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Sd.Kfz. 251 장갑차
제2차 대전을 상징하는 하프트랙
  • 남도현
  • 입력 : 2020.01.08 08:17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 기갑부대의 APC 역할을 담당한 Sd.Kfz. 251 < Public Domain >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 기갑부대의 APC 역할을 담당한 Sd.Kfz. 251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오로지 군사적인 관점으로만 보았을 때 제2차 대전의 첫 번째 주인공은 독일이다. 일단 전쟁이 독일에 의해 시작되었고 마지막까지 같은 편이었던 일본을 제외한 모든 열강과 싸웠다. 때문에 독일군은 태평양 전역을 제외하고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기록물, 다큐멘터리, 영화 속에 예외 없이 등장한다. 이로 인해 군사 분야에 관심이 없는 이들조차도 독일군을 상징하는 몇 개의 아이콘을 인식한다.

    우선 여타 참전국과 쉽게 구별되는 헬멧, 군복이 대표적이다. 그다음이 무기인데 지상군으로 한정하더라도 MP40, MG42 같은 총기는 제2차 대전 영화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당연한 소품이다. 요즘은 보기 힘든 하프트랙(Half track, 반궤도) 구조인 Der mittlere Schützenpanzerwagen Sonderkraftfahrzeug 251(251형 중형 보병장갑차, 이하 Sd.Kfz. 251)도 당시의 독일군을 상징하는 무기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이 사용했고 인상적으로 활약했다.

    인상적인 외형 덕분에 Sd.Kfz. 251은 제2차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무기로 인식된다. < (cc) Sean O'Flaherty at Wikimedia.org >
    인상적인 외형 덕분에 Sd.Kfz. 251은 제2차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무기로 인식된다. < (cc) Sean O'Flaherty at Wikimedia.org >

    제1차 대전에서 혹독한 참호전을 경험한 독일은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기동전을 구상했다. 이후 전격전(Blitzkrieg)으로 불리게 되는 새로운 전략에서 전선 돌파 임무는 전차가 담당할 예정이었다. 그러려면 보병도 함께 이동하며 작전을 펼쳐야 효과가 극대화 되는데, 차량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야전에서 운용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이에 따라 나치가 재군비를 선언한 직후 새로운 이동 수단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개 분대를 탑승시켜 야지를 신속히 주행할 수 있는 기동력에만 중점을 두었지만 최전선에서 활약하려면 적의 공격으로부터 탑승 병력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방어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보병들이 하차해서 전투를 벌일 때 화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관총을 탑재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 내렸다. 당국은 트랙터 제작사인 하노마그(Hanomag)에게 이러한 기준에 따른 차량 개발을 의뢰했다.

    Sd.Kfz. 251의 기반이 되었던 Sd.kfz. 11 트럭. 주로 물자 수송 및 장비 견인용으로 사용되었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의 기반이 되었던 Sd.kfz. 11 트럭. 주로 물자 수송 및 장비 견인용으로 사용되었다. < Public Domain >

    하노마그는 시간 절감을 위해 양산 직전인 Sd.kfz. 11을 기반으로 1937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제2차 대전 중 수송, 견인용으로 애용된 Sd.kfz. 11은 사다리 프레임(Ladder Frame)을 채택해서 하중 지지력이 좋고 하프트랙 구조 덕분에 야지 기동력이 뛰어나다. 이처럼 Sd.Kfz. 251은 기술적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어 개발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제2차 대전이 발발한 1939년부터 배치가 시작되었다.

    Sd.Kfz. 251은 탄생과 동시에 실전에 투입되어 활약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개량이 이루어졌다. 워낙 전쟁 초기에 독일 기갑부대의 활약이 대단했기에 Sd.Kfz. 251의 명성도 자연스럽게 함께 올라갔다. 확장성이 좋아 공병, 통신, 방공, 포병, 정찰 등의 다양한 임무에도 투입되면서 크게 4개의 모델과 23개의 파생형이 존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Sd.Kfz. 251의 주 임무는 앞서 언급처럼 보병 수송이다.

    경사장갑처럼 제작되었으나 방어력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오늘날 기준으로는 장갑차로 보기 힘들다. < Public Domain >
    경사장갑처럼 제작되었으나 방어력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오늘날 기준으로는 장갑차로 보기 힘들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은 차체 전면, 측면 구조가 마치 경사장갑처럼 제작되었고 조종석 전방, 측방이 전투 시 밀폐가 가능해서 얼핏 방어력이 좋아 보이지만 장갑이 소총이나 기관총에 사용하는 탄환 정도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또한 오픈탑이어서 파편, 수류탄, 화염병 등에 취약하다. 따라서 오늘날 기준으로는 장갑차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개발 목적이나 수행했던 임무로 보았을 때 APC(보병수송장갑차) 역할을 담당했다.
     
    IFV(보병전투차)를 포함해서 최초의 APC가 무엇인가에 대해 의견이 다양한 편이다. 단지 기능적으로 구현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1918년 전선에 투입된 영국의 Mk IX 전차가 30명의 병력을 탑승시킬 수 있었으므로 최초의 APC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가 시속 6.9km에 불과하고 제작 수량이 34대뿐이어서 의미 있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Sd.Kfz. 251은 실질적인 최초의 APC라 할 만하다.


    특징

    Sd.Kfz 251의 가장 큰 특징은 오늘날 보기 힘든 궤도와 차륜이 혼합된 하프트랙 주행 장치다. 궤도식은 넓은 접지력 덕분에 차륜식 차량이 운행하기 힘든 험로에서 운행이 용이하다. 반면 일반 도로에서의 운송 효율성이 나쁘고 장거리 운행 등에 적합하지 않으며 방향 전환을 위한 조향 장치 계통이 복잡하다. 이러한 궤도식의 장점을 살리고 차량식의 편리함과 용이함을 함께 접목한 것이 바로 하프트랙이라 할 수 있다.

    Sd.Kfz. 251은 야지 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은 야지 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의 궤도는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 기갑 장비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지지륜 없는 Schachtellaufwerk(중첩주륜) 방식이다. 덕분에 차체의 하중을 골고루 분산하고 야지에서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구조가 복잡해져서 유지 보수가 힘들고 고장이 쉽게 발생이 하는 단점이 있다. 전륜은 조향용인데 주행 방향을 좌우로 15도 이상 전환하면 선회를 돕기 위해 궤도도 한쪽만 작동되었다.

    차륜식 전륜과 무한궤도 후륜을 혼합한 하프트랙은 Sd.Kfz. 251의 상징과도 같다. < Public Domain >
    차륜식 전륜과 무한궤도 후륜을 혼합한 하프트랙은 Sd.Kfz. 251의 상징과도 같다. < Public Domain >

    당시 하프트랙은 미군도 사용했다. Sd.Kfz. 251의 전륜은 오로지 조향용이었지만 비교 대상인 미국의 M2, M3은 구동도 가능한데다 엔진의 힘이 좋았다. 때문에 Sd.Kfz. 251은 유명세에 비해 주행력, 견인력이 뒤졌다. 방어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면이나 측면에서 날아오는 소총탄 정도나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고 대전차포를 장착한 변형 등도 있지만 기본형은 기관총을 이용해 화력을 지원했다.

    차륜식 전륜과 무한궤도 후륜을 혼합한 하프트랙은 Sd.Kfz. 251의 상징과도 같다. < Public Domain >


    운용 현황

    Sd.Kfz. 251는 전후 체코슬로바키아의 슈코다(Škoda)에서 기존 설비를 이용해 OT-810이라는 이름으로 생산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1938년부터 1945년 종전 직전까지 개발자인 하노마그를 비롯한 5개 제작사에서 양산되었고 제2차 대전 중에 거의 소모되었다. 총 15,000여 대의 수량은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여타 기갑 장비에 비하면 많은 수준이기는 하나 제2차 대전의 규모를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았다.

    Sd.Kfz. 251은 독일군이 활약한 주요 전장에 빠짐없이 등장한 대표적인 무기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은 독일군이 활약한 주요 전장에 빠짐없이 등장한 대표적인 무기다. < Public Domain >

    Sd.Kfz. 251은 1939년 제1기갑사단을 시작으로 배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공급량이 부족하고 트럭에 비해 조달가가 비싸 서류상 인가된 수량만큼 배치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독일군 기갑사단 예하 장갑척탄병여단은 4개 대대로 구성되는데 1개 대대만 Sd.Kfz. 251을 장비했고 여타 3개 대대는 트럭 등을 사용하거나 기동 장비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유일하게 기갑교도사단(Panzer-Lehr-Division)만 완편되었다.

    1944년 8월 바르샤바 봉기 당시 폴란드 시민군이 노획해 사용 중인 Sd.Kfz. 251 < (cc) Sylwester Braun at Wikimedia.org >
    1944년 8월 바르샤바 봉기 당시 폴란드 시민군이 노획해 사용 중인 Sd.Kfz. 251 < (cc) Sylwester Braun at Wikimedia.org >

    Sd.Kfz. 251은 종전 시점까지 독일군이 있는 곳이면 예외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전차와 함께 고속 작전을 펼치는 기계화보병용이었으나 탑재, 견인 능력이 좋아 다용도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수준의 무기가 아니어서 특별히 기록할 만한 인상적인 전과는 없다. 그저 드러나지 않게 곳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그런 종류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변형 및 파생형

    Sd.Kfz.251/1 : 기본형

    < Public Domain >
    < Public Domain >

    Sd.Kfz.251/2 : 8cm sGrW 34 박격포 탑재형
     
    Sd.Kfz.251/3 : 무전기 탑재 지휘차

    < Public Domain >
    < Public Domain >

    Sd.Kfz.251/4 : 포병용 야포견인차
     
    Sd.Kfz.251/5 : 공병용 장비운반차
     
    Sd.Kfz.251/6 : 무전기와 에니그마 장착 지휘차

    Sd.Kfz.251/6 < Public Domain >
    Sd.Kfz.251/6 < Public Domain >

    Sd.Kfz.251/7 : Sd.Kfz.251/5 개량형

    Sd.Kfz.251/7 < (cc) baku13 at Wikimedia.org >
    Sd.Kfz.251/7 < (cc) baku13 at Wikimedia.org >

    Sd.Kfz.251/8 : 야전 구급차

    Sd.Kfz.251/9 : 7.5cm KwK 37 대전차포 탑재 화력지원형

    Sd.Kfz.251/9 < (cc) baku13 at Wikimedia.org >
    Sd.Kfz.251/9 < (cc) baku13 at Wikimedia.org >

    Sd.Kfz.251/10 : 3.7cm PaK 36 대전차포 탑재 화력지원형

    Sd.Kfz.251/10 < Public Domain >
    Sd.Kfz.251/10 < Public Domain >

    Sd.Kfz.251/11 : 전화선 부설차

    Sd.Kfz.251/11 < Public Domain >
    Sd.Kfz.251/11 < Public Domain >

    Sd.Kfz.251/12 : 포병용 관측차
     
    Sd.Kfz.251/13 : 포병용 청음차
     
    Sd.Kfz.251/14 : 포병용 청음차
     
    Sd.Kfz.251/15 : 적 포병 발사광 관측차
     
    Sd.Kfz.251/16 : 화염방사기 탑재형

    Sd.Kfz.251/16 < Public Domain >
    Sd.Kfz.251/16 < Public Domain >

    Sd.Kfz.251/17 : 2cm KwK 38 탑재형
     
    Sd.Kfz.251/18 : 포병용 관측차
     
    Sd.Kfz.251/19 : 야전 전화중계차
     
    Sd.Kfz.251/20 : 적외선 탐조등 탑재형
     
    Sd.Kfz.251/21 : 15mm MG 151 또는 2cm MG 151/20 탑재형

    Sd.Kfz.251/21 < Public Domain >
    Sd.Kfz.251/21 < Public Domain >

    Sd.Kfz.251/22 : 7.5cm PaK 40 대전차포 탑재형

    Sd.Kfz.251/22 < Public Domain >
    Sd.Kfz.251/22 < Public Domain >

    Sd.Kfz.251/23 : 2cm KwK 38 탑재 정찰차
     
    OT-810 : 전후 체코슬로바키아 슈코다 제작형

    OT-810 < (cc) Adam Hauner at Wikimedia.org >
    OT-810 < (cc) Adam Hauner at Wikimedia.org >


    제원 [Sd.Kfz.251/1]

    - 생산업체: Hanomag, Adlerwerke, Horch, Škoda, Borgward
    - 중량: 7.81톤
    - 전장: 5.80m
    - 전폭: 2.10m
    - 전고: 1.75m
    - 장갑: 6~14.5mm
    - 무장: MG34 또는 MG42 기관총×2
    - 엔진: Maybach HL42 가솔린 엔진 100마력(74kW)
    - 추력 대비 중량: 12.8마력/톤
    - 서스펜션: 오버래핑 토션바, 판스프링
    - 항속 거리: 300km
    - 최고 속도: 52.5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Sd.Kfz. 251 장갑차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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