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DShK 중기관총
동구권 중기관총의 역사를 시작하다
  • 남도현
  • 입력 : 2018.08.24 08:42
    DShK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DShK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제1차 대전 발발 직후인 1914년 8월 15일, 정찰 비행에 나선 세르비아군의 토미치는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의 정찰기와 마주쳤다. 갑자기 상대가 권총으로 사격을 가하자 토미치도 권총으로 응사하며 현장을 이탈했다. 이처럼 교전은 짧고 싱겁게 끝났지만 이는 전쟁사에 새로운 시작을 알린  순간이었다. 인류 최초의 공중전이었던 것이다. 이후 더 잘 싸우기 위해 모든 교전국들은 앞 다투어 비행기를 무장시키기 시작했다.

    1차대전을 거치면서 각국은 비행기의 공격을 위하여 기관총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출처: Public Domain>
    1차대전을 거치면서 각국은 비행기의 공격을 위하여 기관총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출처: Public Domain>

    처음에는 소총을 들고 전투를 벌였지만 고속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에서 단발로 사격하는 방식으로 역시 움직이는 상대를 명중시키는 것은 운에 가까웠다.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제1차 대전을 통해 최고의 살상병기의 반열에 오른 기관총이었다. 고속 연사는 분명히 효과적이었지만 소총이 사용하는 규격의 탄환으로 적기를 격추시키려면 수십 발의 명중탄을 날려야 했으므로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DShK 탄생에 많은 영향을 준 최초의 중기관총인 M2. 현역에서 여전히 활약 중인 베스트셀러다. < 출처 : (cc) davric at Wikimedia.org >
    DShK 탄생에 많은 영향을 준 최초의 중기관총인 M2. 현역에서 여전히 활약 중인 베스트셀러다. < 출처 : (cc) davric at Wikimedia.org >

    이에 몇 발만 명중시켜도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구경의 12.7×99mm탄을 사용하는 중기관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비록 제1차 대전이 끝난 후인 1921년에 탄생했지만 어지간한 장갑과 진지를 관통할 수 있을 만큼 파괴력이 강력해서 애초 계획했던 항공기 무장용은 물론 거점 방어, 대공, 차량 거치용 등으로 사용되었다. 이것이 바로 10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현역에서 맹활약 중인 M2 중기관총이다.

    동구권 중기관총의 표준인 12.7×108mm탄. 중기관총과 동시에 개발이 이루어졌다. < 출처 : Public Domain >
    동구권 중기관총의 표준인 12.7×108mm탄. 중기관총과 동시에 개발이 이루어졌다. < 출처 : Public Domain >

    이후 M2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필수적인 제식 화기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일찌감치 맥심 기관총을 면허 생산해 러일전쟁 당시부터 재미를 보았을 만큼 기관총을 즐겨 사용했던 러시아의 계승자인 소련도 당연히 중기관총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M2와 12.7×99mm탄의 개발이 함께 이루어진 것처럼 이를 거울삼아 소련도 1920년대 말부터 대구경 탄과 이를 사용하는 중기관총의 개발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렇게 1935년에 개발된 탄환이 현재도 러시아를 비롯해 옛 동구권에서 사용하는 12.7×108mm탄이다. 단지 구경이 같을 뿐이지 호환이 되지 않을 만큼 탄자의 모양처럼 다른 부분이 많아 12.7×99mm탄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대물 공격이라는 탄의 사용 목적이 동일하므로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항상 비교 대상이 되었다. 이를 이용하는 중기관총의 개발은 아직 탄이 완성되기도 전인 1929년에 시작되었다.

    DShK 중기관총의 초기 양산형 < 출처 : (cc) George Shuklin at Wikimedia.org >
    DShK 중기관총의 초기 양산형 < 출처 : (cc) George Shuklin at Wikimedia.org >

    그렇게 해서 DP 경기관총을 만들기도 했던 데그챠레프(Vasily Degtyarev)가 1930년 개발한 소련 최초의 중기관총이 DK다. DP처럼 드럼식 탄창을 채택했는데 탄환을 30발만 장탄할 수 있어 지속 사격이 좋지 않은 등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하지만 DK의 기본적인 설계가 상당히 잘 되었다고 판단한 슈파킨(Georgy Shpagin)은 탄띠 급탄식으로 구조를 바꾸고 여러 부분을 개량한 새로운 중기관총을 1938년 선보였다.

    삼각대에 거치된 DShK. 소련을 시작으로 동구권 및 친소 국가에 대량 보급되었다. < 출처 : (cc) Notmuchhigher at Wikimedia.org >
    삼각대에 거치된 DShK. 소련을 시작으로 동구권 및 친소 국가에 대량 보급되었다. < 출처 : (cc) Notmuchhigher at Wikimedia.org >

    일선에서 실시한 각종 실험에 만족한 소련군이 정식 채택을 결정하고 데그차레프와 슈파킨이 개발한 중기관총 이라는 뜻의 DShK(Degtyaryova-Shpagina Krupnokaliberny)로 명명했다. 1939년에 소련군의 표준 중기관총으로 선정되어 보급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그해 제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곧바로 전선에 투입되어 활약을 펼쳤다. 이후 DShK는 1970년대 NSV가 등장할 때까지 소련군과 소련군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 대량으로 사용되었다. 

    삼각대에 거치된 DShK. 소련을 시작으로 동구권 및 친소 국가에 대량 보급되었다. < 출처 : (cc) Notmuchhigher at Wikimedia.org >


    특징

    여타 소련제 총기와 마찬가지로 거친 환경에서 무난히 작동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동소총에 많이 사용하는 가스작동식이어서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 다만 총기 안에 그을음이 많이 발생하므로 평소 소제와 정비를 충실히 해주어야 하는데, 사실 이는 굳이 가스작동식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총기에 해당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루마니아군과 합동 훈련 중 DShK를 연사 중인 미 해병대원 < 출처 : Public Domain >
    루마니아군과 합동 훈련 중 DShK를 연사 중인 미 해병대원 < 출처 : Public Domain >

    소련에서 개발된 기관총으로써는 특이하게 서방의 기관총처럼 좌측에서 급탄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총열 교환 후 두격 조정을 해야 하는 초기형 M2와 달리 곧바로 사격이 가능하고 야전에서의 수리도 쉽다. 500m 거리에서 15mm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19kJ의 총구 에너지도 M2보다 앞서는 수준이다. 보통 기관총 못지 않은 분당 최대 600발의 연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DShK를 사격 중인 우크라이나군 병사 <출처: SSgt. Adriana M. Diaz-Brown / 미 육군>
    DShK를 사격 중인 우크라이나군 병사 <출처: SSgt. Adriana M. Diaz-Brown / 미 육군>

    하지만 무게가 상당히 많이 나가 야전에서 다루기가 쉽지만은 않다. 중기관총은 반동을 잡기 위해 필연적으로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M2나 이후 후속작과 비교한다면 DShK는 상당히 무거웠다. 총 자체의 무게는 M2 보다 4kg 가벼운 34kg이었지만 방탄판, 바퀴를 포함한 부가 장비를 합하면 무려 157kg에 이르러 이동할 때 3명이 필요했다. 경우에 따라 일부 장비를 분리시킬 수는 있지만 대신 삼각대에 거치해서 사격해야 했다.

    독소전쟁 당시 장갑 열차 방공용으로 사용 중인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독소전쟁 당시 장갑 열차 방공용으로 사용 중인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최초에는 주요 거점을 방어하는 용도나 대공용을 고려했기에 무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동 대공 화기용으로 GAZ-AA 트럭에서 운용해 본 결과 효과가 좋다고 판단되어 이후 각종 전차, 장갑차 또는 차량에 탑재해 전투용으로도 사용되었다. 마치 약속한 것처럼 M2와 같은 길을 간 것인데 중기관총이 공격에 돌입할 경우에는 보병이 운용하기에 너무 무거워서 이동 수단 탑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독소전쟁 당시 장갑 열차 방공용으로 사용 중인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운용현황

    1938년 이후 옛 소련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면허 생산되어 50여 개국과 수많은 무장 조직들이 대량으로 사용 중이다. 현재 소련과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제작이 중단되었지만 중국, 이란, 루마니아, 체코 등에서는 여전히 생산 중이고 파키스탄은 DShK가 아니라 중국형인 54식을 면허 생산 중이다. 이렇게 많은 곳에서 만들다 보니 정확한 제작량은 확인 할 수 없고 지금까지 대략 100만 정 정도 생산된 것으로 추산된다.

    DShK 기관총으로 실탄사격훈련 중인 이라크군 병사 <출처: Sgt. Kalie Jones / 미 육군>
    DShK 기관총으로 실탄사격훈련 중인 이라크군 병사 <출처: Sgt. Kalie Jones / 미 육군>

    1939년 폴란드 침공전을 시작으로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만큼 무수한 전쟁에서 사용되었다. 제2차 대전 후 현재까지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이나 분쟁에 등장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특히 중동 등지에서 각종 민간 차량에 탑재한 DShK는 무장 조직의 상징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제한적인 전투에 사용되는 기관총이어서 전쟁의 판도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1987년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 반군이 사용 중인 DShK < 출처 : (cc) Erwin Franzen at Wikimedia.org >
    1987년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 반군이 사용 중인 DShK < 출처 : (cc) Erwin Franzen at Wikimedia.org >


    변형 및 파생형

    DK : 데그챠레프가 개발한 소련 최초의 중기관총으로 DShK의 원형이 되었다.

    DK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DK 기관총 <출처: Public Domain>

    DShK 1938 : 초기 양산형

    DshK 1938 < 출처 : (cc) George Shuklin at Wikimedia.org >
    DshK 1938 < 출처 : (cc) George Shuklin at Wikimedia.org >

    DShKM : 1946년부터 양산된 마운트와 급탄 장치가 개선된 개량형

    DShKM < 출처 : (cc) locotenent Bogdan Rădulescu at Wikimedia.org >
    DShKM < 출처 : (cc) locotenent Bogdan Rădulescu at Wikimedia.org >

    DShKT : 전차를 비롯한 각종 전투용 차량 거치용

    DShKT < 출처: (cc) DoloresRKT at at Wikimedia.org >
    DShKT < 출처: (cc) DoloresRKT at at Wikimedia.org >

    Type 54 : 중국 면허 생산형

    Type 54 < 출처: Public Domain >
    Type 54 < 출처: Public Domain >


    제원

    - 구경: 12.7mm
    - 탄약: 12.7×108mm
    - 전장: 1,625mm
    - 총열: 1.070mm
    - 중량: 34kg (총 본체) / 157kg (방탄판, 바퀴 포함)
    - 발사율: 분당 600발
    - 유효사거리: 2.000m
    - 작동방식: 가스작동식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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