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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배경

이탈리아 육군은 전후 재창설된 후 주로 미국제 전차와 장갑차로 무장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는 비록 미국의 M113 병력수송 장갑차(APC)를 라이선스지만 자국에서 제작한 차량을 갖추기 시작했고, 1970년대 초반부터는 2선급 장비지만 피아트(Fiat) 6614 차륜형 병력수송차라는 자국산 장갑차량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1980년대 들어 기존의 노후한 외국산 장비를 대체할 국산 장갑차량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이 시기에 바르샤바 조약국 소속 유고슬라비아와 국경을 접한 북동부에 배치하기 위해 C1 아리에테(Ariete) 전차가 개발되었고, 이 전차와 함께 작전할 VCC-80 다르도(Dardo) 보병전투차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반도의 긴 해안선을 따라 난 도로에서는 이런 중장갑 차량이 작전하기 어려웠기에 기동성을 갖춘 차량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기동성과 함께 당시 독일의 레오파드(Leopard)-1 전차 수준의 화력도 요구받았다. 화력과 기동성을 모두 갖춘 전투차량으로 개발된 것이 1980년대 후반 개발된 B1 센타우로(Centauro) 차륜형 정찰 화력지원 차량이다.

B1 센타우로는 1996년에 이탈리아 육군이 주문한 수량이 모두 납품되었다. B1 센타우로 등 많은 이탈리아 장갑차량을 생산해온 이베코와 오토멜라라 컨소시엄 CIO(Consorzio Iveco Oto Melara)는 B1 센타우로 납품 완료 이전부터 이탈리아 육군이 이 장갑차량과 함께 작전할 새로운 차륜형 장갑차를 요구할 것으로 판단했다. CIO는 자체 예산으로 B1 센타우로를 기반으로 병력 수송 능력이 더해진 장갑차량을 개발했다.

B1 센타우로의 차체가 전방에 엔진이 위치한 형태이므로, 각개 전투를 위한 소형 기관포탑을 장착하고, 병력 수송을 위해 차체를 약간 높이는 작업 정도가 수행되었다. CIO는 처음에는 상륙장갑차라는 뜻의 VBA(Veicolo Blindato Anfibio, 영어 Amphibious Armored Vehicle)라는 형식명을 부여했었다.

하지만, 1996년 6월 유로사토리(Eurosatory)에서 공개될 당시에는 장갑전투차를 뜻하는 VBC(Veicolo Blindato da Combattimento, 영어 Armored Combat Vehicle)로 변경했고, VCC-80 다르도의 25mm 기관포탑을 장착하면서 VBC-25로 변경했다. CIO는 VBC-25 외에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오토멜라라의 60/70A 60mm 기관포탑을 장착한 차량도 선보였다.

하지만, CIO는 단순히 25mm 기관포를 탑재한 IFV만 제안한 것이 아니라. 대전차미사일 탑재형, 박격포 탑재형, 지휘차량, 구급차, 구난차 등 다양한 구성을 함께 제안했다.

이탈리아 육군은 새로운 장갑차량에 관심을 보였고, 곧 M113 계열 APC를 대신하여 보병 분대를 태울 수 있는 AIFV(Armoured Infantry Fighting Vehicle)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탈리아 육군의 요구를 반영한 AIFV 개발은 1998년 시작되었고, 2002년 시제품이 나왔다.

이탈리아 육군은 새로운 차량에 중형 장갑차량을 뜻하는 VBM(Veicolo Blindato Medio, 영어 Medium Armored Vehicle)이라는 형식명을 붙였고, 화살을 뜻하는 프레차(Freccia, 영어 Arrow)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식 명칭은 센타우로 AIFV 프레차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바로 생산에 돌입하지는 못하고, 2006년에야 이탈리아 정부의 주문을 받았다. 처음 주문된 물량은 히트피스트 플러스(Hitfist Plus) 포탑 장착 AIFV 172대, AIFV에 스파이크-LR 대전차 미사일 장착한 대전차차량 36대, 지휘차량 20대, 프랑스제 2R2M 120mm 박격포 탑재차량 21대, 그리고 구급차 4대를 포함하여 253대였다.

이탈리아 육군은 2009년 첫 물량 54대를 인수했다. 2014년에는 AIFV, 대전차형, 지휘소형, 박격포차량, 그리고 구난차량을 포함한 261대와 무인지상차량(UGV)와 레이더가 탑재된 정찰차량 120대가 주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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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VBM 프레차는 B1 센타우로처럼 오토멜라라가 차량과 무장을, 이베코의 자회사 피아트 파워트레인 테크놀로지스(Fiat Powertrain Technologies)가 엔진 등을 담당했다. 기본적으로 8X8 차륜형 장갑차인 B1 센타우로의 구조를 이용했기 때문에 도로 기동성이 우수하고, 유지 보수가 쉽다.

다만, 조종석 뒷부분이 포탑과 보병 8명을 태울 수 있는 병력실, 또는 박격포 탑재 등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차체는 방탄용 강판을 용접하여 만들어졌다. 방어력은 전면은 25mm 기관포탄 방어가 가능하고, 측면과 후면은 14.5mm 기관총탄 방어가 가능하다. 장갑은 25mm 두께의 추가 방탄판을 장착하면 정면은 30mm 기관포탄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B1 센타우로보다 차체 하부 방어 능력이 강화되었다. 차체 바닥은 8kg 무게의 대전차 지뢰 폭발을 견뎌낼 수 있어 나토 표준(STANAG) 4569 레벨 3의 지뢰 방어 능력을 충족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B1 센타우로에서 유지되었던 NBC 방어 능력과 자동 소화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차량 전면 왼쪽에 위치한 조종석은 앞에 달린 3개의 잠망경으로 내부에서 외부를 볼 수 있다. 가운데 잠망경에는 야간 조종을 위한 수동식 적외선 야시 장비를 달 수 있다.

IFV는 독일 라인메탈의 스위스 자회사인 오리콘(Oerlikon)의 KBA-B03 25mm 기관포를 탑재한 히트피스트(Hitfist) Plus 포탑을 탑재하며, 200발을 탑재한다. 포탑은 2인승이며, 갈릴레오 아비오니카(Galileo Avinica, 현 셀렉스 갈릴레오 SELEX Galileo)가 제작한 사수용 로타(Lothar, Land Optronic Thermal Aiming Resource) 조준경을 탑재한다.

로타 조준경은 B2 센타우로의 것과 동일하게 주간카메라, 열영상카메라, 레이저 거리계가 통합되어 있으며, 최대 10km의 표적까지 획득이 가능하다. 로타 외에 옵션으로 전차장이 운용하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야누스(Janus) 조준경을 탑재하며, 부대장 차량과 대전차차량에서 사용된다. 전차장 해치 주변에는 8개의 잠망경이 있어 상시로 외부 관측이 가능하다.

부무장으로는 7.62mm 동축기관총으로 탄약은 600발을 탑재한다. 이 외에 포탑 상부에 7.62mm 기관총 1문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포탑 좌우로 4연장 80mm 연막탄 발사관을 탑재하고 있다.

대전차 차량은 히트피스트 25 포탑 양옆에 이스라엘 라파엘의 스파이크(Spike)-LR 대전차 유도미사일 1발씩을 장착한다. 스파이크-LR 대전차미사일은 적외선 영상유도 미사일이지만, 정확도를 위해 광섬유로 발사 차량에 시커부 영상을 보낸다. 스파이크-LR의 사거리는 4km다.

박격포 차량은 차체 뒤쪽에 2개의 해치를 가지고 있으며, 반자동식의 120mm TDA 2R2M 강선식 박격포를 탑재한다. 박격포 탑재 차량은 7.62mm 또는 12.7mm 기관총 탑재가 가능한 히트롤(Hitrole) 원격무장대(RWS)를 사용한다.

지휘차량은 장거리 통신을 위한 무전기와 통신용 안테나가 달려 있다.

운용하는 VBM 익스플로러(Explorer)로 불리는 정찰차량은 2012년 공개된 소형 UAV를 운용하는 초기 버전인 E1, 2016년 공개된 호루스(HORUS) 무인기 그리고 TRP-2 무인지상차량(UGV)을 함께 운용하는 신형 E2로 나뉜다.

VBM 프레차는 550마력의 이베코 8262 터보차저 디젤엔진과 전진 5단/후진 2단의 ZF5HP 1500 자동변속기를 채용했다. 최대 속도는 도로상 110km/h이며, 항속 거리는 800km다. 차체는 길이 8.56m, 폭 2.99m, 높이 2.04m(차체만)/3.18m(히트피스트 플러스 포탑)이며, 공허 중량은 22톤이며, 최대 8톤을 적재할 수 있다.

유압 독립식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으며, 런플랫 타이어와 함께 중앙식 타이어 통제 시스템을 통해 공기압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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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VBM 프레차는 이탈리아 육군이 4차에 걸쳐 인수하여 운용하고 있다. 수출 실적은 스페인에 구난차량 4대를 판매한 것 밖에 없다.

기본형의 수출에는 실패했지만, 파생형은 수출 실적이 있다. 2009년 브라질이 VBM 프레차의 6X6 변형인 VBTP-MR(Viatura Blindada Transporte de Pessoal - Média de Rodas, 영어 Armored Personnel Carrier Vehicle - Medium Wheeled Type) 과라니(Guarani)를 도입하기로 했다. 브라질군은 2030년까지 2,044대를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베코는 해병대 수륙양용 상륙장갑차 수요를 대비하여 VBM 프레차를 기반으로 한 SuperAV(Surface Performance Amphibious Vehicle)로 불리는 VBA을 개발했다. VBA는 2018년 6월, 미 해병대의 차기 상륙장갑차 선정을 위한 ACV 1.1 사업에서 최종 승리했다.

VBM 프레차는 비교적 최근 등장한 차량으로, 전투 경험은 아프가니스탄이 유일하다. 이탈리아 육군은 병력 보호를 위해 2010년부터 18대를 배치했다가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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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변형

- AIFV : KBA 03 25mm 기관포 탑재 기본형

- APC : 병력실 중앙부 해치에 기관총만 장착한 병력수송장갑차

- ATGM : IFV의 포탑 양쪽에 스파이크-LR 대전차 미사일 탑재한 대전차 모델

- ACP : 부대 지휘차량 (Armored Command Post)

- AMC : TDA 2R2M 120mm 강선식 박격포 차량 (Armored Mortar Carrier)

- AAC : 전장 구급차 (Armored Ambulance Carrier)

- ARV : 크레인과 도저를 탑재한 구난장갑차

- 익스플로러(Explorer) : 무인기만 운용하는 E1과 무인기와 무인지상차량을 모두 운용하는 E2로 나뉘는 정찰차량

- OWS 30 : ATK Mk44 30mm 기관포 장착 무인포탑 탑재형. 업체 제안 모델

* 파생형

- VBA : VBM을 기반으로 이베코가 개발한 수륙양용 장갑차. SuperAV로 불리며, 미 해병대의 차기 상륙장갑차 사업인 ACV 1.1 사업에 최종 선정됨

- VBTP-MR 과라니(Guarani) : 브라질이 도입하는 6X6 파생형 A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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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IFV 기준)

제작사 : CIO
구분 : 차륜형 보병전투차(IFV)
길이 : 8.56m
폭 : 2.99m
높이 : 2.04m(차체만)/3.18m(포탑 포함)
전투 중량 : 30톤
엔진 : 이베코 8262 터보차저 디젤엔진(550마력)
변속기 : 디젤엔진과 전진 5단/후진 2단의 ZF5HP 1500 자동변속기
최고 속도 : 110km/h(도로)
항속 거리 : 800km
무장 : 주무장 - KBA-B03 25mm 기관포(200발)
          부무장 - 7.62mm 공축기관총(600발)
                       7.62mm 차장용 기관총
방어 장비 :  80mm 연막탄 발사기 4연장 X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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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