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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의 유언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하고 싶다"
다부동 전투 등 8대 격전지의 흙 내일 안장식때 관 위에 뿌리기로

입력 : 2020.07.14 01:20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유지에 따라 다부동 전투 등 8대 격전지의 흙이 백 장군 유해와 함께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선엽 장군 장의위원회 소식통은 13일 "백 장군님은 생전에 6·25전쟁 중 잃은 전우들을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다"며 "전우들과 함께한다는 취지에서 15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안장식 때 8대 격전지의 흙을 함께 매장하는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장식에선 다부동 전투 참전 노병 4명과 육군 및 카투사 대표 4명 등 8명이 백 장군의 관 위에 격전지에서 떠온 흙을 뿌릴 예정이다.

특히 흙을 뿌릴 참전 전우 중엔 다부동 전투 때 남편이 전사한 김모(88)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다부동 전투 당시 19세의 나이였고 결혼 직후 남편을 잃었지만 지금까지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선엽 장군은 지난해 말 몸이 불편한 상태임에도 다부동을 비롯, 문산 파평산, 파주 봉일천, 화천 소토고미, 안성 입장초교 등 8대 격전지의 지도를 직접 그리며 흙을 떠 올 곳을 전쟁기념관 관계자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쟁기념관 관계자가 세 차례에 걸쳐 해당 지역을 방문해 흙을 떠 온 것으로 전해졌다

1950년 북한군의 8월 공세를 막아낸 1사단의 다부동 전투는 스파르타의 300용사가 마케도니아 해안의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페르시아 대군을 막다가 전원 옥쇄한 전사(戰史)와 종종 비교된다.

당시 30세의 나이로 1사단을 이끈 백 장군은 후퇴하려는 한국군 병사들을 가로막고 "나라가 망하기 직전이다. 저 사람들(미군)은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이럴 순 없다. 내가 앞장설 테니 나를 따르라.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쏴도 좋다"고 말했다. 백 장군의 독려에 장병들은 결국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문산 파평산, 파주 봉일천 전투는 6·25전쟁 개전 초기 육군 1사단이 기습 남침하는 북한군에 맞서 싸웠던 격전지다. 화천 소토고미는 6·25전쟁 당시 2군단 창설지휘소, 안성 입장초교는 1사단 반격 준비 지역이었다고 한다.

15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릴 영결식에선 육군의 주요 사단 등 24개 부대기와 주한 미 8군기, 4성(星) 장군기, 태극기 등이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하는 백 장군 운구 행렬에 조의를 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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