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네셔 전투기
위기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진 다윗의 별
  • 윤상용
  • 입력 : 2019.09.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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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셔의 개량형인 아르헨티나 공군의 "핑거" 전투기 <출처: Pinterest>


    개발의 역사

    건국 후 1, 2차 중동전쟁을 겪으면서 주변의 모든 적국을 홀로 상대했던 이스라엘은 건국 초에는 주로 타국에서 잉여 물자를 도입해 아랍국들과 싸웠으나, 중동 주변 적대국 전력이 서서히 기틀을 잡아가기 시작함에 따라 고급 자산과 인력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2차 중동전쟁(수에즈 분쟁)까지는 우수한 조종사 양성을 통해 주요 적국인 이집트 공군을 압도했으나, 전쟁 기간 중 이스라엘 공군(IAF: Israeli Air Force)이 운용한 프랑스 다쏘(Dassault)사의 미스떼르(Mystère) IVA와 우라강(Ouragan) 전투기는 이집트 공군이 운용한 MiG-15나 일류신(Illyushin) Il-28 폭격기 등에 비해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했다고 판단하긴 어려웠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기종을 물색하게 되었다. 이들은 우선 다쏘로부터 최신예 제트기인 미라주(Mirage) IIICJ 시리즈를 1962년 초부터 도입했고, 이를 통해 우수한 성능과 우수한 조종사가 결합되면서 이스라엘은 이후 20년 동안 중동 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미라주 IIICJ를 도입하여 6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중동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했다. <출처: Public Domain>
    이스라엘 공군은 미라주 IIICJ를 도입하여 6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중동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했다. <출처: Public Domain>

    하지만 1967년에 발발한 3차 중동전쟁(6일전쟁) 및 이후 지속된 소모전(War of Attrition, 1967~1970)을 통해 60대 이상의 기체가 손실을 입자 이스라엘 공군은 항공기 손실을 메울 기체의 도입이 필요했고, 적대국인 시리아와 이집트가 소련으로부터 전폭적인 군비 지원까지 받기 시작하면서 중동 지역에는 불가피한 군비 경쟁이 야기되었다. 이에 이스라엘은 1960년대부터 프랑스의 다쏘와 공동 개발 형태로 미라주 III에 기반하여 이스라엘 환경에 맞춘 파생형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는 일명 미라주 V(Mirage V) 계획으로 명명했다. 이스라엘은 이 계획을 통해 탄생시킬 기체 명칭을 라암(Raam: 히브리어로 ‘천둥’이라는 뜻)으로 명명했으며, 다쏘는 자사 제품의 해외 최대 운용 국가이자 프랑스 무기 중심으로 무기체계가 짜여있는 이스라엘 방위군에 맞춰 초음속 전천후 항공기 개발에 착수해 '라암' 계획에 부응하고자 했다. 특히 라암은 무장을 추가로 장착하고 항속 거리를 늘리기 위해 기존 미라주 설계에서 레이더를 제거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는 대부분 날씨가 맑은 데다가 가시거리가 긴 편인 중동 환경이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네셔의 베이스가 된 미라주 V의 모습. 벨기에군의 미라주 5BR 형상이다. <출처: SSgt David E. Shaffer, USAF/Public Domain>
    네셔의 베이스가 된 미라주 V의 모습. 벨기에군의 미라주 5BR 형상이다. <출처: SSgt David E. Shaffer, USAF/Public Domain>

    이스라엘은 라암, 혹은 미라주 V가 초도 비행을 실시하기도 전부터 전투기 형상 50대와 훈련기 형상 2대 구매 약정을 걸었다. 하지만 이 획득 사업은 예기치 못한 사태로 중단되고 만다. 1968년 12월 26일에 팔레스타인 해방 민중전선(PFLP: Popular Front for the Liberation of Palestine)을 자처한 단체가 뉴욕에서 이스라엘 국적기인 엘 알(El Al) 253편에 테러를 가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 특수부대인 사예렛 마트칼(Sayeret Matkal)이 ‘기프트 작전(Operation Gift)’을 단행하면서 베이루트국제공항을 급습, 중동항공(Middle East Airline) 및 레바논국제항공(Lebanese International Airways), 범지중해항공(Trans Mediterranean Airways, TMA) 소속 항공기 13대를 파괴했다(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음). 이에 프랑스 정부는 중동 사태에 연루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중동 국가 전체에 대해 금수 조치를 단행하면서 “이스라엘 및 중동의 분쟁 국가”를 대상으로 무기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당시 프랑스제 무기를 도입하고 있던 중동 국가는 이스라엘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프랑스가 실질적으로 금수 조치를 실시한 대상은 이스라엘뿐이었다. 이렇게 프랑스는 일방적인 금수 조치를 단행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미 대금까지 치른 미라주 V 초도 물량 30대의 인도를 중단했고, 추가로 옵션 계약을 걸었던 20대 물량 역시 생산을 중지시켰다. 프랑스는 심지어 기존에 이스라엘이 구입한 미라주 IIICJ에 대한 후속군수지원(ILS: Integrated Logistics Support)까지 끊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공군은 하루아침에 보유 중인 프랑스제 항공기 가동에 문제가 생긴 어이없는 상황에 처했다.

    기프트 작전으로 파괴된 베이루트 국제공항의 민항기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기프트 작전으로 파괴된 베이루트 국제공항의 민항기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이 상황은 이스라엘 공군에게 있어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졌다. 당장 6일전쟁 때문에 기체가 60대 이상 모자랐기 때문에 미라주 V의 도입을 추진 중이었던 것인데, 갑자기 이를 채워 넣을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는 긴급하고도 불가피하게 항공기 동체의 국산화를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주로 민항기 생산/개조 및 전투기 면허생산 정도만 실시하고 있던 이스라엘 항공기 주식회사(Israel Aircraft Industries, IAI)에 통칭 ‘라암(Raam) A / B’ 사업을 발주했다. 그간 미라주 IIICJ를 유지관리하면서 어깨너머로 전투기 설계 기술을 배워온 IAI는 다쏘로부터 면허를 받지 않은 상태로 미라주 III의 역설계를 시작했으며, 또 다른 경로로 입수된 미라주 시리즈의 설계도 등을 통해 항공기의 자체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부분이 많지 않은데, 항공 분야 저술가인 돈 맥카시(Don McCarthy)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술 국산화와 항공기 기술 취득을 위해 해외 정보 기구인 모사드(Mossad)가 프랑스 측의 자료를 수집해 모으고 있었기 때문에 그간 수집한 정보로 이스라엘이 항공기 자체 생산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다쏘의 설립자인 마르셀 다쏘(Marcel Dassault, 1892~1986)가 유대계 프랑스인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눈을 피해 이스라엘에 관련 기술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서 제3의 설도 존재하는데, 이는 애당초 미라주 V 자체가 순전히 이스라엘 공군용으로 설계한 항공기인데다 대금까지 모두 치러진 상태였으므로 다쏘 측이 항공기를 부품으로 분해해 약 50대 분의 항공기를 이스라엘에 우회 경로로 전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물론 어느 쪽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존재할 뿐, 분명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IAI는 미라주 V 개발을 위해 준비했던 자제로 긴급하게 네셔를 만들었다. <출처: Public Domain>
    IAI는 미라주 V 개발을 위해 준비했던 자제로 긴급하게 네셔를 만들었다. <출처: Public Domain>

    IAI사는 항공기의 자체 개발에 들어가면서 IAI와 다쏘가 기존 미라주 V 개발을 위해 생산해놓은 치공구 및 동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항공 분야 저술가인 더그 딜디(Doug C. Dildy)와 파블로 칼카테라(Pablo Calcaterra)에 따르면, IAI는 항공기 동체와 부품류를 이미 1968년 1월에 설립했던 IAI-다쏘-노스 아메리칸(North American) 항공의 3사 컨소시엄을 통해 우회 경로로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하며, 심지어 무장, 전기 배선, 사출좌석, 엔진이 장착되지 않은 빈 동체 하나는 프랑스에서 이스라엘로 직송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항공기 개발의 핵심은 엔진인데, 이 경우는 미라주 시리즈에 장착되어 있던 아타르(Atar) 엔진 설계도면 및 엔진 몇 기를 이미 스위스 공군용 미라주 엔진을 면허생산했던 스위스 제조업체 줄처(Sulzer)사가 이스라엘에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중해 상공을 비행중인 네셔 전투기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지중해 상공을 비행중인 네셔 전투기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IAI사는 1969년에 설계를 모두 끝내고 양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1969년 9월에 라암 A형 항공기 시제기가 출고되었다. 해당 기체는 같은 달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IAI는 각종 테스트를 마친 후 해당 기체를 이스라엘 공군에 인도했다. 이스라엘은 1971년 11월 자로 해당 기체에 네셔(Nesher: 히브리어로 독수리라는 뜻)라 명명했다. ‘네셔’의 동체는 사실상 미라주 V의 동체와 동일하지만 항전장비류는 대부분 이스라엘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이 장착되었고, 사출좌석 또한 기존 미라주와 달리 영국 마틴-베이커(Martin-Baker)사의 제로-제로(zero-zero) 사출좌석이 설치됐다. 무장 또한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자체 제품이 장착되어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 이스라엘 과학단(헤메드: 훗날의 라파엘 고등방어주식회사)이 개발한 샤프리르(Shafrir) 열 추적 미사일을 통합했다. IAI는 단좌식 전투기인 네셔 S를 총 51대 양산했고, 훈련용인 복좌식 네셔 T를 총 10대 양산했다.

    4차 중동전쟁 간 혹사당한 네셔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크피르(Kfir) 전투기. 크피르 또한 미라주 III/V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네셔와 외관이 흡사하지만, GE사의 J79 엔진을 면허생산하여 장착했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사진 속의 기체는 미 해군에서 1980년대 중후반에 도입하여 가상 적기로 운용 중인 F-21A 크피르이다. (출처: Public Domain)
    4차 중동전쟁 간 혹사당한 네셔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크피르(Kfir) 전투기. 크피르 또한 미라주 III/V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네셔와 외관이 흡사하지만, GE사의 J79 엔진을 면허생산하여 장착했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사진 속의 기체는 미 해군에서 1980년대 중후반에 도입하여 가상 적기로 운용 중인 F-21A 크피르이다. (출처: Public Domain)

    네셔는 1971년 말에 도입된 뒤 불과 2년 후인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에 투입되어 실전을 치렀다. 네셔는 항공기 전력이 부족했던 이스라엘 공군의 한 축에 추가되어 훌륭하게 한몫을 해냈으며, 약 2주 동안 진행된 전쟁 동안 백 대에 가까운 적기를 격추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네셔 전 기체는 단 두 주간 전쟁 동안 무리한 기동을 실시하면서 노후화가 심하게 진행되었고, 전쟁 전부터 개발을 시작한 이스라엘의 순수 자체 제작 항공기인 크피르(Kfir)가 4차 중동전쟁 이후 실전 배치됨에 따라 네셔는 곧 후방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특히 크피르는 이스라엘이 면허생산을 실시하여 안정적으로 양산에 들어간 제네럴 일렉트릭(GE)사의 J79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에 비행 성능이 더 우수했던 점도 네셔의 퇴장을 앞당긴 이유가 되었다. 네셔는 1971년에 처음 실전 배치가 이루어졌으나 불과 6~7년 만에 크피르에게 자리를 내어준 후 무대에서 퇴장하고 말았다. 하지만 중동에서 퇴역하게 된 네셔는 이후 남미로 무대를 옮겨 다시 한 차례 더 전쟁사의 한 막을 장식하게 된다.

    4차 중동전쟁 간 혹사당한 네셔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크피르(Kfir) 전투기. 크피르 또한 미라주 III/V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네셔와 외관이 흡사하지만, GE사의 J79 엔진을 면허생산하여 장착했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사진 속의 기체는 미 해군에서 1980년대 중후반에 도입하여 가상 적기로 운용 중인 F-21A 크피르이다. (출처: Public Domain)


    특징

    기본적으로 “네셔”는 프랑스 다쏘의 ‘미라주 V’와 유사한 설계와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미라주 V는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다목적 전투기로 총 582대가 양산된 항공기이므로, 어쩌면 이스라엘이 처음 자체 제작한 항공기인 ‘네셔’가 두 차례 전쟁에서 맹활약 한 것은 이례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듯 이스라엘이 어떤 경로로 미라주를 역설계 해 네셔를 설계 및 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나, 이스라엘은 미라주 V의 동체를 바탕으로 활용하여 일부 설계를 변경하고 항전장비류를 자체적으로 통합시켜 ‘미라주’ 시리즈와는 또 다른 성격의 전투기를 완성시켰다. 네셔에 장착된 사출좌석은 영국 마틴-베이커 사의 JM6 “제로제로” 사출좌석으로, 고도 0, 속도 0에서도 정상 사출이 되어 낙하산이 개방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조종사의 유사시 생존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네셔는 프랑스 다쏘의 미라주 V와 유사한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성능도 유사하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네셔는 프랑스 다쏘의 미라주 V와 유사한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성능도 유사하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네셔는 모태가 된 미라주 III에 비해 기동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으나, 대신 항속 거리와 탑재 중량이 크다. 또한 당대의 항공기 중에서는 우수한 기동성을 자랑했으므로 1973년 4차 중동전(욤 키푸르 전쟁)이나 훗날 포클랜드 전쟁 등에서도 훌륭하게 제 몫을 다했다. 엔진으로 활용한 프랑스 스네크마(SNECMA: 現 샤프란)제 13,690 파운드급 아타르(Atar) 09C 엔진은 IAI의 베덱(Bedek) 항공사업부(군용사업부문)에서 역설계를 통해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 네셔는 미라주 시리즈의 동체를 활용해 제작했으므로, 기체 제원이나 성능은 미라주 III/V와 매우 유사하다. (출처: MathKnight/Wikimedia.org)
    실질적으로 네셔는 미라주 시리즈의 동체를 활용해 제작했으므로, 기체 제원이나 성능은 미라주 III/V와 매우 유사하다. (출처: MathKnight/Wikimedia.org)

    네셔의 무장은 미제 무기와 이스라엘 국산 무기가 혼합되어 통합됐다. 기본 공대공 무장으로 활용한 것은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었지만, 이와 별도로 라파엘(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사의 샤프리르(히브리어로 ‘잠자리’라는 뜻) 공대공 미사일이나 루즈(Luz) 공대지 미사일 등도 통합됐다.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에어 페스트(Air Fest)에서 비행 중인 '핑거(Finger)'. 핑거는 '대거'의 업그레이드 사양이다. (출처: Jorge Alberto Leonardi)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에어 페스트(Air Fest)에서 비행 중인 '핑거(Finger)'. 핑거는 '대거'의 업그레이드 사양이다. (출처: Jorge Alberto Leonardi)

    네셔는 기본 사양으로 단좌식 전투기인 “네셔 S”, 그리고 복좌식 훈련기인 “네셔 T” 두 개의 형상으로 제작했으며, 두 형상을 모두 합해 총 61대(S형 51대, T형 10대)만이 양산됐다. 네셔는 이스라엘이 프랑스로부터 급작스럽게 금수 조치를 당하자 60대의 긴급 항공기 소요를 채워 넣기 위해 개발했으므로 처음부터 그 수명이 애매한 상태였다. 결국 IAI가 본격적으로 제작한 첫 “순수 자체 제작” 항공기인 크피르가 실전에 들어오게 되자 성능이 뒤처지는 네셔는 2선으로 물러서게 되었으며, 결국 예비 기체로 돌려졌다가 실전 배치 시작으로부터 10년도 되지 않아 중고 형태로 수출이 결정되었다. 네셔는 수명 연장과 업그레이드 작업 후 아르헨티나 공군에 대부분 판매됐으며, 최소한 5대의 기체는 별도의 루트를 통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에어 페스트(Air Fest)에서 비행 중인 '핑거(Finger)'. 핑거는 '대거'의 업그레이드 사양이다. (출처: Jorge Alberto Leonardi)


    운용 현황

    이스라엘 공군이 최초로 수령한 라암(Raam) A형은 1971년 5월에 인도되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1974년 2월까지 기체를 인도받았으며, 최종 인도가 끝났을 당시 총 51기의 네셔 전투기 형상과 10기의 훈련용 복좌기 형상이 이스라엘 공군에 배치됐다. 네셔는 1973년에 발발한 4차 중동전쟁, 통칭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었으며, 전쟁 전 기간을 통틀어 이스라엘 공군이 해당 기종으로 적기를 백여 대 이상 격추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군은 전쟁 직후 기체 퇴역을 결정했는데, 이는 네셔가 실전 배치 초반부터 전쟁에 투입되어 급격한 공세 작전에 자주 투입됨에 따라 기체피로가 쌓여 수명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이다. 잦은 공중전을 치러 기체 손상이 심해 이를 계속 운용하는 것 자체가 경제성이 낮아진 상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셔는 이스라엘 공군에서 퇴역하자마자 대대적인 수명 연장과 재단장에 들어갔고, 이들 기체는 ‘대거(Dagger)’로 이름을 바꾼 후 아르헨티나 공군에 판매되었다.

    네셔는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에 투입되어 백여 대 이상의 적기를 격추하는 맹활약을 했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네셔는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에 투입되어 백여 대 이상의 적기를 격추하는 맹활약을 했다. <출처: Israel Defense Forces>

    아르헨티나 공군은 두 번에 걸쳐 “대거”를 도입해 1978년에 총 26대, 1980년에 총 13대의 기체를 인도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이후에도 기체를 인도받아 총 35대의 단좌식 전투기 형상인 ‘대거 A’와 4대의 복좌식 훈련기인 ‘대거 B’를 운용했다. 아르헨티나는 1978년부터 제6 비행단을 신규 창설하여 대거를 배치했으며, 이들은 1978년 1월부터 칠레를 상대로 진행 중이던 비글(Beagle) 분쟁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공군에서 “대거”가 가장 큰 활약을 한 전쟁은 1982년 영국을 상대로 발발한 포클랜드(Falkland: 혹은 말비나스[Malvinas]) 전쟁이었다. 개전 후 “대거”는 티에라 델 푸에고의 리오 그란데(Rio Grande, Tierra del Fuego)와 푸에르토 산 훌리안(Puerto San Julián) 기지에 배치되어 본토 방어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포클랜드는 본토에서 거리가 꽤 먼 데 비해 대거에는 공중급유 능력이 없었으므로 전쟁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5일의 전쟁 기간 동안 대거는 총 153 소티를 소화했으며, 지상뿐 아니라 해상 위의 영국 왕립해군 원정 함대를 위협했다. 특히 이들은 해상 표적을 상대하면서 왕립해군의 앤트림함(HMS Antrim, D18), 브릴리언트함(HMS Brilliant, F90), 브로드소드함(HMS Broadsword, F88), 아덴트함(HMS Ardent, F184), 애로우함(HMS Arrow, F173), 플리머스함(HMS Plymouth, F126) 등에게 피해를 입혔다. 전쟁 중 아르헨티나 공군이 상실한 대거는 총 11대였으며, 이 중 9대는 영국 왕립해군의 시 해리어(Sea Harrier)의 AIM-9L 사이드와인더에 격추되었고, 두 대는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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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공군이 중고 "네셔"를 재단장하여 도입한 "대거(Dagger)" 전투기의 모습. 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 전쟁에도 이들 기체를 투입했으나, 짧은 항속거리 때문에 운용 간에 제약을 받았다. <출처: Horacio Claria/Wikimedia Commons>

    아르헨티나 공군은 1979년 제조사인 IAI와 계약을 통해 기체 업그레이드를 실시했으며, 사양을 최소한 크피르 C.2 사양과 동일하게 업그레이드하기로 하면서 항전 장비와 전방상향시현장치(HUD) 등을 교체했다. ‘핑거(Finger)’로 명명한 이 업그레이드 사업은 이미 포클랜드 전쟁 때에도 진행 중이었는데, 문제는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제품 일부가 영국 브리티시 마르코니(British Marconi Electronic Systems, 現 BAE Systems) 제품이었기 때문에 금수 조치를 당해 부득이하게 업체를 변경해야만 했다. 결국 전쟁 전에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기체와 전쟁 후에 업그레이드된 기체의 사양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어 후기 기체는 핑거 IIIB로 불리며, 해당 기체에는 주로 프랑스 톰슨-CSF(Thompson-CSF, 現 탈레스)제 장비가 사용되었다. 현재 이스라엘과 아르헨티나는 네셔/대거 시리즈를 각각 70년대 말~80년대에 퇴역시켰으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도입한 중고 네셔 5대는 아틀라스 치타(Atlas Cheetah) D형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운용되다가 2008년에 전량 퇴역했다.


    파생형

    네셔 S : 단좌식 지상공격기 형상. 이스라엘 공군이 운용했다.

    이스라엘 핫체림 공군기지에 전시 중인 네셔의 모습. <출처: Brewbooks / Flickr>
    이스라엘 핫체림 공군기지에 전시 중인 네셔의 모습. <출처: Brewbooks / Flickr>

    네셔 T : 복좌식 훈련기 형상. 이스라엘 공군이 운용했다.

    대거(Dagger) A : 아르헨티나 공군이 운용한 단좌식 전투기 형상.

    아르헨티나에서 네셔를 도입해 ">
    아르헨티나에서 네셔를 도입해 "대거"로 명명한 뒤 다시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핑거 A"형. <출처: Chris Lofting/Wikimedia.org>

    대거 B : 아르헨티나 공군이 운용한 복좌식 훈련기 형상.


    제원

    종류: 다목적 전투기
    제조사: 이스라엘 항공기 산업(Israel Aircraft Industries, 現 Israel Aerospace Industries, IAI)
    승무원: 1명
    전장: 15.65m
    전고: 4.25m
    날개 길이: 8.22m
    날개 면적: 34.8㎡
    자체 중량: 6,600kg
    최대 이륙 중량: 13,500kg
    추진체계: 60.89kN급 SNECMA 아타르(Atar) 9C 애프터버너 터보제트 엔진 x 1
    최고 속도: 마하 2.1
    실용 상승 한도: 17,680m
    전투 범위: 1,186km(4,700리터 증가탱크+AAM x2발+1,179kg 폭탄 장착 시)
    항속 거리: 1,300km
    상승률: 83m/s
    무장: 최대 4,200kg 장착 가능
    대당 가격: 약 450만 달러 (도입 당시 기준)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네셔 전투기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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