: 미 공군>
결국 전구 탐지능력과 현장부대, 그리고 지휘부를 연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당장 필요한 MDO 역량을 준비하는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된다. 이에 가장 적절한 시스템은 바로 조인트스타즈와 같은 항공기반의 ISR 통합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인트스타즈는 1982년에 처음 실시된 사업으로, 심지어는 이미 전세계에서 모두 은퇴한 보잉 707 항공기를 플랫폼으로 하고 있다. 미군은 2005년 한차례 조인트스타즈를 업그레이드 한 바 있지만 너무도 낡은 기체를 대체할 필요는 한계를 찍었고, 2018년경에 강력한 추진이 기대되었던 수명연장사업도 결국 전면취소되었다. 결국 미국도 차기전장관리체계를 찾기 위해 고심에 빠졌다.

새로운 C4ISTAR 플랫폼의 필요성
최근 북한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하여 정점 고도가 낮은 전술탄도미사일인 KN-23(좌)과 KN-24(우) 등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미국보다 더한 딜레마를 가진 것은 한국이다. 대한민국은 철통같은 대북감시능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금강백두사업을 통하여 IMINT와 SIGINT 정찰기를 별도로 운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체는 지상 또는 수상의 전장감시에 특화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지휘통제 기능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과거 조인트스타즈와 유사하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는 항공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 전송과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무인정찰기와는 달리 유인전장감시기체는 즉각적은 위협분석과 대응이 가능하다. <출처: 미 공군>
최근 북한군의 변화는 이러한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높이고 있다. ICBM과 SLBM의 전력확보는 차치하고, 정점고도 50km 이하의 전술탄도탄과 장거리 초대형방사포 등을 대남타격전력의 주력으로 배치하고 있다. 정점고도를 50km 이하로 한 것은 지상 기반의 대북탄도탄감시레이더의 탐지를 곤란하게 하여 PAC-3나 천궁-PIP 등 탄도탄요격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서이다. 전장감시 및 표적획득용 항공기가 있으면 이러한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빨라질 수 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일본 요코다 공군기지 전진배치
물론 우리 군은 RQ-4 글로벌 호크를 도입하여 대북 정찰역량을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높였다. 그러나 글로벌 호크는 정찰위성에 대체하는 전략자산에 가까우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여 현행 작전수행을 지원하는데 제한사항이 있다. 일례로 무인정찰기가 1시간짜리 SAR 레이더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소요하는 시간은 무려 20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 기간에 걸쳐 전송받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위협을 찾아내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긴급표적이 10분 이내에 즉각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무인체계로는 그러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 반면에 유인기반의 ISTAR자산이 있으면 운용요원이 현장에 존재하므로 C4I체계와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C4ISR 시스템을 더욱 조밀하게 완성시킬 수 있다.
한국형 조인트스타즈 아이스타(ISTAR)-K

미래전의 상쇄전력, 공중감시통제역량
전장감시와 표적획득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러시아는 약 15년간의 개발끝에 Tu-214R 항공기의 개발에 성공했다. <출처: Public Domain>
현재 이러한 역량을 가진 기체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E-8 조인트스타즈는 이미 진작에 생산이 종료되었고, E-8을 대체하겠다던 E-10 MC2A(Multi-Sensor Command and Control Aircraft, 다중센서 지휘통제기)는 계획에서 끝났다. 그나마 최근 지상감시항공기로는 영국의 센티넬 R1이나 러시아의 Tu-214R 정도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상감시기체를 필요로 하더라도 실전운용경험을 갖춘 기체나 제작사는 손에 꼽을 수준이다.
조인트스타즈의 생산이 2005년 종료된 이후 E-10 MC2A의 개발이 추진되었으나 컨셉단계에서 취소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북한의 위협 증가와 병역자원 부족에 의한 국방개혁, 그리고 전작권 전환으로 고심하고 있는 우리 군 입장에서는 지상감시항공기의 역할에 주목하고 더욱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이 ‘선군-ATACMS’나 ‘이스칸데르’ 카피판 등 무기를 확보하면서 대한민국의 정밀타격능력 독점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있는 이때, 북한보다 ISR과 결심능력을 우위에 두는 한국판 상쇄전략을 구상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센티넬 R1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 ISTAR-K라는 기체가 제안된 바도 있다. <출처: Public Domain>
현대전은 속도전이며, 대부분 국가들은 신속한 타격수단을 갖춰나가고 있다. 실제 실력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바로 지휘통제의 속도이다. 1분 1초가 시급한 미래 전장에서 임무형 지휘로 효율적 전투를 가능하게 해주는 지휘통제역량에는 그만큼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한 시발점 중의 하나가 바로 유인 기반의 C4ISTAR 기체를 활용한 모자이크전 역량일 것이다. 빠른 전장정보 수집과 현장에서의 즉각적 정보판단에 현장 지휘관의 임무형 지휘가 결합된다면 한반도 상황에 맞는 모자이크전의 수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