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말썽을 빚었던 국산 K11 복합형 소총에 또다시 문제가 생겨 방위사업청이 3일 ‘전력화(戰力化) 중단’ 결정을 내렸다. K11 복합형 소총은 기존 5.56㎜ 소총과 20㎜ 공중폭발탄 발사기를 하나로 합쳐 화력을 강화한 신무기로 일선 부대 분대당 1정씩 지급한다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그러나 방사청은 이날 “K11 복합형 소총 52정을 오는 9월 군에 납품하기에 앞서 시험 운용하는 과정에서 총기 1정에 문제가 발생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20㎜ 연습탄을 이용해 시범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총기에서 탄피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탄피가 총기 내부에 걸리면 총열에 압력이 발생해 폭발 위험이 커진다. 방사청은 “총기의 문제인지, 총탄의 문제인지를 밝혀야 한다”며 이미 지급된 K11 소총의 운용도 중단시켰다. 당시 총기의 사격통제 장치에도 균열이 생겨 방사청은 사격통제 장치 문제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문제가 발생한 뒤 같은 총기로 4발의 20㎜탄을 쏴봤지만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총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초 육군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4485억원을 투자해 K11 소총 1만5000정을 전력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폭발 사고 발생, 사격 통제 장치 균열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해 현재까지 전력화된 물량은 914정에 불과하다. 전력화가 두 차례나 중단됐다가 지난해 K11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우여곡절을 거쳐 겨우 전력화를 재개하려 했는데 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총기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설계 변경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다시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생산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