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1년 만에 신무기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북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은 평북 신의주 인근에 있는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개발한 첨단 전술 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오랜 기간 연구·개발되어 온 첨단 전술 무기는 우리 국가의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 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이어 "우월하고도 위력한 설계상 지표들을 모두 만족시킨 최첨단 전술 무기 시험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했다. 북한 매체는 첨단 전술 무기의 종류를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분석 중"이라고만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무기가 항모 전단 타격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신형 지대함(地對艦) 순항미사일이나, 정밀 유도 장치가 달린 신형 장사정포(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전술 무기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화성-15형 발사 이후 무기 시험 시찰은 처음이기 때문에 미국에 강력한 압박이 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말해온 것을 뒤집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의 신무기 시험이 도발은 아니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첨단'이라고 한 것은 북 주민을 대상으로 군사 강국을 중단 없이 지향한다는 의미"라며 "'전술 무기'는 대외용 무력시위는 아니라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여전히 확신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16일 북·중 국경을 통해 '불법' 입북한 미국인 한 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억류 한 달 만이었다. 김정은의 신무기 시험 지도를 보도한 날 이 같은 결정을 공개한 것은 미·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화전(和戰) 양면작전'을 구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