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도록 최고의 의전으로 예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5일로 창설 3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박종길(77·사진) 회장은 23일 인터뷰에서 무공수훈자회의 역점 업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공수훈자회는 각종 무공을 세워 훈장을 탄 무공수훈자와 군인·공무원으로서 보국훈장을 받고 전역한 보국수훈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국가수호 유공자 단체다. 16개 지부, 231개 지회로 구성돼 11만20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1989년 4월 설립됐으며, 남편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로 구성된 유족회 회원도 5만여명에 달한다.

2013년 이후 무공수훈자회를 이끌어온 박 회장도 을지·인헌무공훈장 등 두 차례 훈장을 받은 무공수훈자다. 1967년 1월 해병대 소대장 시절 베트남 추라이 지역 바타칸 반도에서 벌어진 일명 '강구작전'에서 월맹군의 포위망을 돌파하며 세운 전공으로 훈장을 받았다.

그는 "2002년부터 무공수훈자회 경남지부장으로 있었을 때 영면하신 국가유공자의 빈소를 빠짐없이 조문했는데 뵐 때마다 빈소가 쓸쓸하고 빈약해 보여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마련, 국가유공자 20여명으로 구성된 무공수훈자회 경남지부 장례의전선양단을 처음으로 발족해 봉사활동을 했다. 2008년엔 전 재산을 비영리법인에 기부해 요양병원을 설립,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뒤 무공수훈자회는 국가유공자 장례 지원 선양 행사를 대폭 강화했다. 지금까지 국가유공자 3400여위의 영현을 모셨고 1만4500여명에게 태극기를, 2490여명에게 유골함을 각각 전달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대통령 명의의 근조기를 국가유공자 빈소에 세우고 있다. 박 회장은 "'호국영웅 영예의 전당'을 설립하는 게 꿈"이라며 "전국에 산재한 관련 기념물과 유품 등을 수집하고 전시해 후손들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