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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인근'이 군사용어?… 前국방장관 "좌표 찍는게 일상인 軍에선 부적절 표현"
통상적 군사용어라는 靑 주장에 전직 軍고위인사들 일제히 반박

입력 : 2019.06.26 02:53

청와대와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 목선이 발견된 지점을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한 것이 통상적인 군사용어이고 축소한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직 군 고위 인사들은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은 삼척항을 제외한 지역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사실상 거짓 발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직 국방장관은 "군사 작전을 하는 군은 통상적으로 구체적인 좌표를 찍어 표현한다"며 "'인근'이라는 표현은 좌표 식별에 실패했을 때나 쓰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당시 군 당국은 해경을 통해 북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접안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근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통상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했다. 삼척항 방파제나 부두라고 적시하는 것이 통상적인 군 표현법이라는 것이다.

수방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낸 신원식 전 합참차장(예비역 육군 중장)도 "어선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건 삼척항과 가까운 해역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진짜 삼척항 부두에 있었다는 의미였으면 '삼척항 일대'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말을 바꿨다고 보는 것은 틀린 말이다. 항(港)은 보통 방파제, 부두 모든 것을 포함하는 말이고 '인근'이라는 표현은 군에서 주로 많이 쓰는 용어"라고 주장한 것을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앞서 지난 15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은 목선 귀순 보고를 받은 직후 합참에서 대책회의를 했다. 이번 사안을 초기부터 심각하게 판단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군은 사건 이틀 뒤 '삼척항 인근'이라고 축소·왜곡된 발표를 했다. 이 때문에 군 수뇌부가 이번 발표를 결정한 것인지, 청와대가 개입·지시한 것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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