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형 중거리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인 '천궁(天弓)' 한 발이 18일 강원도 춘천 공군부대에서 정비 중 비정상적으로 발사된 뒤 공중폭발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은 구형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비 8000억원을 들여 지난 2015년부터 실전 배치된 신형 미사일이다.

공군은 "18일 오전 10시 38분쯤 춘천의 공군부대에서 정비 작업을 하던 중 천궁 미사일 한 발이 비정상 발사돼 기지 인근 상공에서 자폭(自爆)했다"고 밝혔다. 천궁 미사일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비정상적으로 발사됐을 경우 안전을 위해 자폭하도록 설계돼 있다. 천궁 미사일은 한 발당 약 15억원이다.

공군 관계자는 "발사 단추를 누르지 않았는데도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안다"며 "현재까지 인명 및 물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군본부는 사고 조사반을 구성해 시스템 오류나 조작 실수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천궁 폭파는 시민들의 카메라에 담겼다. 사진 속 비행운을 보면 천궁은 일직선이 아닌 구불구불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다 폭파했다. 한 목격자는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물체가 솟아오르더니 3~4초 있다가 다시 '쾅' 하고 터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구불구불한 궤적을 그린 것은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천궁은 음속의 4.5배 속도로 최대 40여㎞ 떨어진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발사대 한 기당 8발의 미사일이 탑재돼 있고, 수 초간의 짧은 간격으로 발사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최초 실사격한 천궁은 약 40㎞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명중했다. 최대 20㎞ 고도의 적 탄도미사일도 떨어뜨릴 수 있는 '천궁 개량형'도 개발돼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