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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硏 "판 깨지면… 北 다탄두 ICBM 개발"
엔진 추력 커지면 다탄두 가능
미국 로켓 전문가들도 "北 화성-15형 대기권 재진입 능력, 美 어딘가를 강타할 수 있는 위협"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한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국방부 산하 연구 기관의 보고서가 16일 나왔다. 군 당국은 물론 국책 연구 기관에서 북한 ICBM의 다탄두화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탄두 ICBM은 미사일 하나에 여러 탄두를 장착, 다중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공격 범위가 넓고, 그만큼 방어가 어려운 미사일이라는 뜻이다. 군은 북한이 이달 들어 두 차례 진행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엔진 연소 시험과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다탄두 ICBM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이날 공개한 '2020 국방 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견제하기 위해 대미 보복 능력을 신뢰성 있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협상 결렬 시 북한 당국은 (북극성-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다탄두 ICBM 개발 등을 위한 노력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군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한 것에 대해 다탄두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신형 엔진 연소 시험과 관련, 군 관계자는 "그 얘기는 더 멀리, 더 무거운 핵물질을 보내겠다는 의미"라며 "엔진 추력이 커지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고, 자연스럽게 다탄두 기술도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과거 화성-14·15형 발사 시 다탄두 개념을 공개한 적이 있었다"며 "여러 발 탑재가 가능한 무거운 탄두 장착 ICBM을 발사하기 위해 성능 좋은 신형 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다탄두 ICBM 또는 SLBM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군사 강대국이다. 이들은 탄두 8~14개를 장착한 ICBM 또는 SLBM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러시아의 SS-18 '사탄'은 8~10개, 중국 최신형 ICBM인 DF(둥펑)-41은 10개의 핵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주력 ICBM인 미니트맨-Ⅲ는 비교적 적은 3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지만, SLBM인 트라이던트-Ⅱ는 최다 14개의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북한이 만약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위성 2~3개를 동시에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면, 핵탄두 2~3개를 운반할 수 있는 다탄두 ICBM을 개발했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은 ICBM 외에도 다탄두 SLBM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지난 10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3형 SLBM의 탄두는 중국의 신형 SLBM JL(쥐랑)-2와 유사한데 JL-2는 최다 8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당장은 어렵겠지만 SLBM도 다탄두 장착형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이 주요 조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2017년 시험한 화성-14·15형은 미국 본토에 대부분 도달할 수 있다"며 "특히 15형은 미국 어디로든 핵무기를 싣고 날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고 했다. 그는 "ICBM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재진입체를 만들지 못하는 나라는 없었다"며 북한이 이미 ICBM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도시를 타격하지 않더라도 미국 어딘가를 강타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은 충분한 위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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