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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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QJY-88 기관총

10년 만에 바닥을 드러낸 중국의 분대지원화기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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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JY-88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1970년 이후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67식 범용기관총(88式通用机枪)을 주력무기로 활용해왔다. 7.62x54mmR(이하 7.62mm R) 탄환을 사용하는 이 기관총은 800~1,000m의 사거리를 제압하는 범용기관총으로 약 3만정 이상이 생산되어 전군에 보급됐었고, 제3세계 국가들 사이에서도 나름의 인기를 끌었다. 67식은 외양은 소련군의 PK와 유사했지만, 실제로는 소련군이 운용하던 총기들을 분석하여 개발한 결과였다. 가스압조절기는 RPD에서, 방아쇠 기구는 DPM에서, 급탄구조는 맥심에서, 그리고 총열교환 방식은 SG-43에서 참조해서 만들었다.

중국은 차기 기관총모델로 소련제 PKM을 카피하여 시험해보기도 했었지만, 결국 수출용으로만 생산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중국도 급기야는 PKM 기관총을 카피했다. 중월전쟁에서 베트남군으로부터 노획한 PKM 기관총들을 역설계하여, 1980년 80식 범용기관총을 선보였다. 청두 군관구에서 벌어진 비교시험사격에서 80식은 67-1식에 비하여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연사율이 낮은 경우 67-1식의 명중률이 높았지만, 실전적인 상황을 상정한 사격에서는 80식이 더 안정적이고 나은 명중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장병들 사이에서는 "80식은 전투용이고, 67-1식은 측정용"이라는 평가가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중국군은 80식 대신 67-1식을 개량한 67-2식을 선정했고, 80식은 수출용 무기로 머물었다.
중국은 1980년대 초 중기관총으로 67식을 개량한 67-2식을 채용하였다. <출처: Public Domain>
한편 서구에서 M249 SAW(Squad Automatic Weapon) 등 소총탄을 사용하는 분대지원화기가 보편화함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에도 1980년대말에 이르러 기관총의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형성되었다. 기존의 중구경 범용기관총을 대신하여 소총과 동일한 소구경탄을 사용하는 경기관총과 대구경탄을 사용하는 중기관총으로 이분하여 운용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아예 중기관총 역할도 소구경탄에 맡기자는 의견 등이 엇갈렸지만, 결국 후자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인민해방군은 1988년 당시 차기 소총탄으로 지정된 5.8x42mm탄을 사용하는 경기관총을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 7월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QJY-88 5.8mm 기관총은 이름과는 달리 1988년 개발이 시작되었고 2000년이 되어서야 실전배치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총기의 개발과정에서 상당 기간 시험평가가 이어졌다. 개발진은 시제 기관총으로 사막지역과 모래폭풍, 혹한지 등 가혹한 환경에서 시험평가를 이어갔다. 무려 9년에 가까운 시험평가와 후속개발 끝에 인민해방군은 1999년 7월 시제기관총의 최종형상설계를 확정하고 양산을 결정했다. 신형기관총에는 개발승인의 년도를 적용하여 88식 범용기관총(88式通用机枪, 영어명 QJY-88)이라는 명칭이 부여되었다. QJY-88은 1999년 10월 국경절 50주년 기념열병식에서 최초로 공개되어 그 등장을 알렸다.
QJY-88 기관총은 가벼운 무게로 주목받았다. <출처: Public Domain>
QJY-88의 초도양산과 실전배치는 2000년에서야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200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보병의 분대지원화기 뿐만 아니라 소프트스킨 차량이나 헬기의 탑재용 기관총으로도 QJY-88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걸쳐 세계적으로 다시 중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기관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QJY-88이 다른 나라의 동급 기관총에 비하여 한계를 보이자, 결국 중국인민해방군은 QJY-88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현재 중국군에서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실제 운용결과 QJY-88 기관총은 한계를 보였고 결국 10여년 만에 퇴출되었다. <출처: 人民网>


특징
QJY-88 기관총은 전형적인 벨트급탄 가스작동식 기관총이다. <출처: Public Domain>
QJY-88 기관총은 거의 모든 기관총에서 사용되는 가스작동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롱 스트로크 피스톤 방식이다. 총열교환식에 당연히 회전노리쇠 방식이며 벨트급탄식이어서 여느 기관총들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독특한 것은 노리쇠의 왕복거리로, QJY-88은 반동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리쇠의 왕복거리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었는데, 그 거리는 겨우 46mm에 불과하다. 짧지만 확실한 작동으로 노리쇠 잠금과 개폐에 신뢰성을 더했다.
QJY-88은 기관총이면 당연하게도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이지만 약실의 움직임이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QBZ-95 제식소총에서 채용한 5.8x42mm라는 독특한 탄환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존의 7.62mmR탄에 비하여 당연히 반동이 약한 편으로 사격시에 제어가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67식 기관총에 비하여 정밀도가 높은 편이어서, QJY-88은 100m에서는 14x12cm 범위 내에 탄착군 70%가 형성되며, 1,000m에서는 180x138cm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독특한 점은 QJY-88이 사용하는 5.8mm 기관총탄은 QBZ-95의 소총탄과 규격은 같지만 실제론 다른 탄환이란 점이다.
QJY-88 기관총은 5.8mm 탄을 사용하지만 소총탄인 DBP-87이 아니라 기관총 전용인 DBP-88을 사용하며, 양자는 호환되지 않는다. <출처: Public Domain>
QBZ-95는 5.8x42mm 소총탄인 DBP-87을 사용하는 반면, QJY-88은 기관총 전용탄인 DBP-88을 사용한다. DBP-87은 탄자 무게가 64그레인(4.15g)으로 QBZ-95에서 발사시 총구초속이 930m/s에 이른다. DBP-88은 탄자가 77그레인(5g)으로 다소 무거워져 총구초속은 895m/s로 다소 줄었으나 탄두 형상이 더욱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어 유효사거리는 800m에 이르며, 1km에서 3mm 두께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다. 참고로 DBP는 '弹—步枪—普通(탄환-보병소총-보통)'에서 초음의 영어발음만을 따온 것이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QJY-88 기관총의 수명은 2만5천 발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军事报道>
총기 전체의 내구성은 중국측 주장에 따르면 2만5천 발로 신뢰성은 준수한 편이다. 총열 길이는 600mm 에 이르러 다소 긴 편이다. 개머리판은 가운데 구멍을 뚫어 총기 운반 손잡이 역할도 겸하도록 했다. 조준기구로는 고정식 가늠쇠와 접이식 가늠자가 기본이지만, 실전에서는 자연광 주간용 저배율 조준경이 사용된다. 이 조준경은 ELCAN 조준경처럼 저배율로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여 레티클을 표시하지만, 야간에는 별도의 야간투시 망원조준경이 운용된다.
야시조준경을 장착한 QJY-88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총기는 기관총치고는 가벼운 편이어서, 경기관총 형태에서 양각대를 포함한 무게는 7.6kg이다. 중기관총 형태로 운용할 경우에도 삼각대까지 포함해서 불과 11.8kg이어서, 기존의 제식 중기관총이던 67-2식에 비하여 무려 13kg이나 중량이 줄어들었으며, PKMS에 비하면 10kg 정도 무게가 줄었다. 삼각대는 4.2kg으로 좌우 45°, 상하 -30°~10°로 조절이 가능하다.
삼각대를 장착한 중기관총 운용형 <출처: Public Domain>


운용 현황

QJY-88은 소위 중구경(7.62mm) 중기관총이 미군과 소련군에서 자리를 잃어가던 1980년대의 흐름에 따라 계획되었다. QJY-88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인민해방군은 보병분대용으로는 81식 7.62mm 경기관총(RPK의 개량형)을, 보병중대 하의 화기소대 기관총으로는 67-2식 중기관총을, 그리고 대공용으로는 77식 12.7mm 중기관총을 사용했었다.  인민해방군은 5.8mm 탄을 사용하는 신형 기관총으로 이 모든 임무를 대체하는 기관총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중국은 분대용으로는 81식 경기관총을, 화기소대용으로는 67-2 분대기관총을 사용해왔다. <출처: Public Domain>
특히 5.8mm 탄을 소총용으로도 사용하여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보였다. 분대 전원이 동일한 탄을 사용함으로써 부사수가 다른 종류의 탄환을 굳이 휴대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서로 간에 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분대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였다. 특히 기존의 81식으로는 분대의 화력제압임무에 부족했으며, 67-2식은 분대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점에서 5.8mm 탄을 사용하는 벨트급탄식 기관총을 타당해보였다.
QJY-88 기관총은 가벼운 무게에 공통 탄약을 사용하면서 분대의 핵심화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막상 문제는 탄환이었다. 5.8mm탄은 7.62mmR탄에 비해 턱도 없는 위력이었다. 뿐만 아니라 소총탄과 기관총탄이 실제로는 별도로 만들어져 분대 내의 탄약 공유는 공염불이었다. 소총탄인 DBP-87은 애초에 화력이 부족한 QJY-88 기관총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안됐고, DBP-88 기관총탄은 QBZ-95 소총에서 발사할 수는 있었지만, 과도한 압력으로 소총 자체에 무리를 주어 사용할 수 없었다. 탄약 공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오잉샨을 비롯한 중국의 총기설계자들은 신형 QBZ-95-1 소총과 QJY-88 기관총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DBP-10 탄환을 2010년 선보였다.
호주육군사격대회에서 QBZ-95-1을 사격하는 호주군. 맨 앞에 QJY-88 기관총이 보인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신형탄환은 실전에서 표적을 제압할 위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명중률조차 나빴다. 2013년 호주육군사격대회(Australian Army Skill at Arms Meeting)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던 원인도 QBZ-95-1 소총의 문제도 있었지만 DBP-10 탄환의 한계도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결국 QJY-88은 가벼운 것이 전부일 뿐 정확하지도 않고 위력도 떨어지는 기관총으로 인식되면서 인민해방군의 일선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QJY-88은 애초에 소총탄과는 달리 별도의 기관총 탄을 사용함으로써 보급상의 장점은 없었다. <출처: Public Domain>
더군다나 QJY-88은 운용상에도 커다란 결함이 있었다. 애초에 인민해방군 분대는 전투수영으로 도하하여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했는데, QJY-88을 들고 입수할 경우 총기를 야전분해하여 물기를 제거한 후가 아니면 원활한 사격이 불가능했다. 보급상의 문제에 운용상의 문제까지 겹치자, 분대 내에서 QJY-88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QJY-88은 정확성도 파괴력도 애매한 총기로 결국 보병에서는 자리를 지킬 수 없었다. <출처: Public Domain>
결국 2015년 경이 되자 인민해방군은 QJY-88을 분대지원화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 자리를 대신하여 QBZ-95 제식소총을 분대지원화기로 바꾼 QJB-95 분대기관총이 선정되었으며, 분대 내에서 기관총 부사수의 보직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보병전투차에 탑승하는 기계화 보병분대원 6명 가운데 2명이 QJB-95를 무장함으로써 여전히 어느 정도 화력과 기동성을 보유하도록 했다. 결국 QJY-88은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위력을 가진 분대/범용 기관총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개발되었지만, 겨우 10여년을 일선에서 운용되다가 조용히 퇴출되었다.
결국 인민해방군 보병은 QJY-88을 대신하여 QJB-95를 주력 분대지원화기로 다시 지정했다. <출처: Public Domain>


파생형

QJY-88: 88식 범용기관총. 양각대만을 장착한 모델은 분대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삼각대를 장착한 모델은 화기소대용으로 운용되었다.

QJY-88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QJY-88S: 공수부대용으로 개발된 총열단축형 시제모델. 실제로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QJY-88S 시제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QJT 5.8mm: QJY-88의 동축기관총형.
QJT 5.8mm 동축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제원

구경: 5.8 x 42mm
작동 방식: 가스작동식, 회전노리쇠
전체 길이: 1,151mm(중기관총 사양 1,321mm)
총열 길이: 600mm
중량: 7.6kg(삼각대 포함 시 11.8kg)
총구 초속: 895 ± 10m/s
유효 사거리: 1,000m
급탄 방식: 벨트급탄식, 100발 또는 200발 탄통
최대 연사율: 분당 650~700발
실전 연사율: 분당 300발


저자소개

양욱 | National Security Consultant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으로 연구하며,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