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BMP-2 보병전투차
현존 러시아의 주력 IFV
  • 남도현
  • 입력 : 2020.04.13 08:58
    BMP-2는 1970년대에 개발된 오래된 장갑차지만 현재 수적으로 러시아의 주력 IFV를 담당하고 있다. < 출처 : Public Domain >
    BMP-2는 1970년대에 개발된 오래된 장갑차지만 현재 수적으로 러시아의 주력 IFV를 담당하고 있다.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1966년부터 실전 배치된 소련의 BMP-1은 장갑차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꾼 기념작이다. 장갑차가 병력을 전장까지 안전하게 수송하는 고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우에 따라 기갑전도 펼칠 수 있는 강력한 전투 장비로 업그레이드된 것이었다. 이때부터 무기의 세계에서 APC(병력수송장갑차)와 별도로 구분 지어 IFV(보병전투차) 영역이 개척되었고 많은 후속작들이 그 뒤를 따랐다.

    BMP-1은 IFV의 역사를 개척했다. 하지만 실전을 겪으며 노출된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1974년부터 BMP-2 사업이 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BMP-1은 IFV의 역사를 개척했다. 하지만 실전을 겪으며 노출된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1974년부터 BMP-2 사업이 시작되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서독이 1960년부터 운용한 Lang HS을 최초의 IFV라고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후의 발달 과정을 보면 BMP-1이 해당 분야의 진정한 개척자임은 틀림없다. BMP(Boyevaya Mashina Pekhoty)라는 단어 자체가 보병전투차의 약자라는 점으로 모든 것이 설명될 정도다. 당연히 냉전 시기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서방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대응책과 대항마를 갖추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무기의 진정한 성능은 공표된 스펙이나 퍼레이드에 등장한 모습이 아니라 실전을 통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BMP-1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73mm 2A28 활강포와 9M14 대전차미사일을 갖춘 BMP-1의 공격력은 자위용 기관총(포) 정도만 무장한 기존 장갑차와 차원이 달랐지만 정작 운이 있어야 목표를 맞출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만큼 정확도가 형편없었다.

    오비옉트(Ob'yekt) 675 개념도. < 출처 : Public Domain >
    오비옉트(Ob'yekt) 675 개념도. < 출처 : Public Domain >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방어력이었다. 기동력이 중요하고 보병의 하차 전투가 기본이므로 장갑차의 방어력이 전차보다 약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BMP-1은 수상 도하 기능을 갖추느라 장갑이 더욱 얇았고 그만큼 방어력이 신통치 않았다. 결국 어지간한 화기에 쉽게 격파 당하고는 했다. 거기에다가 피탄 능력을 높이려고 차체를 작게 만들면서 승무원이나 탑승한 보병의 피로도가 컸다.

    BMP-1의 최초 실전이었던 제4차 중동전에서 예상을 밑도는 결과가 드러나자 소련은 기술팀을 시리아로 급파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BMP-1의 성능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집트군이나 시리아군의 능력이 부족해서 벌어진 문제라고 보았다. 때문에 새로운 IFV를 개발하는 대신에 BMP-1을 개량하면 충분할 것으로 여겼다. 특히 BMP-1을 생산 중인 쿠르간마쉬자보드(Kurganmashzavod)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BMP-2는 화력은 줄이되 보다 정교하고 신뢰성 있도록 개량이 이루어졌고 실전에서 좋은 전과를 보였다.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P-2는 화력은 줄이되 보다 정교하고 신뢰성 있도록 개량이 이루어졌고 실전에서 좋은 전과를 보였다.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소련은 계획경제체제였음에도 실제로는 설계국별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내부적 암투가 극심했다. 해당 부문에서 지배력을 계속 행사하려던 쿠르간마쉬자보드는 군부에게 최대한 빨리 후속작을 선보이겠다고 장담하며 후기 양산형인 BMP-1P을 기반으로 한 오비옉트(Ob'yekt) 675을 제안해서 승낙 받았다. 그렇게 1974년부터 개발에 착수해서 1980년부터 실전에 배치된 후속작이 BMP-2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BMP-1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방어력이었다. 때문에 BMP-2는 수상 주행 능력을 포기하고 방어력을 늘릴 생각을 했고 초기형은 그렇게 제작도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해도 방어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때문에 개발의 초점을 신뢰성이 떨어지는 공격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방어력이 부족하면 차라리 상대를 먼저 정확히 공격해서 제압하면 된다고 본 것이다.

    BMP-2는 화력은 줄이되 보다 정교하고 신뢰성 있도록 개량이 이루어졌고 실전에서 좋은 전과를 보였다.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아무리 IFV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어도 사실 장갑차는 기갑전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당연히 보병을 수송하고 가까이서 돕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신뢰성이 떨어지는 과한 무장보다는 적당하되 정확한 무장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발발 직후인 1980년에 시험 투입된 BMP-2는 이런 개발 방향이 옳았음을 입증했고 이후 대대적으로 양산에 착수해 소련의 주력 IFV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징

    2A28 활강포는 BMP-1이 기존의 장갑차와 차별되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교전 중인 보병들을 가까이서 지원하는 용도로는 과하다고 생각될 만큼 강력한 무장을 장착한 이유 중 하나가 기갑전을 대비한 것이다. 장갑차로 전차와 교전을 벌이는 행위는 되도록 삼가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할 상황도 있다. 이때 9M14 대전차미사일로 요격에 실패하거나 근접전이 벌어지면 주포를 사용한다.

    BMP-2는 포탑이 개량되고 주무장으로 30mm 2A42 기관포가 탑재되었다. <출처 : (cc) Stephencdickson at wikimedia.org>
    BMP-2는 포탑이 개량되고 주무장으로 30mm 2A42 기관포가 탑재되었다. <출처 : (cc) Stephencdickson at wikimedia.org>

    그러나 2A28 활강포는 강력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단포신에 저압포여서 파괴력과 명중률이 떨어졌다. 더구나 포신안정화장치가 없어 기동 중 사격이 불가능했다. 조준과 사격을 위해 멈추었다가 반격을 받고 낭패를 본 사례도 많았다. 거기에다 포탑이 너무 작아 1인이 각종 무장을 작동시켜 전투를 벌이기가 어려웠다. 결국 엄청난 무장을 하고도 정작 대부분의 교전을 7.62mm 기관총으로 벌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 당시 격파된 BMP-2. 투입될 임무를 고려할 때 방어력 부족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웠다. < 출처 : Public Domain >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 당시 격파된 BMP-2. 투입될 임무를 고려할 때 방어력 부족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웠다. < 출처 : Public Domain >

    때문에 BMP-2는 일선에서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활강포를 제거하고 30mm 2A42 기관포를 장착했다. 처음부터 BMP-2에 장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툴라마쉬자보드(Tulamashzavod)가 개발한 2A42 기관포는 이후 공격 헬기의 무장으로도 선택받았을 만큼 좋은 성능을 발휘했다. 대전차전은 성능이 향상된 9M113 대전차미사일이 전담했다. 또한 승무원들이 역할을 분담해서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이 넉넉한 2인용 포탑을 채택했다.

    BMP-2M 등 현대화를 거치면서 급조장갑을 덧대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나갔다. < 출처 : Public Domain >
    BMP-2M 등 현대화를 거치면서 급조장갑을 덧대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나갔다. < 출처 : Public Domain >

    하지만 취약한 방어력은 여전히 골칫거리였다. 특히 차체 하부가 취약해서 대전차 지뢰에 속수무책이다시피 했다. 개발 당시에는 도하 능력을 포기하고 장갑을 늘릴 생각도 했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의 전쟁을 염두에 두었기에 결국 방어력 향상은 실패했다. 때문에 현장에서 급조한 장갑을 덧대는 방식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하천에 많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럭저럭 효과를 발휘했다.


    운용 현황

    BMP-2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대략 15,000여 대 이상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소련 시절에 12,000여 대를 운용했고 현재 러시아는 2,700여 대를 가동 중이고 6,500여 대를 예비로 보유하고 있다. 후속한 BMP-3의 총 생산량이 2,000여 대고 최신형 VPK-7829 부메랑(Bumerang)의 배치가 아직 요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BMP-2가 여전히 러시아의 주력 IFV라고 할 수 있다.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BMP-2. 보관분 포함해서 현재 약 9,2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BMP-2. 보관분 포함해서 현재 약 9,2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해외에서 사용 중인 물량도 상당하다. 소련 연방에 속했던 국가들을 제외하고도 25개국에 수출되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인도는 직도입뿐 아니라 사라트(Sarath)라는 이름으로 라이선스 생산해서 2020년까지 총 2,500대를 운용할 예정이다. 이란도 총 1,500대를 직도입 및 현지 생산해서 운용하는 주요 사용국이다. 많이 생산되고 많은 나라에 공급되면서 현지에서 개조된 변형도 많다.

    2008년 남오세티아 전쟁 당시 보병을 태우고 이동 중인 러시아군의 BMP-2 < 출처 : (cc) Yana Amelina at wikimedia.org >
    2008년 남오세티아 전쟁 당시 보병을 태우고 이동 중인 러시아군의 BMP-2 < 출처 : (cc) Yana Amelina at wikimedia.org >

    테스트 목적이었지만 개발 단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용되었다. 산악전에서 2A42 기관포가 효과적임이 입증되면서 곧바로 BMP-1을 대체해 나갔다.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 걸프전쟁, 예멘 내전 등은 물론 소련 해체 후 벌어진 여러 종류의 내전, 분쟁에서도 활약했다. 다만 전술 무기여서 일일이 전과를 거론하기는 어렵고 임무 수행에 그럭저럭 사용할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형 및 파생형

    BMP-2 obr. 1980 : 초기 양산형
     
    BMP-2 obr. 1984 : 포탑에 코프리키(kovriki) 장갑이 추가된 양산형
     
    BMP-2 obr. 1986 : BPK-1-42 조준 장치를 장착한 후기 양산형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BMP-2D : 전방과 측면에 추가 장갑을 덧댄 개량형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 출처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BMP-2K : 지휘차량
     
    BMP-2M : 현대화 개량형

    BMP-2M < 출처 : (cc) Xabier Eskisabel at wikimedia.org >
    BMP-2M < 출처 : (cc) Xabier Eskisabel at wikimedia.org >

    BMO-1 : 화염방사로켓 운용 분대용 개량형
     
    BVP-2 : 체코슬로바키아 면허생산형

    BVP-2 < 출처 : (cc) Chmee2 at wikimedia.org >
    BVP-2 < 출처 : (cc) Chmee2 at wikimedia.org >

    BVP-2V : 체코슬로바키아 지휘차량
     
    VPV : 체코슬로바키아 구난차량
     
    BMP-2 "Sarath" : 인도 면허생산형

    BMP-2 ">
    BMP-2 "Sarath" < 출처 : (cc) cell105 at wikimedia.org >

    BMP-2 경전차 : 인도 DRDO에서 BMP-2 차체를 이용해 개발한 경전차
     
    BMP-2K "Sarath" : 인도 지휘차량
     
    Armoured Ambulance : 인도 구급차

    BMP-2 Armored Ambulance < 출처 : Public Domain >
    BMP-2 Armored Ambulance < 출처 : Public Domain >

    Armoured Vehicle Tracked Light Repair : 인도 구난차량
     
    Armoured Amphibious Dozer : 인도 도저차량

    BMP-2 Armored Amphibious Dozer < 출처 : Public Domain >
    BMP-2 Armored Amphibious Dozer < 출처 : Public Domain >

    Armoured Engineer Reconnaissance Vehicle : 인도 전투공병차량

    NBC Reconnaissance Vehicle : 인도 화생방 정찰차량

    Carrier Mortar Tracked Vehicle : 인도 박격포 운용차량
     
    NAMICA : 인도 대전차미사일 운용차량

    NAMICA < 출처 : (cc) Ajai Shukla at wikimedia.org >
    NAMICA < 출처 : (cc) Ajai Shukla at wikimedia.org >

    Akash : 인도 대공미사일 운용차량
     
    BMP-2MD : 핀란드 개량형

    BMP-2MD < 출처 : Public Domain >
    BMP-2MD < 출처 : Public Domain >


    제원

    생산 업체: Kurganmashzavod
    도입 연도: 1980년
    중량: 14.3톤
    전장: 6.735m
    전폭: 3.15m
    전고: 2.45m
    장갑: 알루미늄 합금, 정면 33mm 강철
    무장: 30mm 2A42 기관포 1문
    9M113 대전차미사일
    7.62mm RKT 기관총 1정
    엔진: UTD-20/3 디젤, 300마력(225 kW)
    추력 대비 중량: 21마력/톤
    서스펜션: 토션 바
    항속 거리: 약 600km
    최고 속도: 65km/h(도로), 45km/h(야지), 7km/h(수상)
    양산 대수: 15,000대 이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BMP-2 보병전투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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