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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폭격기 띄운 美… 접었던 '화염과 분노' 카드 다시 만지나
[남북 긴장 고조] 美 "北 비상한 위협" 직후 B-52 폭격기 2대 일본 쪽으로 출격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18일(현지 시각) 북한의 최근 도발을 "비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한·미 연합훈련 재개와 전략자산 전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선을 넘고 있다는 워싱턴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돈만 많이 드는 일"이라며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이 트럼프 행정부가 금기시해 왔던 군사적 압박 카드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대북 압박을 책임졌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안보 라인 인사들은 최근 미·북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랐던 2017년 '화염과 분노' 당시와 같은 수준의 군사적 압박 조치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美본토서 日까지 날아온 전략폭격기 B-52 -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미국 본토 기지를 떠나 지난 17일 일본 근해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19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美본토서 日까지 날아온 전략폭격기 B-52 -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미국 본토 기지를 떠나 지난 17일 일본 근해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19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미 태평양 공군

이런 가운데 미 알래스카에서 출동한 B-52 전략폭격기 2대가 19일 일본 북쪽 미사와 기지 인근까지 출동했다가 되돌아갔다. 이 B-52 폭격기들은 이틀 전인 지난 17일 미 본토를 출발, 알래스카에 배치됐다. 미 본토보다 한반도에 가까운 알래스카에 B-52가 임시 배치된 것은 상황이 더 나빠지면 전략폭격기와 항모 등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직접 출동시킬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는 중단됐었다. 2017년의 '군사 옵션'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항공모함 3척을 태평양에 띄워 놓았다. 레이건함과 루스벨트함, 니미츠함이 동시에 파견돼 순찰 활동을 하는 것은 2017년과 똑같다. 북한이 선을 넘는 도발을 할 경우 즉각 한반도로 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헬비 차관보 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것(훈련 재개와 전략자산 전개)은 가장 효과적인 연합 억지력 보장"이라고 했다.

미국이 다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할 경우 이 항모들 외에 핵 추진 잠수함, B-1·B-2·B-52 등 이른바 전략폭격기 삼총사, F-22·35 스텔스기 등이 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최근 괌에서 철수시켰던 B-52를 이날 알래스카에서 일본까지 보낸 것도 북한에 더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미국은 2017년 11월 루스벨트함, 레이건함, 니미츠함 등 항공모함 3척을 동해상으로 보내 공동 훈련을 했다. 미 대형 항모 3척이 동해에서 함께 근접 기동훈련을 벌인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또 B-2 스텔스 폭격기와 B-1B 전략폭격기가 수시로 한반도 상공을 날아다녔다. 미 NBC방송은 당시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5~8월에 10여 차례 출격했다며, 이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 등 목표물 20여 곳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피터 빈센트 프라이 미 의회 EMP(전자기파 공격)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해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 등 목표물 약 150곳을 파괴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은 최근 "2016~2018년에 많은 전략자산 전개 연습을 했다"며 핵 폭격기, F-35 전투기, 항공모함, 핵 추진 잠수함 등을 열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DMZ나 서해상에서 포격 도발을 하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이 전략자산을 대거 전개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연합훈련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이른바 3대 연합훈련이 모두 없어지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된 상태로 실시되고 있다, 훈련이 재개될 경우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우선 복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우리의 능력을 군사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8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를 주장했다. 실제 지난 2017년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는 실전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실제로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가 이뤄질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내가 오래전에 포기했다"며 "할 때마다 1억달러가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 도발이 계속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실제 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출동이 재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그에 따른 비용 청구서를 우리에게 내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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