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UAZ-469
험비와 경쟁했던 러시아의 지프, 우아즈-469
  • 양욱
  • 입력 : 2018.10.19 17:17
    UAZ-469

    개발의 역사

    소련은 독소전을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그다지 기동력이 우수하지 못했다. ZIS-5 같은 트럭이 대부분이었고 미군의 지프와 같은 소형전술차량은 전무했다. 그나마 미국이 랜드리스법에 따라 지프 2만대를 공여하면서 소형전술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1943년 소련판 지프인 GAZ-67이 등장하면서 전선에 보급되기 시작하여 1953년까지 모두 92,843대가 양산되었다.

    GAZ-67은 미국의 윌리스 MB에서 영감을 받은 소련판 지프로 2차대전에서 맹활약했다. <출처: Public Domain>
    GAZ-67은 미국의 윌리스 MB에서 영감을 받은 소련판 지프로 2차대전에서 맹활약했다. <출처: Public Domain>

    한편 GAZ-67을 교체할 차량으로는 1953년부터 GAZ-69가 등장했다. 디자인은 여전히 GAZ-67처럼 군용트럭의 모양새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4도어 모델에는 좌석이 3개가 추가되었고, 2도어 모델 중 병력 수송형은 모두 8명이 탑승할 수 있었다. 1955년까지는 고르키 자동차공장(GAZ; Gorkovsky Avtomobilny Zavod)에서 생산되었지만, 이후 1972년까지는 울리야노프스크 자동차공장(UAZ; Ulyanovsky Avtomobilny Zavod)에서 생산되었다. 2차대전 당시의 윌리스 지프와 GAZ-67을 교체하는 소요였으므로, GAZ-69는 소련에서만 무려 60만 대가 넘게 생산되었다.

    
2차대전 당시의 GAZ-67과 미제 지프를 교체하기 위하여 1953년부터 GAZ-69가 양산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2차대전 당시의 GAZ-67과 미제 지프를 교체하기 위하여 1953년부터 GAZ-69가 양산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한편 GAZ-69를 줄줄이 생산하고 있던 UAZ는 이미 1958년부터 GAZ-69를 대체할 차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현장의 목소리와 기술적인 가능성을 결합하여 어느 정도 구상이 정리되자, UAZ는 수석엔지니어인 표트르 무주킨(Pyotr Muzukin)의 지도 아래 새로운 차량의 설계를 시작했다. 한편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소련군은 도하가 가능한 수륙양용 전술차량을 요구했다. 이 야심찬 요구에는 신형 전술차량에 대한 필요성도 담고 있었다. 소련군은 지상고 40cm에 독립서스펜션을 장착하고 병사 7명이나 800kg을 탑재할 수 있는 차량을 요구했던 것이다.

    UAZ-460(좌)과 UAZ-469(좌) 시제차량 <출처: Public Domain>
    UAZ-460(좌)과 UAZ-469(좌) 시제차량 <출처: Public Domain>

    이런 흐름 속에서 1960년이 되자 UAZ-460과 UAZ-469 두 가지 시제차량이 등장했다. 두 시제차량 모두 프레임 구조로 만들어져 높은 강성을 자랑했다. 차이점은 460이 스프링 완충장치를 사용한 데 반하여, 469는 육군이 애용하는 판스프링과 토션바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469는 포탈액슬을 적용하여 지상고를 높인데 반하여, 460은 포탈액슬을 채용하지 않았다. 한편 무주킨은 또다른 시제차량인 UAZ-471도 선보였으나 추후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군의 M151 MUTT에 대항하고자 만들어진 UAZ-471.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출처: Public Domain>
    미군의 M151 MUTT에 대항하고자 만들어진 UAZ-471.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초기의 경쟁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469였다. 포탈액슬을 사용하여 최저 적재중량에서 지상고는 34.5cm로 준수했지만, 최대 적재중량에서의 지상고는 20cm에 불과했던 것이다. 반면 460은 최저 적재중량에서나 최대 적재중량에서나 변함없이 30cm의 지상고를 유지했다. 이는 469에 사용된 토션 서스펜션의 품질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UAZ는 469의 서스펜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력을 집중했다.

    1962~3년 파미르 고원에서 시험평가 중인 UAZ-469 <출처: Public Domain>
    1962~3년 파미르 고원에서 시험평가 중인 UAZ-469 <출처: Public Domain>

    한편 1964년에 이르자 UAZ-469의 초기 문제점들은 거의 모두 해결되었고, 군에서 요구하는 시험평가를 모두 통과하기에 이르렀다. 애초에 상용차를 염두에 두었던 UAZ-460은 이때를 즈음하여 UAZ-469B로 이름이 바뀌었다. 또한 460의 디자인은 469와 유사해졌고, 포탈액슬이 없다는 점이 469와의 차이점이 되었다. 이렇게 차량 자체는 완성되어 갔지만, UAZ는 아직 새로운 차량을 발매하지 못했다. 예산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탑재할 엔진의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젤엔진(우) 때문에 개발이 지연되었으나 UAZ-469(좌)는 1972년 드디어 양산을 시작했다. <출처: Public Domain>
    디젤엔진(우) 때문에 개발이 지연되었으나 UAZ-469(좌)는 1972년 드디어 양산을 시작했다. <출처: Public Domain>

    UAZ는 애초에 볼가(Volga)의 GAZ-21용으로 개발된 NAMI-0101 디젤엔진을 469에 채용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엔진의 무게가 가솔린 엔진에 비하여 상당히 무거운데 반하여 마력은 다소 떨어지는데다가 정비마저 까다로워 능숙하지 않은 징집병들이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UMZ 452MI 2.4리터 가솔린 엔진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엔진 문제가 해결되자 드디어 양산이 가능해졌다. 1972년 12월 드디어 오랜 기간 출시를 기다리던 UAZ-469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1974년 UAZ-469는 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엘브루스 산을 해발 4천m까지 올라가면서 오프로드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엘브루스 산의 등정에 성공한 UAZ-469 <출처: UAZ>
    엘브루스 산의 등정에 성공한 UAZ-469 <출처: UAZ>

    한편 양산이 무려 8년이나 늦춰진 탓에 양산을 시작함과 동시에 UAZ-469의 부품이나 제작방식 등은 상당히 구식이 되어 있었다. UAZ는 3단계에 거쳐서 현대화 개수를 할 예정이었지만, 예산과 자원 등의 한계로 업그레이드는 2단계에 그치게 되었다. 우선 1980년 초기 업그레이드가 있었고, 1985년 대대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엔진의 변경, 전기계통의 수정, 샤시와 바디 개수작업 등이 실시되었다. 이렇게 개수가 완료된 모델들은 새로운 명명기준에 따라 1990년에 이름이 바뀌었는데, UAZ-469는 UAZ-3151로, 상용모델인 UAZ-469B는 UAZ-31512로 재명명되었다.

    UAZ-469는 소련 뿐만 아니라 동구권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출처: Public Domain>
    UAZ-469는 소련 뿐만 아니라 동구권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출처: Public Domain>

    UAZ-3151는 소련 붕괴 이후까지도 계속 러시아군의 주력 소형전술차량으로 애용되었고, 2011년까지 생산이 계속되었다. UAZ-469/3151은 소련/러시아 뿐만 아니라 동독, 폴란드,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등 대부분의 동구권 국가에서 애용되었다. 또한 UAZ-469는 소련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쿠바, 독일 등에서 조립생산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조립생산 중이다. 소련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라면 거의 모두 UAZ-469를 운용했는데, 중국은 소련과의 미묘한 관계로 인하여 UAZ-469를 도입하지 않고 자국산 BJ212(추후 BJ2020으로 재분류)를 도입했다. 2003년부터는 UAZ-3151을 대신하여 개량형인 UAZ 헌터(Hunter)가 생산되고 있다.

    UAZ 헌터 <출처: uaz.com.py>
    UAZ 헌터 <출처: uaz.com.py>


    특징

    UAZ-469B의 내부구조 <출처: http://автогурман.com>
    UAZ-469B의 내부구조 <출처: http://автогурман.com>

    UAZ-469도 서구의 소형전술차량과 마찬가지로 오프로드 성능에 중점을 두어 포탈액슬을 채용하고 있다. 군용 UAZ-469는 지상고가 300mm인데 반해, 민수형 UAZ-469B는 220mm인데, 이는 민수형에서는 포탈액슬을 채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독특하게도 UAZ-469는 라킹 디퍼렌셜을 채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비용을 낮추고 정비성과 운용수명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AZ-469는 진입각 52도, 이탈각 42도로 독일의 유니목 트럭에 필적하는 능력을 자랑한다.

    UAZ-469B의 내부구조 <출처: http://автогурман.com>

    UAZ-469는 약 4m의 길이에 1.8m의 폭으로 윈드쉴드를 접으면 Mi-8 헬기 안에 들어갈만큼 컴팩트한 크기이다. 자체중량은 약 1.6톤으로 Mi-4 헬기로 견인수송이 가능하다. 차량 내부의 좌석은 운전석과 조수석, 후방의 3인석이 있으며, 짐칸에 접이식 좌석이 2개 장착된다. 이에 따라 5명 탑승에 100kg의 물자를 탑재하거나, 후방석 없이 물자만 실을 경우 2명 탑승에 600kg을 실을 수 있다. 또한 트레일러로는 최대 850kg까지 견인할 수 있다.

    UAZ-469는 Mi-8 헬기 내부에 들어갈만큼 컴팩트하다. 단 수납을 위해서는 앞 유리(윈드쉴드)를 접어야만 간신히 넣을 수 있다. <출처: (좌) kifva.egloos.com/978285 / (우) fahrzeugbilder.de>
    UAZ-469는 Mi-8 헬기 내부에 들어갈만큼 컴팩트하다. 단 수납을 위해서는 앞 유리(윈드쉴드)를 접어야만 간신히 넣을 수 있다. <출처: (좌) kifva.egloos.com/978285 / (우) fahrzeugbilder.de>

    UAZ-469는 극도로 뛰어난 정비성을 자랑한다. AK-47 소총처럼 숙련되지 않은 병사도 운용하고 정비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하는 소련군 철학에 따라 만들어졌다. 기본적으로 야전에서도 차체와 샤시, 엔진을 특별한 도구 없이 분해하고 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처럼 UAZ-469는 약 4분간 차량의 분해와 조립이 가능할만큼 야전정비성이 뛰어나다.

    UAZ-469는 Mi-8 헬기 내부에 들어갈만큼 컴팩트하다. 단 수납을 위해서는 앞 유리(윈드쉴드)를 접어야만 간신히 넣을 수 있다. <출처: (좌) kifva.egloos.com/978285 / (우) fahrzeugbilder.de>


    운용현황

    UAZ-469 <출처: vitalykuzmin.net>
    UAZ-469 <출처: vitalykuzmin.net>

    UAZ-469는 1971년부터 생산을 시작하여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소련군은 1972년 12월 운용평가를 마치고 1973년부터 도입을 시작하여 기존의 GAZ-69 차량을 모두 UAZ-469로 교체하였으며, 소련붕괴후 러시아군도 꾸준히 개량형인 UAZ-3151 모델을 사용해오다가 2011년에서야 도입을 중단했다. UAZ-469는 냉전 당시 경쟁자였던 미국의 M151 MUTT(일명 "케네디 지프")에 대응하는 모델로, 무반동총이나 기관단총 등 지원화기 차량이나 지휘차량 등으로 일선에서 애용되었다.

    UAZ-469는 소련군에 의해 애용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UAZ-469는 소련군에 의해 애용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냉전시절 거의 모든 공산권 국가에서 UAZ-469를 도입하여 운용했다. 중국만 예외적으로 독자모델인 BJ2020을 운용하고 있으나, 이 차량 역시 많은 부분을 UAZ-469를 참조하여 만들어졌다. 북한도 UAZ-469를 소련으로부터 도입하여 지휘차량으로 활용하면서 열병식 등에 선보인 바 있다. 한편 북한도 스스로 UAZ-469와 유사한 갱생 85라는 4륜구동차량을 만들었다고는 하나 실제 군용으로 양산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많은 차량들이 구 공산권 국가에서 운용중이며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여전히 정부군과 반군들이 주력차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군의 UAZ-469 <출처: Public Domain>
    북한군의 UAZ-469 <출처: Public Domain>


    파생형

    UAZ-460 : 차기 소형전술차량으로 UAZ-469와 함께 개발되던 시제차량

    UAZ-460 <출처: Public Domain>
    UAZ-460 <출처: Public Domain>

    UAZ-469 : 기본형 차량이자 군용버전으로 1985년까지의 생산형.

    UAZ-469 <출처: vezess.hu>
    UAZ-469 <출처: vezess.hu>

    UAZ-469B : UAZ-469의 상용모델. 포탈액슬이 제거되어 지상고는 220mm로 낮아졌다.

    UAZ-469B <출처: Public Domain>
    UAZ-469B <출처: Public Domain>

    UAZ-469BG : 상용 469B에 바탕하여 만들어진 구급차.

    UAZ-469BG <출처: denisovets.ru>
    UAZ-469BG <출처: denisovets.ru>

    UAZ-469RH : 469의 화생방 정찰형

    UAZ-469RH <출처: Public Domain>
    UAZ-469RH <출처: Public Domain>

    UAZ-469AP : 경찰용 순찰차 버전. 금속제 지붕이 특징이며 후방석은 철장으로 분리되어 있다.

    UAZ-469AP <출처: (좌) северная-линия.рф / (우) sf123.com>
    UAZ-469AP <출처: (좌) северная-линия.рф / (우) sf123.com>

    UAZ-3907 "야구아" : 469를 바탕으로 개발된 수륙양용차량. 1976년에 개발을 시작하여 1989년에서야 14대의 시제차량이 생산되면서 개발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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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Z-3907 "야구아" <출처: Public Domain>

    UAZ-3151 : 1985년 이후 개수된 형태의 차량. 대대적인 개수가 이루어졌는데, 특히 엔진은 UMZ 4178로 바뀌었으며, 후기형에서는 전방 서스펜션은 코일 스프링 방식으로 교체되었다. 엔진교체와 출력향상에 따라 최고 시속은 약 120km까지 증가되었다. UAZ-31512 모델은 UAZ-469B에 해당하는 민수형, UAZ-31514는 금속제 하드탑을 장착한 모델 등으로 다양한 변형이 있다.

    UAZ-3151 <출처: Andshel / Wikimedia>
    UAZ-3151 <출처: Andshel / Wikimedia>

    UAZ  헌터 : 2003년부터 생산된 모델로 기존의 UAZ-3151을 대체하는 모델. 유로5기준의 ZMZ-40905 2.7리터 가솔린 엔진(128마력) 모델과 유로 4기준의 ZMZ-51432 2.2리터 디젤엔진(114마력) 모델이 있다.

    UAZ 헌터 <출처: uaz.com.py>
    UAZ 헌터 <출처: uaz.com.py>


    제원

    UAZ-469

    <UAZ-469 기준>

    - 엔진: UMZ 451MI 2.4리터 가솔린 엔진  (72마력)
    - 트랜스미션: 수동 4단, 4륜구동
    - 전장: 4,025mm
    - 전폭: 1,805mm
    - 전고: 2,015mm
    - 차축간 거리: 2,380mm
    - 지상고: 300mm
    - 도섭: 700mm
    - 자중: 1,650kg
    - 탑재중량: 700kg
    - 최대속도: 105km/h
    - 연료탑재량: 39리터들이 연료탱크 2개
    - 탑승인원: 운전자 1명 + 조수석 1명, 후방석 3명 + 접이식좌석 2명
    - 대당가격: 약 14,000 USD (UAZ 헌터 가솔린 모델 기준)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UAZ-469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대테러실무를 가르치며, 합참·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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