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MiG-19 전투기
동구권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 남도현
  • 입력 : 2020.07.13 08:24
    MiG-19 전투기의 편대비행 장면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 전투기의 편대비행 장면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한국전쟁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인해 유명세를 치렀지만 사실 MiG-15는 소련이 원하던 전투기가 아니었다. 예상보다 빨리 냉전이 시작되면서 전력 공백이 우려되자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데뷔시켰던 것이다. MiG-15 개발을 시작했을 당시에 목표로 했던 성능은 후속작인 MiG-17에서야 달성되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 완성된 MiG-17은 1952년부터 실전 배치되었고 베트남전쟁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MiG-19의 기술적 기반이 되었던 MiG-17 < 출처 : (cc) Marcin Chady at Wikipedia.org >
    MiG-19의 기술적 기반이 되었던 MiG-17 < 출처 : (cc) Marcin Chady at Wikipedia.org >

    그런데 그토록 많은 기대를 걸었음에도 정작 MiG-17의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물론 지속적으로 개량을 해왔기에 가능했지만 F-15, Su-27 같은 4세대 전투기가 30년 가까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비단 MiG-17뿐만 아니라 제1세대 전투기의 전성기는 찰나에 가까웠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전투기가 등장했다는 소리가 나왔을 만큼 초창기 제트전투기의 변화가 극심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냉전 시대가 불러온 초조함 때문이었다. 만일 소련의 국력이나 기술력이 경쟁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면 오랫동안 MiG-17로 만족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는 패권을 놓고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시기여서 결코 지금 수준에서 안심할 수 없었다. 더 좋은 무기를 보유해야 했기에 MiG-15, MiG-17이 본격적인 제트 시대를 개막한 다음의 목표는 초음속 돌파가 되었다. 그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MiG-19는 동구권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다.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는 동구권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다. < 출처 : Public Domain >

    고성능 레이더와 장거리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BVR(가시권 밖) 교전이 대세가 된 지금은 속도가 전투기 성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공중전을 근접 선회전으로 펼치던 당시만 해도 속도가 전투기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에 당연히 더 빠른 속도로 날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러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탄생한 소련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가 바로 MiG-19다.

    1951년 소련 군부가 미국의 신예기에 맞설 새로운 초음속 전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OKB-155(미그 설계국)은 이제 막 양산에 들어간 MiG-17을 기반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통해 전투기를 개발하는 미국과 달리 기술력과 경제력이 뒤진 소련은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존 전투기를 기반으로 후속기를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만큼 소련 기술진들의 부담감은 컸다.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SM-2 (I-360) 실험기 < 출처 : (cc) armedconflicts.com >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SM-2 (I-360) 실험기 < 출처 : (cc) armedconflicts.com >

    그래서 I-340로 명명된 설계안은 전작인 MiG-15, MiG-17처럼 기수에 인테이크가 설치된 원통형 구조다. 대신 고속 비행에 적합하도록 주익을 MiG-17보다 더욱 날렵한 58도 후퇴익으로 설계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엔진이었는데, 당시 소련은 해당 분야의 기술력이 부족했다. 대추력의 터보제트 엔진을 확보할 수 없었던 OKB-155는 고심 끝에 동체를 키워 AM-5 엔진을 쌍발로 탑재했다.

    그렇게 완성된 SM-2 실험기(I-360)가 1953년 초음속 돌파에 성공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지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고 곧바로 전투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손봐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미국이 조만간 배치할 예정인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F-100을 의식해서 MiG-19라는 제식명을 부여하고 양산에 착수했다.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F-100에 맞서는 대항마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전할 수 있었다.

    MiG-19SF 이후 기종에 탑재된 투만스키 RD-9 터보제트 엔진 < 출처 : (cc) Varga Attila at Wikipedia.org >
    MiG-19SF 이후 기종에 탑재된 투만스키 RD-9 터보제트 엔진 < 출처 : (cc) Varga Attila at Wikipedia.org >

    하지만 MiG-15의 전례처럼 실제로는 양산과 동시에 곧바로 개량을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결국 문제점을 개선한 MiG-19S가 개발되어 1955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었고 뒤이어 추력이 증가된 신형 RD-9 엔진을 탑재하여 상승력, 선회력을 향상시킨 MiG-19SF가 출현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고 소련은 미국과 거의 동시에 제2세대 전투기 시대를 개막할 수 있었다.

    하지만 MiG-19는 잠시나마라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던 MiG-17의 명성을 잇지 못했다. 초음속에만 신경을 써서 너무 날렵한 주익을 택하다 보니 안정성이 나빴는데, 이점이 족쇄가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다가 본격적으로 활약하기도 전에 마하 2 이상으로 비행할 수 있는 MiG-21가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경쟁자인 F-100도 같은 처지여서 두 기종 모두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도 펼치지 못하고 2선급 전력으로 물러났다.

    비공식 친러 공화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티라스폴에 전시 중인 MiG-19 < 출처 : Public Domain >
    비공식 친러 공화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티라스폴에 전시 중인 MiG-19 < 출처 : Public Domain >



    특징

    비단 MiG-19뿐만 아니라 초음속 비행을 목표로 1950년대에 우후죽순처럼 개발된 제2세대 전투기는 안정성 확보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특히 비교 대상인 F-100은 실패작으로 낙인찍혔을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MiG-19는 상대적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도 있다. 저고도에서 선회 능력이 뛰어나 도그파이팅에 들어갈 경우 위치의 우세를 점하는 경우가 많아 실전에서 그럭저럭 무난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MiG-19는 저고도 선회 능력이 좋아 근접전에서 우세를 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는 저고도 선회 능력이 좋아 근접전에서 우세를 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미국의 기대를 모았던 F-4가 베트남전쟁에서 고전한 이유로 불합리한 교전 수칙이나 기관포 부재 등을 언급하지만 근접전에서 기동력이 부족했던 것도 원인이었다. MiG-19는 F-4와 교전을 벌일 때 근접전에서만큼은 양호한 전과를 올렸다. 특히 선회력은 후속작인 MiG-21, MiG-23보다 좋고 4,000m 이하에서 아음속으로 선회할 때는 4세대 전투기인 F-16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좋은 성능은 아니었지만 중소 국가에서 운용하는 데 적합한 전투기였다. < 출처 : Public Domain >
    전반적으로 좋은 성능은 아니었지만 중소 국가에서 운용하는 데 적합한 전투기였다. < 출처 : Public Domain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후기형에서는 레이더를 탑재하고 공대공 미사일 장착되었으나 기본적으로 MiG-17을 개량한 형태여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는 어려웠다. 더해서 엔진의 수명이 짧아 가동률이 좋지 못했다. 반면 구조가 단순한 편이고 정비 요소가 많지 않아 중소 국가에서 운용하는 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운용 현황

    MiG-19는 총 5,800여 기가 만들어졌다. 상당한 수준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나 MiG-15, MiG-17과 후속작인 MiG-21이 각각 10,000기 이상 생산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소련에서는 1957년까지 2,000여 기만 만들어졌고 1960년대 말부터 대거 퇴역이 시작되었다. 일단 비슷한 시기에 성능이 훨씬 뛰어난 MiG-21가 등장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력 운용 측면에서 굳이 두 기종을 모두 보유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 카피형인 J-6. 조기에 단종한 소련과 달리 중국은 MiG-19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나라다. < 출처 : (cc) Alert5 at Wikipedia.org >
    중국 카피형인 J-6. 조기에 단종한 소련과 달리 중국은 MiG-19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나라다. < 출처 : (cc) Alert5 at Wikipedia.org >

    엉뚱하게도 MiG-19의 최대 생산국은 1958년부터 J-6라는 이름으로 복제 생산한 중국이다. 중소분쟁 후 소련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신예기 도입 길이 막힌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마르고 닳도록 J-6을 주력기로 운용해야 했다. F-6라는 수출명으로 14개국에 수출까지 했고 저고도에서의 뛰어난 기동 능력을 살려서 공격기인 Q-5(수출명 A-5)를 개발해서 배치하기도 했다. 때문에 실전에서 활약상도 중국산 MiG-19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역 후 전시 중인 MiG-19. 현재 북한이 유일하게 해당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은 파키스탄 공군이 운용했던 중국제 F-6(J-6) 전투기이다. < 출처 : (cc) Tourbillon at Wikipedia.org >
    퇴역 후 전시 중인 MiG-19. 현재 북한이 유일하게 해당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은 파키스탄 공군이 운용했던 중국제 F-6(J-6) 전투기이다. < 출처 : (cc) Tourbillon at Wikipedia.org >

    1960년대 초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정찰기들을 요격했던 것을 제외하면 소련에서는 실전 사례가 없다. 베트남전쟁에서 북베트남에 공급되었으나 MiG-17, MiG-21에 비해 전과가 많이 알려지지는 않는다. 이후 중동전쟁, 인도-파키스탄 전쟁 등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소련제 MiG-19와 중국제 J-6가 공중전을 벌이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100여 기의 J-6을 운용 중인 북한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운용국이다.


    변형 및 파생형

    MiG-19 (OKB-SM-9/1, Farmer-A): 초도 선행 생산형

    MiG-19 '파머-A'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iG-19 '파머-A'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iG-19P (OKB-SM-7/ Farmer-B): 1955년 양산형

    MiG-19P '파머-B'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iG-19P '파머-B'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iG-19PF: 레이더 장착 전천후 단좌 요격기형
     
    MiG-19PG: 지상 기지와 연결되는 Gorizont-1 데이터링크 장착형
     
    MiG-19PM(Farmer-E): AA-1 공대공미사일 운용형

    MiG-19PM '파머-E'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PM '파머-E'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PML: 지상 기지와 연결되는 Lazur 데이터링크 장착형
     
    MiG-19PU: 로켓부스터를 장착한 고고도 요격기
     
    MiG-19PT: AA-2 공대공미사일 운용형
     
    MiG-19S (OKB-SM-9/3, Farmer-C): 1956년 양산형

    MiG-19S '파머-C'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S '파머-C' < 출처 : Public Domain >

    MiG-19SF: RD-9BF-1 엔진을 장착한 후기형 MiG-19S
     
    MiG-19SV: MiG-19S 기반 고고도 정찰기구 요격기
     
    MiG-19SMK: MiG-19S 기반 K-10S 순항미사일 운용 실험기
     
    MiG-19SU(OKB SM-50): 로켓부스터를 장착한 고고도 요격기
     
    MiG-19R: MiG-19S 기반 정찰기형
     
    MiG-19M: 퇴역 MiG-19, MiG-19S를 개조한 훈련용 표적기
     
    J-6(F-6): 중국 복제 생산형

    J-6 < 출처 : (cc) Adnanrail at Wikipedia.org >
    J-6 < 출처 : (cc) Adnanrail at Wikipedia.org >

    Q-5(A-5): J-6 기반 공격기형

    Q-5 < 출처 : (cc) Faisal Akram at Wikipedia.org >
    Q-5 < 출처 : (cc) Faisal Akram at Wikipedia.org >



    제원(MiG-19S)

    형식: 쌍발 터보제트 전투기
    전폭: 9m
    전장: 12.54m
    전고: 3.88m
    주익 면적: 25㎡
    최대 이륙 중량: 7,560kg
    엔진: 투만스키 RD-9B 터보제트(5,700파운드) × 2
    최고 속도: 1,452km/h(마하 1.35)
    실용 상승 한도: 17,500m
    최대 항속 거리: 2,200km
    무장: 3 × 30mm NR-30 기관포
            2 × ORO-57K 로켓 포드
            2 × FAB-250 폭탄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MiG-19 전투기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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