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9.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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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유니목

농경용 트랙터에서 전장의 파발마가 된 벤츠의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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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목 U5000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2차대전의 패배 이후 독일은 암흑기 속에서도 차분히 재건을 준비했다. 1945년 가을 독일의 다임러-벤츠사는 농경용 차량의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을 담당한 것은 알버트 프레드리히(Albert Friedrich)로 이전까지는 벤츠에서 항공기엔진의 설계책임자였다. 사실 프레드리히는 2차대전 초기부터 소형 트랙터의 개발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쟁이 끝나자 개발을 시작했다. 즉 소형 트랙터이면서도 자동차로 활용될 수 있는 차량의 개발에 나선 것이었다. 마치 로버가 랜드로버를 개발한 것과 유사하게도 벤츠에서도 농업용 차량이 개발된 것이다.

유니목의 초기설계도 <출처: Mercedes-Benz>
설계에 나선 프레드리히는 새로운 차량에 '다목적 엔진기계(Universal-Motor-Gerät; 영어로 Universal Engine Unit의 의미)'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 준말이 유니목(UNIMOG; 독일어로는 '우니모크'로 발음하나 벤츠 코리아 등에서도 '유니목'으로 발음하여 통일함)이 되었다. 유니목은 트랙터나 자동차 이상의 존재였다. 엔진의 동력에 다양한 매니퓰레이터를 연결하여 복잡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적 여분을 두었다. 빠른 속도는 필요없다고 보고, 6단기어 트랜스미션에 최대 5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방에는 농기구를, 후방에는 견인고리를 장착하며, 뒷부분은 짐칸으로 다양한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1946년 등장한 유니목의 시제차량 <출처: Mercedes-Benz>
그러나 미군 점령하의 독일은 자동차 하나 만드는데도 절차가 복잡했다. 프리드리히는 미 군정청을 설득하여 당시로서는 매우 예외적으로 '제작허가'를 받아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개발 중 가장 큰 문제는 장착할 디젤엔진이 적합한 것이 없었다는 점이었는데, 1947년 OM636 엔진이 등장하자 드디어 개발에 가속이 붙었다. 우선 기계제작사인 게브뤼더 뵈링어(Gebrüder Boehringer)에서 1948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고, 1950년 가을에서야 다임러-벤츠가 개발품을 받아 양산을 준비했다. 양산품은 설계와는 달리 다소 빠른 속도에 서스펜션이 보강되었으며, 4륜구동에 전 후방에 디퍼렌셜 락을 채용했다. 마치 트럭이나 자동차처럼 프레임 바디를 채용하여 전후방에 각종 장치를 부착해도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오픈캐빈의 유니목 401시리즈 U20 모델 <출처: Mercedes-Benz>

유니목은 애초부터 농업용 특수장비로 개발되었다. 애초에는 벤츠의 제품임을 강조하지 않고 독자상품명으로 판촉되었다. <출처: Mercedes-Benz>
1948년 8월부터 게브뤼더 뵈링어에서 차량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생산대수였다. 애초에 뵈링어가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데다가 대규모 생산을 감당할 만한 규모가 아니었으므로 1950년 여름까지 뵈링어가 만들었던 유니목은 고작 6백 대에 불과했다. 대량생산을 하려면 결국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만 했다. 이에 따라 유니목은 다시 다임러-벤츠로 양산 시설을 옮겼다. 1951년부터 가게나우(Gaggenau)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이 시작되어, 1953년부터는 벤츠의 삼각별을 장착했다. 조금 더 유려한 캐빈을 장착하고 차량다워진 모델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역시 1953년부터였다.
둥그런 캐빈을 장착한 신형 유니목 402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유니목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각종 자동차 상들을 수상하면서 농업용 차량으로써 뿐만 아니라, 공항용 특수차량, 소방차 등 다양한 변형모델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자 1955년 장축형 모델인 유니목 S(404 시리즈)이 만들어졌다. 장축형은 바로 독일 국방부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유니목 기본형에서 1m에 불과했던 축간거리가 유니목S부터는 2.7m(이후 2.9m로 증가)로 늘어났다. 충분한 적재공간이 확보되자 독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군으로부터 유니목S의 주문이 시작되었고, 민수판매도 더욱 증가했다.
유니목S 404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장축형이 등장하자 기존의 단축형도 다시 손보기 시작했다. 애초에 25마력에 불과하던 엔진이 30마력으로 증가하면서 기존의 유니목 401/402모델은 411모델로 재명명되었다. 이와함께 기어박스도 동기합치식(synchronized gearbox)으로 바뀌면서 좀더 현대화되었다. 이렇듯 성능이 개선되면서 오프로드에서 유니목에 대적할만 양산차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1961년 5월에 이르러서는 가게나우 공장에서 5만번째 양산차량이 출고되면서 그 인기를 실감케했다.
유니목 406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한편 엄청난 인기로 인하여 기존의 유니목이 이제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민수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형급의 유니목인 406시리즈가 1963년부터 등장했다. 이와 함께 엔진도 3.7리터 6기통의 OM 312로 교체되어 65마력을 제공하면서 더욱 강한 성능을 선보였다. 새로운 시리즈는 U70(숫자는 마력수)으로 불리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U80, U90,U100을 거쳐 U110까지 등장했다.
유니목 425시리즈 U120 모델 <출처: Mercedes-Benz>
한편 1974년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다. 425시리즈로부터 120마력의 U120이 발매되었다. 외부의 설계도 바뀌어 이전과는 달리 각진 형태의 캐빈이 등장하여 추후 25년 이상 이 설계가 유지되었다.  한편 군용인 435 시리즈도 1975년부터 생산되었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는 경량라인업은 기존의 유선형 캐빈을, 중형 및 대형 라인업은 신형 각진 캐빈을 채용하도록 되었다. 새로운 모델들과 함께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유니목은 1977년에 누적생산대수 20만대를 기록했다.
유니목 408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1980년이 되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우선 유니목S는 1980년에 완전히 생산이 종료되었고, 406 시리즈와 416 시리즈도 1988년 생산이 끝났다. 1992년에는 경량모델인 407/417을 대체하여 408/418시리즈가 등장했다. 차량 종류의 확장도 시도되어 6륜구동의 U2450, 펀모그, UX100과 같은 변종들이 나타났다. 2000년이 되어서는 또다시 모델이 바뀌면서 경량모델인 405시리즈에서는 U300/U400/U500 등 세부모델이 등장했고, 2003년에는 새로운 중대형 모델인 437시리즈가 발매되어 세부모델로 U3000/U4000/U5000이 등장했다.
유니목 UGE(좌)와 UHE(우) <출처: Mercedes-Benz>
2008년에는 애초에 소형경량의 특수작업 차량이라는 유니목에 대한 재해석을 가미한 U20이 발매되었다. 이에 따라 U20은 유니목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강화된 탄소배출기준에 맞춰 유로6 엔진을 장착한 유니목 라인업이 등장했다. 새로운 라인업은 경량모델이 UGE, 중대형모델이 UHE로 구분된다. UGE는 기존의 유니목처럼 다양한 작업도구를 장착하는 다기능 작업차량으로 위치하는 반면, UHE는 고기동트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니목의 험지 돌파능력 <출처: 유튜브 / DIY Garage>

특징
유니목 UGE는 출력포트 4개소에 1천여 개가 넘는 다양한 작업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Mercedes-Benz>
유니목은 애초에 특수한 전문장비를 장착하기 위해 개발된 차량이다. 이에 따라 PTO(Power Take-Off) 포트를 설치하고 다양한 장비를 장착하여 엔진의 힘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초기에는 도저삽이나 쟁기 등 농업이나 토목용 장비를 장착하는 것을 상정했지만, 이후 매니퓰레이터나 콘베이어벨트 등 다양한 기계장비들을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유니목 UGE는 최대 4개소의 PTO 포트에 1천여 가지 장비를 부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유니목은 다양한 작업을 위해 넓은 시야각을 자랑한다. <출처: Mercedes-Benz>

센터콘솔과 조이스틱 <출처: Mercedes-Benz>
작업용 차량이므로 후기형으로 가면 갈수록 시야각이 넓어져서, 405시리즈 이후로는 운전자의 허리 높이부터 전면에 유리창이 펼쳐져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모윙 도어와 회전시트를 옵션으로 선택하여 작업능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양한 장비의 조작이 가능하도록 센터콘솔에는 다양한 레버가 장착되는데, 최신모델은 1개의 조이스틱과 다양한 부가버튼으로 교체되었다. 또한 405 시리즈부터는 '배리오파일럿(VarioPilot)'이라는 기능을 채용하여, 운전자가 필요에 따라 현장에서 운전대와 계기, 그리고 페달을 좌우로 바꿀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이런 기능은 405 시리즈 전 차량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부가하는 옵션의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유니목의 선회반경 <출처: Mercedes-Benz>


유니목 UGE는 휠베이스가 엄청 짧은 편으로 2.8m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유럽 시내의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 등에서도 다양한 기동이 가능하며, 작업용으로 최적의 능력을 자랑한다. 선회반경은 12.6m 수준으로 승용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 전고도 2.8m로 고기동 트럭치고는 낮은 편이다. 한마디로 동급 중량이나 성능을 가진 상용차 가운데서는 가장 콤팩트한 차량으로 평가된다.
유니목 UGE(좌)와 UHE(우)의 동력계통 <출처: Mercedes-Benz>
UGE는 4기통 디젤엔진인 OM934(최대 156~231마력)나 6기통 OM936(299마력)을 장착하며, 모두 유로6 기준을 충족한다. 차량의 최고속도는 89km/h에서 제한이 걸려있다. 애초에 엔진은 차량의 구동 뿐만 아니라 작업용 동력을 전달하는데 사용되는데, 주행모드와 작업모드 사이에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작업용 유압시스템의 경우 최대 240bar로 35kW의 출력을 끌어낼 수 있다.
유니목 UHE 더블캡 <출처: Mercedes-Benz>
한편 UHE 모델은 작업보다는 오프로드 기동성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업동력제공 기능을 갖추어 2개의 PTO 포트를 장착한다. 엔진은 유로6 기준의 4기통 디젤인 OM934LA를 장착하여 최대 231마력까지 끌어낼 수 있다.
유니목 소개영상 <출처: Mercedes-Benz Trucks UK Ltd.>

운용 현황
군용으로 애용되는 유니목 U4000/U5000/U6000 모델 <출처: Public Domain>
유니목은 독일 국방군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들에서 채용되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물론이고,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위스, 핀란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칠레,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군용을 채용되었다. 미군도 독일주둔 부대가 한때 사용했었다. 용도 역시 병력수송에서 앰뷸런스, 이동식 지휘차량, 군용통신차량 등 다양한데, 프랑스군은 세자르 차륜형 자주포의 차량플랫폼으로 유니목을 사용하고 있다.
걸프전에 투입된 영국 특수부대 SAS의 유니목 <출처: Public Domain>
호주군 SASR이 2003년 이라크전까지 운용했던 유니목 특수전 사양 <출처: australiansas.com>
영국군은 SAS가 걸프전 당시 스커드 미사일 수색파괴작전에서 랜드로버 디펜더와 함께 유니목을 애용했었다. 이러한 용례를 답습하여 벨기에도 특수전 장거리 정찰자량으로 유니목을 채용하기도 했다. 한편 유니목을 차대로 하여 개발된 지뢰방호차량(MRAP; Mine Resistant Ambush Protected vehicle)도 있는데, 크라우스-마파이가 개발한 딩고 장갑차가 대표적이다. 남아공의 RG-19나 맘바(Mamba) 장갑차도 유니목을 차대로 하여 개발되었다.
크라우스-마파이의 딩고2 지뢰방호차량 <출처: Public Domain>
유니목의 도섭능력 <출처: 유튜브 / mrworldadventure>

각 형식과 파생형
401 초기형. 뵈링거 제작모델로 벤츠의 삼각별 마크가 없다. <출처: Mercedes-Benz>
401 시리즈: 최초의 양산차량. 25마력의 출력으로 U25로 분류된다. 후기형은 캐빈이 유선형으로 바뀌었다.
401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2 시리즈: 401 시리즈의 휠베이스를 늘린 모델이다. 401이 1,720mm인 반면 402는 2,120mm이다.
402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3 시리즈: 4기동 3.7리터의 OM314 엔진을 장착한 모델.
403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4 시리즈: 유니목 S로 출시된 군용모델.
404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6 시리즈: 1963년 이후 출시된 유니목 주력모델. 장기간 생산되며, U70, U80, U90,U100, U110 등 꾸준히 성능을 향상시켜왔다.
406 시리즈 더블캡(Doppelkabine) <출처: theawesomer.com>
424/425 시리즈: 캐빈의 설계가 사각으로 바뀐 새로운 유니목. 424시리즈가 등장한 후에 성능이 더욱 개량된 425 시리즈가 이를 대체하여 주력이 되었다. 출력이 더욱 올라가면서 U1000, U1200 등으로 분류되었으며, 기존의 모델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와 출력으로 중형 유니목으로 분류되었다.
425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35 시리즈: 425 시리즈의 휠베이스를 훨씬 더 늘리고 출력을 높여 대형트럭으로 만든 모델. U1300L과 U1700L 계열 등이 있다. 1975년부터 1993년까지 약 3만대 가량이 만들어졌다.
435 시리즈 <출처: inter-commerz.de>
407 시리즈: 1985년 이후 출시된 유니목 경량라인업.
407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8/418 시리즈: 1992년 이후 출시된 유니목 신형 경량라인업. 다기능 작업차량으로서의 성능이 더욱 강조되었다.
408 시리즈(좌)와 418 시리즈(우) 407 시리즈 <출처: Mercedes-Benz>
405 시리즈: 2000년에 등장한 유니목 경량모델. U300/U400/U500 등이 생산되었다. 현재는 UGE 시리즈로 분류되며, 엔트리 레벨인 U216/U218, 중급 모델인  U318/U423/U430, 고급 모델인 U527/U530이 발매 중이다.
유니목 UGE <출처: Mercedes-Benz>
437 시리즈: 2003년부터 생산되는 유니목 중대형모델로 U3000/U4000/U5000 등이 생산되었다. 현재는 UHE로 발매되며, 10톤급인 U4023과 14톤급인 U5023이 발매 중이다.
유니목 UHE <출처: Mercedes-Benz>
유니목의 홍보영상 <출처: 유튜브>

제원

모델: 유니목 U5023 (437.437)
엔진: OM 934 LA 4기통 5.1리터 디젤 터보차저 (231마력)
트랜스미션: 전진 8단, 후진 6단
전장: 4,100mm
전폭:  2,480mm
전고: 2,760mm
차축간 거리: 3,850mm
지상고: 460mm
도섭: 800mm (스노켈 장착시 1,200mm)
최대총중량: 14.5t
등판능력: 접근각 44도, 이탈각 51도
최대속도: 89km/h
탑승원: 운전자 1명 + 조수석 2명 (더블캡는 후방석 최대 4명 포함 총원 7명)
대당가격: 기본가 약 25만 불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대테러실무를 가르치며, 합참·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