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2호 전차
독일 기갑부대의 진정한 주춧돌이었던 전차
  • 남도현
  • 입력 : 2020.09.10 09:36
    2호 전차는 독일 기갑부대의 신화를 이끈 진정한 주역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2호 전차는 독일 기갑부대의 신화를 이끈 진정한 주역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독일이 재군비를 선언한 직후인 1936년부터 양산을 개시한 '1호 전차'는 본격적인 독일군 기갑부대의 역사를 개막한 전차다. 하지만 주무장이 기관총에 불과한 데다 장갑도 빈약해서 사실 전차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1930년대에 활약한 전차들의 수준이 보잘것없기는 했지만 1호 전차는 그중에서도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정작 군부는 크게 의의를 두지 않았다.

    미국 병기박물관에 전시 중인 1호 전차. 기관총만 장착해서 전차라고 하기에는 화력이 너무 부족했다. < 출처 : (cc) Mark Pellegrini at Wikimedia.org >
    미국 병기박물관에 전시 중인 1호 전차. 기관총만 장착해서 전차라고 하기에는 화력이 너무 부족했다. < 출처 : (cc) Mark Pellegrini at Wikimedia.org >

    독일은 지난 제1차 대전 당시에 연합군의 전차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았으나 전쟁에 패하면서 오랫동안 전차의 개발과 보유를 할 수 없었다. 따라서 1호 전차는 베르사유 조약의 제약으로 말미암아 백지와 다름없는 상태에서 개발을 시작하며 터득한 이런저런 기술들을 구현한 정도의 수준이었다. 독일은 1호 전차로 기술을 획득함과 동시에 전차병 양성과 기갑부대의 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1호 전차의 개발 막바지인 1934년에 37mm 포를 장착한 대전차 전용 전차와 75mm 포를 장착한 지원용 전차의 개발에 착수했다. 훗날 이들은 '3호 전차'와 '4호 전차'로 탄생해 제2차 대전 내내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처럼 전차의 개발과 획득에 대한 독일의 계획은 구체적이고 장기적이었다. 개발자들은 물론 전력 증강에 관심이 많은 군부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려 했기에 1호 전차의 성능 부족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빈약해 보이는 로드휠이 인상적인 프로토타입 Panzer II Ausf. b. < 출처 : (cc) Chris Coleman at pinterest.co.uk >
    빈약해 보이는 로드휠이 인상적인 프로토타입 Panzer II Ausf. b. < 출처 : (cc) Chris Coleman at pinterest.co.uk >

    하지만 히틀러로 인해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처음에 군부는 그의 호전성을 정치적, 외교적인 제스처 정도로 여겼으나 전쟁 가능성이 커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당장 3호, 4호 전차를 배치해야 했지만 외형만으로도 1호 전차와 이들 전차의 성능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만큼 기술적 차이가 크다 보니 개발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1호 전차로 전쟁을 치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3호, 4호 전차의 양산 전까지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1호 전차의 화력을 강화하는 시도에 나섰으나 기본적으로 차체가 작아 새로운 전차 개발에 준하는 대대적인 재설계 없이 성능 향상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1호 전차를 기반으로 20mm 기관포로 화력을 증강하고 100마력의 엔진을 장착해서 주행력을 개선한 6톤 급 신예 전차의 개발에 착수했다. 대외적으로는 L.a.S. 100이라는 이름의 농업용 트랙터를 만드는 것처럼 위장했다.

    1942년까지 양산이 이루어진 후기형 Panzer II Ausf. F. < 출처 : (cc) Vauxford at Wikimedia.org >
    1942년까지 양산이 이루어진 후기형 Panzer II Ausf. F. < 출처 : (cc) Vauxford at Wikimedia.org >

    1934년 1월 27일, 크룹(Krupp), 헨셸(Henschel), 만(MAN), 다임러 벤츠(Daimler-Benz)가 참여한 경쟁에서 각각 좋은 평가를 받은 만의 차체에 다임러 벤츠의 포탑을 결합하기로 결정되었다. 이후 6호 전차에서 보듯이 독일은 별도로 포탑과 차체를 개발해서 결합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했다. 이렇게 개발된 전차가 제2차 대전 초기에 1호 전차와 더불어 독일군 기갑부대의 중추를 담당했던 '2호 전차(Panzerkampfwagen II)'다.

    1942년까지 양산이 이루어진 후기형 Panzer II Ausf. F. < 출처 : (cc) Vauxford at Wikimedia.org >

    1935년 10월부터 a1형을 시작으로 1937년 c형을 끝으로 총 100대의 선행 양산 모델이 제작되어 실험에 들어갔다. 이후 확인된 변속기, 서스펜션 등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한 후 양산에 들어가 1937년부터 실전 배치되었다. 한창 개발 중이어서 1호 전차와 달리 스페인 내전에는 투입되지 않았지만 대대적인 양산에 힘입어 군부의 의도대로 제2차 대전 발발 직전에 독일 기갑부대의 중추가 되었다.


    특징

    2호 전차가 전작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화력이 증가되었다는 점이다. 분당 600발의 고속 연사가 가능한 2cm FlaK 30 대공포를 기반으로 개발된 2cm KwK 30 L/55 기관포를 장착했고 후기형 일부는 2cm KwK 38 L/55 기관포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대에 등장한 여타 전차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빈약했다. 결국 실전을 겪으면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37mm 포로 환장도 고려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2cm KwK 30 기관포와 7.92mm MG13 기관총을 장착한 2호 전차 포탑 < 출처 : (cc) Banznerfahrer at Wikimedia.org >
    2cm KwK 30 기관포와 7.92mm MG13 기관총을 장착한 2호 전차 포탑 < 출처 : (cc) Banznerfahrer at Wikimedia.org >

    초기형은 전면 장갑이 10mm 정도에 불과했다. 스페인 내전 결과가 반영되어 방어력 향상에 신경을 쓰면서 후기형인 D형은 30mm로 증가했고 F형은 전면이 35mm, 측면이 20mm까지 향상되었다. 때문에 외형으로는 1호 전차보다 조금 큰 정도지만 무게는 30퍼센트 이상 더 나갔다. 하지만 기관총탄이나 유탄 파편 정도만 막을 수 있었고 어지간한 대전차포에 쉽게 관통되었다. 한마디로 전차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방어력이 부족했다.

    FuG 5 단파 무전기가 모든 전차에 장착되어 작전 효율성이 좋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FuG 5 단파 무전기가 모든 전차에 장착되어 작전 효율성이 좋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엔진 출력은 140마력에 불과하나 무게가 8~10톤 정도여서 충분한 기동력을 낼 수 있었다. 모델별로 궤도와 휠의 종류가 다양한데, 이런 여러 시도는 후속 전차의 개발에 영향을 주었다. 모든 2호 전차에는 6.4km 내에서 통화가 가능한 FuG 5 단파 무전기가 장착되었다. 이는 지휘관 전차에만 무전기를 장착한 경쟁국 전차와 가장 큰 차이로, 그나마 2호 전차가 부족한 성능에도 그럭저럭 전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밑거름이었다.


    운용 현황

    앞서 언급처럼 히틀러의 호전성으로 말미암아 군부의 예상보다 빨리 전쟁이 시작되면서 2호 전차는 1939년 폴란드 침공전, 1940년 북유럽 침공전, 프랑스 침공전 등에서 1호 전차와 더불어 주력으로 활약했다. 당시 독일은 전차를 보병부대에 분산 배치하지 않고 별도로 집단화시켜 돌파의 중핵으로 삼았는데 특히 무전기가 모든 전차에 장착된 덕분에 유기적인 작전을 펼칠 수 있었다.

    1940년 프랑스 침공 당시 아르덴 숲속을 돌파하는 2호 전차. 전격전의 신화를 쓴 주역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1940년 프랑스 침공 당시 아르덴 숲속을 돌파하는 2호 전차. 전격전의 신화를 쓴 주역이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비록 연이어 대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계속 주력으로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했다. 때문에 3호, 4호 전차가 대량 공급되기 시작한 후부터 급속히 2선 급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즉각 생산이 종료된 1호 전차와 달리 2호 전차는 파생형 또는 특수 목적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쟁 말기인 1944년 1월까지 생산이 이루어졌다. 총 1,856대의 생산량은 많다고 볼 수 없으나 당시 독일의 전차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적은 수량도 아니었다.

    1941년 소련 침공 당시의 2호 전차. 하지만 2선 급 전차로 물러난 상태였다. < 출처 : Public Domain >
    1941년 소련 침공 당시의 2호 전차. 하지만 2선 급 전차로 물러난 상태였다. < 출처 : Public Domain >

    5호 전차 판터, 6호 전차 티거는 제2차 대전 당시 독일 기갑부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성능이나 기술적으로 당대를 선도한 것은 틀림없지만 이들은 독일의 쇠퇴기에 등장했다. 정작 전쟁 초기에 전격전으로 대표되는 독일군의 신화를 쓴 주역은 빈약한 1호, 2호 전차였다. 특히 2호 전차는 정찰용 등으로 전쟁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종횡무진 활약했다. 진정한 독일군 기갑부대의 주춧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변형 및 파생형

    Panzer II Ausf. a: 프로토타입. 75대.

    Panzer II Ausf. a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a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b: 차체의 길이가 연장된 프로토타입. 25대.

    Panzer II Ausf. b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b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c: 5개의 로드휠과 리턴롤러가 추가된 프로토타입. 25대.

    Panzer II Ausf. c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c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A, B and C: 초기 양산형

    < 출처 : (cc) Matthias Holländer at Wikimedia.org >
    < 출처 : (cc) Matthias Holländer at Wikimedia.org >

    Panzer II Ausf. D and E: 4개의 대형 로드휠과 토션바 서스펜션을 장착한 양산형

    Panzer II Ausf. D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D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F: 방어력 등이 향상된 최종 양산형

    Panzer II Ausf. F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F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Flamm): 화염방사차

    Panzer II (Flamm)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Flamm)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L: 180마력의 고출력 엔진을 탑재한 개량형. 일명 루크스(Luchs)

    Panzer II Ausf. L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L < 출처 : Public Domain >

    15cm sIG 33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Sf): 15cm sIG33 보병포 탑재 자주포

    < 출처 : Public Domain >
    < 출처 : Public Domain >

    7.62cm PaK 36(r)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Ausf. D/E: 7.62cm PaK 36(r) 탑재 마르더 II 대전차자주포

    7.62cm PaK 36(r)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Ausf. D/E: < 출처 : Public Domain >
    7.62cm PaK 36(r)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Ausf. D/E: < 출처 : Public Domain >

    7.5cm PaK 40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7.5cm PaK 40 탑재 마르더 II 대전차자주포

    5cm PaK 3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5cm PaK 38 탑재 대전차자주포

    5cm PaK 3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 출처 : Public Domain >
    5cm PaK 3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 출처 : Public Domain >

    Leichte Feldhaubitze 1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10.5cm Leichte Feldhaubitze 18/2 곡사포 장착 자주포. 일명 베스페(Wespe)

    Leichte Feldhaubitze 1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 출처 : (cc) Werner Willmann at Wikimedia.org >
    Leichte Feldhaubitze 18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 출처 : (cc) Werner Willmann at Wikimedia.org >

    Munitions Selbstfahrlafette auf Fahrgestell Panzerkampfwagen II: 탄약운반차
     
    Panzerkampfwagen II mit Schwimmkörper: 수륙양용 시험차

    Panzerkampfwagen II mit Schwimmkörper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kampfwagen II mit Schwimmkörper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G: Schachtellaufwerk 로드휠 장착형 시험 전차

    Panzer II Ausf. G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G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H: 장갑 및 변속기를 개량한 시험 전차

    Panzer II Ausf. H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H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J: 장갑 및 변속기를 개량한 시험 전차

    Panzer II Ausf. J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J < 출처 : Public Domain >

    Bergepanzerwagen auf Panzerkampfwagen II Ausf. J: 구난전차

    Bergepanzerwagen auf Panzerkampfwagen II Ausf. J < 출처 : Public Domain >
    Bergepanzerwagen auf Panzerkampfwagen II Ausf. J < 출처 : Public Domain >

    Panzer II Ausf. M: 5cm KwK 39 주포를 장착한 시험 전차
     
    Panzerkampfwagen II ohne Aufbau: 다목적 운반차
     
    VK 1602: 5cm KwK 39 주포, 전면 경사장갑을 예정한 제안 모델. 일명 레오파르트(Leopard)

    VK 1602 레오파르트 < 출처 : Public Domain >
    VK 1602 레오파르트 < 출처 : Public Domain >



    제원(Ausf F)

    생산업체: 크루프, MAN, 다임러 벤츠, 헨셸, 알케트(Alkett)
    중량: 8.9톤
    전장: 4.81m
    전폭: 2.22m
    전고: 1.99m
    장갑: 5~15mm
    무장: 2cm KwK 30L/55 포×1
             7.92mm MG13 기관총×2
    엔진: 마이바흐 HL62 TRM 6기통 가솔린 엔진 140 마력(103kW)
    추력 대비 중량: 15 마력/톤
    서스펜션: 판스프링
    항속 거리: 200km
    최고 속도: 40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2호 전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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