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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러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총기제조사는 러시아의 우드무르트 공화국 수도인 이제프스크(Izhevsk)에 위치하는 이즈마쉬(Izhmash)이다. 이즈마쉬는 1807년 당시 러시아 차르인 알렉산드르 1세의 칙령에 의해 제국 조병창으로 창설되어, 나폴레옹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승리로 이끄는데 필요한 무기를 공급했다. 러시아가 소련으로 바뀐 이후에도 이즈마쉬는 모신나강 소총, SVT-40 자동소총, 토카레프 자동권총 등을 만들며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즈마쉬의 대표작은 역시 AK-47 소총이었다. 2차대전 이후 자동화기를 전군에 지급하기 위하여 미하일 칼라시니코프는 돌격소총의 개념을 바탕으로 AK-47 소총을 개발하였다. AK-47 소총은 소련 뿐만 아니라 공산권 전체의 표준화기로써 AKM, AK-74 등으로 진화하면서 아직까지도 러시아군의 제식화기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즈마쉬의 대표적인 저격총은 SVD 드라그노프 반자동 저격소총으로 예브게니 드라구노프(Евге́ний Фёдорович Драгуно́в, 1920-1991)에 의해 개발되었다. SVD 소총은 일발필중의 정밀도를 추구하는 볼트액션식 저격소총이 아니라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의 반자동소총으로, 분대당 1정을 지급하여 지정사수소총(Designated Marksman Rifle)의 성격에 가까웠다. 따라서 고도로 훈련된 저격수를 위한 볼트액션 소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MC13 같은 경기용 소총이 일부 특수부대에 채용되었을 뿐 본격적인 채용은 없었다.

결국 19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러시아군과 경찰은 7.62x54R 탄환을 사용하는 본격적인 저격소총을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용 볼트액션 소총을 개조한 저격총들이 만들어졌다. 우선 스포츠 및 사냥총기 중앙설계국(TsKIB SOO)에서는 MTs-116 경기용 소총을 바탕으로 저격총을 만들었다. MTs-116 소총은 MC13에 바탕한 소총으로 러시아 국가대표 사격팀이 100~300m 사격에 애용하던 경기용 소총이었다. 이러한 명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MTs-116M 소총은 서브 MOA의 명중율을 자랑했으며, 러시아 내무부 소속 경찰특공대가 일부 채용하면서 주목받았다.

러시아 최대의 총기제작사인 이즈마쉬도 이러한 경기용 소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1972년 발매한 레코드-1(Рекорд-1) 소총이었다. 레코드-1은 역시 소련의 국가대표 사격팀을 위해 만들어진 소총으로 원래 극소수만을 주문생산하다가 1985년부터 양산을 시작했었다. 300m에서 약 1.3cm의 정밀도를 자랑하던 레코드-1은 국제사격경기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에게 여러 메달을 안겨주었다. 이즈마쉬는 1994년부터 7.62x51mm 탄을 사용하는 레코드-CISM 소총을 만들어 수출도 시작했다.

이즈마쉬는 바로 이런 레코드-ISM 경기용 소총에 바탕하여 군용 저격총을 만들었다. 블라디미르 스트론스키가 이끄는 설계팀이 개발을 담당했으며, 애초에 군용이 아닌 경기용 소총에 바탕했기 때문에 야전의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설계는 레코드-CISM에 바탕했으므로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아 1998년에 완성되었다. 새로운 저격총에는 SV-98(Snaiperskaya Vintovka Model 1998) 이라는 명칭이 부여되었다.

SV-98은 이후 러시아 군과 경찰의 특수부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점차 고객층을 늘려갔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꾸준한 개량이 이루어져 2013년에는 알루미늄제 스켈레톤 개머리판 모델을 발매했으며, 2017년에는 이를 더욱 개량한 SV-98M이 출시되었다. 이외에도 해외수출을 위하여 7.62x51mm탄이나 .338 라푸아 매그넘(Lapua Magnum)탄을 사용하는 모델도 발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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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SV-98은 볼트액션식 저격소총이다. 노리쇠의 공이치기는 스트라이커 방식으로 장전 중에는 내부에 잠겨있다가 장전손잡이가 내려와 약실이 잠기면 잠금이 해제된다. 공이는 로킹러그(locking lug)가 3개로 가운데 러그는 차탄을 장전하는 역할을 한다.

총열은 플로팅 배럴 방식으로 개머리판과 분리되어 있어 정확도를 자랑한다. 총열은 원래 러시아 총기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고가의 콜드 포징 방식으로 제작되어 상당한 신뢰성을 자랑한다. 총열과 약실까지 모두 쇠를 한 덩어리에서 깎아내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총열내부는 크롬도금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총구에는 화염을 줄여주는 플래쉬하이더(flash hider)가 장착되며,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TGP-V 소음기가 장착된다.

방아쇠는 별도의 어셈블리로 만들어져 리시버에 장착되는 형태이다. 방아쇠는 매우 부드럽게 당겨지다가 짧은 저항과 함께 격발된다. 방아쇠의 당김 무게는 1.0~1.5kgf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안전장치는 장전손잡이 뒤에 위치하며, 안전장치를 걸면 방아쇠가 잠기고 시어와 볼트까지 잠기어 격발이나 장전이 불가능하게 된다.

SV-98의 개머리판은 형상으로는 어큐러시 인터내셔널의 AICS(Accuracy International Chassis Systems) 개머리판과 유사하지만 목재 재질을 채용한 점에서 다르다. 리시버와 개머리판은 스크류 2개로 결합된다. 개머리판은 사수의 체형에 맞게 턱의 높이와 개머리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SV-98은 독특하게도 개머리판 우측에 손잡이를 장착하여 이동시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2016년경부터 등장한 SV-98M에서는 알루미늄 리시버를 채용하였다. 설계가 더욱 간략화되어 권총손잡이와 개머리판이 분리되었으며, 플라스틱 재질로 더욱 경량화되었다. SV-98은 MIL-STD-1913 피카티니 레일을 채용하여 다양한 조준경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야시경을 조준경 앞에 장착하는 최근의 경향에 맞추어 피카티니 레일을 앞쪽에 장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조준장치로는 가늠자와 가늠쇠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가늠쇠는 SVD 저격총과 동일하게 원형 가늠쇠울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가늠자도 SVD의 것을 준용했다. 조준경으로는 3-10×42의 1P69 하이페론 가변배율 조준경이 장착된다. 야간조준경으로는 3.7배율 고정의 1PN113 조준경도 있으나, 실제로는 가변배율조준경 앞에 야간투시장치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통상의 운용방식이다.

탄창은 10발들이의 플라스틱제 탄창으로 좌측에 구멍을 통하여 잔탄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하는 탄환은 SVD에서 사용하는 7.62x54R 구경탄으로 러시아군 분류명은 7N1이다. 7N1 탄은 철심탄으로 관통력이 강화되어 있으며, 특히 방탄조끼를 입고 있는 표적에 대하여 유효한 사격이 가능하다. 한편 1999년부터 발매된 7N14 탄은 신형 철심탄자를 채용하여 관통력을 더욱 높였다. SV-98은 이외에도 7.62x51mm NATO탄이나 .338 라푸아 매그넘 탄을 사용하는 모델도 발매되었다. 총기는 매우 정확한 편으로 300m의 거리에서 10발을 사격하면 탄착군이 55mm 이내에서 형성된다. 숙련된 저격수는 1,200m에서 명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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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러시아군은 1963년 SDV 드라그노프를 채용한 후 50년이 넘도록 볼트액션 저격총을 제식채용해오지 않았다. SV-98은 발매 이후 러시아 정부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험평가를 통과하면서 군과 경찰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러시아군의 스페츠나츠가 SV-98을 처음으로 채용하기 시작했으며, FSB 소속의 특수부대와 내무부 소속의 경찰특공대 등 대테러부대들도 속속 채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르메니아에서 SV-98을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용대상도 확대되어 러시아군의 공수부대까지 SV-98을 채용했다. 또한 2017년 이후 발매된 SV-98M은 2018년 러시아 국가경비대에 채용되었으며, 기존에 SV-98을 채용했던 특수부대들도 점차 이를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러시아군 전체가 SV-98을 채용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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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SV-98 : 1998년 발매된 기본형

SV-98M : 2017년 칼라시니코프 콘체른에서 발매한 SV-98의 업그레이드 모델, 러시아 육군사업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최근 총기의 경향에 맞게 피카티니 레일과 경량의 조절식 개머리판을 채용하고 있다.

VSV-338 : .338 라푸아탄을 사용하는 SV-98M의 변형모델. 5발들이 탄창을 채용했고, 개머리판은 접철식이다. 피카티니 레일을 총열덥개 상부에 전부 적용하고 있고 측면은 키모드 레일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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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모델 : SV-98M
작동방식 : 볼트액션
구경 : 7.62x54mm Russian
전체길이 : 1,200 mm (접철시 650mm, 소음기 장착시 1,375 mm)
전폭 : 200 mm
전고 : 300 mm
총열길이 : 650 mm
총열강선 : 4조 우선
총구초속 : 820 m/s
유효사거리 : 1,000 m
급탄 : 10발들이 탄창
중량 : 5.8 kg (1P69 스코프와 소음기 포함시 7.8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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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다. 현재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