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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양절 전날 지상·공중 4시간 입체도발
[오늘, 선택의 날]

지대함 순항미사일 150㎞ 비행… 수호이 전투기와 합동타격 훈련
美, 해군 전자정찰기 띄워 감시

북한의 14일 순항미사일·전투기 입체 도발은 우리 총선과 김일성 생일(일명 태양절)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북의 무력시위에 무기력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대남 도발의 정당성을 쌓는 동시에,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 사태로 어수선해진 내부를 결속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한·미 함정 때리는 北 순항미사일

지대함(地對艦)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이날 미사일 발사는 유사시 서해 NLL(북방한계선) 이남의 우리 해군 함정은 물론 동해상 상륙작전을 지원할 미 항공모함 전단(戰團)을 겨냥한 것이다. 2017년 6월 원산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은 4발의 미사일이 탑재된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미사일들을 발사했고 200㎞가량 날아갔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150㎞ 이상 비행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 지대함 순항미사일 제원 정리 그래픽

북한의 신형 지대함 미사일은 종전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 등에 비해 사거리가 길 뿐 아니라 비행 고도가 낮아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통해 유사시 원산 등지로 상륙하는 한·미 해병대를 지원하는 미 항공모함과 각종 상륙함정 전단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서해의 경우 황해도에서 태안반도 이북의 우리 해군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함정의 북 해안 접근을 견제하는 '북한판 접근 거부'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인근 지역에서 SU-25로 추정되는 수호이 전투기에서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정밀유도폭탄) 사격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지상과 공중 전력의 합동타격 훈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추격습격기 연대 대회에서 이례적으로 미그-29 전투기가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미국은 이날 해군 전자정찰기 EP-3E를 우리나라 상공에 띄워 북 미사일 발사 동향 등을 감시했다. 군 당국은 최근 서해상 북·중 접경 해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들에 대응하는 북 전투기들의 긴급 출격이 잦아진 것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도발…美 눈길 끌기용?

순항미사일의 경우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당장 반발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북한이 작년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이른바 '신형 무기 4종 세트'를 선보이는 등 단거리 타격무기 및 전술을 완전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우리 군은 이날 입체 도발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다분히 우리 총선을 염두에 둔 도발"이라며 "북의 미사일 도발이 일상화되면서 한국이 무기력하게 수용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별다른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다.

북이 대내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잦은 무력 도발로 '벼랑 끝 전술'을 시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두고 서부지구 항공사단 추격습격기 연대를 시찰했다. 이에 앞서 군단별 박격포 포사격 훈련, 우리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 사격 훈련도 시찰했다. 지난 2~3월엔 북한판 에이태킴스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를 직접 지도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한이 종류를 달리하며 군사 도발을 이어가는 것은 한·미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것"이라며 "대북 제재와 코로나 확산 속에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읽힌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민족 최대의 명절'로 선전하는 태양절(김일성 생일) 행사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비상 방역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연장선에서 대형 행사는 하지 않거나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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