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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4대 동시 출격… 美, 성탄절 내내 北 들여다봤다
北의 '성탄절 선물' 도발 대비 글로벌호크 등 이례적 총출동
北, 내년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ICBM·SLBM 도발할 가능성도

성탄절 전후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의 유·무인 정찰기 4대가 24~25일 한반도와 동해로 다섯차례에 걸쳐 총출동했다. 이들을 지원하는 미 공중 급유기도 함께 떴다. 미군 정찰기 4대와 공중 급유기가 동시에 한반도로 출동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긴장감이 극에 달한 한반도 상황과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골프를 치며 보냈다.

그는 취재진이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묻자 "그것은 예쁜 꽃병 같은 좋은 선물일 수 있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태연하게 골프를 즐긴 데엔 북한 도발 변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정찰기 4총사에 공중 급유기까지 띄운 미국

25일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의 RC-135W '리벳 조인트', E-8C '조인트 스타스'(J-STARS), 장거리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RC-135S '코브라볼(2차례)' 등 정찰기 4대가 잇따라 한반도와 동해 상공에서 정찰 활동을 했다. RC-135W와 E-8C는 각각 한반도 9.4㎞ 상공에서, 글로벌호크는 16.4㎞ 상공에서 작전 비행을 했다. RC-135S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 미군 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으로 비행했다. 주일 미군의 KC-135R 공중 급유기도 이날 동해 상공에서 정찰기들의 장시간 비행을 지원했다.

한반도 동시 출격한 미국 정찰기 4대 그래픽

RC-135W는 미 공군의 주력 통신 감청 정찰기로,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 등을 포착한다. E-8C는 반경 250~500㎞ 이내의 ICBM 이동식 발사대와 차량 등의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km 고공에서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찰위성급 무인 전략정찰기다. 38~42시간 비행할 수 있다. RC-135S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먼 거리에서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한다. 과거 미군 정찰기들은 한반도에서 작전 비행을 할 때 위치 식별 장치를 껐지만 최근에는 이 장치를 켜고 공개적으로 비행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는 일종의 심리전 목적도 있다"고 했다.

연초 ICBM·SLBM 도발 가능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사일'을 줄지 '예쁜 꽃병'을 건넬지는 미국 현지에서 성탄절이 시작되는 25일 밤(한국 시각)에서 26일 새벽 사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북한은 그동안 워싱턴DC 아침 시간에 맞춰 주요 대미(對美) 담화를 발표해왔다. 북한이 불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도발 시기를 크리스마스 이후로 늦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이달 하순)→김정은 신년사(1월 1일)→도발(1월 초)'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군 당국은 ICBM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유력 도발 카드로 보고 있다. 특히 군은 2017년 북한의 ICBM 엔진 시험 당시 200초였던 연소 시간이 최근 진행한 2차 '중대시험'에서 약 2배(7분)로 증가한 데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엔진 추진력의 향상을 뜻하는 것으로, ICBM의 탄두 중량을 키워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엔진을 은하·광명성 로켓 등 신형 우주 발사체에 달아 '사실상의 ICBM' 시험을 강행한 뒤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강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SLBM 시험 발사 역시 언제든 가능하다. 일단 서해 남포 조선소에서 최근 시험 발사한 '북극성-3형'을 '실사거리 사격' 하는 선택지가 있다. 보다 효과가 큰 것은 건조 마무리 단계인 3000t급 신형 잠수함에서 직접 SLBM 발사 시험을 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든 잠수함이 갑자기 출몰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된다"고 했다.

북한이 ICBM 발사 또는 그에 준하는 도발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북 관계는 더욱 험악해지며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질 전망이다. 탄핵 국면에서 내년 11월 재선을 치러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서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지금보다 강화된 대북 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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