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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톡] ‘역대급 전투력’ 2人 당선에, 국방부 “나 떨고있니”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한기호·신원식 국회 진출에 긴장하는 軍
與선 민홍철·윤재갑·김병주 국회 국방위 진출 전망
입력 : 2020.04.19 14:05

21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 국방위원회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예비역 장성들의 전투력이 ‘역대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3선(選)에 성공한 한기호(육사 31기·예비역 중장) 당선자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신원식(육사 37기·예비역 중장) 당선자가 당사자다. 군 소식통은 19일 “일부 군 출신 의원 당선자들의 군사적 전문성과 직선적 성격 등을 봤을 때 ‘역대급 전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국방부 등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한국당 비례의원 신원식 당선자. 육사 37기 출신으로 수방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차장 등을 역임했다.


◇신원식 당선자, 정경두 국방장관 ‘악연’

군 당국이 가장 주목하는 사람은 신원식 당선자다. 신 당선자는 미래한국당 비례 순번 8번을 받아 이번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현역 시절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차장 등을 역임한 신 당선자는 국방 분야뿐 아니라 국제정치 분야에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해왔다. 달변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화술도 뛰어나다. 20대 총선 때도 새누리당 비례대표(22번)로 공천됐지만 17번까지만 당선권에 들어 국회 진출에 실패했었다. 그 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이끌었던 바른정당에 참여했다가 탈당했다. 신 당선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육사 37기 동기다. 황교안 대표의 영입 1호 인사로 논란을 빚었던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예비역 대장), 세월호 유족 불법사찰 의혹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국군 기무사령관(예비역 중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 김영식 전 1군사령관(예비역 대장) 등이 육사 동기들이다.

신 당선자는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과도 ‘악연’을 갖고 있다. 신 당선자가 합참 작전본부장·차장이었을 때 정 장관은 합참 전략본부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사관학교 기수로는 정 장관(공사30기)이 신 당선자보다 한 기수 아래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신 당선자가 전략위원을 맡고 있던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대수장)’이 9·19남북 군사합의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유리한 합의라며 송영무 전 국방장관과 정 장관을 ‘이적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 당선자와 이석복 대수장 운영위원장이 검찰에 출두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신 당선자는 고발 배경에 대해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그만큼 9·19군사합의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수장 전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3선 의원이 된 한기호 당선자. 육사 31기 출신으로 두차례의 국방위원 시절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군내에선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신 당선자가 국방위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국방부와 군을 상대로 남북 군사합의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당선자와 정 장관의 ‘충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 장관은 주변에 “신 당선자는 나와 합참에서 같이 근무하며 내가 어떤 국가관·안보관을 갖고 있는지 잘 아시는 분”이라며 “일부 예비역들처럼 맹목적인 인신공격성 비판이나 비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민홍철 당선자, 차기 국방위원장 유력

한기호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18·19대 국회 때 모두 국방위에서 주로 활동했다. 현역의원 시절 군에 강한 전투력을 주문해 국방부와 방사청 등 피감기관에서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군내에선 국방위 비중 등을 고려할 때 한 당선자가 21대 국회 때도 국방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가 신 당선자와 함께 국방위에서 활동할 경우 야당으로선 근래 가장 강한 ‘역대급 전투력’을 가진 국방위원들을 갖게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 참패로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 숫자가 여당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야당 입장에선 과거보다 전투력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청와대와 여권이 총선 압승의 기세를 몰아 전작권(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국방개혁 2.0 등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선 전투력 있는 국방위원들이 절실해질 전망이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의원인 김병주 당선자.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출신으로 손자병법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당에선 민홍철(예비역 육군준장) 당선자, 윤재갑(해사32기·예비역 해군소장) 당선자가 장성 출신이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김병주(육사 40기·예비역 육군대장)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당선됐다. 김 전 부사령관은 군내에서 손자병법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합사 부사령관 시절에도 수시로 부하들을 대상으로 손자병법 강연을 했고, 케이블 채널의 손자병법 관련 프로그램에도 고정출연했다. 지난해 말 ‘시크릿 손자병법’이란 책도 냈다. 하지만 민주당 영입이 발표된 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일부 예비역 장성들로부터 “왜 민주당에 들어갔느냐”는 항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이 된 민홍철 당선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출신으로 유력한 차기 국방위원장 후보로 알려져 있다.


경남 김해갑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민홍철 당선자는 육군 법무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등을 지냈다. 국방위에 배속될 경우 국방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군내에선 보고 있다. 윤재갑 당선자는 해군 군수사령관 출신으로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에서 당선돼 국회 진입에 성공했다. 군내에선 민홍철·김병주·윤재갑 당선자도 병과장이나 사령관 등을 지내 국회 내 전투력에서 야당의 장성 출신 의원에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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