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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21 불펍소총
징병제 군대를 위한 불펍소총
  • 양욱
  • 입력 : 2020.04.14 08:56
    SAR-21 소총 <출처: ST Kinetics>
    SAR-21 소총 <출처: ST Kinetics>


    개발의 역사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과 결별하면서 갑작스럽게 독립했다. 연방 축출에 가까운 독립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국군의 창설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가장 기본인 소총의 채용이었다. 싱가포르는 민수시장을 통하여 AR-15(M16 소총의 민수형 명칭)를 소량 도입하면서 초기 창설인원들을 무장시켜나가고 있었지만, 징병제로 늘어날 병력 규모에 맞춰 대규모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량을 미국에서 구매하기에는 너무도 비쌌고, 결국 미 국방부의 합의 하에 싱가포르에서 면허생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M16S1이 생산되어 1973년 경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M16으로 무장한 싱가포르 최초의 사관생도들 <출처: National Archives of Singapore>
    M16으로 무장한 싱가포르 최초의 사관생도들 <출처: National Archives of Singapore>

    그러나 엄격한 수출통제로 인하여 싱가포르는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킨 이후에 있을 수 있는 수출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M16S1의 생산 종료 이후 국산총기의 개발을 시작했다. 최종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도 독립적인 총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였다. 이러한 탐색개발의 과정에서 영국회사인 스털링( Sterling Armaments Ltd)이 AR-18의 설계도를 가지고 싱가포르의 신형소총 개발을 제안했다. 그리하여 싱가포르 총기회사인 CIS(Chartered Industries of Singapore )는 1978년 최초의 시제총기를 선보였으며, 1980년부터 1984년 사이에 양산을 시작했다. 새로운 소총은 SAR-80(Singapore Assault Rifle 80)으로 명명되어 장래에 싱가포르 군에 채용되어 M16S1을 교체할 계획이었다.

    SAR-80 소총 <출처: Public Domain>
    SAR-80 소총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싱가포르군은 M16을 더욱 선호했다. SAR-80은 생산비용이 저렴하며 내부 작동구조는 M16에 비하여 손색이 없는 신뢰성을 보여주었다. 연사시 제어도 편했고, M16에 비하여 정비성도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미 M16에 익숙했던 싱가포르 군이 거의 유사한 개념의 SAR-80으로 교체할 긴급한 이유는 없었고 결국 SAR-80은 싱가포르군에는 채용되지 못했다. SAR-80은 2만여 정이 생산되었으나 이 또한 국가나 군대차원에서 제식채용되지 못하면서 총기의 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CIS는 SAR-80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를 울티맥스 100 기관총으로 진화시켰고, SR-88이라는 개량형까지 내놓았다.

    울티맥스 100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울티맥스 100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한편 1990년대에 이르러 M16S1를 대체할 차세대 소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미 1980년대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5.56mm 소총탄으로  SS-109탄이 기준이 되었으나, 싱가포르는 여전히 구형 M193탄에 바탕하는 M16S1을 사용하기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4년 싱가포르군은 구매나 국내개발을 통하여 차세대 소총을 획득하는 계획을 국방부에 제출했다. 해외구매의 경우 M16A2를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였는데, 싱가포르 국방부는 징집되는 병사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총을 만들기로 하고 국내개발을 결정했다. 차세대 소총의 개발은 당연히 CIS가 담당했다.

    싱가포르 군은 병사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하여 SAR-21을 개발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싱가포르 군은 병사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하여 SAR-21을 개발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새로운 소총의 설계작업은 1996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우선은 CIS 자체브랜드로 민간독자개발 형태로 시작되었다. 차세대 소총은 당시 트렌드에 따라 불펍(bullpup) 형상으로 결정되었으며, 작동방식은 가스작동식에 회전식 노리쇠를 사용하며, 탄종은 당연히 5.56x45mm NATO탄이었다. 이에 따라 완성된 시제품은 1999년 등장했으며, 싱가포르 육군은 이를 SAR-21(Singapore Assault Rifle 21)로 명명하였다. 한편 2000년에 CIS는 ST 엔지니어링에 인수되면서 ST 키네틱스(Singapore Technologies Kinetics Ltd)로 바뀌었으며 SAR-21은 ST 키네틱스의 제품으로 양산에 돌입하여 현재도 생산 중이다.

    싱가포르 군은 병사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하여 SAR-21을 개발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특징

    SAR-21은 전형적인 불펍소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SAR-21은 전형적인 불펍소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SAR-21은 불펍소총이다. 불펍 소총은 약실, 노리쇠, 탄창 등 총기의 작동부위를 개머리판에 수납함으로써 총기의 길이를 짧게 만든 소총을 가리키는 말이다. M16A1 소총의 전체길이는 1,003mm로 20인치(508mm)의 총열을 채용하고 있는데, 똑같이 20인치 총열을 채용한 SAR-21의 길이는 805mm에 불과하다. 20인치 총열의 불펍소총들이 대게 790mm(슈타이어 AUG), 785mm(L85A2), 짧게는 757mm(FAMAS F1, 19.2인치 총열) 등임을 감안하면, 유사한 총기들 중에서 약간은 긴 편에 속한다. SAR-21의 총열은 콜드포징으로 만들어져 정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SAR-21은 전형적인 불펍소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애초에 M16S1의 신뢰성과 정비성에 대한 불만으로 개발된 제품이기 때문에, SAR-21은 M16의 가스직결식이 아니라 AK-47의 가스피스톤 작동방식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기다란 피스톤이 노리쇠와 결합더;아 총열 위쪽에서 움직이는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이다. 노리쇠는 러그(lug) 2개가 약실과 물리는 회전잠금방식으로 현대적 소총다운 신뢰성을 발휘하도록 했다. 장전 손잡이는 운반손잡이 겸 조준경 아래이자 윗총몸의 윗부분에 장착된다. 장전손잡이는 사용하지 않을때는 접어놓을 수 있으며, 총기를 사격하는 동안에도 노리쇠를 따라서 움직이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분해된 SAR-21의 모습. 위로부터 총열부, 윗총몸, 탄창, 아랫총몸, 노리쇠뭉치가 보인다. <출처: Forgotten Weapons>
    분해된 SAR-21의 모습. 위로부터 총열부, 윗총몸, 탄창, 아랫총몸, 노리쇠뭉치가 보인다. <출처: Forgotten Weapons>

    총기의 분해구성도 재미있는 편이다. 통상적인 소총은 총열과 약실이 같이 맞물린 윗총몸과, 방아쇠-손잡이-개머리판이 한 데 모인 아랫총몸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SAR-21은 총열-가스작동부와 조준기 겸 손잡이가 결합된 총열부, 손잡이와 방아쇠로 구성되는 윗총몸, 그리고 격발기구를 내장하는 아랫총몸으로 분리된다. 총몸은 고강도 폴리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총기 전체의 경량화에 기여하도록 했다. 윗총몸의 총열덥개나 총몸 하우징은 모두 폴리머 플라스틱이다. 다만 총기의 접용점에 해당하는 부위(정확히는 윗총몸의 조준경 뒷쪽 부분)에는 케블라(Kevlar) 방탄 재질의 칙 패드가 장착되어, 만의 하나 격발시 폭발 등에 대비하여 사수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분해된 SAR-21의 모습. 위로부터 총열부, 윗총몸, 탄창, 아랫총몸, 노리쇠뭉치가 보인다. <출처: Forgotten Weapons>

    2000년대에 나온 총기로서 SAR-21은 왼손잡이까지 고려한 양손잡이 설계를 추구했지만, 독특하게도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정적 단점으로 지적되는 바와 같이 탄피는 오른쪽으로만 배출된다. 권총손잡이는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다 사격이 편리한 편이며, 장갑을 끼고도 사격이 가능하도록 방아쇠울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손잡이 전체를 보호하는 손잡이울 형태로 되어 있는데, 안전장치는 바로 방아쇠 앞쪽의 손잡이울 부분에 위치한다. 탄창은 플라스틱 재질의 30발들이 반투명 탄창으로, NATO 기준을 준수하여 M16 탄창 등과 호환이 가능하다.

    SAR-21은 1.5배율 조준경을 채용하고 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SAR-21은 1.5배율 조준경을 채용하고 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SAR-21은 정밀한 사격능력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20인치 총열을 채용했음은 물론이고, 조준경도 1.5배율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지정사수소총(DMR) 버전은 조준경으로 3배율을 장착하기도 했다. 한편 이후에 등장한 피카티니 레일의 장착버전 등에서는 조준경을 내장하지 않고 레일 부분을 남겨두어, 사용자가 원하는 조준경으로 바꿔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SAR-21의 최대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레이저 조준모듈(LAM; laser aiming module)을 채택한 점이다. LAM은 총열손잡이 안쪽에 내장되며, AA 건전지 1개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렇게 조준경과 레이저 등을 포함함으로써 총기 전체의 무게는 무려 4kg에 이르게 되었다.

    SAR-21은 레이저 조준기를 내장하고 있으나, 가시레이저를 사용하여 한계가 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SAR-21은 레이저 조준기를 내장하고 있으나, 가시레이저를 사용하여 한계가 있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운용 현황

    SAR-21은 1999년부터 싱가포르 군에 지급이 시작되었다. 최초로 지급이 시작되었을 때는 M16에 익숙한 장병들이 불펍소총의 독특한 형태에 적응하지 못하여 많은 혼란이 가중되었다. 특히 가장 문제된 것은 탄창의 교환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권총 손잡이 앞쪽에 탄창을 삽입하는 일반소총과는 달리 불펍은 개머리판 쪽으로 탄창을 제거/삽입하므로 총기의 삽탄과 장전에서 엄청난 혼란이 가중되었다.

    싱가포르군은 초기의 혼란을 거친 후에 SAR-21 소총을 완전히 정착시켰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싱가포르군은 초기의 혼란을 거친 후에 SAR-21 소총을 완전히 정착시켰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싱가포르군 이외에는 브루나이가 2000년대 후반에 제식소총으로 채용하였으며,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도 FN FAL 소총을 대신하여 SAR-21을 채용했다. 이외에는 태국,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페루 등의 특수부대에서도 SAR-21을 채용했다.

    싱가포르군은 초기의 혼란을 거친 후에 SAR-21 소총을 완전히 정착시켰다. <출처: 싱가포르 육군>


    파생형

    SAR-21 기본형 : 보병을 위한 기본형 소총.

    SAR-21 <출처: ST Kinetics>
    SAR-21 <출처: ST Kinetics>

    SAR-21 경기관총 : 연발사격을 위한 경기관총(LMG; light machine gun). 20.2인치(513mm)의 헤비배럴을 채용하였으며, 전방 권총손잡이와 양각대까지 장착하였다.

    SAR-21 샤프슈터 : SAR-21의 지정사수소총(DMR; designated marksman rifle) 버전.  1.5배율 조준경을 대신하여 3배율이 장착되었으며, 야간사격이 용이하도록 조준경 내부에 형광페인트가 장착되었다.

    SAR-21 샤프슈터 <출처: Public Domain>
    SAR-21 샤프슈터 <출처: Public Domain>

    SAR-21 유탄발사기 : SAR-21에 유탄발사기를 결합한 버전. SAR-21 GL(grenade launcher)에는 미제 M203 유탄발사기나 싱가포르제 CIS40GL이 장착된다. 유탄용 조준장치로는 호형가늠자에서 레이저 조준장치까지 다양하게 장착된다.

    SAR-21 GL M203 장착형 <출처: ST Kinetics>
    SAR-21 GL M203 장착형 <출처: ST Kinetics>

    SAR-21 GL CIS40GL 장착형 <출처: ST Kinetics>
    SAR-21 GL CIS40GL 장착형 <출처: ST Kinetics>

    SAR-21 P레일 : SAR-21의 총열 상부에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한 모델. 레일이 장착됨에 따라 1.5배율 조준경은 제거되었으며, 또한 장전 손잡이는 총몸 윗부분에서 좌측으로 위치가 바뀌었다.

    SAR-21 P-레일 <출처: ST Kinetics>
    SAR-21 P-레일 <출처: ST Kinetics>

    SAR-21 경량카빈 : 총열을 13.5인치로 단축시킨 LWC(lightweight carbine) 모델. P레일 모델과 마찬가지로 1.5배율 조준경을 제거하고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하고 있다.

    SAR-21 LWC <출처: ST Kinetics>
    SAR-21 LWC <출처: ST Kinetics>

    SAR-21 MMS :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한 SAR-21의 개량형. MMS는 Modular Mounting System의 준말로 상부에만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한 P레일 모델과는 달리 총열의 좌우에도 피카티니 레일을 장착하여 확장성을 높였다. 또한 총열이 15인치로 짧아지면서 카빈형으로 바뀌어, 특수부대 등에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개량되었다.

    SAR-21 MMS <출처: ST Kinetics>
    SAR-21 MMS <출처: ST Kinetics>

    BR18 : SAR-21의 차세대 모델. 2014년 BMCR(Bullpup Multirole Combat Rifle)이란 이름으로 최초로 소개되었으며, 최종 시제모델은 2017년 완성되어 BR18로 재명명된 후 2018년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공개되었다. 기본형은 14.5인치 총열을 채택하고 있으며, 전체 길이는 645mm로 SAR-21보다 훨씬 더짧아졌다.

    BR18 기본형 <출처: TheTranc / Wikimedia>
    BR18 기본형 <출처: TheTranc / Wikimedia>



    제원

    구경 : 5.56 x 45 mm NATO
    작동방식 :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
    전체길이 : 805 mm
    총열길이 : 508 mm (20 인치)
    강선 : 6조 우선, 7인치 당 1회전
    총구초속 : 945 m/s (3,100 ft/s)
    유효사거리 : 800 m
    연사율 : 450~650 발/분
    중량 : 3.82 kg (탄창 제외)
    조준장치 : 1.5배율 광학조준경, 보조용 가늠자/가늠쇠


    저자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SAR-21 불펍소총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다. 현재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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