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항공기 엔진
항공기술의 ABC(10) - 하늘을 날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힘의 비밀
  • 이재필
  • 입력 : 2018.11.01 08:40

    항공기가 하늘을 비행하려면 공기 중에서 항공기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양력(lift force)이 필요하다. 이러한 양력은 항공기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발생한다. 민간 여객기와 같은 고정익(fixed wing) 항공기는 날개(wing)에서 양력이 발생한다. 반면에 헬리콥터(helicopter)와 같은 회전익 항공기는 고정된 날개가 없고 회전날개(rotor)가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바람의 힘으로 이륙하고 비행한다.

    고정익 항공기는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에 의존하여 비행한다. <출처 : Mr.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고정익 항공기는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에 의존하여 비행한다. <출처 : Mr.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고정익 항공기는 날개가 고정되어 있고 비행에 필요한 속도를 얻으려면 앞쪽으로 밀어주는 큰 힘(thrust)이 필요하다. 이러한 추진력을 만드는 기계 장치가 바로 엔진(engine)이다. 항공기가 등장한 이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프로펠러(propeller)는 엔진의 힘으로 구동되는 대표적인 동력 장치이다. 얼핏 보기에는 고정익 항공기의 프로펠러와 회전익 항공기의 로터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프로펠러와 로터는 기능적으로 볼 때 큰 차이가 있다.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는 양력과 추력을 동시에 담당한다. <출처 : Mfield at wikimedia.org>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는 양력과 추력을 동시에 담당한다. <출처 : Mfield at wikimedia.org>

    고정익 항공기의 프로펠러는 추력만 제공하며 양력이 발생하는데 관계가 없다. 양력은 날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전익 항공기의 회전날개는 엔진의 힘으로 회전하면서 양력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회전날개를 앞쪽으로 기울여서 앞쪽으로 비행할 수 있는 추력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항공기가 하늘을 비행하도록 힘을 만들어내는 엔진은 항공기가 등장한 이래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왕복 엔진의 등장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가 1903년 12월 17일에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할 당시 사용한 플라이어 I(Flyer I)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고정익 항공기에 속한다. 플라이어 I 항공기는 동체가 없고 조종사가 날개 위에 직접 걸터앉아서 비행 조종을 한다. 20세기 초에는 자동차의 보급이 시작되던 시기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플라이어 I <출처 : Alan D R Brown at wikimedia.org>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플라이어 I <출처 : Alan D R Brown at wikimedia.org>

    라이트 형제는 비행에 필요한 동력 장치로 12마력 자동차용 가솔린 엔진(gasoline engine)을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플라이어 I 항공기에 탑재한 엔진은 찰리 테일러(Charlie Talyor)라는 기술자가 제작하였다. 동체가 없는 플라이어 I 항공기는 엔진을 날개 위에 직접 설치하였고, 엔진과 2개의 프로펠러는 자전거용 체인(chain)으로 연결하여 구동하였다.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에 크게 기여한 찰리 테일러 <출처 : Public Domain>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에 크게 기여한 찰리 테일러 <출처 : Public Domain>

    가솔린 엔진은 20세기 초반의 기술력으로도 가볍고 강한 힘을 낼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항공기용 엔진으로 사용되었다.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I 비행 성공 이후 지금까지도 가솔린 엔진은 항공기용 엔진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가솔린 엔진은 내부의 실린더(cylider)에서 피스톤(piston)이라는 장치가 왕복운동을 하면서 동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왕복 엔진(reciprocating engine)이라고 불린다.


    왕복 엔진의 종류

    왕복 엔진은 항공기에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였다. 라이트 형제가 사용한 가솔린 엔진은 자동차용 엔진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휘발유가 연소하는 실린더가 나란히 늘어서 있다. 이러한 엔진을 직렬 엔진(inline engine, straight engine)이라고 한다.

    왕복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UtzOnBike at wikimedia.org>
    왕복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UtzOnBike at wikimedia.org>

    직렬 엔진

    직렬 엔진은 가장 기본적인 엔진의 형태로 실린더의 수에 따라 4기통, 6기통, 8기통 등으로 불린다.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항공기는 가장 작은 공간에서 많은 동력이 발생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효율성 측면에서 직렬 엔진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엔진을 설치하는 공간(engine room)이 납작해지는 단점이 있어서 공기저항이 많이 발생하므로 지금은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플라이어 I 항공기에 탑재된 4기통 직렬 엔진 <출처 : Sanjay Acharya at wikimedia.org>
    플라이어 I 항공기에 탑재된 4기통 직렬 엔진 <출처 : Sanjay Acharya at wikimedia.org>

    같은 크기의 왕복 엔진에 더 많은 실린더를 설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왕복 엔진이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왕복 엔진의 종류로는 직렬 엔진(inline engine), 수평대향 엔진(flat engine), 성형 엔진(radial engine), H형 엔진(H engine), U형 엔진(U engine), V형 엔진(V engine) 등이 있다.

    수평대향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Tarald Espeland at wikimedia.org>
    수평대향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Tarald Espeland at wikimedia.org>

    엔진을 설치하는 공간이 납작해지는 단점을 극복하고 좁은 공간에서 더 많은 동력이 발생하도록 개발된 엔진이 수평대향 엔진(flat engine, horizontally-opposed cylinder engine)이다. 수평대향(水平対向)은 실린더가 수평(180 °)으로 마주 보고 있다는 뜻으로 오늘날 세스나(Cessna) 172 기종과 같은 개인용 경비행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평대향 엔진 <출처 : ULPower at wikimedia.org>
    수평대향 엔진 <출처 : ULPower at wikimedia.org>

    수평대향 엔진은 1896년에 벤츠(Benz) 자동차 회사를 창업한 칼 벤츠(Karl Friedrich Benz)가 발명하였다. 수평대향 엔진은 특성상 실린더의 수가 짝수로만 제작이 가능하다.

    
수평대향 엔진을 개발한 칼 벤츠 <출처 Public Domain>
    수평대향 엔진을 개발한 칼 벤츠 <출처 Public Domain>

    성형 엔진

    성형(星型) 엔진은 회전축(crank shaft)을 중심으로 실린더가 방사형(radial type)으로 기존의 직렬 엔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성형 엔진은 항공기의 앞쪽(기수)에 설치하면 프로펠러를 직접 구동하기 편리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장점이 있다. 성형 엔진은 스테펜 볼저(Stephen Marius Balzer)라는 사람이 처음 개발하였다.

    성형 엔진을 탑재한 BT-17 훈련기 <출처 : Juergen Lehle at wikimedia.org>
    성형 엔진을 탑재한 BT-17 훈련기 <출처 : Juergen Lehle at wikimedia.org>

    성형 엔진은 실린더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바람으로 엔진을 쉽게 냉각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실린더가 고장이 나도 전체적으로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드물고, 작전 도중에 피탄이 되더라도 작동하는데 큰 문제점이 없어서 군용기 엔진으로 각광을 받았다.

    성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Duk at wikimedia.org>
    성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Duk at wikimedia.org>

    직렬 엔진 이후 항공기에 가장 많이 사용된 엔진이 바로 성형 엔진이며, 2차 대전 당시의 항공기는 대부분 성형 엔진을 애용하였다. B-17 폭격기, B-29 폭격기, F4F 전투기, F6F 전투기, P-47 전투기와 같이 많은 군용기가 성형 엔진을 사용한 이유는 튼튼하고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H형 엔진

    H형 엔진(H engine)은 수평대향 엔진을 2단으로 포개어 배치한 엔진이다. 회전축은 위아래에 하나씩 있으며, 2개의 축은 변속기를 거쳐 하나의 회전축을 구동한다. 16기통이나 24기통 엔진과 같이 실린더가 많은 엔진용으로 특별하게 개발된 엔진이다.

    H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MichaelFrey at wikimedia.org>
    H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MichaelFrey at wikimedia.org>

    출력을 높이려고 실린더의 수를 늘리면 엔진이 점점 길어지면서 항공기도 점차 커지게 된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2대의 엔진을 아래위로 배치한 엔진이 H형 엔진이다. 실린더 배치의 특성상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경주용 자동차와 항공기에 사용된다.

    H형 엔진 <출처 : lmnop88a at wikimedia.org>
    H형 엔진 <출처 : lmnop88a at wikimedia.org>

    U형 엔진

    수평대향 엔진을 2단으로 포개어 배치한 엔진이 H형 엔진이라면, U형 엔진(U engine)은 직렬 엔진을 좌우로 맞대어 배치한 엔진이다. 직렬 엔진을 나란히 배치한 것과 같으며 좌우 엔진은 회전축이 따로 있다. 좌우 회전축은 변속기를 거쳐 프로펠러를 구동한다.

    U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MichaelFrey at wikimedia.org>
    U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MichaelFrey at wikimedia.org>

    U형 엔진은 이탈리아의 기술자인 에토레 부가티(Ettore Arco Isidoro Bugatti)가 1916년에 항공기에 탑재하기 위해 특별하게 개발한 엔진이다. 이탈리아의 고급 자동차 생산업체인 부가티를 창업한 에토레 부가티는 고성능 엔진을 작은 크기로 줄이기 위해 U형 엔진을 고안하였다.

    U-16 엔진을 개발한 에토레 부가티 <출처 : Agence de presse Meurisse at wikimedia.org>
    U-16 엔진을 개발한 에토레 부가티 <출처 : Agence de presse Meurisse at wikimedia.org>

    출현 당시 U-16 엔진은 16기통 고성능 엔진이었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여 많은 수량이 생산되지는 못하였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특허권을 구입하여 소량이 생산되었지만 일반적인 엔진으로는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부가티가 개발한 U형 엔진 <출처 : Pline at wikimedia.org>
    부가티가 개발한 U형 엔진 <출처 : Pline at wikimedia.org>

    V형 엔진

    직렬 엔진 다음으로 자동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엔진이 V형 엔진(V engine)이다. V형 엔진은 2개의 직렬 엔진을 V형으로 배치한 것과 엔진이다. 그러나 H형 엔진이나 U형 엔진과 달리 회전축은 하나이며, 작은 크기로 엔진을 제작할 수 있다. 따라서 H형 엔진이나 U형 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한 장점이 있다. 또한 실린더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양쪽에서 서로 상쇄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서 직렬 엔진보다 진동이 적다.

    V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Azure.km at wikimedia.org>
    V형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Azure.km at wikimedia.org>

    V형 엔진은 자동차와 더불어 항공기에도 많이 사용된다. 성형 엔진이 공랭식(空冷式, air cooled) 엔진의 대표적인 엔진이라면, V형 엔진은 수랭식(水冷式 water cooled) 엔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V형 엔진은 구동축의 위치에 따라 V형 엔진과 역 V형 엔진(inverted V engine)이 있다. 전투기의 경우 V형 엔진은 실린더 중간에 기관포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유용하다.

    Bf 109 전투기에 탑재된 다임러 벤츠(Daimler-Benz) DB601 엔진 <출처 : Kogo at wikimeia.org>
    Bf 109 전투기에 탑재된 다임러 벤츠(Daimler-Benz) DB601 엔진 <출처 : Kogo at wikimeia.org>

    2차 대전 당시에 활약한 대부분의 수랭식 엔진 전투기는 대부분 V형 엔진을 사용하였다. 대표적인 기종으로 스핏파이어(Spitfire) 전투기, Bf 109 전투기, P-51 전투기 등이 있다. V형 엔진은 성형 엔진과 달리 냉각수로 엔진을 냉각하기 때문에 엔진의 과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투 중에 피탄 되어 냉각수가 유출되면 계속 비행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스핏파이어 전투기에 탑재된 롤스-로이스 멀린(Rolls-Royce Merline) V-12 엔진 <출처 : Self at wikimeia.org>
    스핏파이어 전투기에 탑재된 롤스-로이스 멀린(Rolls-Royce Merline) V-12 엔진 <출처 : Self at wikimeia.org>


    제트 엔진의 출현

    스핏파이어 전투기에 탑재된 롤스-로이스 멀린(Rolls-Royce Merline) V-12 엔진 <출처 : Self at wikimeia.org>

    왕복 엔진은 항공기를 비롯하여 자동차, 기관차,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력 장치이다. 19세기 말에 등장한 왕복 엔진은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될 정도로 기계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의 경우 보다 빠르고 보다 높이 보다 멀리 비행하려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항공기가 비행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가 바로 날씨이다. 맑은 날씨에는 순조롭게 비행을 할 수 있지만,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비행하기가 어렵다. 군사작전에 사용되는 군용기의 경우 날씨와 관계없이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적진을 관찰하고 내습하는 적기를 먼저 발견할 필요가 있다. 민간 여객기의 경우에도 날씨의 변화가 거의 없는 구름 위로 비행할 수 있다면 정시 운항이 가능하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려면 결국 높은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는 성능이 요구된다. 그러나 높은 고도에 올라가면 공기가 옅어지면서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다. 이러한 이유로 왕복 엔진은 높은 고도에 올라가면 출력이 줄어들다가 심하면 시동이 꺼진다.

    제트 엔진은 왕복 엔진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출처 : 미 공군>
    제트 엔진은 왕복 엔진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출처 : 미 공군>

    높은 고도에서 출력이 떨어지는 왕복 엔진의 단점을 해결하고자 많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엔진의 개발하고자 노력하였다. 1930년에 영국의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은 획기적인 신형 엔진을 개발하여 특허를 등록하였다. 프랭크 휘틀이 개발한 터보제트 엔진은 처음에 영국 공군의 관심을 얻지 못하였다.

    제트 엔진을 처음 개발한 프랭크 휘틀 <출처 : 영국 전쟁기념관>
    제트 엔진을 처음 개발한 프랭크 휘틀 <출처 : 영국 전쟁기념관>

    그러나 영국 공군의 소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휘틀이 개발한 터보제트 엔진(turbojet engine)은 글로스터(Gloster) E.28/29 항공기에 탑재되어 1941년 5월 15일에 시험비행을 하였다.

    제트 엔진을 탑재하고 비행에 성공한 글로스터 E.28/29 <출처 : Public Domain>
    제트 엔진을 탑재하고 비행에 성공한 글로스터 E.28/29 <출처 : Public Domain>

    그런데 프랭크 휘틀이 제트 엔진의 설계를 특허 등록하자 이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사실 프랭크 휘틀은 1935년에 특허등록 갱신수수료를 납부하지 못하여 특허가 종료되었다. 프랭크 휘틀의 특허는 비밀로 분류되지 않아서 학술전문지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독일의 한스 폰 오하인(Hans Joachim Pabst von Ohain)은 터보제트 엔진에 주목하고 곧바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한스 폰 오하인 박사 <출처 : 미 공군>
    한스 폰 오하인 박사 <출처 : 미 공군>

    오하인 박사는 에른스트 하인켈(Ernst Heinrich Heinkel)에게 자신이 설계한 터보제트 엔진을 보여주었다. 하인켈은 신형 엔진의 고성능을 곧바로 알아보고 새로운 제트기를 개발하였다. 하인켈은 연구에 속도를 내어 1939년 8월 27일에 He 178 항공기의 첫 번째 비행에 성공하였다. He 178 항공기의 비행은 영국의 글로스터 E.28/29 항공기보다 훨씬 앞서 성공하였다.

    세계 최초의 제트 엔진 항공기인 하인켈 He 178 <출처 : Public Domain>
    세계 최초의 제트 엔진 항공기인 하인켈 He 178 <출처 : Public Domain>

    제트 엔진의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연합국과 달리 독일은 2차 대전 중에 제트 엔진의 개발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1944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Me 262 제트 전투기를 실전에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Me 262 제트 전투기는 1942년에 개발이 마무리되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뒤늦게 실전에 등장하였다. 실전에서 Me 262 제트 전투기는 빠른 속도로 인하여 연합군 조종사에게 큰 위협을 주었다. 독일은 Me 262 제트 전투기에 이어 Ar 234 제트 폭격기도 실전에 투입하였다.

    
메서슈미트(Messerschmitt) Me 262 제트 전투기 <출처 : 미 공군>
    메서슈미트(Messerschmitt) Me 262 제트 전투기 <출처 : 미 공군>

    제트 전투기는 등장하자마자 빠른 속도와 고공 비행성능이 가능하여 전투기의 엔진으로 주목을 받았다. 1945년에 2차 대전이 끝날 무렵에 대부분의 전투기는 왕복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5년 뒤에 일어난 6.25 전쟁에서는 제트 전투기의 공중전 시대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F-86 제트 전투기와 소련의 MiG-15 제트 전투기 <출처 : Mr. im Felce at wikimedia.org>
    미국의 F-86 제트 전투기와 소련의 MiG-15 제트 전투기 <출처 : Mr. im Felce at wikimedia.org>

    터보제트 엔진

    제트 엔진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흡입하여 연료와 혼합한 다음 연소하게 하는 동력 장치이다. 기본적으로는 왕복 엔진과 비슷하지만 기계적인 왕복운동(reciprocating)이 없고 회전하면서 공기를 압축하도록 개발되었다. 따라서 진동이 적고 많은 양의 공기를 한꺼번에 흡입할 수 있어 공기가 희박한 고공에서도 엔진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대신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단점도 있다.

    제트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NASA>
    제트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NASA>

    처음으로 개발된 제트 엔진은 터보제트 엔진(turbojet engine)이다. 프랭크 휘틀이나 한스 폰 오하인 박사가 개발한 엔진도 터보제트 엔진이다. 터보제트 엔진은 기본적으로 공기를 진하게 바꾸는 압축기, 연료와 공기가 혼합되는 연소실, 배기가스의 힘을 동력으로 바꾸는 터빈(turbine)으로 이루어져 있다.

    터보제트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제트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팬 엔진

    터보제트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제트 엔진은 기계적으로 간단한 동력 장치이다. 그러나 공기와 연료를 적절하게 혼합하는데 문제점이 있다. 빠른 속도로 엔진 내부가 회전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흡입한 공기가 연료와 충분하게 혼합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초창기의 제트 엔진은 검은색의 배기가스가 많이 발생하였다. 검은색의 배기가스는 연비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한 D.H.106 코메트 <출처 : Altair78 at wikimedia.org>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한 D.H.106 코메트 <출처 : Altair78 at wikimedia.org>

    군용기 특히 전투기의 경우 아무리 많은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높은 성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트 여객기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항공운항사는 좀 더 연비가 높은 여객기를 요구한다. 영국에서 등장한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인 D.H.106 코메트(Comet)는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미국의 보잉(Boeing) 707 여객기도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였다. 사실상 제트 전투기의 엔진을 그대로 여객기에 적용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잉 707 제트 여객기 <출처 : Altair78 at wikimedia.org>
    보잉 707 제트 여객기 <출처 : Altair78 at wikimedia.org>

    그러나 터보제트 엔진은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과열되기 쉽고 매우 시끄러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터보제트 엔진을 개량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터보제트 엔진의 압축기 앞부분 회전날개(blade)를 연장하여 제트 엔진을 감싸도록 하면 연비가 높아지고 소음이 줄어든다. 이러한 엔진을 터보팬 엔진(turbofan engine)이라고 한다.

    터보팬 엔진의 구조 <출처 : Zephyris at wikimedia.org>
    터보팬 엔진의 구조 <출처 : Zephyris at wikimedia.org>

    터보팬 엔진의 구조 <출처 : Zephyris at wikimedia.org>

    터보팬 엔진은 195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이래 점차 개량되어 오늘날 대부분의 제트 항공기에서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신형 엔진은 초창기 터보제트 엔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연비가 우수하고 소음도 적다.

    터보팬 엔진의 구조 <출처 : Zephyris at wikimedia.org>

    터보프롭 엔진

    초창기의 터보제트 엔진은 고속비행에는 유용하지만 연료가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빠른 속도가 필요한 전투기나 폭격기에 터보제트 엔진이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승객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여객기와 수송기의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여객기나 수송기는 연료가 많이 필요한 터보제트 엔진이 아닌 다른 종류의 엔진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개발된 엔진이 바로 터보프롭 엔진(turboprop engine)이다.

    터보프롭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프롭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프롭 엔진은 기본적으로 터보제트 엔진과 비슷하다. 그러나 엔진의 배기가스를 그대로 배출하여 동력을 얻는 터보제트 엔진과 달리 터보프롭 엔진은 가운데 회전축에 변속기와 프로펠러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엔진이 가동되면서 회전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동력은 프로펠러로 전해지고 뒤로 배출되는 배기가스는 매우 적다.

    터보프롭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미국 정부>
    터보프롭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미국 정부>

    터보프롭 엔진은 프로펠러를 구동하기 때문에 비행 속도는 터보제트 엔진이나 터보팬 엔진보다 불리하다. 그러나 동력의 대부분을 프로펠러를 구동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연비도 우수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여객기와 수송기에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터보샤프트 엔진

    터보샤프트 엔진(turboshaft engine)은 기본적으로 터보프롭 엔진과 구조가 비슷하다. 다만 터보프롭 엔진이 프로펠러 구동에 사용되는데 비해 터보샤프트 엔진은 헬리콥터의 회전날개(rotor) 구동에 사용되는 엔진이다.

    터보샤프트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터보샤프트 엔진의 구조 <출처 : Emoscopes at wikimedia.org>

    헬리콥터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 왕복 엔진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왕복 엔진은 무겁고 출력이 낮아 헬리콥터의 성능에 제약이 많았다. 고정익 항공기는 왕복 엔진을 사용하여도 날개에서 양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헬리콥터는 회전날개로 양력을 지탱하기 때문에 중량에 민감한 단점이 있다.

    세계 최초로 터보샤프트 엔진을 탑재한 알루엣 II 헬리콥터 <출처 : Staff Sergeant Fernando Serna at wikimedia.org>
    세계 최초로 터보샤프트 엔진을 탑재한 알루엣 II 헬리콥터 <출처 : Staff Sergeant Fernando Serna at wikimedia.org>

    그러나 제트 엔진을 개조한 터보샤프트 엔진이 등장하면서 헬리콥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터보샤프트 엔진은 작고 가벼우면서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오늘날 대부분의 헬리콥터는 터보샤프트 엔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램제트 엔진

    사실상 터보제트 엔진보다 먼저 등장한 제트 엔진이 바로 램제트 엔진(ramjeth engine)이다. 램제트 엔진은 1908년에 르네 로랑(René Lorin)이 개발하였다. 1903년에 라이트 형제가 동력비행에 처음 성공하였으니 불과 5년 만에 제트엔진이 처음 고안되었다고 할 수 있다.

    램제트 엔진의 구조 <출처 : Cryonic07 at wikimedia.org>
    램제트 엔진의 구조 <출처 : Cryonic07 at wikimedia.org>

    그러나 램제트 엔진은 동력 장치로 사용하기에는 불완전하였다. 램제트 엔진은 공기를 압축하는 장치가 없으며 외부에서 흡입한 공기와 연료를 그대로 혼합하고 연소한다. 따라서 공기 중의 산소가 희박하고 연비가 매우 낮다. 그러나 극초음속 비행과 같이 공기의 속도가 빠를수록 유용하기 때문에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펄스제트 엔진

    펄스제트 엔진(pulse jet engine)은 단어 그대로 제트 엔진의 배기가스를 간헐적으로 분사하는 엔진이다. 램제트 엔진과 같이 구조가 간단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펄스제트 엔진은 일단 외부의 공기를 흡입하여 입구를 닫고 연료와 혼합하여 연소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연소가스를 외부로 내보내면 다시 입구의 공기흡입구가 열리면서 다시 작동한다. 그러나 펄스제트 엔진은 연소 상태가 불완전하고 연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펄스제트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Aleksej fon Grozni at wikimedia.org>
    펄스제트 엔진의 작동 원리 <출처 : Aleksej fon Grozni at wikimedia.org>

    펄스제트 엔진은 2차 대전 중에 독일의 V-1 미사일(missile)에 적용하여 실전에 사용하였다. 펄스제트 엔진은 제작이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V-1 미사일의 엔진으로 적당하였다. 그러나 추력이 약하고 비행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어서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이전에 영국의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었다.

    독일 V-1 미사일 <출처 : Softeis at wikimedia.org>
    독일 V-1 미사일 <출처 : Softeis at wikimedia.org>

    로켓 엔진

    로켓 엔진(rocket engine)은 내부에서 산화제와 연료를 함께 연소시키는 특별한 엔진이다. 따라서 외부의 공기가 없어도 연소가 가능하여 우주선 발사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산화제와 연료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 항공기에 로켓 엔진을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로켓 엔진 <출처 : NASA>
    로켓 엔진 <출처 : NASA>

    2차 대전 당시에 전략폭격기의 폭격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공군은 로켓 엔진을 탑재한 Me 163 전투기를 개발하였다. 로켓 엔진을 사용하면 위험하고 연소시간도 짧아 장시간 비행이 어렵다. 그러나 폭발적인 추진력을 이용하여 이륙한 다음 고공까지 단숨에 상승할 수 있다. 독일 공군은 속도와 상승력이 우수한 Me 163 전투기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실제로 큰 전과를 올리지는 못하였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자유로운 공중기동이 힘들고 조종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메서슈미트 Me 163 전투기 <출처 : 미 공군>
    메서슈미트 Me 163 전투기 <출처 : 미 공군>

    1903년에 라이트 형제가 동력비행에 성공한 이래 널리 사용된 왕복 엔진은 주로 휘발유(gasoline)를 사용하였다. 가솔린 엔진은 연소가 확실하고 높은 열량을 낼 수 있어 고효율 엔진을 제작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연료의 가격이 비싸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불이 쉽게 붙는 단점이 있다.

    항공기용 디젤 엔진 <출처 : Marc Lacoste at wikimedia.org>
    항공기용 디젤 엔진 <출처 : Marc Lacoste at wikimedia.org>

    독일의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이 발명한 디젤 엔진(Diesel engine)은 휘발유 대신 가격이 저렴한 경유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계장치가 복잡하고 무거워서 항공기용 엔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20세기 초반에 여객 운송에 많이 사용된 대형 비행선(airship)은 장시간 비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연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디젤 엔진을 사용하였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다이아몬드 DA40 <출처 : Ahunt at wikimedia.org>
    디젤 엔진을 탑재한 다이아몬드 DA40 <출처 : Ahunt at wikimedia.org>

    최근 디젤 엔진의 기술이 발전하고 중량도 많이 가벼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기용 가솔린 엔진에 뒤지지 않는 디젤 엔진의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사용하는 연료의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용 경비행기를 중심으로 디젤 엔진의 적용이 증가하고 있다.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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