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아말라이트 AR-18
돌격소총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던 위대한 실패
  • 양욱
  • 입력 : 2020.01.31 08:44
    아말라이트 AR-18 소총 <출처: Public Domain>
    아말라이트 AR-18 소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AR-18이라는 총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말라이트 사의 총기개발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말라이트(ArmaLite)는 1954년 캘리포니아 헐리우드에서 설립된 총기회사다. 모회사인 페어차일드(Fairchild Engine and Airplane Corporation)사는 당시 C-119 플라잉박스카(Flying Boxcar)와 함께 그 후속인 C-123 프로바이더(Provider) 수송기까지 만들면서 상종가를 올리고 있었다. 페어차일드의 CEO였던 부텔(Richard Schley Boutelle, 1898~1962)은 갑자기 총기제작에 관심을 보이면서 페어차일드의 방계회사로 아말라이트를 만들었다.

    AR-1 파라스나이퍼를 선보이는 페어차일드 항공의 리차드 부텔 사장(우) <출처: Smithsonian Institution >
    AR-1 파라스나이퍼를 선보이는 페어차일드 항공의 리차드 부텔 사장(우) <출처: Smithsonian Institution >

    한편 2차대전 기간동안 록히드 항공의 특허책임자였던 죠지 설리반(George C. Sullivan)이 아말라이트의 대표를 담당했다. 설리반은 자신의 차고에 연구실을 차려놓고 새로운 기술들을 시험해볼 정도로 도전정신이 높았는데, 그는 아말라이트가 2차대전 기간 동안 개발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다면 총기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아말라이트가 처음에 만들었던 것은 AR-1 파라스나이퍼(Parasniper)로, 적진에 고립된 조종사용 저격총으로 만들어졌다. AR-1 자체는 독특할 것이 없었지만 경량총열과 플라스틱 개머리판 등 나름의 혁신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다.

    AR-10 소총을 시험사격중인 설계자 유진 스토너의 모습 <출처: Armourer's Bench>
    AR-10 소총을 시험사격중인 설계자 유진 스토너의 모습 <출처: Armourer's Bench>

    물론 AR-1이 채용되진 못했지만, 아말라이트는 계속 공군의 사업에 참여하여 AR-5 서바이벌 라이플이 공군에 채택되는 등 작은 승리를 거두었다. 물론 진정한 승리는 이후에 찾아왔다. 아말라이트 최고의 설계자인 유진 스토너는 1956년 AR-10 7.62mm 자동소총을 개발하였으며, 이듬해에는 AR-10을 5.56mm 버전으로 소구경화한 AR-15 돌격소총을 선보였다. 결국 추후에 AR-15는 미군이 야심차게 개발하던 SPIW(Special Purpose Individual Weapon)를 제치고 M16 소총으로 채용되어 미군 차기 제식소총사업의 승자가 되었다.

    AR-16 소총 <출처: Public Domain>
    AR-16 소총 <출처: Public Domain>

    한편 AR-15가 완성이 되면서 아말라이트는 다른 프로젝트를 찾기 시작했다. 우선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AR-10을 대체할 새로운 7.62mm NATO탄 전용 자동소총에 대한 요구가 그것이었다. 이에 따라 스토너는 AR-16이라는 모델을 선보였다. 가스직결식(Direct impingement)을 채택한 AR-10과는 달리 AR-16은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택했다. 사실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은 AR-12라는 총기에서도 채용된 바 있다. AR-12는 AR-10에 프레스 가공을 적용한 염가버전으로 가공의 한계로 인하여 가스직결식 말고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택했었다. AR-16은 잊혀졌던 AR-12를 되살린 설계였다.

     
    AR-16 소총은 독특한 리코일 스프링 구조로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었다. <출처: Public Domain>

    개머리판까지 밀리는 완충스프링을 채택한 AR-10이나 AR-15와는 달리, AR-16은 리시버의 끝에서 복좌스프링으로 노리쇠 운동을 마무리하였다. 이에 따라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는 구조가 채택되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보아도 매우 섬세한 설계였지만 AR-16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리고 1959년 AR-15의 생산권한이 콜트로 팔려나가면서 아말라이트는 AR-16 말고는 대표적으로 내세울 총기가 없었다. 한편 아말라이트의 대표주자였던 유진 스토너는 퇴사하고 콜트 사의 컨설턴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유진 스토너는 1962년 스토너 62 모델에 이어 이듬해에는 이를 5.56mm로 바꾼 스토너 63을 선보였다. 물론 스토너의 새로운 설계는 AR-16과는 달리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이었다.

    AR-16은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용했으며, 이는 그대로 AR-18에 적용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AR-16은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용했으며, 이는 그대로 AR-18에 적용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5.56mm 소총이 결국은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 아말라이트는 자신이 만든 대세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즉 7.62mm의 AR-16 소총을 바탕으로 5.56mm 버전으로 탄종을 바꾸어 새로운 돌격소총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마치 AR-10이 AR-15로 바뀐 것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그리하여 1963년 새롭게 만들어진 소총의 명칭은 바로 AR-18이었다. AR-18은 유진 스토너의 설계에 바탕한 AR-16을 5.56mm로 바꾼 것으로, AR-18의 설계는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담당했다.

    AR-18은 유진 스토너가 아니라 아서 밀러에 의해 완성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AR-18은 유진 스토너가 아니라 아서 밀러에 의해 완성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아말라이트는 이제 AR-18을 들고 다시 육군에 대한 판촉에 나섰다. 1964년 SAWS 시험평가에도 참여하여 시제총기를 10정 보냈지만 육군의 조건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결국 아말라이트는 AR-15와의 정면대결을 피하고 틈새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AR-18은 단순한 구조로 생산이 용이했으므로, 비교적 생산시설이 낙후한 국가에서도 손쉽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한편 아말라이트는 애초에 양산능력이 부족하여 코스타메사에서는 AR-18을 한정생산할 수 밖에 없었고, 양산파트너가 절실히 필요했다.

    아말라이트는 AR-18의 해외 생산 파트너로 일본의 호와공업을 선택했다. <출처: Public Domain>
    아말라이트는 AR-18의 해외 생산 파트너로 일본의 호와공업을 선택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곧바로 실행되어, 일본의 호와공업주식회사(豊和工業株式会社)가 1967년 아말라이트로부터 생산권을 획득하여 군용 AR-18과 민수용 AR-180을 생산하게 되었다. 하지만 무기의 생산과 수출에 민감했던 일본 정부는 곧 제재에 나서 교전국가에 무기를 팔 수 없도록 제한했다. 문제는 베트남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교전국가였고, 결국 호와가 생산한 총기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호와의 AR-180이 테러단체로 흘러들어가면서 일본정부와 호와공업에 대한 비난이 높아졌다. 결국 호와는 1974년 AR-18의 생산을 종료하고야 말았다.

    아말라이트는 AR-18의 해외 생산 파트너로 일본의 호와공업을 선택했다. <출처: Public Domain>

    호와가 생산을 중단한 1975년부터 1978년까지 AR-18과 AR-180은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1979년 갑자기 영국의 스털링 아마먼트(Sterling Armaments Company)에서 AR-18의 생산을 시작했다. 에섹스 대거넘에 위치한 스털링은 L2A3 스털링 기관단총을 만들면서 명성을 높인 바 있지만, 이미 이 시기에는 퇴색한 업체였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잃은 AR-18은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했고, 결국 1983년 스털링은 생산설비를 해외에 판매하면서 AR-18은 더 이상 생산되지 못했다.

    AR-18 자체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일본의 89식 소총 등 다양한 총기의 모티브가 되었다. <출처: 미 국방부>
    AR-18 자체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일본의 89식 소총 등 다양한 총기의 모티브가 되었다. <출처: 미 국방부>

    그러나 AR-18은 총기의 역사에 나름의 발자취를 남기었다. 우선 SAR-80 등을 거치면서 울티맥스 경기관총의 기본모델이 되었다. 또한 호와공업에서 생산을 거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자위대의 89식 자동소총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여러 설계자들이 AR-18의 설계접근방식에 바탕하여 다양한 소총을 개발하고자 하고 있다.


    특징

    AR-18 소총은 프레스 가공과 용접으로 만들어 졌으나 매우 견고한 총기로 평가된다. <출처: Public Domain>
    AR-18 소총은 프레스 가공과 용접으로 만들어 졌으나 매우 견고한 총기로 평가된다. <출처: Public Domain>

    AR-18의 가장 큰 특징은 프레스 가공과 용접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었다. 통상 포징으로 만들어지는 총기에 비하여 부품이 정밀하지 못하다는 편견도 있으나 실제로 AR-18은 매우 정확한 사격이 가능한 소총으로 평가받고 있다.

    AR-18 소총은 프레스 가공과 용접으로 만들어 졌으나 매우 견고한 총기로 평가된다. <출처: Public Domain>

    작동방식으로는 쇼트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을 채용하였으며, 그 덕에 가스직결식의 AR-10이나 AR-15와는 달리 약실이 상대적으로 오염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장전손잡이는 노리쇠와 직접 연결되어 총기의 왼쪽에 장착된다. 한편 노리쇠를 전진시키는 장치로는 복좌스프링이 채용되었다. AR-10이나 AR-15와는 달리 개머리판까지 반동스프링이 사용되지 않으므로 AR-18은 접철식 개머리판을 활용할 수 있다.

    야전분해된 AR-18 소총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야전분해된 AR-18 소총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조준기구는 개방형 가늠쇠와 플립업 방식의 가늠자로 AR-15와 유사한 형상이다. AR-15처럼 별도의 운반손잡이는 없지만, 조준경을 신속히 착탈할 수 있도록 스코프 마운트 결속부가 배려되어 있다. 탄창은 AR-15와는 다른 방식으로 탄창의 우측면이 아니라 후면에 결속부분이 있어 기존의 AR-15 탄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이후 AR-180B에서는 AR-15 탄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결속부가 바뀌었으나, 이 경우에도 노리쇠와 탄창이 부딛히므로 . 탄창은 20발과 30발 들이가 기본이지만 이후 40발 들이 탄창이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AR-18의 부품구성. 무려 150여개의 부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Public Domain>
    AR-18의 부품구성. 무려 150여개의 부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Public Domain>


    운용의 역사

    아말라이트는 1968년 중반부터 AR-18의 양산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양산이라고 해도 코스타 메사 공장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여 1972년까지 AR-18 1,171정, AR-180 4,018정이 만들어진 게 전부였다. 한편 1970년부터 1974년까지 호와가 생산한 민수용 AR-180은 3,972정으로 역시 많은 수는 아니었다. 마지막 생산을 담당한 스털링은 1979년부터 1985년까지 약 12,362정을 출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하여 1969년부터 1985년까지 약 16년의 기간동안 전체 생산수는 2만1천여 정에 불과하다.

    1964년 미 공군의 AR-18 시험평가 장면 <출처: Public Domain>
    1964년 미 공군의 AR-18 시험평가 장면 <출처: Public Domain>

    이렇게 생산 숫자가 미미한 것은 AR-18이 어느 나라의 군에서도 제식채용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시험평가를 위하여 미국과 영국에서 AR-18을 구매하여 평가를 진행하였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했지만 아말라이트는 본격적인 개수작업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대규모의 채용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AR-18은 보츠와나, 아이티, 스와질랜드 등 군소국가의 치안부대 용으로 소수가 채용되었을 뿐이었다.

    AR-18은 IRA임시파 테러범의 손에 넘어가 테러무기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AR-18은 IRA임시파 테러범의 손에 넘어가 테러무기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실제로는 AR-180의 판매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중에 일부가 테러조직인 IRA임시파(Provisional IRA, PIRA)의 수중에 넘어가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1970년대초 PIRA는 총격과 폭탄테러를 앞세우며 북아일랜드에서 테러를 최고의 수위로 높여가고 있었는데, AR-180을 확보하면서 그 능력에 불을 끼얹은 셈이었다. AR-180은 단발의 민수용모델이었으나 연발로 개조가 용이하여 테러범들의 총기로서 악명을 높이게 되었다.


    파생형

    AR-18 : AR-18의 기본형. 단연발 사격이 가능한 군/경찰용 모델

    AR-18 <출처: Public Domain>
    AR-18 <출처: Public Domain>

    AR-18K : AR-18의 카빈형. 10인치 총열을 채용했으나 오직 소수만이 제작되었다.

    AR-18K <출처: Public Domain>
    AR-18K <출처: Public Domain>

    AR-18S : AR-18의 단축형으로 스털링에서 제작한 모델. 나팔식 소염기에 전방 수직손잡이가 특징이다.

    AR-18S <출처: Public Domain>
    AR-18S <출처: Public Domain>

    AR-180 : AR-18의 민수형. 단발 전용모델.

    AR-180 <출처: Public Domain>
    AR-180 <출처: Public Domain>

    AR-180B : 2001년 복각한 AR-180 모델. 아말라이트의 상표권을 인수한 이글 암스에서 재생산을 하였으며, 아랫총몸을 프레스 가공한 철제 리시버를 대신하여 폴리머 재질을 채용했다.

    AR-180B <출처: Public Domain>
    AR-180B <출처: Public Domain>

    SAR-80 : 싱가포르의 CIS(Chartered Industries of Singapore, 現 ST 키네틱스)에서 제작한 AR-18의 발전형. 이 소총은 추후 울티맥스(Ultimax) 100 경기관총의 기반이 되었다.

    SAR-80 <출처: Public Domain>
    SAR-80 <출처: Public Domain>

    SAR-87 : 스털링의 영국 차기소총 제안형. CIS와 함께 AR-18에 바탕하여 만들었으며 기본적으로 SAR-80의 업그레이드형이다. 영국군은 이미 SA80을 채용하고자 했으므로 결국 채용되지 못했으며, 약 100여정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SAR-87 <출처: Public Domain>
    SAR-87 <출처: Public Domain>

    89식 소총 : 호와공업이 만든 일본 자위대의 제식소총. AR-180의 제작경험을 바탕으로 자국산 소총을 만들었다.

    89식 소총 <출처: Public Domain>
    89식 소총 <출처: Public Domain>

    스켈리 X11 : AR-18의 내부구조를 그대로 재현하여 현대화한 소총. SKELI라는 총기 설계 전문회사에서 2016년 개발되어 발매되고 있다.

    스켈리 X11 <출처: SKELI>
    스켈리 X11 <출처: SKELI>

    BRN-180 : 2019년 브론웰에서 만든 AR-18의 윗총몸. 현재 시장의 추세에 맞추어 아랫총몸은 AR-15와 결합되도록 되어 있다.

    BRN-180 <출처: Brownells, Inc.>
    BRN-180 <출처: Brownells, Inc.>


    제원

    작동방식: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구경: 5.56 x 45 mm NATO
    중량: 3.0 kg (20발 탄창 및 탄환 포함시 3.3kg)
    전체길이: 970 mm
    총열길이: 464 mm (18.25 인치)
    총구초속: 991 m/s (3,250 ft/s)
    발사율: 분당 750발
    장탄수: 20/30/40발들이 탄창


    저자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아말라이트 AR-18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다. 현재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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