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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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F-106 전투기

센추리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델타익 요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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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06 델타 다트는 미국만이 운용한 방공용 요격 전투기다.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임무 수행 중인 F-102A 편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 때문에 배치와 동시에 곧바로 개량을 실시해야 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 시작 당시만 해도 본토 방공 목적에 투입할 F-102 델타 대거(Delta Dagger)에 대한 미 공군의 기대는 상당했다. 하지만 미군 최초의 제식화된 델타익기라는 명예에도 불구하고 초음속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을 만큼 목표 성능을 구현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소련의 폭격기 전력이 대두되면서 당장 임무 투입이 시급하다 보니 일단 F-102A라는 이름으로 배치함과 동시에 대대적인 개량에 착수했다.

무기의 성능 개량은 흔하기는 하나 운용하면서 발견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개발 당시에 확인된 문제점은 F-35처럼 배치를 연기하더라도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배치와 동시에 개량에 나선 F-102의 경우는 전시에나 볼 수 있는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일단 성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먼저 배치부터 시작했을 만큼 냉전 초기의 긴장감은 대단했다.

F-106의 삼면도. F-102를 기반으로 했기에 외형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다. < 출처 : Public Domain >

1950년대는 제2차 대전 당시처럼 속도가 전투기의 성능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와 다름없던 시절이었다. 면적법칙(Area rule)을 적용해 동체를 호리병 모양으로 대대적으로 변경한 F-102A는 마하 1.25로 비행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배치 시점에 이르러서는 마하 2 이상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한 경쟁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었다. 당연히 F-102B로 명명된 개량형도 마하 2 이상의 속도를 목표로 했다.

더불어 요격기이므로 스크램블이 이루어질 경우 최대한 빨리 목표까지 다가가기 위해 상승 능력도 중요했다. F-102A는 초당 66m를 상승할 수 있었지만 이는 같은 시기에 소련이 한창 배치 중인 MiG-19의 30퍼센트에 지나지 않았고 배치를 목전에 두고 있던 MiG-21과는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선회력 같은 여타 비행 성능도 좋으면 물론 금상첨화지만 당시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팔방미인이 되기는 어려웠다.

F-102 델타 대거(우)와 F-106 델타 다트(좌) < 출처 : 미 공군 >

F-102B는 주익 끝단이 일부 개량된 점을 제외하면 기체의 구조가 외형적으로 전작과 비교해서 크게 바뀐 점이 없다. 따라서 비행 능력은 엔진의 힘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1955년에 추력이 40퍼센트 정도 증가한 J75 터보제트 엔진이 개발되었다. 이처럼 목표 성능의 차이가 크다 보니 미 공군은 1956년에 제식명을 전혀 별개의 F-106 델타 다트(Delta Dart)로 변경했다.

일단 기본 베이스가 존재하고 있던 상태여서 개발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F-102가 실전 배치된 지 불과 8개월 후인 1956년 12월 26일 프로토타입 1호기가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후 실험에서 F-106의 성능이 예상에 미치지 않게 나와 컨베이어(Convair) 개발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우선 최대 속도가 마하 1.9를 넘지 못했고 마하 1에서 마하 1.7까지 가속하는데 4분 30초 이상이 걸렸다.

제작 후 예상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아 공기 흡입구의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 < 출처 : Public Domain >

최대 상승 고도도 21,000m를 기대했으나 F-102보다 1,000m 정도 높은 17,300m에 그쳤다. 때문에 한창 개발 중이던 J58 터보제트 엔진의 장착을 고려했지만 자칫 F-106의 실전 배치가 늦어질 수 있어 추후 환장하기로 예정했다. 연구 결과 J75 엔진이 필요로 하는 공기를 충분히 공급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공기 흡입구의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

덕분에 1959년 12월 15일, 12,300m 상공에서 당대 최고인 시속 2,455km의 속도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상승 고도를 향상하는 데는 실패했다. 더불어 자동공격 관제가 가능한 사통 장치인 MX1179의 개발도 예상보다 상당히 지연되어 1958년에서야 MA-1이라는 제식명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으로 말미암아 F-106의 실전 배치는 1959년에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F-106은 목표로 했던 비행 성능을 달성한 후 1959년부터 실전 배치되었다. 하지만 항전 장비 등은 기계적 신뢰성이 낮아 배치 직후부터 개량을 해야 했다. < 출처 : Public Domain >

F-106의 개발 및 배치 속도는 오늘날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시작을 F-102부터 따져볼 수 있는 데다 1950년대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전투기가 등장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변화가 빨랐던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늦었다.

이렇게 예상과 달리 개발이 늦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미 공군이 장거리 호위기로 구상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F-101을 본토 방공용으로 전용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면서 애초 1,000여 대를 목표로 했던 F-106 획득 계획을 포기했다. 결국 F-106은 F-101, F-102와 더불어 미국 본토 방공용 요격기로 임무를 분담해 활약했다. 당시의 시대상과 미국의 초조함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미 공군의 요격전투기 소개영상 < 출처 : 유튜브 Charlie Dean Archives 채널 >


특징

F-106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수평 미익 없이 주익만으로 이루어진 완전한 델타익이다. 같은 시기에 미라주 III, 사브 J35처럼 고속 비행을 목적으로 했던 기종도 채택한 방식이나 저속에서의 안정성에 문제가 많은 편이다.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미국은 델타익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어서 실전에서 운용된 군용기는 F-102, F-106 그리고 B-58 폭격기뿐으로 모두 컨베이어에서 만든 것들이다.

F-106은 현재까지 수평 미익이 없는 미국의 마지막 델타익 전투기다. < 출처 : Public Domain >
실속을 방지하기 위해 주익 캠버를 원추형으로 만들어 양력 향상을 도모했고 보조 날개는 방향타와 엘러본의 기능을 겸하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개량이 이루어지고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면서 단발기로는 지금까지도 최고인 마하 2.3의 고속 비행이 가능했다. 적어도 속도만으로는 MiG-25의 등장 이전까지 가장 빠른 전투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여타 성능은 미 공군을 만족시키기 못했다.
단발기지만 고속으로 고고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 좋아 우주비행사 양성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훗날 상원 의원이 되는 존 글렌(좌 3)을 비롯해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된 요원들과 F-106 < 출처 : Public Domain >
완전 자동인 MA-1 사통 장치를 장착했지만 당대 기술력으로 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 애를 먹어 작동이 불능될 때가 많았다. 수십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듭했지만 결국 퇴역할 때까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공대공미사일을 수납하는 반매입식 웨폰베이도 AIM-9 규격에 맞지 않아 무장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실망한 미 공군은 F-106이 본격 배치 직후인 1960년부터 후속 방공용 초계기 사업을 시작했다.
F-106 델타 다트의 다큐멘터리 소개영상 < 출처 : 유튜브 Rhino Defense 채널 >


운용 현황

F-106는 1961년까지 2대의 프로토타입을 포함해 총 342기가 제작되었다. 1959년 제498요격비행대를 시작으로 순차적 배치되었고 미국 본토 이외에 알래스카, 아이슬란드, 캐나다에 전진 배치되었다. 안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와 서독에 잠시 전개된 적이 있고 한때는 베트남 전쟁 투입도 고려했으나 불발로 끝났다. 때문에 실전 사례는 없다. 1981년 주방위군 전력으로 완전히 이관되었고 1988년 전량 퇴역했다.

공해 상에서 소련 Tu-95 폭격기를 요격 중인 F-106 < 출처 : Public Domain >
F-106은 약 30여 년 간 오로지 미국 본토 방공 임무만 수행했다. 해외 판매 없이 미국만 운용했는데 F-22처럼 남에게 제공할 수 없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요격이라는 단일 임무에 특화되어 수요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고속으로 신속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성능은 좋지만 공대공 전투, 대지 공격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여타 비행 능력이 좋지 않았다. 특히 같은 시기에 등장한 F-4의 존재 때문에 빛이 바랜 측면이 있다.
AIR-2 핵로켓 발사 훈련 중인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소속 F-106 < 출처 : Public Domain >
여담으로 미국이 1950년대에 개발해 1960년대에 본격 사용한 일련의 초음속 전투기들을 제식 번호를 빗대어 흔히 센추리 시리즈라고 부른다. XF-103, F-107 같은 실험기나 110번 이후인 F-110(F-4C), F-111, F-117을 여기에 포함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전에 배치된 F-100과 F-101, F-102, F-104, F-105, F-106만을 의미한다. 따라서 F-106은 센추리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전투기라고도 할 수 있다.
F-106 델타 다트의 틴달 공군기지 운용장면 < 출처 : 유튜브 >


변형 및 파생형

F-102B : F-106A의 최초 명칭
 
F-106A : 양산형. 277대.

F-106A < 출처 : Public Domain >
F-106B : 훈련기를 겸임 복좌형. 63대.
F-106B < 출처 : Public Domain >
NF-106B : F-106B 기반 실험기. 2대.
NF-106B < 출처 : San Diego Air and Space Museum >
F-106C : AN/ASG-18 레이더 장착 계획 모델
 
F-106D : F-106C 기반 복좌형 계획 모델
 
F-106E : 컨베이어 제안 성능 계량형 계획 모델
 
F-106F : F-106E 기반 복좌형 계획 모델
 
QF-106 : 무기인 개조형
QF-106 < 출처 : Public Domain >


제원 [F-106A]

전폭 : 11.67m
전장 : 21.55m
전고 : 6.18m
주익 면적: 61.52㎡
최대 이륙 중량 : 15,670kg
엔진: 플랫휘트니 J75-17 터보제트×1
최고 속도 : 2,455km/h (마하 2.3)
실용 상승 한도 : 17,380m
전투 행동 반경 : 2.900km
무장 : 20mm M61A1 벌컨포×1 (1972년 개장 후 장착)
AIM-4 공대공미사일×2
AIM-2 핵로켓 또는 AIM-26 공대공미사일×1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