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해체되고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가 1일 공식 창설됐다. 안보지원사는 앞으로 민간인은 물론이고 군인이나 군무원에 대해서도 동향 관찰을 할 수 없게 된다. 또 민간인과 관련된 남북교류 사안에 대한 수사권도 없애기로 했다. 군 일각에선 기무사의 대북 방첩 기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 안보지원사 창설준비단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운영 훈령'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훈령에 따르면 안보지원사는 군인과 군무원에 대해 동향 관찰을 할 수 없다. 과거 기무사는 군 장성을 비롯, 군인·군무원의 일상적인 동향을 관찰해 '존안(存案) 자료'로 관리하면서 군 인사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안보지원사는 군인과 군무원에 대한 신원조사도 보안 및 방첩 분야의 불법·비리 혐의 등으로 한정했다. 안보지원사는 기무사 수사권 중 민간인과 관련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위반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죄에 대한 수사권은 '군사법원법' 개정을 통해 폐지하기로 했다. 안보지원사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 대북 방첩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권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에 대해서도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 경찰로 이관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안보지원사는 청와대 보고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방장관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고 절차나 안보지원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보고 금지에 대한 내용은 훈령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는 기무사의 군 통신 감청권을 제한하기 위해 영장을 받아 감청하도록 권고했지만 안보지원사 훈령에는 기무사개혁위의 이 같은 권고가 반영되지 않았다. 안보지원사는 또 부당한 업무 지시에 대해선 감찰실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