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미라주 F1
실전으로 검증받은 냉전 시대의 싸움꾼
  • 윤상용
  • 입력 : 2019.05.02 08:37
    비행 중인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CR <출처: Public Domain>

    비행 중인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CR <출처: Public Domain>
    비행 중인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CR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가벼운 전천후 요격기 개발을 필요로 한 프랑스 정부의 요청을 받은 다소(Dassault)는 1950년대 중반부터 독특한 삼각익 전투기 설계에 들어갔으며, 이는 일명 MD 550 미스떼르 델타(Mystère-Delta)라 명명했다가 이후 미라주(Mirage) I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다쏘는 미라주 I 설계를 골격으로 삼아 탑재 중량을 증가한 미라주 II를 개발했고, 이는 다시 스네크마(Snecma, 현 샤프란)의 아타르(Atar) 애프터버너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한 미라주 III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956년에 초도 비행을 성공한 미라주 III는 1960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다소의 대 히트작인 미라주 IIIC가 되었다.

    다쏘의 대표작인 미라주III 전투기. 사진은 호주 공군소속의 기체로 1986년에 촬영되었다. <출처: 미 공군>
    다쏘의 대표작인 미라주III 전투기. 사진은 호주 공군소속의 기체로 1986년에 촬영되었다. <출처: 미 공군>

    하지만 다쏘의 창업주인 마르셀 다쏘(Marcel Dassault)는 대형 엔진을 장착한 항공기가 가격 문제 때문에 수출이 불리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비를 들여 마하 2까지 비행이 가능한 소형 제트기 설계 연구에 들어갔다. 단발 엔진에 단좌식으로 설계 개념을 잡은 일명 ‘미라주 III E2’는 대형 후퇴익을 채택했으며, 엔진으로는 스네크마(Snecma, 現 샤프란)의 아타르(Atar) K9 애프터버너 터보팬 엔진을 채택하여 수출 시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해당 전투기의 기본 설계는 1965년 말까지 대략적으로 완성됐으며, 연이어 시제기 개발에 들어가면서 잠정적으로 기체 이름도 미라주 F1으로 명명했다.

    미라주 F1의 시제기 <출처: Dassault Aviation>
    미라주 F1의 시제기 <출처: Dassault Aviation>

    당시 프랑스 공군은 미라주 III의 약점을 보완해 이착륙 간 활주 거리가 더 짧고, 시속 260km/h 이하의 저속에서 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은 미라주 F1 개발은 프랑스 공군이 1963년 경에 작성한 저고도 공격기 요구도 초안에 성능을 맞추게 되었으며, 다쏘는 여기에 초음속 요격 능력, 단거리 이착륙 능력 등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넓은 작전 반경과 항속 거리, 그리고 당연히 낮은 단가도 향후 수출 가능성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였다. 여기서 미라주 F1이 굳이 “미라주”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삼각익 대신 후퇴익을 채택한 것은 바로 이착륙 속도 조건 때문으로, 삼각익은 이착륙 간 안정성이 떨어져 활주로에 접근할 때 고속으로 접근해야만 하므로 안정성이 높은 후퇴익을 채택한 것이다. 다쏘는 날개 채택을 놓고 전투기의 최소 비행 가능 속도를 다각도로 연구했으며, 당시 기술로는 고양력 플랩(flap)을 설치할 수 있는 후퇴익이 필요조건을 충족하는데 가장 유리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1966년 12월 초도비행 중인 미라주 F1 시제1호기 <출처: Dassault Aviation>
    1966년 12월 초도비행 중인 미라주 F1 시제1호기 <출처: Dassault Aviation>

    이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1966년 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기구에서 탈퇴를 선언했으며, 공군은 이에 따라 부차적으로 침투 능력을 갖춘 요격기 도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유탄을 맞은 것은 다쏘가 개발을 진행 중이던 미라주 III 기반의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인 미라주 III F2(통칭 미라주 F2), 그리고 요격기로 개발 중이던 미라주 F3 사업이었다. NATO 군사기구 탈퇴에 따라 프랑스군이 전체적인 방산 물자 획득 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방산 사업이 모두 올스톱 상태가 됐으므로 다쏘가 개발 중이던 가변익 전투기 개발도 취소됐으며, 향후 미라주 III의 후계 기종 개발 여부도 불확실하게 되어 버렸다. 결국 다쏘는 대형 사업 대부분이 중단되는 위기에 빠졌으나, 역설적으로 설계팀의 업무가 경감되면서 설계 단계 이상으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던 소형 기체인 미라주 F1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아예 이 기체를 미라주 III 및 V의 후계 기종으로 내세우기로 방침을 정했다.

    1967년 미라주 F1 시제기의 시험비행중 사망한 베테랑 시험비행조종사인 르네 비강 <출처: Public Domain>
    1967년 미라주 F1 시제기의 시험비행중 사망한 베테랑 시험비행조종사인 르네 비강 <출처: Public Domain>

    이미 한참 진행했던 미라주 F2 사업 덕에 미라주 F1의 개발은 수월하게 진행되었으며, 경량의 단좌식 전투기로 개발한 미라주 F1의 시제기는 스네크마의 아타르 9K 31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1966년 12월 23일 물롱-빌라로쉬(Melun-Villaroche)에서 르네 비강(René Bigand)이 시험 비행 조종사로 참가하여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그는 1967년 1월 7일에 4회차 비행에서 마하 2에 도달했다. 이후 시험 비행은 한참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저고도 고가속 통과 비행 중 시제기 1번 기의 수평 미익이 플러터(flutter)라 부르는 진동 현상에 의해 부러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여 기체는 마르세유 인근 포쉬르메르(Fos-sur-Mer) 인근에 추락했고, 시험 비행 조종사인 르네 비강은 사망했다. 하지만 사고에도 불구하고 기체 자체의 성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기 때문에 사전 양산용으로 세 대의 시제기가 제작되어 모두 아타르 9K50 제트엔진을 장착한 후속 시제기 2,3,4호가 완성됐다. 2번 기는 1969년 3월 20일, 이스트레(Istres)에서 시험비행 조종사 장-마리 사제(Jean-Marie Saget)에 의해 초도 비행에 성공하고 마하 1.15까지 도달했으며, 3번 기는 1969년 9월 18일에, 4번 기는 1970년 6월 17일에 초도 비행을 모두 완료했다. 4번 기는 양산 준비에 들어가기 위한 기체였으므로 모든 기내 항전 및 전자 장비를 장착하고 비행을 실시했다.

    정면에서 본 미라주 F1. <출처: TSgt. Chad Thompson / 미 공군>
    정면에서 본 미라주 F1. <출처: TSgt. Chad Thompson / 미 공군>

    미라주 F-1은 1973년 2월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첫 양산기는 1973년 2월 15일, 프랑스 메리냑(Mérignac)에서 초도 비행에 성공한 뒤 이듬해인 1974년 3월 14일 프랑스 공군에 인도되었다. 양산기는 시제기와 달리 세페캇 재규어(SEPECAT Jaguar)처럼 동체 바깥쪽 날개 2/3 부분에 일자형 리딩에지(leading edge)를 채택했으며, 이를 통해 최대 받음각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 프랑스 공군은 요격비행대대에 배치하기 위해 미라주 F1을 주문했으며, 프랑스 공군은 해당 기체를 인수한 후 주로 지상 표적 공격용으로 운용했다. 다쏘는 1983년까지 약 678대의 미라주 F1을 양산하여 이 중 252대는 프랑스 공군에 인도되었고, 426대는 해외 각국에 수출되었다. 사실 정확하게 해외 판매된 미라주 F1의 수량에 대해서는 정보가 일관적이지 않아 불분명하지만, 실적에서 알 수 있듯 미라주 F1은 해외에서 크게 호평을 받아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그리스,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리비아, 모로코, 남아공, 스페인, 카타르까지 총 11개국(프랑스 포함)에 판매됐다. 물론 F1은 엄청난 수출 기록을 달성한 미라주 III의 판매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라주 2000이 도입되기 전까지 프랑스 공군의 주력 요격기 역할을 담당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이 미 제100 공중급유비행단 소속 KC-135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미 공군/Staff Sgt. Austin M. May>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이 미 제100 공중급유비행단 소속 KC-135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미 공군/Staff Sgt. Austin M. May>


    특징

    프랑스 공군 제3 전투비행단 33전투비행대대 소속 미라주 F1CR. <출처: 프랑스 공군[Armee de l'air]>
    프랑스 공군 제3 전투비행단 33전투비행대대 소속 미라주 F1CR. <출처: 프랑스 공군[Armee de l'air]>

    기존 미라주 시리즈를 따라 삼각익을 채택했던 미라주 F2와 달리, 미라주 F1은 후퇴익을 채택한 단좌식 방공/제공권 장악용 전투기였다. F1의 주익은 고익(高翼)의 후퇴익이며, 미사일은 주익 양 끝 윙팁에는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다. 원통형의 긴 동체, 뾰족한 기수와 투박하게 누운 미익의 모양은 기존 미라주 시리즈와 일맥상통한다. 미익 부위 아래 배면에는 작은 날개 두 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미익 또한 후퇴익 형태라 전반적인 항공기 형상 자체가 날렵한 느낌이다. F1은 이착륙 간 비행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기존 미라주 시리즈(이를테면 미라주 III)에 비해 활주 거리가 50% 이상 줄어들었으며, 내장 연료탱크도 확장됐기 때문에 전투 반경도 40% 이상 늘어났다. 또한 활주로 접근 속도도 미라주 IIIE에 비해 25% 이상 줄어들었다.

    뒤에서 본 미라주 F1CR. <출처: 프랑스 공군>
    뒤에서 본 미라주 F1CR. <출처: 프랑스 공군>

    미라주 F1에는 단발로 스네크마의 아타르 9K-50 애프터버너 터보제트 엔진이 장착됐으며, 동체 양옆의 엔진 흡입구로 산소를 받아 최대 15,785 파운드, 대략 7톤의 추진력을 낸다. 미라주 F1은 최대 마하 2.2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실용 상승 한도로 20,000m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미라주 F1의 후기 형상은 일명 “슈퍼 아타르(Super Atar)”라는 별칭을 가진 스네크마 M53 엔진을 장착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 조종사가 이륙 준비가 완료됐음을 알리고 있다. <출처: 미 합동전력사령부[JFCOM]/Casey Bain>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 조종사가 이륙 준비가 완료됐음을 알리고 있다. <출처: 미 합동전력사령부[JFCOM]/Casey Bain>

    미라주 F1은 톰슨-CSF(Thompson-CSF, 現 탈레스) 사의 시라노(Cyrano) IV 모노펄스(monopulse) 레이더를 장착했으며, 공중 표적 획득 및 추적, 지형 매핑(mapping), 지형 회피의 세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후기 F1에 설치된 시라노 IV-1 레이더는 제한적인 하방 탐지(look-down) 기능을 갖췄으며 탐지 범위도 시라노-II를 비롯한 기존 레이더보다 두 배에 달한다. 미라주 F1 양산 모델에는 계기착륙체계(ILS: Instrument Landing System), 레이더 고도계, UHF/VHF 무전기, 전술 항공항법체계(TACAN), 오토파일럿 및 빗놀이 댐퍼(Yaw Damper)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마트라(Matra) R530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라주 F1C 편대 <출처: Public Domain>
    마트라(Matra) R530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라주 F1C 편대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은 기본 무장으로 30mm 기관포와 마트라(Matra) R530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하고 있으며, 미사일은 모두 동체 하부에 장착한다. F1은 최대 6,300kg까지 무장을 탑재할 수 있으며, 프랑스 공군용 F1은 1979년 이후부터 마트라 슈퍼 530F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하여 최대 37km 밖의 적을 노릴 수 있다. 또한 스페인과 그리스 공군용 미라주 F1은 미제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해 윙팁에 장착할 수 있다.

    마트라(Matra) R530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라주 F1C 편대 <출처: Public Domain>


    운용 현황

    마트라(Matra) R530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라주 F1C 편대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은 도합 700대 가까운 수량이 양산됐으며, 가장 실전을 통해 검증받은 냉전 시기의 전투기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랑스 공군은 1983년 중앙아프리카 차드(Chad)와 리비아 간에 벌어진 분쟁에 개입하면서 실시한 만타(Manta) 작전에 미라주 F1을 처음 투입했으며, 이때 총 4대의 미라주 F1C-200이 작전 지역에 전개되어 폭격 임무를 수행하는 재규어(Jaguar)를 엄호했다. F1은 만타 작전 간 친 리비아 정부 성향의 전국 통일 임시정부(GUNT) 반군과도 교전을 치렀다. 1986년에도 역시 차드에서 실시된 에페르비에르(Epervier) 작전에 투입되어 F1C-200 4대가 공중 엄호 및 정찰 임무를 소화했다.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작전에 참가한 다국적군 소속 전투기들의 포메이션 비행장면.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C(맨앞)와 카타르 공군의 미라주 F1(앞에서 두번째)이 참가 중이다. <출처: 미 국방부>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작전에 참가한 다국적군 소속 전투기들의 포메이션 비행장면.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C(맨앞)와 카타르 공군의 미라주 F1(앞에서 두번째)이 참가 중이다. <출처: 미 국방부>

    미라주 F1이 본격적으로 전쟁에서 활약한 사례는 1991년 걸프전 때로, 이때 주로 이라크 공군에 소속된 미라주 F1이 유조선을 공격하기 위해 투입되어 이라크 군 입장에서 중요한 전과를 올렸다. 이 시기에 프랑스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긴급하게 전개되어 영공 방어를 실시했으나,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이 이라크 영내로 들어갈 경우 이라크 공군의 미라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전쟁 초반 공세 작전 때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 후반기에는 미라주 F1의 우수한 항법 장비를 이용해 재규어의 폭격 임무를 지휘했으며, 종전까지 총 114 소티를 소화했다. 2004년에는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프랑스 국제평화유지군이 공격을 받자 이에 대한 대응 임무를 위해 미라주 F1이 전개됐으며, 총 2대의 Su-25와 3대의 공격헬기를 격추했다. 2007년에는 남부 아프가니스탄에도 전개되어 국제안보지원군(ISAF)에게 근접항공지원(CAS)을 실시하고, 전술 정찰을 실시했다. 프랑스 공군은 미라주 F1 대부분을 미라주 2000 및 라팔(Rafale)과 교대시킨 후 2014년 6월 부로 퇴역시켰으며, 잔여 기체는 모두 예비 상태로 돌려놓았다가 같은 해에 치러진 바스티유의 날 행사 때 마지막 축하 비행을 하며 기나긴 여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이 이륙 중인 모습. <출처: 미 공군/Chief Master Sgt. Gary Emery>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F1이 이륙 중인 모습. <출처: 미 공군/Chief Master Sgt. Gary Emery>

    해외에 수출된 미라주 F1도 각지에서 실전에 투입되었는데, 에콰도르의 경우 1981년에 페루와 치른 파퀴샤(Paquisha) 전쟁 때 도입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미라주 F1을 투입하여 전투 지역 항공정찰 임무를 소화시켰다. 이는 페루 군이 기술적으로 검증된 미라주 5P나 Su-22를 쓰는 것에 비해 미라주 F1의 성능이 아직 덜 검증됐으므로 실전 투입을 지양한 것이다. 이후 1995년에 다시 페루와 충돌한 케네파(Cenepa) 전쟁 때에는 미라주 F1과 이스라엘의 크피르(Kfir) C.2가 실전에 투입되어 페루군의 영공 진입을 차단했다. 전쟁 중인 2월 10일에는 미라주 F1JA 두 대와 크피르가 페루군과 조우했으며, 이때 미라주 F1JA는 페루 군의 Su-22M 두 대를 격추했다. 이때 페루 군은 격추당한 Su-22가 어디까지나 자군 소속 방공포의 오인 사격으로 격추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때 격추를 달성했다고 알려진 에콰도르 공군의 라울 반데라스(Raúl Banderas) 소령은 훗날 에콰도르 공군 사령관까지 올랐다. 에콰도르는 2011년까지 미라주 F1을 운용했으며, 퇴역 당시 F1 시리즈는 32년간 도합 33,000시간 비행 기록을 남겼다. 이들 기체는 남아공에서 도입한 아틀라스 치타(Atlas Cheetah)와 교체됐다.

    에콰도르 상공을 비행 중인 에콰도르 공군 소속 미라주 F1JA. <출처: 미 공군/Ssgt. Gus Garcia>
    에콰도르 상공을 비행 중인 에콰도르 공군 소속 미라주 F1JA. <출처: 미 공군/Ssgt. Gus Garcia>

    또 다른 미라주 F1의 실전 기록을 남긴 것은 이라크 공군으로, 이라크는 1970년대에 미라주 F1EQ 형상을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이라크 공군의 미라주 F1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벌어지자 사상 처음으로 이란 공군의 F-14, 일명 ‘알리캣’을 격추하는 기록을 남겼다. 미라주 F1은 이란-이라크 전쟁 동안 33대가 이란 군 F-14에게 격추당하고 2대가 F-4 팬텀(Phantom) II에게 격추당했으나, 동시에 35대의 이란 군 전투기를 격추하는 전과를 올렸다. F1이 격추한 대부분의 기체는 F-4와 F-5였으며, 몇 대인가의 F-14도 포함되어 있었다. 1983년에는 터키 공군 소속 F-100F 슈퍼 세이버(Super Sabre) 두 대가 이라크 영공으로 침입하자 미라주 F-1EQ 한 대가 요격에 나섰으며, 두 대의 F-100 중 한 대는 격추당해 터키-이라크 국경 인근 자코(Zakho) 계곡에 추락했으나 조종사는 사출하여 생존했다. 이 사건은 쌍방이 모두 비밀에 부치다가 2012년에 가서야 터키 측에 의해 공개됐다. 1987년에는 이라크 공군 소속 미라주 F1 한 대가 페르시아 만에서 항해 중이던 미 해군 유도미사일 호위함인 스타크 함(USS Stark, FFG-31)에 엑소세(Exocet) 미사일을 발사해 선내에 있던 37명의 수병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격은 의도하지 않았던 사고로 판명되었으며, 이라크는 이란의 핑계를 대긴 했으나 미국에 사과했다. 걸프전 발발 후인 1991년에는 미 공군 소속 EF-111 레이븐(Raven) 전자전기 한 대가 이라크 영공에서 이라크 공군 미라주 F1EQ와 조우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때 EF-111은 미라주를 격추하고 귀환했다고 보고하여 F-111의 유일한 공중전 격추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최근에 이라크 쪽 기록에 따르면 해당 일자에 출격했던 유일한 미라주 F1EQ는 무사히 기지로 귀환했던 것으로 밝혀져 기록의 신빙성이 의심받고 있다. 전쟁 기간 중 이라크 군은 다수의 미라주 F1을 다국적군에게 격추당했으며, 미군의 F-15 이글 한 기종만 해도 여섯 대의 미라주 F1을 격추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전 전 이라크 공군은 총 88대의 미라주 F1을 보유했으나 이 중 약 29대가 격추당했으며, 24대는 이란으로 망명했고, 오직 23대만 종전 시점까지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AM39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라크군의 미라주 F1 <출처: Public Domain>
    AM39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라크군의 미라주 F1 <출처: Public Domain>

    그 외에도 리비아와 남아공이 아프리카 내 내전과 국경 분쟁에서 미라주 F1 시리즈를 투입해 다양한 전과를 올렸으며, 모로코는 서사하라에서 반군단체인 폴리사리오 전선(Polisario Front)과의 전투에 미라주 F1을 투입했다. 모로코는 내전 기간 중 13대의 F1을 상실했으며, 이 중 7대는 우군 사격으로 인한 손실이었다. 모로코의 경우는 효과적으로 미라주 F1을 운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예산 문제로 후속군수지원(ILS: Integrated Logistics Support)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발생한 문제로 판단된다.


    파생형

    미라주 F1A: 첫 양산 형상으로, 단좌식 지상공격기이며 주간용, 공대공 전투기 역할에만 한정되었다. 후기 기체와 달리 시라노(Cyrano) IV 레이더 대신 경량형 EMD AIDA 2 레이더가 장착되었으며, 기수 아래에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설치하고 수납식 공중급유 파이프를 설치했다. 리비아에는 F1AD라는 명칭으로 총 16대가 판매되었고, 남아공에는 F1AZ라는 명칭으로 총 32대가 판매됐다.

    남아공 공군의 미라주 F1AZ <출처: Flickr>
    남아공 공군의 미라주 F1AZ <출처: Flickr>

    미라주 F1B: 프랑스 공군이 실전기 전환 훈련용(OCU: Operational Conversion Unit)으로 도입한 복좌식 훈련기. 1980년에서 1983년까지 총 20대가 도입됐다. 후방석이 설치되면서 내장 연료탱크 일부를 축소해 항속 거리가 줄었고, 내장 기관총이 제거된 대신 동체 길이 자체는 30cm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자체 중량은 마틴-베이커(Martin-Baker)제 Mk.10 제로-제로(Zero-Zero) 사출좌석 두 개가 설치되어 약 200kg가 증가했다. 훈련용 형상이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전투용으로 운용이 가능했다. 리비아(F1BD), 스페인(CE.14A), 요르단(F1BJ), 쿠웨이트(F1BK, F1BK-2), 이라크(F1BQ) 등에도 판매됐다.

    미라주 F1B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B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C: 수출용 형상으로, 미라주 F1B와 달리 마틴-베이커제 Mk.4 사출좌석이 설치됐다. 각각 스페인(F1CE/C.14), 그리스(F1CG), 모로코(F1CH), 요르단(F1CJ), 쿠웨이트(F1CK/F1CK-2), 남아공(F1CZ), 리비아(F1ED)에 판매됐다.

    그린 플래그(Green Flag) 연습 참가를 위해 넬리스(Nellis) 공군기지에서 정비 중인 프랑스 공군 미라주 F1C와 정비사들의 모습. <출처: 미 공군/Chief Master Sgt. Gary Emery>
    그린 플래그(Green Flag) 연습 참가를 위해 넬리스(Nellis) 공군기지에서 정비 중인 프랑스 공군 미라주 F1C와 정비사들의 모습. <출처: 미 공군/Chief Master Sgt. Gary Emery>

    미라주 F1D: 미라주 F1E 설계에 바탕한 복좌기 형상. 카타르에 두 대가 판매되며 F1DDA로 명명됐다.

    에콰도르 공군의 미라주 F1E <출처: TSgt. Lou Hernandez / 미 공군>
    에콰도르 공군의 미라주 F1E <출처: TSgt. Lou Hernandez / 미 공군>

    미라주 F1E: 단좌식 전천후 다목적 전투기 및 지상공격기 형상. 에콰도르(F1JA), 스페인(F1EE), 모로코(F1EH/F1EH-200), 요르단(F1EJ), 카타르(F1EDA) 등에 판매되었으며, 이라크에는 F1EQ 형상 외에 단좌식 방공전투기 형상(F1EQ-2), 단좌식 다목적 전투기/지상공격기/정찰기 형상(F1EQ-4), 단좌식 대함공격기 형상(F1EQ-5/6) 등이 제작됐다.

    미라주 F1CG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CG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CG: 그리스가 총 40대를 도입한 단좌식 형상. 1975년부터 그리스 공군이 운용했으며, 일반적으로 미라주에 통합되어 있던 마트라(Matra) 매직 II 미사일 대신 AIM-9P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 미사일이 통합되어 총 4발을 장착할 수 있었다.

    미라주 F1CR <출처: Adrian Pingstone>
    미라주 F1CR <출처: Adrian Pingstone>

    미라주 F1CR: 프랑스 공군용으로 개발한 정찰용 형상. 하지만 전투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일반적으로 정찰용 포드(pod)를 장착하는 방향을 선택했으나, 다쏘는 계속 자체적으로 해당 형상을 개발해 1981년 11월 20일에 미라주 F1CR-200형의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F1CR은 우측 기관총을 뺀 대신 SAT SCM2400 슈퍼 사이클론(Super Cyclone) 적외선 라인스캔을 채용했다.

    미라주 F1CT <출처: Armée de l'air>
    미라주 F1CT <출처: Armée de l'air>

    미라주 F1CT: 미라주 F1C-200의 지상공격기 형상. 미라주 F1 시리즈를 미라주 2000이 대체한 뒤 잉여 F1C-200 기체가 남자, 프랑스 공군이 1988년부터 노후한 미라주 IIIE와 미라주 V를 대체하기 위한 기체 개량 사업을 실시했다. 레이더에는 시라노 IVM-R 레이더의 공대지 모드를 추가했으며, 항법 장비와 공격체계를 추가하고,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기수 하부에 달았다. 사출좌석 또한 Mk.10 사출좌석으로 개량했으며,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를 비롯한 탐지장비, 채프(chaff), 전광탄 살포장치, 보안 무전 장비 등도 장착했다. F1CT에는 로켓, 클러스터 폭탄, 레이저 유도식 폭탄을 통합해 공대지 공격 능력을 대폭 강화했으며, 기존 F1C의 공대공 능력도 그대로 유지시켰다.

    미라주 F1AZ/F1CZ: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군(SAAF)용 형상으로, F1AZ는 지상공격기 형상, F1CZ는 레이더를 장착한 전투기 형상이다. 1975년 4월에 AZ형 32대와 CZ형 16대가 인도되었으며, 각각 1992년과 1997년에 퇴역했다.

    미라주 F1 M-53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 M-53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F1 M-53: 유럽형 NATO 전투기 도입 사업 참여를 위해 개발했던 형상으로, F-104G 스타파이터(Starfighter)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됐다. 다른 F1 시리즈와 다르게 추력이 큰 스네크마의 M-53 엔진을 장착하고 여러 업그레이드를 가했으나, 사업은 결국 제네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사의 F-16이 수주하고 미라주 F1 M-53은 차선 기종이 되었다.

    스페인 공군의 미라주 F1M. <출처: Chris Lofting/Wikimedia.org>
    스페인 공군의 미라주 F1M. <출처: Chris Lofting/Wikimedia.org>

    미라주 F1M: 스페인이 도입한 F-1CE/EE와 F1EDA 훈련기 48대를 업그레이드 한 형상. 총 9,600만 달러 사업을 톰슨-CSF(Thompson-CSF, 現 탈레스)가 1996년 10월에 수주했다. F1M 시제기는 1998년 4월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기체는 1999년~2001년 사이에 모두 인도됐다. M1은 조종석에 컬러 LCD와 스마트 HUD를 설치하고, 관성항법장비(INS)와 GPS를 설치했으며, NATO 호환의 해브 퀵(Have Quick) 2 보안 통신장비, 모드(Mode) 4 디지털 피아식별장치(IFF), 전자 대응 장비, 비행 레코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레이더도 시라노 IVM 레이더로 업그레이드 되어 해상 수색 및 공대지 탐색 모드가 추가됐다.


    제원

    - 종류: 전투기
    - 제조사: 다쏘(Dassault Aviation)
    - 승무원: 1명
    - 전장: 15.3m
    - 전고: 4.5m
    - 날개 길이: 8.4m
    - 날개 면적: 25㎡
    - 자체 중량: 7,400kg
    - 탑재중량: 6,300kg
    - 적재 중량: 10,900kg 
    - 최대 이륙 중량: 16,200kg
    - 추진체계: 11,023파운드(49.03kN) 급 SNECMA 아타르 9K-50 애프터버너 터보제트 엔진 x 1
    - 최고 속도: 마하 2.2 (11,000m 고도)
    - 전투 반경: 425km
    - 페리 범위: 3,300km
    - 최대 체공 시간: 2시간 15분 (전투 항공순찰: 슈퍼 530 미사일 X 2, 증가탱크 X 1)
    - 실용 상승 한도: 20,000m
    - 상승률: 243m/s 
    - 추력 대비 중량: 0.66
    - 내장 연료: 3,435kg
    - 최대 연료 탑재량: 4,100kg (내장) / 6,400kg (외장 포함 최대)
    - 기본 무장: 30mm DEFA 553 기관포 x 2 (각 150발 탑재)
    - 탑재 무장: 센터라인 파일런 x 1, 주익 아래 파일런 x 4, 윙팁 x 2, 최대 6,300kg 장착 가능
    ㄴ 마트라(Matra) 로켓 포드 x 8 (SNEB 68mm 로켓 x 각 18발)
    ㄴ 폭탄류
    ㄴ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혹은 마트라 R550 매직(Magic) 공대공 미사일
    ㄴ 슈퍼 530F x 2 
    ㄴ AM-39 엑소세(Exocet) 대함미사일 x 1
    ㄴ AS-30L 레이저 유도식 미사일 X 2
    ㄴ 아르마(Armat) 대방사 공대지 미사일 
    - 센서: 시라노(Cyrano) IVM 레이더, 레이더 수신경보기(RWR), 관성항법체계(INS), 파노라마 카메라 오메라(Mera) 40, 수직 카메라 오메라 33, IR 열상화상(Theormographic) 캡터 슈퍼 사이클롭(Super Cylope), 
    - 대당 가격: 1,100만 달러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미라주 F1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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